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사키 팬픽/タケミナカタ 2016. 1. 11. 08:07 by 레미0아이시스

본 팬픽은 タケミナカタ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했습니다. 허가해 주신 タケミナカタ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추억을 밟으며

 



 

 

추억의 봄

 

 

 4월도 마지막 즈음인 어느 날. 기분 좋은 봄 날에, 마츠미 유우는 조금 철 지난 코타츠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꿈과 현실의 경계는 진작에 애매해졌고, 유우는 따뜻한 꿈 속을 떠다닌지 오래다. 그것은 그녀가 어릴 적 꿈으로 가족 넷이서 식탁을 둘러싸 앉거나, 함께 목욕을 하거나 쿠로와 함께 여관 일을 도와 주거나 가끔 휴일에 외출을 하는 평범한 일상을 재현하는, 그런 흔한 꿈이었다.

『유우, 일어나렴. 할머니 성묘하러 가자』

 유우의 어머니인 마츠미 츠유코가 유우를 상냥하게 깨운다.

『으응- 조금만…… 더』

 유우는 어머니에게 마음껏 응석부린다.

『정말이지, 유우도 참, 쿠로는 이미 준비 끝났단다』

 츠유코가 상냥하게 유우를 설득한다.

『언니~, 가자

 유우의 여동생 마츠미 쿠로가 언니를 코타츠에서 꺼내려 한다.

『쿠로짱이 그렇게 말한다면……

 유우는 코타츠에서 나왔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받은 머플러를 감고, 몸치장을 한다. 조모의 기일에 셋이서 가는 성묘길은 여관 일로 바쁜 츠유코가 유우와 쿠로와 차분하게 지낼 수 있는 귀중한 시간 중 하나였다.

『다녀오겠습니다』

 여관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셋이서 손을 잡았다. 평소 대로 유우는 오른손으로 어머니의 왼손을 잡고, 왼손에는 호접란을 들고 있다. 쿠로는 어머니의 오른손을 잡았다. 츠유코는 가방을 어깨에 매고 있다. 현관을 나오자 아름다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작은 유우에게는 하늘이 연분홍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유우의 머플러와 같은 색이네』

 츠유코가 유우를 향해 명랑하게 웃었다.

 유우는 항상 여기서 꿈을 깬다.

 

――――

 유우가 깨었을 땐, 시계 바늘은 2시 반 정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코타츠에 있는 채로 하품을 크게 하고는, 기지개를 켜고 코타츠에서 나왔다.

 유우는 다른 외출복을 입고 철에 어울리지 않는 연분홍색 머플러를 감았다. 물론, 스웨터도 입고, 장갑도 끼었다. 그러나, 안경과 마스크는 마작부에 들어가고 난 후로는 가능하면 끼지 않고 있다. 오늘은 츠유코의 기일이다. 츠유코가 세상을 떠난 후, 유우는 11월 기일 뿐만이 아니라, 다른 달의 기일에도 어머니의 무덤으로 가 참배를 했다.

 유우가 준비를 마치자, 쿠로가 방에 왔다.

「언니~, 외출?

「응, 엄마의 기일이니까」

「엄마의……

 쿠로의 쓸쓸한 목소리.

「쿠로짱도 갈래?

「아니, 오늘은 조금 내키지 않아서」

 쿠로가 언니의 산책에 동행했던 적은 없다.

「알았어. 그럼 언니~ 혼자 갔다 올게, 쿠로짱」

 함께 가주지 않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유우는 여동생에게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유우는 향과 성냥을 넣은 가방과 학교--아치가 여고 온실에서 가져온 하얀 호접란을 들고,

「잘 다녀와, 언니~

「저녁 심부름까지는 돌아올게, 쿠로짱」

 여동생에게 인사를 하고 집에서 나왔다. 밖은 꿈에서 본 것처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얇은 핑크가 구름 하나 없는 봄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었다.

 유우가 한 발자국씩 걷는다. 여기에서 츠유코의 무덤이 있는 곳까지는 걸어서 편도 45분 정도다(어릴 때는 1시간 정도 걸렸다).

 마츠미 여관을 나와 번화한 큰 길로 간다. 길 양쪽에는 민가나 여관, 선물 가게, 카페로 즐비하다. 지금이 벚꽃 계절이기 때문일까,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따뜻한 봄 날에 머플러가 눈에 띄는 건지, 기이한 눈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유우는 담담하게 걸었다.

 걷는 동안, 유우의 몸이 따뜻해진다. 운동 그 자체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촉촉한 감촉을 옛날부터 좋아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유우는 걸었다. 마츠미 여관을 나오고 나서 10분 정도 지나, 유우는 요시노 칡가게에 겨우 도착했다. 공물로 어머니가 좋아하는 칡과자를 하나 주문하려고 들어가자,

「어라, 아코짱?

가게에서 무녀 복장인 아타라시 아코가 칡과자를 먹고 있었다.

 

 

 




삽화/タケミナカタ

 

 

「유우 언니! 외출이라니 드물네」

「엄마 성묘하러 가려고」

「쿠로는?

「쿠로짱은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가……」

 아코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런데, 아코짱은 무슨 일이야?

「무녀 일, 피곤해서 조금 휴식 중」

「힘들겠네, 무녀 일」

 유우는 그다지 아코를 탓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맞아, 힘들어. 모두 같이 아르바이트한 게 1개월 전이었지, 그리어라

 봄 방학, 전자동 작탁 수리 비용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 다섯은 마츠미 여관, 아코의 신사, 볼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포함해서 “'도와주기를 했었다.

「응……, 아코짱 준비 다 된 거 같으니까 나 슬슬 나갈게」

「잘 다녀와, 유우 언니」

「다녀올게」

「저기, 유우 언니」

「왜에? 아코짱」

「언젠가, 쿠로와 함께 가면 좋겠네. 성묘」

 아코가 그런 평온한 소망을 말해주었다.

「응, 쿠로짱이라면 반드시 괜찮을 거야」

 유우는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여동생이 같이 성묘 가줄 거라 진심으로 믿고 있다.

 또 다시 걷는다. 큰길 옆에 있는 터널을 지나자, 민가나 가게도 적다. 서서히 호흡이 거칠어졌다.

 왼쪽은 벚꽃들로 가득했다. 예쁜 핑크에 섞여 있는 나뭇잎이 아름다운 콘트라스트를 만들고 있었다. 오른쪽은 이끼가 낀 콘크리트 벽이 이어지고 있다. 몸에서 땀이 난다.

 점점 유우의 눈에 보이는 벚꽃의 밀도가 더해진다. 곧 목적지에 도착할 것 같다.

 좁은 길로 들어가자, 유우 앞에 산문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타났다. 40분 정도 계속 걷자, 다리가 계단을 오르는 것을 거부한다. 피로를 풀기 위해 다리를 풀자, 무릎이 떨렸다.

(조금은 평소에도 운동을 하는 게 좋을 지도……)

 유우는 산책하러 올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가냘픈 다리로 계단을 천천히 오른다.

(어릴 때는 엄청 크게 보였는데)

 전방에 있는 산문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계단을 다 오르고, 산문을 지나, 드디어 경내로 들어갔다. 긴 역사를 가진 본당. 정원에는 흰색과 황색 수선화, 경내에는 아름다운 벚꽃. 그리고 높은 곳에서 보이는 벚꽃 경치.

 유우는 어머니가 「할머니의 묘, 정말로 좋은 곳에 있어」라고 조금 쓸쓸한 듯이 중얼거린 것을 떠올렸다. 확실히 좋은 곳이지만, 어머니가 여기에 한 달에 한 번씩 왔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유우는 생각했다.

 유우는 본당에 참배를 하고, 통에 물을 넣고 국자를 꽂고는, 마츠미가--어머니인 츠유코의 무덤으로 발길을 옮겼다. 무덤 청소는 일 틈틈이 성묘하러 가는 유우 아버지가 하기에, 유우가 하는 일은 꽃을 바꾸는 것뿐이다.

「채웠다……」

 한달 전에 꽂았던 호접란을 묘비 앞에 있는 꽃병에서 빼낸다. 고인 물이 튄다. 꽃병을 뒤집어서 물을 버린다. 꽃병에 호접란을 꽂고 다시 묘석에 꽃병을 두었다. 국자로 꽃병에 물로 채운다. 유우가 좋아하지 않는 차가운 물을 써야 하는 작업이지만, 어머니가 기뻐하는 얼굴을 상상하면 힘들지 않다. 칡과자를 올리고, 성냥으로 양초에 불을 키고, 향을 촛불에 댄다. 향이 켜진다. 따뜻한 향이, 그 냄새와 함께, 유우의 마음을 안심시킨다.

 향을 올리고, 국자로 묘석에 물을 뿌린다. 그리고, 유우는 주저앉아 손을 마주치고는 , 어머니에게 빌었다.

(아코짱이 아치가에 와주어서, 마작부 활동을 정식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쿠로짱네가 노도카짱을 만나게 해주세요)

 성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걷는 도중, 유우는 타카카모 시즈노의 친가인 화과자가게에 들러 여동생을 위해 벚꽃떡을 샀다. 마츠미 여관에 도착하고 나서, 그것을 차과자로 삼아 녹차를 마시고는, 둘이서 저녁 준비를 했다.

 언젠가 쿠로짱도 함께 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유우는 저녁을 먹었다.

 

 

여름의 두 사람

 

 

 8월 인터하이가 끝나고 10일 정도 지났다. 아치가 여고 면면은 노도카와 논다는 목적을 완수했을 뿐만 아니라, 인터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크게 성장했다. 그것은 유우도 쿠로도 예외가 아니었다.

 물감으로 칠한 것 같은 옅은 파란 하늘이 퍼지고, 매미 울음 소리가 집안까지 들리는 어느 날. 철에 어울리지 않게 코타츠에서 유우는 여름방학 숙제를 하고 있다. 인터하이 기간 중에는 마작에 몰두해야 했기에 손을 댈 수 없었고, 요시노에 돌아온 뒤로는 합숙하는 손님들을 맞이 하느라, 숙제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숙제가 어느 정도 끝나고, 유우는 성묘를 가기로 했다. 오늘은 츠유코의 기일이다. 철에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으로 갈아입고, 연분홍색 호접란과 향과 성냥을 평소 대로 준비했다.

「언니~, 성묘 가는 거야?

 쿠로도 여름방학 숙제가 일단락된 걸까, 언니 방에 왔다.

「쿠로짱도 함께 갈래?

 유우가 상냥하게 물었다.

「오늘은 나도 갈게, 언니~

 쿠로의 조용하지만, 강한 의지가 담긴 목소리가 방에 울려 퍼진다.

「그럼, 쿠로짱 준비가 끝나면 가볼까」

 유우는 따뜻한 미소로 그에 응했다.

「응!

 쿠로가 방으로 돌아가 하얀 원피스로 갈아입고 핑크 리본이 달린 하얀 모자를 쓴다. 그리고, 세면대로 가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둘은 오랜만에 손을 잡으며 가기로 했다.

 마츠미 여관을 나오자, 녹색이 푸른 하늘에 녹아 있었다. 유우는 왼손에 연분홍색 호접란을 오른손에 여동생의 손을, 쿠로는 왼손에 언니의 손을. 그리고 우측 어깨에 향과 성냥, 따뜻한 녹차 가 담긴 물통과 보리차가 들어간 물통이 들어 있는 가방을 매고 있다.

 두 사람도 걷는다. 여름이 막바지이지만 햇볕이 강하다. 열사병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 하면서 길을 걸었다. 여름 공기가 두 사람에게 달라붙는다. 어쩐지 상쾌한 느낌이 든다.

「있잖아, 언니~

 천천히 걸으면서 쿠로가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야 쿠로짱?

 유우가 상냥하게 여동생의 말의 말을 기다린다.

「내가, 엄마의 묘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은」

「――응」

「엄마가 그 돌 아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무서워서였어」

「쿠로짱 마음 알아」

 유우는 영혼이 빠져나간 어머니가 분해되는 과정을 떠올렸다. 생생한 냄새를 발하는 어머니를 작은 항아리 안에 젓가락으로 옮긴 것을 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인터하이에서 알았어. 나는 엄마가 없어진 것을 제대로 마주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언니와 아빠와 함께」

 쿠로는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머니와 인사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언니와 같이 가기로 했던 것이다.

「……역시 쿠로짱은 강한 아이네. 걷기 지쳤고, 저기에서 조금 쉬지 않을래?

 이미 10분 정도 걸었다.

「찬성!

 더위 속에서 걸어서, 지친 두 사람은 카페에서 쉬기로 했다.

「두 사람이에요」

 커튼을 지나친 쿠로가 손으로 가위를 만든다.

「어라, 쿠로에 유우?

「우연이네……」

 가게 안에는 아카도 하루에와 사기모리 아라타가, 칡과자를 먹으면서 담소하고 있었다.

「아타라짱하고 아카도 선생님!

 쿠로가 기운 차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유우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나와 아라타는 보이는 대로 데이트인데, 두 사람은 무슨 일이야?

「데, , 데이트?

 유우와 쿠로는 데이트라는 말에 동요를 감출 수 없었다.

 

 

 


삽화/ タケミナカタ

 

 

「하루짱, 농담은 그만……

 아라타는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것 같다.

「아라타가 숙제를 모른다고 해서 가르치고 있을 뿐이야」

 하루에가 태연한 얼굴로 대답한다.

「……」

 유우와 쿠로가 동시에 한숨을 쉬었다.

「저와 쿠로짱은 엄마 성묘하러 가요. ……기일이라서」

「츠유코씨라……나도 신세 많이 졌어……

 하루에가 그립다는 듯이 먼 곳을 보며, 중얼거렸다.

「다음에, 엄마 이야기 많이 들려주세요」

「아아, 언제라도 환영이야」

「그럼, 언니, 두 사람을 방해 하면 미안하니까 저쪽으로 가자」

 쿠로가 아라타를 보며 말했다.

「잠깐…… 쿠로, 방해라니……

 아라타의 얼굴이 붉게 조용히 불탄다.

「야속해라~ 아라타」

 하루에는 아라타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유우와 쿠로가 자리에 앉았고, 우유는 갈분 떡이 들어간 단팥죽을 쿠로는 칡과자을 주문했고, 이야기를 하며 서로 나누어 먹었다. 땀을 흘린 몸에 녹차가 스며든다.

 

 

 

 

 둘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또 손을 잡고 걸었다. 오프 시즌이기에 사람은 적었고, 작렬하는 태양만이 내리쬐고 있다. 가슴에 있는 응어리가 사라져서 일까, 쿠로는 적극적으로 언니에게 말을 걸고 있다. 도중 칡가게에서, 어머니에게 바칠 공물용 칡과자를 샀다. 아코가 성실하게 무녀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사원을 향해 걸었다. 큰길을 빠져나가 산길에 가까워지자 푸른 신록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내 터널까지 왔다. 터널 안은 시원했지만, 유우는 조금 추운 모양이다. 터널을 다 지나자, 왼 편에 여름 냄새를 발하는 초록 수목들이 나타난다.

「어쩐지, 시원하네」

「응, 쿠로짱. 7월에 비해 초록이 짙어진 거 같아」

「언니나 엄마는 이렇게, 요시노(여기)의 일년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구나」

「나는 옷을 많이 껴입지만」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길을 걸으면서, 둘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바람에 몸을 맡기는 듯한 발걸음으로 걷는다. 매미 소리가 청량감을 준다. 조금 더 걷고두 사람은 산문 앞 계단에 도착했다.

「역시, 여기 계단 높네」

「그래도, 조금만 더 가면 돼. 쿠로짱」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어쩐지 이인삼각같네, 쿠로짱」

「확실히 그렇네, 언니~

 그렇게 겨우 산문에 도착하고, 경내로 들어 왔다.

「언니~, 차 마실래?

「고마워 쿠로짱」

 피로가 쌓은 두 사람은 경내 안에 있는 벤치에서 잠깐 휴식을 하기로 했다.

「아…… 그러고 보니」

 유우는 녹차가 담긴 컵을 양손으로 들고 있다.

「무슨 일이야 언니~

 쿠로는 한 손으로 보리차가 들어간 컵을 들고 있다.

「아빠 바빠서 묘를 청소하지 않은 거 잊고 있었어!

 아버지는 합숙 중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츠유코의 무덤에 가지 못했다.

「절에 있는 사람에게 청소 용구 빌릴 수 있는지 물어 보고 올게! 가방과 꽃, 잘 봐줘」

 보리차를 마신 쿠로가 사원 사무소로 간다. 유우는 천천히 녹차를 다 마시고, 가방에 물통을 넣고 연분홍색 호접란과 가방을 들고 쿠로에게 갔다.

「청소 용구, 빌려 주었어」

 쿠로가 사원 사무소에서 빗자루와 쓰레받기, 그리고 걸레를 빌렸다. 둘은 어머니의 무덤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쿠로짱, 원피스 더러워져……

 새하얀 원피스를 보며, 유우가 불안해 한다.

「조심하면 괜찮아. 거기에 나 청소 잘 해!

 쿠로가 미소를 지으며 언니의 불안을 불식시킨다.

「더러워질 거 같은 곳은 내가 할게」

「미안해, 언니~

「괜찮아…… 언니이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유우는 물긷기 장소에서 멈춰서 국자가 들어간 통에 물을 넣었다. 비어있는 오른손으로 통을 들고는, 다시 가던 길을 간다.

「제법 더러워졌네」

 쿠로가 그런 감상을 말했다.

「그렇네. 언제나 아빠가 해주기는 했는데……

 잡초가 무성하다.

「그럼, 쿠로짱은 물걸레질과 쓸기 부탁할게」

「알았어! 언니~?

「잡초 제거하고 정돈을 할게」

 작업을 나누고, 둘은 무덤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강한 햇볕 아래에서, 가끔 쉬면서도 순조롭게 작업을 진행한다.

「엄마~, 더울 거 같아」

 쿠로의 하얀 원피스에 듬뿍 땀을 배었다.

「나는 이 정도가 딱 좋은데」

「그것은 언니~ 뿐이야」

「그런가―」

「청소도 요리도 엄마~ 전혀 따라잡지 못했어

「그렇지 않아, 쿠로짱은 둘 다 잘해」

 유우가 진심으로 자랑스런 여동생을 칭찬한다.

「그 고기 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나도 요리 좀 더 열심히 해볼까」

「얼마든지 연습 같이 해줄게」

 두 사람이 이야기 꽃을 피운다. 청소를 마치고, 연분홍 호접란과 칡과자를 어머니에게 올렸다.

(엄마에게, 저는 아직도 멀었지만, 쿠로짱은 훌륭하게 성장했어요. 앞으로도 우리들을 지켜봐 주세요)

 유우는 묘 앞에서 손을 맞대며, 어머니에 그렇게 말했다. 쿠로는 어떤 것을 어머니에게 말했을까, 조금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둘은 사원을 뒤로 했다.

 여름 황혼 안에서 돌아가는 길, 두 사람은 타카카모 시즈노의 친가인 화과자가게에 들렀다.

「아, 쿠로씨에 유우씨! 뭔가 사실래요?

 드물게 가게를 보고 있는 운동복 차림의 타카카모 시즈노가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삽화/ タケミナカタ

 

 

「그럼, 갈분탕으로!

 쿠로가 활기 차게 주문했다.

「갈분 떡이 아니어도 괜찮아?

 유우가 여동생에게 묻는다. 쿠로가 그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니까

「쭉 혼자서 엄마~ 시중을 든 언니~에게 하는 답례니까」

 쿠로가 언니를 바라 보며 웃었다.

「어쩐지, 쿠로씨도 유우씨도 좋은 얼굴이네요! 갈분 떡도 서비스할게요」

「고마워, 시즈노짱」

 두 사람은 마치 짠 것 같은 타이밍으로 시즈노에게 인사했다.

「또 오세요」

 시즈노가 손을 흔들며 두 사람을 전송했다.

 집에 도착하고, 재빨리 저녁 준비에 착수했다. 오늘은 유우도 차가운 물을 취급하는 조리 과정을 도와주었다. 저녁을 다 먹고, 여동생과 함께 갈탕을 마시면서, 갈분 떡을 먹었다. 오랜만에 함께 목욕하고, 같은 방에서 자기로 했다.

「언니~

 곁에 있는 이불에서, 쿠로가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왜에? 쿠로짱」

「다음에 또 함께 엄마~의 묘 가도 괜찮아?

「쿠로짱이 그렇게 말해주어서 기뻐」

 그것은 유우가 기다렸던 대답이었다.

「많이 청소해 주면, 엄마~ 기뻐할까」

「응, 반드시 기뻐할 거야」

 유우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네…… 아빠도 여관 일로 바쁘잖고, 다음 달부터는 둘이서 청소하지 않을래?

「함께 힘내자, 쿠로짱」

「그럼, 잘자 언니~

「잘자, 쿠로짱」

 그 묘 아래에 엄마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곳을 지키는 의미는 반드시 있다, 라고 쿠로는 믿게 되었다.

 

 

 

추억을 밟으며

 

 

 10,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계절. 다음 달, 11월은 츠유코의 기일이다.

 예전에 두 사람은 단풍을 볼 때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생각나 힘들었지만, 이제 두 사람에게 그런 걱정은 없는 것 같다. 기일에 또 두 사람은 어머니가 잠든 사원으로 갔다. 어머니의 추억을 밟으며 천천히, 손을 잡은 두 사람이 단풍 속으로 걸었다.

 요시노의 아름다운 계절과 함께, 어머니는 반드시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 둘은 진심으로 믿고 있다.

 

 

 


삽화/タケミナカ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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