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1년째, 그녀는 그와 재회한다.
여름에 있던 사건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너무나도 알기 힘든, 상냥함이 깃든 여름의 것을.
× × × × ×
「더워······」
한 여름 태양빛의 반사를 받은, 내려선 플랫폼에서는 열기가 느껴진다. 냉방 중이던 열차안과의 차이에, 무심코 현기증이 난다.
나는 임시방편밖에 되지 않지만 일사병 대책으로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역 안으로 걸어간다. 실내에는 햇볕의 압박감은 없지만, 후끈거리는 습기와 뜨거움은 별로 변함이 없다.
주위를 둘러보고는····· ·괜찮아, 아는 사람은 없어.
나는 모자를 다시 고쳐 쓰고, 출구를 향해 빠르게 걷는다.
다시 나타나는 태양. 여름 방학에 접어 들었어도, 저물 기색이 전혀 없다.
「더워···」
아무도 없는데, 중얼거린다. 물론, 대답은 없다.
그것은 그렇다. 나 혼자뿐이니까.
혼자 있고 싶어서, 이런 곳까지 왔으니까.
중학생이 되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같은 초등학교에서 진학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 일.
전부터 사이 좋았던 아이들은 그것을 핵으로 해서 그룹을 만들고, 클래스 안에는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아이와 가장자리로 쫓겨나는 아이가 정해져 있고, 역시 당연한 듯이 동료 외로 취급 당하는 아이도 있다.
나는 그것을,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그다지, 나는 괴롭힘을 당하는 쪽이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초등학교 마지막 무렵에 비하면 아직은 상당히 좋게 대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뒤에서 무슨 말을 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클래스에서는 완만하게 지내, 그 이상으로 관계되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주위에서 처음 한 두 달은 이런 저런 권유를 받았지만, 이리 저리 피한 덕에 그다지 그런 일이 없게 되었다. 지금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맞는 아이들하고만, 드문드문 나가는 정도.
그것으로 좋다. 나는, 혼자가 좋다.
전에는 결과적으로 혼자 있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혼자 있는 것을 자진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은, 아마 지난 여름 일 때문일 것이다.
나의, 작은 정신적 전환기.
그와 일순간 엇갈 린지, 벌써 일년이 지나고 있었다.
내가 내린 역 근처에는, 대형 상업 시설이 있다.
용무가 있는 것은, 그 3층에 있는 서점이었다.
그럭저럭인 규모로, 상품도 신작에서부터 낡은 것까지 가지런히 있다. 시간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다. 뭐, 이런 타입의 서점은, 나열하는 거야 변함없다고 생각하는데.
무엇보다, 이런 곳이라면 클래스메이트들도 오지 않는 곳이라 좋다.
내가 다니는 중학교는 여기에서는 조금 멀다. 일부러 이 상업 시설의, 게다가 서점에 용무가 있는 클래스메이트는 거의 없을 것이다. 서점에 용무가 있다면 근처에 갈 테고, 이 시설에 용무가 있다면 아마 의류나 잡화 같은 걸 쇼핑할 목적일 것이다.
나는 오랜만에 편한 기분으로, 적당한 책을 들고 읽는다. 서점은 좋다. 주위의 손님이나 점원도, 좀처럼 말을 걸어 오는 일이 없다. 독서는 개인적인 것으로, 주위에 대한 벽으로도 된다. 몇 권정도는, 학교에서 읽을 것이라도 물색해 두자.
강하지는 않지만 냉방이기도 하다. 서 있는 것이 지치면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커피숍이라도 들어가, 조금 쉬고 나서 돌아가기로 하자. 저녁에 돌아가면, 엄마도 불평은 하지 않을 것이고.
―――친구 생긴 거야? 루미.
일순간 어머니가 한 말이 생각나서, 나는 한숨과 함께 그것을 토해낸다.
그런 기분이 되지 않으려고, 나는 이런 곳까지 도망쳐 왔는데
「어이, 그러니까 그렇게 달라붙지 말라고」
「그다지 상관없잖아. 신경 쓸 사이도 아니고―」
「그럴지도 모르지만·· ·덥다고」
그 소리는, 서서히, 내 비위에 거슬린다.
서점에서 서서 읽기를 시작해 20분, 그 커플은 책장을 사이에 두고 맞은 편에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은 곧바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저 쪽은 확실히 만화 코너다. 이 작품은 어떻다던가, 그 작가는 저렇다던가. 내용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었지만. 다른 손님에 대한 배려일 것이다, 소리는 작았지만, 그 목소리가 나에게는 왠지, 귀에 거슬리는 소리여서 어쩔 수 없었다.
남자 쪽은, 너무나도 소근소근 말해서, 무엇을 말하는지 모른다. 아마, 젊은 남자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비해, 여자 쪽은, 조금 큰 소리로 말하고 있어서 비교적 알아 듣기 쉬웠다. 상당히 즐거운 것 같고, 사이 좋은 것 같다..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애당초, 책방이라는 곳은 조용히 있어야 하는 곳이다. 커플이 오는 장소가 아니다.
나의 저주가 통한 것일까, 두 사람은 잠시 후 이동하기 시작한 것 같았다. 이야기 소리가, 멀어 진다.
나는 안심하고, 다시 독서에 집중한다. 응, 이거 학교에서 읽기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아아 미안, 소설 쪽도 봐야 하는데」
「응―? 좋지만」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했더니만, 커플은 다시 유턴 해서, 이번에는 내가 있는 소설 코너로 왔다. 걸어 오는 기색이, 내 근처로 오는 것 같다.
나는, 문득, 이 뻔뻔한 커플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 자유 시간을 방해 하는 것은, 어떤 녀석들인지.
책에서 눈을 떼고, 나는 곁눈질로 그 얼굴을 확인한다.
「―――에」
그리고, 나는 굳어져 버렸다.
거기에 있었던 것은, 잘 못 볼 리가 없다.
일년 전에 만난, 그였다.
일년 전. 초등학교 6학년 무렵.
지금 돌이켜 보면, 나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시기였다.
어찌되어도 상관 없는 일이 원인이 되어, 나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던 아이들에게서, 가벼운 괴롭힘을 받고 있었다. 무시라고 하는, 뉴스에서 나오는 것 같은 비참한 괴롭힘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지만, 나 나름대로는 참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하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친구 라고 하는 것은, 무조건 상냥하게 해줘야 한다고, 그 당시의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지나치게 낙관적인 이야기였다.
곧바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것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무시되고, 의미도 없이 사과해도, 역시 무시되고, 어떻게든 주의를 끌려고 해도, 하지만 무시되고.
나는 자신의 어리석음과 이 의식과 같은 상황이 어처구니없음을 눈치채 버려서.
이제 단념할 수 밖에 없다고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을 때, 그를 만났던 것이다.
심장이, 갑자기 두근두근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시선을 피할 수가 없었다.
내 옆에, 돌연 나타난 그에게서.
내 키가 자랐기 때문일지는 모르지만, 그의 키가 전보다 낮게 느껴진다.
그래도, 뭐가 어떻든 간에, 일년 전과 거의 변함없다.
어딘가 불쾌한 것 같이 보이는 그 얼굴도,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는 눈도.
그는, 나를 알아 보지 못하는 것 같다.
쳐다 보고, 책 뒤 쪽을 보고, 때때로 손에 들고 휘릭 넘긴다.
어쩌지, 말을 건네 볼까.
그렇지만, 그는 나에 대한 것은, 기억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에게 있어서, 나는 그 때 같이 있던, 한 사람에 지나지 않으니까.
「저기―, 빨리 가자―」
「시끄럽다고, 그럼 먼저 가던지」
거기에. 그도 누구하고 같이 있고, 말을 건네는 것은, 안 좋을까.
여자 쪽은, 내 쪽에서 보면 그의 그늘에 숨어 있어서 안 보인다.
확실히, 팔짱 끼고 있다.
그것을 본 순간, 왠지 가슴의 안쪽이 시려서.
나는, 들고 있던 책을 덮고 그 자리를 떠나 버리기로 했다.
책장에 책을 두고, 한 걸음을 내디디려고 했을 때,
「어―? 혹시··· 츠루미 루미씨, 아닌 가요?」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반사적으로, 뒤돌아 버렸다.
거기에는,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여자가 서 있었다.
「아, 역시 루미짱? 아―, 나 기억나지 않을까나··· 나, 히키가야 코마치. 있잖아, 작년 임간 학교에 도우미로 참가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저게 오빠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활짝 웃는··· 코마치씨.
「어이, 사람을 저거 라고 하지마. 랄까, 뭔데, 코마치 아는 사람인가?」
···그리고 그는, 예상대로 기억하지 않는 듯 했다.
지난 여름, 임간 학교.
내가 그와 만난 것은 그 때였다.
그는 임간 학교의 도우미로서 자원 봉사하러 참가한 고교생이었다.
첫인상은, 위화감. 왜 이런 행사에, 그와 같은 사람이 참가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런 것은, 의욕이나 박애 정신을 가진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바보 같은 초등학생을 상대하는 사람이,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한다던가 할 리가 없다.
보는 대로 그와 또 한 사람 더 있었지만, 그 두 명은 의욕도 없고 박애 정신도 없을 것 같아서, 실수로 라도 아이를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그 후의 행동을 봐도, 역시 이런 자원봉사에 참가하고 있는 것인지 하는 것 같은 태도였고.
그렇지만, 그 차가운 표정이나, 주위에 물들지 않는 태도를 보고 있으면.
조금은, 친근감과 같은 것이 들어, 조금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무심결에 생각했다.
「그런가―, 건강하게 지낸 거 같아 잘 됐네. 저기, 오빠」
「···뭐 그래, 잘 된 거 아닌가」
식당가 구석에 있는, 작은 커피숍.
나는 코마치씨에게 이끌려, 거기서 쉬고 있었다.
코마치씨도, 작년 임간 학교에서, 자원봉사로 참가하고 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나이가 비슷한탓도 있어서인지, 여자 애들에게든 남자애들에게든 인기가 있었고, 그녀도 미소로 그에 응하고 있던 기억이 있다.
코마치씨는 올해부터 고교생이 되어서, 지금은 오빠인 그와 같은 소부고에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소부 고등학교라고 하면, 시내에서도 유명한 진학교. 중학생이 된지 얼마 안된 나 라도, 그 정도는 안다.
그는 올해 3학년으로, 수험을 앞에 두고 현재 공부 중인 것 같다. 그는 그다지 말하지 않아서, 그 정도 밖에 알 수밖에 없지만.
「저, 죄송합니다, 둘이서 외출하는데 방해 해 버린 것 같아서」
「전혀 상관없는 걸―. 오빠와의 데이트는 언제라도 할 수 있고, 그치, 오빠」
「나를 한가한 사람같이 말하지 마」
「하지만 한가하잖아. 오빠는. 항상」
여동생과 데이트인가. 외동인 나는 잘 모르지만, 남매가 데이트 하는 것, 보통 일일까나.
어느 쪽이든, 나는 그와 팔짱을 끼고 있는 상대가 코마치씨라는 것에 안심하고 있었다. 왜일까, 라고 묻는다면 조금 곤란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조금 전부터 말하고 있는 것은 코마치씨만이고, 그는 거의 이야기에 끼지 않는다. 코마치씨에게서 이야기가 나오면, 소근소근하며 적당한 답변뿐이다. 냉커피의 줄어든 양도, 그의 것만 월등했다.
역시, 재미없는 것 일까. 나에 대한 것도, 기억하지 않은 것 같았고.
「아―, 그래도 임간 학교. 오빠, 뭔가 추억 같은 거 있어?」
「추억이라니, 트라우마 말이냐?」
「···미안, 일인 포크댄스는, 떠올리고 싶지 않겠네」
「상기시킨 건 너다」
왠지 매우 슬픈 단어가 들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 것, 나조차 체험했던 적이 없다.
그리고 그것을 기점으로, 갑자기 이야기가 중단된다. 어색한 듯한 얼굴을 하는 코마치씨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냉커피의 얼음을 돌리는 그.
확실히, 우리들의 연결고리라고 하면, 작년 임간 학교뿐이다.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고 나면, 특별히 화제로 삼을 만한 것이 없다. 코마치씨도, 임간 학교에서의 나를 기억하는 거 같아도, 당시의 이야기를 피하고 있는 것 같았고.
「코마치, 이제 어디 갈 거냐?」
「에? ···오빠, 그 이야기 지금 안 해도 되잖아?」
그도 어째선지 노골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피력하고 있다. 코마치씨가 재빠르게 나무랐지만, 봐 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나는 만일, 그를 만난다면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이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확실했다.
「저··· 하나, 묻고 싶었던 것이 있습니다만」
「응? 뭔데, 루미짱」
「코마치씨, 그리고, 하치만···씨. 임간 학교에서 담력시험에 대한 것, 아시나요?」
담력시험은 임간 학교 이틀째, 마지막에서 두 번째 프로그램이었다.
인형 옷이라던가 소도구 같은 걸로 실시하는, 풋풋한 담력시험. 그럴 것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차례였던 우리들은, 숲 속에서 트러블에 말려 들었다.
그것은, 악의다. 세계는 언제나 자신들에게 상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아이들의, 환상을 부수는 것 같은 악의.
그 악의를 접하고, 우리들의 인간 관계는 바뀌어 버렸다.
악의의 화살이, 서로 서로에게 닿아. 자신들의 싫은 부분이, 마음껏 보여져 버렸다.
우리들은 바뀌어 버렸다.
그녀들에게는 나쁜 쪽으로.
그리고 나에게만은, 조금은 좋은 쪽으로.
나는, 그 날 밤에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두 사람에게 이야기했다. 이름이라던가 자세한 상황은, 만약을 위해 덮어 두었다. 알고 있다면, 이 정도 이야기라도 통할 것이다.
「그래서 저, 두 사람은, 그 일, 알고 있었나 해서···」
「······」
두 사람은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고 나서, 거의 말하고 있지 않는다. 이따금, 코마치씨가 반응을 보여주는 정도다.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약간은, 조용하게 있기만 했다.
「루미짱은」
이윽고, 코마치씨가 말했다.
「어떻게 할 생각으로, 우리들에게 그것을 묻는 거야?」
「···어떻게 할 생각이라니···」
「응, 우리들 중 누군가가, 루미짱들에게 그렇게 했다는 것은 믿어. 그렇지만 그것을 우리들이 알고 있었다, 라는 것이라면, 우리들도 묵인한 공범이라는 것이 되니까. 루미짱은, 그것을 추궁하고 싶다, 라는 것인가 해서」
「아,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그렇지 않으면, 무엇일까?」
코마치씨는, 나의 눈을 제대로 응시하면서 묻는다. 조금 전까지의, 분위기가 좋은 코마치씨와는 다르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알기 힘들다.
그렇지만, 어쩌면, 이것이 코마치씨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그녀는, 그의 여동생이니까.
나는, 코마치씨의 질문을 되새긴다. 그래, 나는 그다지, 추궁이라던가, 책망한다던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은 알고 싶지 않아.
「그··· 조금 전 한 이야기와 모순될지도 모르는데요··· 저, 실은 그다지 그 사건에 대해, 괴롭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습니다」
「···그래?」
「네. 모두는, 왠지, 어색한 것 같지만, 저는, 원래 모두로부터 따돌려졌던 지라, 그러한 것은 없었고··· 오히려, 그 후로는 말을 건넬 수 있게 돼서」
뿔뿔이 흩어지게 된 그녀들은, 그야말로 뿔뿔이 흩어져서, 나에게 말을 걸어 주었다. 그룹이었기 때문에, 그 규칙에 따르고 있었다는 듯이. 그런 규칙에 대해서, 잊었다는 듯이.
「저에게는, 어느 쪽일까 하면, 고마울 정도여서. 그렇지만, 그러니까 이지만, 왠지, 너무 잘 되었다고 할까나」
「······」
「다시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도 있던 것 같습니다. 우리들을 위협한 사람들도, 어딘가, 진심이 아니라고 할까, 연기 같다고 할까」
악의 자체가, 가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만약, 그 악의가 가짜라고 하면. 그런 가짜를 꾸며낸 것은, 어디의 누구일까.
「저에게 모두가 신경 써 준 게 아닐까 라고···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계획하고, 실행한다고 하면.
「그런 것을 생각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것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
그리고, 이것은 직감이다.
그 날, 캠프파이어 구석에서 그와 엇갈린 순간.
나의 시야에 들어 온, 그의 눈. 만약, 이런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런가···」
코마치씨의 한마디, 그렇게 응하고, 살며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도 그 시선을 일순간만, 받는다.
그리고,
「아―, 미안하지만, 그것은 너의 착각이다」
그렇게, 부정했다.
「나나 코마치도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몰랐어. 어쩐지, 무서운 생각을 하게 한 모양인데. 나도 일단 다른 애들에게 전해 둘게. 나의, 동료라고 말할까, 뭐 아는 사람이지만, 그 애들이, 좋지 않은 일을 해버렸다면. 나도 사과한다」
「오빠」
코마치씨가 무엇인가 말하려고 했지만, 그는 그것을 차단하듯이 일어선다.
「계산하러 갈게. 뭐, 사과가 되는 건 아니겠지만, 여기는 내가 낼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가 버렸다.
나와 코마치씨만이, 테이블에 남았다.
코마치씨는, 그가 떠난 걸 보고 한숨을 쉬었다.
「이야―, 어째선지 미안해, 오빠가」
「아니요, 그런······」
그러자 돌연, 코마치씨는 나에게 붙어 작은 소리로 말을 건넨다.
「오빠가 저렇게 말하는 이상, 나도 아무것도 말할 수 없으니까, 이해해줘」
「에, 그것은···」
일순간 소리를 지른 나에게, 코마치씨는 집게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에 대었다.
「그러니까, 이 이상은 말할 수 없으니까. 아직 듣고 싶다면, 오빠에게 직접 말해··· 만약 괜찮다면, 이거」
쓰윽, 작은 종이 조각을 나의 손에 얹었다.
「이것은···?」
「내 연락처와 오빠의 연락처. 모처럼 만났으니까, 무언가의 인연이란 것으로. 거기에··· 조금 전 거 포함해서, 오빠에게 말하고 싶은 것, 아직 있지 않아?」
「네······」
코마치씨는, 나의 손을 잡고 일어선다.
「그럼, 오빠 기다리고 있을 테니 가볼게. 으응~, 설마 설마지만, 여기서 다크호스 등장일까. 내 취향의 전개가 왔다구. 바빠지겠네」
그런, 잘 모르는 것을 중얼거리는 코마치씨에게 이끌리듯이, 나도 일어선다.
그 날로부터 일년이 지난, 어느 여름 날.
나의 청춘 러브 코미디는, 이렇게 해서 잘못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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