③ 3년째 , 그녀는 그와 과거를 되돌아 본다.
내가 자리에 앉으면, 소곤소곤 그녀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들린다.
그것은 나에게 들리지 않도록, 혹은, 들려도 괜찮다는 듯한 속삭임.
나의 비정함을 혹은 나의 소행을 야유하는 말이다.
있는 일이든 없는 일이든, 섞여있는 악의 덩어리를 등뒤 넘어 느끼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책을 열어 문자를 쫓는다.
말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우리들은, 3년 전부터 아무것도 성장하지 않았으니까.
× × × × ×
아삭아삭 샤프펜슬이 세우는 소리 팔랑 팔랑 종이를 넘기는 소리.
정돈되어 있는 방에 있는 소리는, 그것들만이다.
평안한 시간. 담담하게 지나 가는 너무나도 무정한 시간의 흐름.
그렇지만 나는, 그 무정함이 싫지 않다.
「선생님, 여기 모르겠는데요」
「···수학은 묻지 말라고 말했었잖아」
「···중학교 3학년 레벨인데」
「큭··· 알았어, 보자」
읽고 있던 책을 닫고 히키가야 선생님은 내 쪽으로 다가 온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나의 머리 너머로 문제집을 들여다보고 흐음 하고 신음소리를 낸다.
「선생님, 문제 알 거 같아?」
「응? 아아, 문제 없어. 그러니까, 이것은 그러니까···확실히···」
확실히, 가정교사가 애쓴다 라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이지만.
차분한 얼굴을 한 채로 문제집을 응시하는 선생님을 곁눈질로 보면서, 나는 작게 쓴웃음 짓는다.
히키가야 선생님이 나의 가정교사가 되고 나서, 일년 가깝게 지나 있었다.
주 1회, 매주 금요일 저녁, 그는 온다.
일단, 수험에 필요한 전과목을 봐주고 있다. 수학과 이과에 대해서는, 보는 바와 같이 불안한 생각도 들지만. 고교시절, 수학으로 100점 만점 중 9점을 받았다고 들었을 때에는, 수학만은 의지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나와 선생님의 날들은, 담담하게, 단조롭게 계속되어 갔다.
내가 문제를 풀고 있는 동안, 선생님은 뒤의 의자에서 책을 읽거나 하고 있다가.
내가 질문을 하면, 선생님은 정중하게 대답해 준다.
가끔, 잡담 같은 이야기를 한다.
담담하게, 담담하게.
느긋한 템포로, 메트로놈과 같이.
시작도 마지막도 애매한, 오후의 선잠 같이.
이런 시간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면 좋겠다고 일순간 생각해 버린다.
그리고, 동시에 마음의 어딘가가 애매하다는 것도.
내 마음에서,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은 것이란 확신과 언제까지나 계속 있고 싶지 않다고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 저, 합격 할 수 있을까요?」
「성질도 급하다. 아직 반년이나 있으니까」
문제를 다 풀고, 나는 그것을 선생님에게 전했다.
선생님은 답안지를 보면서, 술술 체크한다.
「이럴 때는, 너라면 괜찮아, 라든가 하는 것이 아닌 거야」
「나는 어설픈 희망은 갖게 하지 않는 주의야」
뭐, 라고 말해도, 라고 선생님은 계속한다.
「전에도 말했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괜찮아. 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시험에서 미스만 안 한다면 충분히 합격권내이다」
「흐응, 그런가··· 빨리 고등학교에 가고 싶은데」
나는 몸을 의자에 기댄다. 스프링 효과가 있는 등받이가, ‘끼이’ 소리를 냈다.
이것은, 조금 잡담을 하고 싶다고 하는 사인이다. 어느 새, 나와 선생님 사이에서 정해진. 선생님은 이러한 기분 전환에는 관대한 편이다. 아마,선생님 자신이 그렇게 자신을 관대하게 대한 것이 아닐까.
「저기 선생님, 고등학교에 가면, 조금은 주위가 괜찮아질까」
「괜찮아 진다니, 어떤 의미로」
「뭐라고 하면 좋을까, 어른이 된다 라고 할까, 이상한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나 할까」
「마치 주위가 애들뿐 같다는 말투구나」
선생님은 쓴웃음 짓는다.
확실히. 이것은 마치, 위에서 보는 듯한 시선이다. 초등학생 때의 나와 아무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비굴하게 되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비굴하게 되어 버리니까.
이렇게 비겁한 나라도, 주위는 나를 보지 않는 척 해 주는 것일까, 라고.
그런 식으로 묻는 것은, 나 자신이 견딜 수 없으니까.
「뭐, 그렇구나. 지금보다는 나을까나, 적어도 나는 그랬지만」
좋은 표현은 없고 말을 가리고 있는 것을 눈치 채신 걸까, 선생님은 나의 발언을 깊게 추궁하지도 않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런 이야기를 시작한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묻지 않는다.
「나도 중학교가 싫어서, 절대로 이 녀석들이 없는 고등학교에 들어가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합격했을 때는, 솔직히 제법 기뻤고··· 너무나 의욕이 넘쳐, 입학 첫날에 입원했지만」
그러고 보니 그랬나. 첫날에 사고를 당하다니, 정말로 운이 없는 사람이다.
「젠장··· 그 때 화려하게 고교 데뷔를 장식했다면···」
아니, 그것은 어떨까나. 선생님의 경우, 입학 첫날에 무사했던 말던 그다지 결과는 변함없었던 것이 아닐까. 과연, 그것을 본인에게 말하는 것은 심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런데도 중학생 시절에 비교하면 생활수준은 나쁘지 않았어. 확실히 진학교이니까, 너무 못된 장난하면, 후에 영향을 준다 라는 모두 생각해서 일까. 눈에 띌만한 성질이 나쁜 것은, 적었다고 생각해」
단지, 라고 선생님은 계속한다.
「남자라는 것이, 뭐랄까 단순하다고나 할까 단지 바보 같은 것이겠지만, 여자는 어떨까. 여자라고 하는 게 먼저 사회란 걸 형성하는 것이겠지.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대답이다」
나는 클래스메이트들을 떠올린다. 여기저기 있는 그룹, 유치한 리더와 거기에 따르는 동료들. 그것이 고등학교라면, 보다 나아진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걸까.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뭐랄까 어두운 이야기다.
「내 클래스메이트도 그런 고생을 한 녀석이 있어서 말이야. 언제나 두리번 두리번 하고 말이지.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았나, 어떻게든 해 기분 풀어주어야 하나, 보고 있으면 대단이야 했지만. 뭐, 결국 어떻게 되었다는 것도 아니었고···, 왜 그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내 표정을 눈치챘는지, 선생님은 의아한 듯이 나를 본다.
「···의외이네, 선생님」
「뭐가··· 아아, 제법 관찰 했으니까. 뭐 관찰하는 것 정도 밖에 할 일이 없었다고도 할 수 있고」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럴지도 모르는데.
그런 그룹이라면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아이에게, 선생님이 흥미를 가졌던 것이 의외였던 것이다. 무엇인가,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아니, 어이, 거기는 긍정 하지 마라고」
선생님의 소리에, 여러 생각들이 떠오른다. 약간은 기분 나빠 보이는 선생님의 얼굴
「···그런가, 고등학교도 그런 느낌이구나. 그럼, 대학은 어때요? 그다지 클래스가 어떻던가, 그런 일은 없겠죠?」
사고를 뿌리치듯이, 고등학교 화제를 끝내도록 유인한다.
선생님도, 특별히 깊게 생각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고, 화제를 바꾼다.
「대학은, 그렇구나··· 누구라도 자유롭다고는 생각하지만. 글쎄 너무 자유로워서, 리얼충과 그렇지 않은 것에 차이가 한층 두드러지지만 말이지. 고등학교가 계층 사회라면, 대학은 격차 사회라고나 할까」
「격차 사회?」
「그래. 부자는 보다 많은 것을 얻고, 가난한 사람은 보다 많은 것을 잃는다. 리얼충은 보다 풍족해지고, 아싸는 더욱 더 아싸가 된다고 하는 매우 멋진 시스템이다. 대학도 또한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해야할까. 신자유주의적이라 할까···, 그렇군, 그럼 다음은 ‘사회(과목)’라도 할까. 경제구조 라던가 말이지」
휴식 종료, 라고 한 뒤, 선생님은 사회 워크북을 나에게 건네 준다.
나는 대충 불평하고, 워크북에 임하기 시작한다.
우리들의 일상 풍경. 약1년간 계속되고 있는 광경.
오늘도 그 시간은, 담담하게 지나 간다.
× × × × ×
「그럼, 루미짱이 그 아이를 거절해 버렸다는 것이 원인인 걸까」
「아마··· 그렇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어느 날의 방과 후, 언젠가의 카페 테라스.
코마치씨와 나는, 또 여기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지금 시즌 추천은, 시원시원한 베리소스의 젤라또다.
「그런가··· 확실히 그렇네. 그러한 것을 계기로, 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말하면서, 코마치씨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 흔하지 않게 진지한 표정으로 응시하고 있다. 왠지, 나 때문에 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계기」인가. 확실히, 코마치씨가 말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아마, 나에 대한 반발 같은 것은, 클래스의 일부에서 퍼져 있었겠지. 친해지는 것을 피하고 있던 나에게 대한 불신이라고 할까, 불만. 그것이, 그 제대로 태생도 모르는 클래스메이트의 갑작스러운 어프로치로 단번에 분출했다고 하는 것인가.
그것을 피할 수 없었던 단계에서, 나는 어찌되었건 간에 이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거절해도 응해도, 나를 적대시하는 이유로는 충분하다. 그런 분위기다, 라고 하는 것으로 즉 유죄판결이라고 하는 것이, 나의 클래스의 룰이었다.
진보하지 않은 남의 일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3년 전부터 아무것도 성장하지 않았겠지, 무심코, 암담한 기분이 되어 버린다.
거기에 두 번째나 되면, 싫어도 안다. 아마 나는, 싫은 여자겠지. 사교성이 나쁘고, 붙임성도 없는, 어딘가 주위를 업신여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의. 이번 건도, 반 이상은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 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나는, 어째서 싫어했던 걸까.
보기에만 친하게 지내는 것에 대한 무력함을 알고 있으니까.
거기에 휩쓸려서 진짜 중요한 것을 알아 버렸으니까.
「코마치씨, 젤라또 먹도록 해요··· 흘러버려요」
「그렇지만···」
「코마치씨에게 말한 것만으로도, 제법 편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도 상담할 수 없었던 초등학생의 때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분명하다. 뭐, 처음에는 이야기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쪽이야 말로 고마워.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는 꺼내기 어렵고, 조금은 신경이 쓰여서, 말해줘서 기뻤어」
코마치씨는, 그것이 본심이라고 알아 주었던 것인지, 조금은 안심했다 같은 표정을 띄운다.
하지만, 신경이 쓰였다는 것은 무슨 일일까. 코마치씨 앞에서, 나는 그런 기색을 보인 것일까. 조금 전도 내가 고민한 것을 말하도록, 어딘지 모르게 유도하고 있었다, 라던가.
「그래, 그래서 루미 짱! 할 이야기가 있는데」
나의 생각을 소거하듯이, 코마치씨가 바싹 다가와서 얘기해 온다. 아무래도, 평소의 코마치로 돌아온 것 같다.
「에, 그럼··· 무슨 일인가요?」
「오빠에게서 들었어―. 소부고, 여유잖아!」
「에, 그런 식으로 말했습니까, 선생님이」
그것은 의외였다. 희망은 갖게 하지 않아, 라고 말했던 거 같은데.
「칭찬이야. 나하고는 엄청난 차이인걸·· ·그래서 말이지, 잠깐, 리프레쉬를 하면 어떨까 생각해」
「리프레쉬··· 입니까」
앞으로 반년 조금이면, 고교 수험이다. 확실히 가을에서 겨울까지는 공부만 해야 하니, 그런 것이라면 지금일까.
「그래 그래, 오빠 잡아두었으니까 괜찮아. 그리고 몇 명에게 말해서, 외출하자 라는 이야기. 오빠 면허 땄으니까, 차로 나갈 수 있어!」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 것을···」
확실히, 코마치씨가 졸랐어 땄다고 말했었지··· 선생님은 여동생에게는 철저히 무르다.
「그래서, 어떨까?」
「저는, 예정이 있다면 가고 싶지만··· 덧붙여서, 어디에 가는지 라던가, 벌써 정해진 겁니까?」
「그것은 아직 생각 중. 어딘가 가고 싶은 곳, 있는 걸까나」
나는, 조금 생각하고,
「···그럼, 한 군데 후보지로 생각해 고려해 주실 수 있습니까?」
하나의 후보지를 언급한다.
차에 내린 순간, 숲의 느낌이 오감을 통해 밀려 온다.
어딘가 습기 차있는, 파랑투성이 초목과 흙이 섞인 냄새.
올려보면 반짝반짝, 무수한 나뭇잎 틈새로부터 흘러 넘치는 태양의 빛.
산들산들하고 속삭이는 것 같은 나무들의 웅성거림과 멀리서 들리는 물소리.
언젠가 맡아 본 적이 있는 냄새. 본 적이 있는 경치. 들은 적이 있던 소리.
생각해 낼 때마다, 나의 가슴 한쪽이 조금 아팠다.
씁쓸한 기억과 많은 후회는 지금도 가시나무와 같이 나의 마음을 조이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생각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이 장소가, 그와의 처음 추억이기 때문에.
그 알기 힘든 상냥함에 접한, 여름의 추억이기 때문에.
시간이 흘렀고, 떠오르는 아픔에도, 나는 이제 충분히 둔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슬슬 그와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를 시작해요.
× × × × ×
시내로부터 차로 3시간정도 거리에, 그 휴양지가 있다. 현 경계를 2개 넘은 곳에 있는, 시민이 이용 가능한 숙박시설이다.
히키가야 선생님이 말하기를,
「관동 평야에 포함되어 있고 도쿄만에 접한 치바에 부족한 것은, 산이다. 하지만 치바는, 그것을 다른 현의 영토에 뚝 떨어진 영토로 함으로서, 완전한 존재로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말로 과언이라고 생각했지만. 단지, 그 덕분에 선생님은 치바를 나올 생각이 전혀 없다는것이 확실하다.
이 휴향 시설은 시내의 초등학생, 중학생도 자주 사용해서, 캠프 파이어용의 설비 등도 구비하고 있다.
치바인인 이상, 선생님이나 코마치씨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때에 반드시 왔을 것이고··· 물론, 나도 여기에 왔었다.
초등학교 6학년 임간 학교.
내가 잊고 싶다고 생각하는, 최악의 기억이 있는 장소.
내가 잊고 싶지 않았으면 하는, 선생님과 만난 추억의 장소.
아직, 나는 그 때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내가 그 때, 어떻게 바뀌어 버렸는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조차, 잘 모른다. 단지, 무엇인가 바뀌어 버렸다는 확신만을 가지면서.
그 밤에 대해서, 그에 대한 것을, 알 수 있으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모른다.
그것을 안 다음··· 나는 그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나는 여기로 오고 싶다고, 코마치씨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나의 부탁을 들은 코마치씨는,
「그런가··· 응, 알았어. 나에게 맡겨!」
아무것도 묻지 않고, 평소와 같이, 받아 주었다.
단지, 그 후,
「아, 일단 캠프장은 확보했는데―, 나무 오두막집밖에 확보 할 수 없었어. 인원수적으로는 충분한데··· 어떻게 할까?」
아니, 어떻게 할까라고 해도.
「그런 연유로 오빠, 오빠는 차 안에서 자 주세요」
도착하자마자, 코마치씨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미소로 자신의 오빠에게, 그렇게 말했다.
「아니··· 뭐, 별로 상관없겠지만.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고··· 단지」
「아- 다행이다, 루미짱, 이것으로 안심하고 잘 수 있어!」
「하아···」
「어이 코마치, 나의 불평을 끝까지 들어라. 단지···」
「아, 여기서 코마치의 추억 이야기 하나. 오빠 초등학생 무렵, 무서운 영화를 본 후, 내 방에 와 함께 자 준다든가 말하지 않았어? 무서워하고 있던 것은 자기인데―」
「그러니까 들으라고 했잖아, 라고 할까 왜 당돌하게 부끄러운 이야기를 해버리는 거냐. 초등학생 시절이라니 시효 지났겠지 그것·· ·이 아니고」
「이야-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오빠 제법 귀여웠다―」
「···저기, 코마치씨, 선생님이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것 같지만···」
「괜찮아 괜찮아, 대체로 무슨 말하고 싶은지 예상되고」
「하, 하아···」
코마치씨의 무시를 계속 참을 수 없었는지, 선생님은 반쯤 포기한 채로 단언했다.
「들어주세요 코마치씨! 내가 차 안에서 자는 이유는 알겠어, 이지만··· 왜 이런 놈과 함께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고 가리킨 손가락 그 앞에는,
「왠지, 죄송합니다··· 자, 잘 부탁 드립니다, 형님」
쓴 웃음을 짓고 있는, 카와사키씨가 있었다.
카와사키 타이시씨, 코마치씨와 같은 소부고등학생으로, 중학교 때 부터 소꿉친구라고 한다. 캠프에는 남자 일꾼도 필요하고, 여자아이뿐이라면 오빠 불쌍하니까―, 라고 하는 코마치씨의 배려의 결과, 이번 캠프에 데려 올 수 있던 것 같다.
나는 카와사키씨를 만나는 것이 처음이었지만, 카와사키씨는 가는 도중에도 나에게 부담 없이 말을 건네 주었다. 느낌이 좋은 사람 같았다. 제법 멋있기도··· 단지, 내가 서투른 타입이었다.
혹시, 코마치씨와 사귀고 있는 것인가, 라고도 생각했지만, 만약 그랬다고 하면, 오체만족으로 여기까지 함께 올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타이시··· 너에게 형님이라고 불릴 이유는 없다고 했을 것이다···」
「아, 죄, 죄송합니다···」
왜냐하면, 코마치씨에게는 이 오빠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반응을 하는 선생님도, 꽤 드문데.
「그렇지만, 오빠도 나쁘다고? 누군가 데리고 가도 괜찮아 라고 말해도, 토츠카씨밖에 남자 친구가 없다고 말하고 말이지. 토츠카씨가 사정이 안 좋다는 단계에서, 이제 아무도 권할 수 없잖아」
「토츠카··· 이런 때에 한해서, 왜···」
토츠카씨는, 선생님의 고교시절부터 친구인 듯 하다. 이번에는 용무가 있어 참가할 수 없었던 것 같지만, 이따금 공부 중 말하다가 등장하고 있었다. 천사 같은 사람이라고··· 남성에게 천사라니, 그다지 잘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중2씨는? 용무 있었어?」
「누구 좋다고 자이모쿠자를···」
「이겠지? 그러니까 코마치 친구 리스트에서, 오빠가 아는 사람 데려 왔다고 하는 것으로」
「그런데 코마치, 그 리스트 나에게도 넘겨라. 남자의 이름만, 위로부터 순서에서 말소해 줄 테니까」
변함없는 여동생 사랑이었다. 이 나이가 되어, 간신히 알게 되었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의 여동생 애정은, 조금 정도가 지나치고 있는 것 같다. 코마치씨도 그렇지만··· 역시 오빠와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한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적당히 해주었으면 하는데--- 히키가야군」
선생님에게 누군가 말했다.
켁, 좋지 않아, 라고 하는 마음의 소리를, 그대로 표정에 나타낸 것 같은 얼굴을 선생님은 띄웠다.
나도, 그 목소리가 나온 쪽을 향한다. 코마치씨나 카와사키씨도다.
그것은 그럴 것이다.
그 소리는, 시원스럽게 울려서, 나무들의 웅성거림에도 잘 들리는, 그런 소리였기 때문에.
「코마치씨도, 카와사키군도 곤란해 하고 있잖아. 제일 연상자인데 나이 값도 못하게 연하에게 그런 식이라니··· 이 캠프장에, 들개는 없었을 것이지만?」
「···가능하다면 이리가 좋겠지. 나는 독불 장군이니까」
「일본에서 이리는 벌써 멸종했어. 역시 개구나, 싸움에 진 개가 울부짖는다. 라는 것인가.··· 제자가 보는 앞에서, 보기 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
선생님은, 살짝 나를 본다. 그리고 나서 한숨을 쉬고,
「네 네, 알았어요··· 여기는 어른답게, 내가 물러날게요, 유키노시타」
그렇게, 유키노시타 유키노씨에게 대답한다.
「아라, 이해력이 높아진 거라, 감탄 했어··· 덧붙여서, 네는 한 번 만이야」
「너는 변하지도 않는구나··· 네 네, 알겠습니다」
「···아까 한 말 철회, 당신도 전혀 성장하지 않았구나」
그래서, 이것으로, 다섯 명.
우리들, 다섯 명은 캠프에 왔다.
나도 일단, 유키노시타씨와 안면이 있다.
임간 학교 때, 히키가야 선생님과 함께 자원봉사로 참가하고 있던 분이다··· 선생님과 같이, 아이에 대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인데 왜, 라고 생각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무섭게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요염함이 있는 흑발에, 길게 째진 눈동자. 도기와 같이 한 점의 티도 없는 하얀 피부. 단지, 그 눈동자는 너무나도 냉철하고, 냉엄해서, 초등학생이 따를 이유 같은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이 확실했지만. 나도 말을 건넬 때, 조금 무서웠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혼난 기억조차 있다. 선생님은··· 그렇지도 않았지만.
유키노시타씨는, 선생님과 고교시절 같은 동아리에 있었다고 한다. 그 때의 자원봉사도 그 일환이었던 것 같다. 아직도 선생님의 동아리의 취지를 모르지만, 자원봉사에 참가하는 동아리, 라고 해야 할지. 그러고 보니 전에 코마치씨도 그런 것을 말한 것 같고. 엄마와의 잡담 때라던가.
이번 캠프에서 선생님은 유키노시타씨와 오랜만에 얼굴을 맞댄 것 같다. 역 앞에서 집합했을 때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여어, 오래간만이다」
유키노시타씨는, 말을 건 선생님과, 옆에 있던 나에게로 눈을 돌린다.
「어머나··· 어느 분이셨는지..」
「너라면 기억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이 녀석은 츠루미」
「츠루미 루미씨이군요, 기억하고 있어요. 그게 아니라, 당신이 누구인지 묻고 있는 거에요」
「어차피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미안하구만 존재감 없어서」
그 이야기를 듣고, 반드시 두 명은 거리낌 없는 사이구나, 라고 솔직하게 생각했다. 긴 시간 동안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만이 가능한 분위기라고 하는 것일까, 그런 것을 느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도 비집고 들어갈 수 없을 것 같다, 그들만의 공간이 있어서 질투를 느끼는 여지조차 없을 만큼.
차 안에서 듣자 하면, 유키노시타씨도 이번 리프레쉬를 목적으로, 코마치씨의 권유에 응했다고 한다. 선생님과 같은 2학년이지만, 벌써 대학에서도 바쁜 것 같다, 토론회나 연구회를 이리저리 오가고 있다는 것. 선생님은 대학생만큼 한가한 사람도 없다, 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는 것 같다.
「츠루미 루미씨」
유키노시타씨는, 내 쪽을 향해--- 약간은, 미소 지었다.
「코마치씨에게서 듣고 있어요, 생각보다 잘 지내는 것 같네요. 짧은 시간이지만, 잘 부탁합니다」
나도, 당황하면서 인사를 돌려준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남자가 가정교사를··· 상상도 하고 있지 않았어요」
얼굴에 얇은 미소를 남긴 채로, 속삭이듯이 그렇게 말했다.
아마, 그것을 들을 수 있던 것은, 나 뿐이다.
그 표정을 볼 수가 있었던 것도.
× × × × ×
「그럼, 이제부터 자유 행동이라고 하는 것으로」
코마치씨가 그렇게 선언하고 나서, 선생님과 유키노시타씨의 행동은 빨랐다.
선생님은 오두막집 앞의 목제 의자에 앉았고 유키노시타씨도 오두막집에 틀어 박혀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무엇을 위해 캠프에 왔던 걸까···.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해」
「나, 운전과 짐 운반으로 지쳤으니까」
그 모습을, 코마치씨와 카와사키씨가 보고 난 후,
「그러면, 그럼 우리들은 조금 산책하러 갔다 올까나」
「그, 그렇구나. 츠루미씨도 올래?」
「에, 네, 네!. 방해가 아니라면···」
「물론이야! 움직이기 쉬운 복장으로 집합이네!」
갈아 입기 위해 오두막집으로 들어가면, 거기에는 벌써 책의 세계에 몰두하고 있는 유키노시타씨가 있었다. 방안이 어두워서인지, 캠프 용구 중 랜턴을 꺼내 와, 책상 위에 두고 두꺼운 책을 읽고 있었다. 때때로, 가지고 있던 노트에 재빠르게 메모를 하기도 했다.
「······」
도저히 말을 건넬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나는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그 자리를 뒤로 했다.
다시 밖에 나오면, 선생님이 나에게 손짓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요?」
선생님은 주위에 들리지 않도록, 소근소근 나에게 말을 건넨다.
「부탁이 있다. 타이시 녀석이, 코마치에게 이상한 것 하지 않는지 감시해 주지 않겠어?」
「에··· 스스로 하셔도」
「내가 찰싹 붙어 있는 것도 좀 그렇겠지··· 별로,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 좋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억제력이 있을 테니까」
「억제력이라니··· 뭐, 보고뿐이라면」
선생님의 코마치씨를 향한 애정에, 나를 말려들게 하지 말아 주었으면 했다.
「루미짱, 슬슬 가자―」
오두막집 앞의 도로에서, 코마치씨가 외친다. 코마치씨 옆에는 카와사키상도 있다. 코마치씨와 카와사키씨··· 아무것도 없다고는 생각하는데.
「아, 차갑고 기분이 좋네. 루미짱도」
「정말이군요. 예뻐요」
그러고 보니, 선생님도 이전 여기에서 얼굴을 씻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 어째선지 일심 불란으로. 그 정도로, 이 물도 깨끗할 것이다.
우리들 세 명은 삼림욕을 즐긴 후, 가까이 있는 시냇물 근처까지 와 있었다. 바위에 앉아, 이따금 다리를 담가 본다.
물의 소리는 경쾌해서, 듣기에 기분 좋다. 얕은 강이라서 랄까, 강바닥까지 보인다. 바위의 그림자를, 작은 물고기가 거스르지 않게 계속 헤엄치고 있다.
「사실은, 수영복도 가져 오고 싶었지만―. 오빠에게 제지 당해 버려서」
「그것은··· 유감이네요」
아마, 카와사키씨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츠루미씨는, 다른 가고 싶은 곳이라든지 있어?」
「아니요··· 좀 더, 여기에」
원래, 별로 밖에 나가는 것도 좋아하지도 않고, 나왔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한 곳에서 빈둥거리고 있는 편이 더 낫다. 강의 흐름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 아마 저녁까지 보낼 수 있을 자신이 있다.
아마 선생님도, 그대로 두는 한, 그 상태로 책을 계속 읽고 있는 것일까.
「···선생님에게는 미안한 걸 한 게 아닐지, 그다지, 즐겁게 보이지 않아서…」
「괜찮아. 오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밖에 나오지 않으니까」
그것은 확실히. 한 번은 휴일에는 무엇을 하는지 질문했던 적이 있지만, 오후까지 자고, 일어나서, 게임해··· 너무나도 쉽게 짐작되었다.
「그렇지만, 오빠는 그렇다 치고, 유키노씨가 와 준다는 것은 의외였던―」
「아아, 확실히. 나도 그 사람, 이런 아웃도어인 기획에는 흥미 없다고 생각했어」
오두막집의 구석에서, 낮부터 랜턴을 꺼내고, 책을 탐독하고 있던 유키노시타씨를 생각해 낸다. 확실히, 환경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지만, 하고 있는 것은 실내파의 그것뿐이다.
「흥미라··· 뭐, 유키노씨 캠프에는 흥미 없겠지만. 오히려 흥미가 있는 것은···」
「?」
거기서 살짝, 코마치씨는 내 쪽을 보는··· 흥미라니, 나에게?
「뭐, 그렇게 긴장할 것 없어 루미짱! 이번에는 루미짱이 제안한 기획 이니까, 나는 루미짱의 아군이니까!」
「하아 ···감사합니다」
무슨 아군인지는 잘 모르지만 , 윙크와 썸즈업을 하고 있는 코마치씨에게, 우선 대답한다.
「그렇지만 유키노시타씨와 츠루미씨, 약간 닮았지. 굉장히 아름답고, 성적도 괜찮을까? 조금 전 줄섰을 때 보면, 자매같았어」
「에···」
「타이시군, 그것은 나는 어떻게 노력해도 유키노씨나 루미짱같은 아름다움이나 영리함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일까?」
「아, 아니 , 그러한 것은 아닌데···」
코마치씨와 카와사키씨의 이야기를 들은 채 만 채 하면서, 나는 조금 전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유키노시타씨와, 내가, 비슷하다.
그것은, 어떨까. 비슷한 것이라고 하면 머리 모양 정도로, 그 밖에 짐작이 가는 것은 특별히 없다. 아마 카와사키씨도 깊게 생각하고 말한 것은 아니겠지만.
나에게는, 저런 날카로운 눈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도 없고, 고독한 것을 고고한 것으로까지 승화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사람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해치우고 있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 때부터, 그 자세는 변함없다.
그 사람은, 진짜다.
단지 고독할 뿐인, 나라도 그 정도는 안다.
거기에, 어느 쪽일까 하면, 비슷한 것은 그 두 명이다.
선생님과, 유키노시타씨.
물론, 선생님이 어째서 저런 비뚤어진 성격을 형성 하게 되었는지, 그것은 코마치씨나 본인으로부터 일부를 듣고 있었으므로 모르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 아마, 유키노시타씨는 선생님과는 완전히 다른 경위로, 그런, 고고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선생님과 유키노시타씨는, 어딘가 비슷하다.
비뚤어진 거울에 비친 모습과 같이, 전혀 비슷하지 않지만, 하지만 틀림없이 어딘가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모르겠지만.
「···저기, 루미짱」
「······아, 네」
「괜찮아? 기분이라든지 나쁘지 않아?」
코마치씨가, 걱정하는 듯한 얼굴로 본다. 아무래도, 잠깐 동안 깊이 생각하고 있던 것 같다.
「아니요··· 전혀. 강을 멍하니 쳐다본 것뿐이에요」
「아, 그거 알 거 같아. 질리지 않지, 이런 경치이고. 그렇지만 좋다면 츠루미씨, 좀 더 걷지 않을래?」
「그래 맞아, 조금만 더 걸어 배를 비우지 않으면―. 오늘의 저녁밥은, 바베큐· 코마치 스페셜이야!」
「뭐가 코마치 스페셜이야···」
쓴 웃음 짓는 카와사키씨의 중얼거림을 들으면서, 나는 일어선다.
강에서 멀어지면서, 한 번 되돌아 본다.
그 때도, 나는 이렇게 강 근처에 잠시 멈춰서고 있었다.
강 옆에서, 고교생인 선생님과 유키노시타씨가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 일순간 떠오른다.
나는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 때도, 그리고 지금도.
저녁식사 바베큐가 끝난 뒤에도, 숯은 계속 불타고 있다.
캠프 파이어와 같은 요란함은 없지만, 불을 머금고, 조용히, 땅거미에 붉게 빛나는 숯도 또한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후아아, 그럼 오빠 , 나머지 부탁해도 괜찮아?」
하품을 하면서 코마치씨가 선생님에게 묻는다.
「너··· 정말로 이 시간부터 자는 거야? 부탁이니까 아침 4시부터 떠들거나 하지 마라-」
「···그 정도 알고 있다고」
「그렇다면 괜찮지만. 그럼 불은 처리할 테니까. 잘자, 코마치」
「잘자―···」
코마치씨는, 눈을 비비면서 샌들을 질질거리면서 걸어갔다.
「형님··· 저도 슬슬 실례하겠습니다」
「어어, 마음대로 자라. 오히려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상냥한 미소로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지 이 남자는···」
바비큐 분위기를 먼저 올려 준 두 사람은, 그 탓으로 지쳤는지, 빨리 지친 것 같다. 코마치씨는 오두막집에, 카와사키씨는 선생님의 차 안으로 들어간다. 선생님의 차는, 집에서 빌린 차답게 그 나름대로 넓다 ···고는 해도 자는 것은 거북할 것 같지만.
그리고, 이렇게 해서 이 장소에는 우리들 세 명만이 남겨진 것이지만.
「·········」
「·········」
「·········」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확실히, 조금 전부터 그만큼 말하지 않았던 우리들이다. 분위기를 업 시켜주는 사람이 없으니, 더욱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때때로 숯이 튀는 소리가 난다.
「···너, 잠 안 자도 되는 거냐?」
선생님이, 숯을 만지면서 말한다.
「좀 더, 있을 생각인데··· 선생님은?」
「낮에 책 읽고 있다가 조금 졸아 버려서··· 졸리지 않아」
거기에, 벌레에도 물렸고, 라고 얼굴을 찡그린다.
「그러니까 벌레는 싫다」
「······」
어쩌면, 선생님은 캠프를 예상 이상으로 싫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벌레의 탓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의 발언에, 쿡, 하고 유키노시타씨가 짧게 웃는다.
「아라, 모처럼의 친구분을 그렇게 싫어한다니. 당신에게 친구를 선택할 정도의 여유가 있을까?」
「선택할 권리 정도는 있겠지, 없어도, 어떻게든 해 나갈 수 있는 것이고··· 라고 할까, 벌레를 내츄럴하게 친구로서 권하는 거 그만두지 않을 거냐? 너조차 싫겠지 그런 것」
「에 그렇구나··· 그러니까 나도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나를 벌레와 동급으로 취급하지 말라고···」
선생님의 항의를 뒷전으로, 유키노시타씨는 소리도 없이 일어선다.
「그럼, 나도 슬슬 실례할까··· 내일 아침, 빨리 일어나, 좀 더 논지를 채워 두고 싶으니까」
「에, 뭐야 넌··· 이런 곳까지 와서 리포트라도 쓰는 거냐?」
「에, 그래. 좋은 자극이 되었어. 몇 개인가 아이디어도 떠올랐고」
유키노시타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정말로 넌 변함이 없구나」
「당신도 벌레 보다는, 슬슬 나 같은 인간을 본받은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럼, 안녕히」
「그러니까 벌레와 동급으로··· 하아, 잘자」
유키노시타씨가 오두막집에 들어가는 것을 곁눈질로 지켜본 후, 선생님은 부젓가락을 꺼내면서 중얼거린다.
「이상한 녀석이지, 유키노시타」
「선생님이 말할 수 있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아름다운 사람이군요」
「뭐 외관만은 말이지. 내용은 저런 유감스런 느낌이지만··· 부탁이니까, 유키노시타 같이 되지 말아줘··· 학생에게서 폭언이 나온, 역시나 선생님 울어버리니까」
「그렇지만··· 선생님과 유키노시타씨, 굉장히 사이가 좋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고 하면, 너에게 안과를 추천해 두겠어. 시험 전에 가는 것이 좋아, 미스의 원인이다··· 조금 전에도 들었잖아, 친구 아니라고」
「그럼, 무엇인데?」
「아―, 그렇구나··· 뭐, 아는 사람이라던가?」
아는 사람··· 단순히 아는 사람으로는, 보이는 않지만.
선생님은 부젓가락으로, 숯의 배치를 조금씩 바꾼다. 움직일 때마다, 불똥이 춤추어, 곧바로 어둠으로 묻히고.
저녁까지 개어 있던 하늘은 흐려졌고, 조명은, 테이블 위에 둔 랜턴과 숯이 발하는 빛뿐이다. 선생님의 얼굴이, 붉고, 어둡게 비추어지고 있다.
「···조금은, 기분 전환이 되었는지?」
「에?」
「아니··· 뭐랄까, 너도, 큰일이라고 생각해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선생님에게 나는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선생님···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 걱정해 주는 거야?」
「그거야 조금은··· 그, 코마치에게서, 들었으니까」
「코마치씨로부터···?」
그것은 조금, 위화감이 있었다.
코마치씨와 이야기하고 있었던 때에도, 그런 식으로 느끼지 않았던가.
―――조금 신경이 쓰였기 때문에, 들을 수 있어 기뻤어요.
그래, 코마치씨는 어떻게 내 상황을 눈치챘던 것일까.
과연 코마치씨라도, 나의 모습을 일일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누군가가, 내 가까이 있는 누군가가, 그것을 전하지 않는 한은.
「·········」
「아아, 알려지고 싶지 않았던 건가? ···그렇다면 잊어. 미안한 짓을 했구나」
내가 입을 다물었던 것이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선생님이 얘기한다.
「그렇지는 않지만, 저기, 선생님」
「응?」
무엇이라도 말해야 한다고, 무엇이라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모른다.
그렇지만 이 화제가 끝나기 전에, 끝나기 전이기 때문에 더욱 물어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로, 나는,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은--- 내가 “싫다”고 해도, 또 도와 줄래?」
그 때, 선생님과 주고 받은 마지막 이야기.
『비참한 것은 싫은가 』
『······응 』
비참한 건, 싫고, 그리고, 괴로워서. 그렇게 그에게 질문 받은 것만으로, 나는 울어 버릴 것 같았다.
그의 눈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읽어낼 수 없다. 단지, 그 눈 안쪽에서, 무엇인가 결심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그는 일어서면서 말했다.
『······담력시험 , 즐거웠으면 좋겠네 』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었잖아」
선생님은, 조금 곤란한 것처럼, 기가 막힌 것처럼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그렇지만 선생님도, 이 화제가 나오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선생님하고는 상관없이, 말을 계속한다.
「나 그 때, 괴롭지 않다고 했었지만, 하지만, 역시 괴로웠다. 비참하고, 비참하고 싫어서··· 그리고, 괴로워서」
그, 순진무구하면서도, 유치하면서도, 가차 없이 잔혹한 세계가.
「그것이 그날 밤, 부서져서.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캠프 파이어 후, 일순간만, 교착한 시선.
「그렇지만, 그래서 나는, 조금은 구해졌기 때문에」
아무도 행복하게 될 수 없는 결말. 마이너스가 제로로 돌아왔을 뿐이라고 해도.
「나는,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닿지 않는 감사. 보내야 할 상대는, 잘못되지 않을 것이다.
이 후는, 받아 줄 뿐인, 그 말을.
선생님은 ,
「···그만둬 줄래」
그렇게, 거절했다.
「선생님」
또 숯이 튀고 그리고, 조금 어두워진다.
숯이 모두 불타고 있는 것 같다. 조명이 한 개씩 떨어져 가는 듯한.
선생님의 표정도, 모르게 되었다.
「원래, 나는 그런 것 모르고--- 만약, 너가 말하는 대로라고 해도다」
선생님의 소리는, 평상시와 변함없는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그것은 착각이다. 나는, 너에게 감사 받을 일은, 한 적 없다」
그리고, 한번 더, 다짐하듯이.
「나는 너를 구한 생각은 없고--- 그러니까 앞으로도, 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 불타려 하고 있는 숯을, 선생님은 부젓가락으로 휘젓는다.
그것은 불똥을 가라앉힌 후, 하얀 연기와 뒤섞여 버렸다.
오두막집에 돌아와, 코마치씨가 깔아 준 것 같은 이불에, 눕는다.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는다. 단지, 의문만이 밀어닥친다.
선생님 에 대한 것을, 또 모르게 되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자주 빈정거리고, 하지만 상냥하고, 여동생을 정말 좋아하고, 게임이라던가 만화를 좋아하고, 조금 외로움을 잘 타고, 치바를 사랑하고, 국어에 자신 있고, 수학에 약하고.
그것이, 선생님이다.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른다.
왜,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인지. 애초에 그가 말한 대로, 전해야 할 상대가 정말로 잘못되어서? ···아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가 한 것은 부정이라기보다, 거절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거절하고 있다. 그렇게 보였다.
―――그것은 착각이다.
무엇이 착각인 것일까. 선생님이 해주었다면, 그것은 내가 감사 해야 할 것이 아닌 것일까.
거기에,
――― 앞으로도, 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 리가 없다. 실제로 나는, 이렇게 해서 구해지고 있다. 이런 곳까지 일부러, 데리고 와 주었다.
내 상태를 눈치챌 수 있던 것은, 선생님밖에 없으니까.
선생님이 아니면, 코마치씨에게 그것을 전하는 것도 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실제로 나는 그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모른다. 모른다. 그것만이 머리 속에서 되새겨진다.
그 때,
끼익, 끼익, 마루를 밟는 소리가 난다. 마루에 있는 무엇을 들어 올리는 것 같은 소리. 그리고, 끼익, 끼익, 하고 다시 걷기 시작하는 소리. 출구로 향하고 있다.
끼익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희미하게 흘러 들어 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문이 닫힌다. 바람의 흐름도 딱 그쳤다.
나는, 얇게 눈을 연다.
눈앞의 코마치씨는, 방금전 변함없이 숙면하고 있는 것 같다.
라고 하면.
나도, 소리를 내지 않고, 일어선다.
내가 가져 온 것이 분명한 랜턴이 없어져 있다. 조금 전의 소리는, 아마 그것을 들어 올린 소리다.
가능한 한 소리를 죽여, 문에 가까워졌다.
천천히, 미닫이문을 잡고, 회전시킨다.
그대로 문을 밀자, 밤의 차가운 바람이 뺨을 어루만졌다.
거기에는,
「아라··· 조금 전 바로 잔 직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수 없던 걸까나 ..」
어느새 개어 있던 것일까.
구름이 걷어지고, 달이 보인다.
선명하고 선명한 둥근 달은, 밤을 희미하고, 그리고 밝게 비추고 있었다.
평등하게, 공평하게. 계속 차갑게 비추고 있다.
그 달 아래에서, 그녀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의 흑발이, 달빛을 받으면서 바람으로 나부낀다.
「잘 수 없다면, 잠깐 이야기 할까? 차 정도는 타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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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현재 루미팬픽은 여기까지 뿐입니다. 작가분이 여기까지만 수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