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팬픽은 2side님이 결혼시리즈 작가 tetsukugi님의 허가를 받은 것을 대리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두분께 감사의 예를 이자리에서 표합니다.
하루시즈 「시즈카짱」
「···저기,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생각이야?」
내가 약간 짜증이 묻어난 목소리로 그렇게 묻자, 그 여학생은 오피스 의자를 삐걱삐걱 흔들면서,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응―, 앞으로 30분 정도일까. 약속 시간까지 조금 남았고―」
「···있잖아」
그 대답에 내 피로감이 증가한다.
쓸데없다는 것은 알지만 서도, 나는 펜을 멈추고 설득하듯이 말한다.
「알겠는가, 너는 이미 자유시간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업무 중이다. 너의 심심풀이 땅콩이 될 생각은 없다고」
「매정해. 학생하고 상담하는 건 훌륭한 선생님이라면 해야 하지 않아? 생활 지도 담당이라면 더욱 더네」
「너는 상담할 거리도 없지 않은가···」
나는 하아, 한숨을 쉰다. 그에 비해 눈앞의 소녀는, 내 태도는 신경 쓰지 않고 미소를 띄우고 있다. 아니, 신경쓰기는커녕 즐기는 거 같다.
「아무튼 좋은걸. 별로 다른 상담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것도 외로울 거 같은걸―. 나도 바쁜데도, 이렇게 시간을 내주고 있는 거야.」
「아무도 너에게 오라고 한 적 없다···」
어째서 조금 위로부터의 시선이야. 맹렬하게 쓸데없는 걱정이다.
정말이지·· 그러니까 이 학생은 골칫거리다. 뭐랄까 버릇없고 짓궂다. 뭐, 그렇다고 해도, 뭔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교사이니까.
한번 더, 한숨을 쉰다. 사실은 잠깐 쉬고 싶지만, 학생 앞에서 담배를 필 수도 없고, 그녀를 이 방에 남겨 두고 담배 피러 나가기에는 매우 불안하다.
「···15분이다. 그럼 나는 문 닫고 직원실로 돌아간다. 일은 거기서도 할 수 있으니까. 너도 불평하지 말고 나가라」
「그렇게 나와야지」
내 타협안에 그녀는 만족하는 거 같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역시 이야기가 통하네··· 시즈카짱은」
「······어이」
움찔, 하며 부산하던 내 손이 멈춘다.
「응? 무슨 일이야, 시즈카짱?」
「아니, 그거, 그만두지 그래?」
「그거? 그게 뭐야, 시즈카짱?」
「아니,그러니까 그것이라고, 그···」
「에―, 무엇을 말하는 지 모르겠어, 시즈카짱」
「·········」
여기까지 이야기해서야, 간신히 깨달았다.
이 녀석은 알면서도 말하는 거라는 것을. 그 히죽히죽거리는 얼굴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정말이지··· 그러니까 이 학생은 골칫거리다.
몇 번이나 말해야 하는지, 라며 나는 불쾌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그 시, 「시즈카짱」 이라고 부르는 것을 그만두라는 거다, 유키노시타」
「그럼 나도 이름으로 불러 줘··· 하루노라고 」
몇 번이나 말하는 거지만, 이라며 그 학생···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웃으면서 말했다.
◆
치바 시립 소부 고등학교의 교실동 가장자리에, 학생 상담실이라 불리는 방이 있다.
크지도 않고, 교실 반정도의 방이다. 방에는 직원실에 쓰던 오래된 데스크와 오피스 의자가 있다. 그리고 서류선반 그 위에 작은 포트와 주전자 세트. 그런, 간소한 구조다.
본래라면 진로 상담 등 개별적으로 학생을 부를 필요가 있을 때 쓰는 방이지만, 요즈음 학교 문제의 영향인지, 이런 밀실 같아 보이는 공간은 꽤나 기피하는 거 같아, 현재는 이용자가 제로에 육박한다. 그런 까닭으로 몇 년 전부터 이 방은 열쇠 관리 담당 교사의 창고나 휴식 공간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거 치고는 철거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게 어른의 사정이란 것이 보일 듯 말 듯 하는 것도 같지만.
그리고 올해 순번이 돌아 생활 지도를 담당하게 된 나에게, 그 관리 업무가 부여 되었다. 학생 상담실 관리는, 생활 지도 담당 중 누군가가 하게 되었다. 일단은.
젊은 내가 여기를 창고 대신 쓰거나 늘어질 공간으로 쓰는 것은 분명히 좋지 않다. 그렇다고는 해도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쓰지 않는 건 아깝고, 가능하면 활용하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한 결과 겨우 떠오른 것이,
―――통칭 「히라츠카 시즈카의 인생 상담실」, 이다.
아니, 뭐, 아무도 그렇게 불러 주지는 않지만.
그 아이디어를 생각했을 때는 그 나름대로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역시 학생 상담실이라고 하는 이상, 가장 적절할 것이다.
우리 소부고교에서도 반드시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다. 진로만이 아니라, 친구 관계나 연애, 막연한 불안이나 열등감,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이 청춘이라는 것. 나도 그런 기억이 있다.
그리고 젊은 나이기에 더욱, 미래가 있을 젊은이에게 적절한 어드바이스를 할 수 있는 거다--- 우와, 나도 참 굉장한 열혈 교사 (웃음) 같다. 라고 들떴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시기가, 나에게도 있었습니다.
밀실성이 어쩌구 저쩌구 난색을 표하던 어르신들을 어떻게든 설득하고, 익숙하지 않는 손놀림으로 먼지 쌓인 방을 청소하고, 친근감을 보이기 위해 「OPEN/CLOSE」 푯말까지 직접 만들고, 만반의 준비를 했건만.
개설한지 한 달, 우는 것은 뻐꾸기뿐이다.
어라- 이상하다―, 아니 아직이다, 아직 초조해서는 안 된다·· 라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만, 날이 갈수록 나도 상담자 제로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요점은, 아무도 이런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 일까.
확실히 모두에게 고민은 있을 거다. 그리고 해결하고 싶기도 할 거다. 그러나,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 놓을 생각까지는 하지 않는 것이다. 털어 놓고도 그대로라면 차라리 털어놓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하물며 교사라는 위에서 내려다 보면서도 그에 비해 아무것도 해 주지 않는 존재들에게, 상담할 생각은 없는 거 같다.
그건 그럴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생각들을 묘하게 깨닫고 나니, 내가 그런 짓을 할 자격이 없는 거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젊은 내가 단순히 푸념만 하는 무리와 같아지고 싶지 않기에, 이렇게 행동으로 옮긴 것이지만.
내 행동도 또한,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교사가 된 지 몇 년, 단지 그 기간 만에 잃어 버린, 아무 근거도 없는 자부심와 긍지를 되찾고 싶었던 것뿐, 일지도.
그렇다고 하면··· 나도 이미, 젊다고 할 수는 없겠는데
아니, 물론,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만.
그렇다고는 해도, 시작한 마당에 안이하게 접을 수도 없다. 때때로 근처에서 바보취급 해대는 썩은 시선을 보내는 동료들을 생각하면 열 받고, 무엇보다 여기서 단념하면 나 자신이 후회할지도 모른다. 안선생님도 말하지 않았던가, 포기하면 거기서 시합 종료, 라고.
뭐, 만화처럼 포기하지 않으면 잘 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사실 내 희망과는 반대로, 이 방에 이따금 오는 사람은, 고민 같은 건 저혀 없어 보이는 여학생 한 명, 거기에 용건은 하필이면 심심풀이, 란 것이다.
···하아, 차라리 포기하고 폐점 할까. 이런 일뿐이니 만남이 없는 것일지도 모르고.
◆
「시즈카짱」.
누가 말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서서히 퍼지는 내 별명이다. 지은 사람을 찾으면 한 번 자리를 마련해 차분히 이야기를 주고받고 싶다. 주로 주먹으로.
「에―, 귀엽잖아.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걸」
「있잖아, 유키노시타···」
짓궂은 유키노시타가 한 발언에, 나는 기가 막히지만 일단 말은 해준다.
「교사가 그런 귀여운 이름으로 불리면 어떻게 되는 건가 위엄의 조각도 없을 거다.」
「위엄이라니, 필요 없는 걸.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친밀함이 아닐까? 있잖아, 「시즈카짱」··· 응, 어쩐지 프랜들리 하지 않아?」
「교사를 친구 취급해도 곤란하지만··· 그것은 친밀하다기 보다 막 대하는 거 아닌가」
쉽고 무르고, 싸 보인다, 라 보이고 싶진 않다.
.
「흐~음, 친근한 거하고 막 대하는 건 다른 거야?」
「다르다. 친한 사이라도 예의는 있다」
이따금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며 히죽히죽거리는 동료를 보면, 특히. 그것으로 괜찮은 건가 라고 지적하고 싶어진다. 둔감한 건지 배포가 큰 건지 판단하긴 어렵지만.
내 대답에, 유키노시타는 응응 수긍한다.
「위엄하고, 예의인가―···, 그렇다면 시즈카짱은 교사이니까 존경 받고 싶은 거야?」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결국엔 그런 뜻 아니야? 아무튼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결국은 풋내기 취급 당하고 싶지 않다는 거 같은데」
「·········」
나를 시험하는 말투로 들리는 건, 내 기분 탓일까.
조금 생각하고는, 말했다.
「···그렇다기 보다, 선긋기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선긋기?」
「아아. 고등학생쯤 되면 학생과 교사 사이의 관계도 다소 플랫하게 되지 않은가? 너희들 나이에 일할 사람도 있고 말이지, 정신적인 성숙에 대해서 라면, 단순히 아이 취급해야 할 이유는 없을 거다」
「응―, 뭐, 그럴까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콜’은 아니다. 그것은 틀리면 안 된다. 서로」
서로를 위해서.
교사와 학생.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그 입장에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단지, 때에 따라서, 그 입장이 애매해질 순간이 반드시 있을 거다. 교사가 학생을, 학생이 교사를 친구인 것 같이 착각할 때, 그런 감각으로 무심코 한 언동이나 행동이, 학생을 상처 입힐 수도 있다.
교사의 모럴헤저드는, 그다지 교사가 절대권력을 잡고 있을 때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관계를 망각할 때도, 위험은 잠복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예의는 필요하다. ··· 그 별명을 받아들일 생각도 없다」
「···흐음」
내 의견에 조금은 납득 한 것 같이, 유키노시타가 수긍했다.
「시즈카짱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거네」
「납득 한 것처럼 수긍하면서 그 별명에 대해서는 바꿀 생각 제로인가···」
「그렇지만 그렇다면 그런 거네」
내 불평을 상쾌할 정도로 무시하고 유키노시타가 계속 말한다.
「그럼 시즈카짱은 교사와 학생의 금단의 사랑, 그런 거에는 흥미 없는 거야? 그런 건 이른바 실수의 극치이잖아?」
「흠, 아무튼 그렇게 되겠구나」
적어도 발각되면, 교사도 학생도 학교에 있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졸업 후 라면 몰라도. 그렇다고는 해도, 내 짧은 교사 생활 중에서는 본 적도 없지만.
그렇다는 것보다,
「나도 분명히 고등학생은 대상 외이다. ···상대도 취향이 아니겠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고등학생가 수비 범위인 교사, 그런 건 안 좋다, 다양하게.
「그런가. 그럼 연상이 타입이야?」
「···뭐, 그렇구나. 의지할 만한 사람이 좋다, 역시」
「오―, 현실적. 시즈카짱 적령기이네」
「···뭐, 그렇구나. 그렇지만 아직이랄까아하하하!」
은근슬쩍 듣고 싶지 않은 단어가 귀에 들어와, 반사적으로 웃어 버렸다. 그것은 바로 3 개월 전에, 어머니에게 들은 단어이기도 하다.
으윽,그러니까 이 녀석은 짓궂다고···. 어쩐지 간파한 듯이, 그런 말이나 하고 말이지.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날카로운데.
「···그렇다」
내 반응을 눈치챘는지, 한층 더 유키노시타가 재미있다는 듯한 미소를 띄우며,
「하지만 그런 거지? 나는 시즈카짱은 이러저러해도 의지하기보다는 의지 받고 싶은 사람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자도, 조금 글러먹을 정도가 좋다고 할까나··· 내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나?」
「어째서 내 2개월 전의 심경을 알고 있는 건가!?」
그만 외쳐 버렸다. 이러다가 최근 절찬 은폐 중인 흑역사가 펼쳐지고 플래시백 할 것 가다. 그렇다고 할까 「엄마 괜찮아요 나 슬슬···」이라며 수줍으면서 말하던 3개월 전의 자신의 목소리가 뇌리에 울릴 정도다.
뭐야, 이 녀석은 초능력자인 건가. 과거시? 사이코메트리? EIJI?
그런 생각을 하며 노려봤더니, 의외로 유키노시타도 놀란 얼굴을 하고 있다.
「에? 아―··· 뭔가 건들면 안 되는 부분이었던 거야? 이야, 미안해.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
그런 게 아니라, 라면서 유키노시타는 이어 말한다. 방을 둘러보면서,
「이런 방까지 준비하고 말이지··· 어지간한 생각이 아니면 이렇게까진 안 할 거 같은걸?」
그렇게 말하며, 씨익, 미소 짓는다.
그것은 역시 매우 어른스러웠지만,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미소였다.
◆
지금까지 해서, 그녀와는 일년 정도 지냈다
유키노시타 하루노.
소부 고등학교 2학년. 관현악부 소속.
그 이름은 학년에 상관없이, 지금은 전교에 널리 퍼져 있다.
용모 단정, 성적 우수, 문무양도. 관현악부에서도 그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다. 차기 부장은 확실하다고. 고문 교사가 칭찬을 굉장히 많이 한 것을 들은 적도 있다.
먹을 흘리듯이 검고, 요염한 머리카락. 값비싼 도자기가 떠올리게 하는 희고 깨끗한 피부, 그리고 쾌활한 미소. 그 미소에 어울리는 붙임성 때문에,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인기가 있는 학생이다. 일부에서는 여신 같이 그녀를 숭배하는 팬클럽까지 있다고 들었다.
외관·자질 모두 눈에 띄는 그녀는, 1학년 때부터 학교 행사가 있을 때마다 그 지명도를 높였으며, 지금은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모르는 사람은 2학년 위로는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1학년들이 전부 알게 될 날도 머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인기는 교사에게까지 미치는 것 같지만 (소문으로는 팬클럽 회원조차 있는 것 같다) , 한편으로는 나를 포함한 생활 지도 담당들에게는 골치 아픈 존재였다.
요점은, 우수하기는 하지만 모범생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어떤 의미로는 문제아라고 해도 될 정도다.
수업 중인데도 불구하고 시끄럽고, 교복은 일부러 제대로 입지 않는다, 추종자들도 그렇게 할 정도이고, 그것을 조장하는 점에 대해서도,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나쁜 의미라고는 해도 소부고의 패션 리더였다. 본인이 매우 인기 있어, 자신의 평판만을 신경 쓰고 제대로 주의하지 않는 교사마저 있다는 것이 송구스러울 정도다. 뭐, 그것은 교사도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 내가 그녀와 제대로 이야기한 적 있다, 작년 불꽃놀이일 때다..
유키노시타는 학교 밖에서도 꽤 노는 듯했다. 지역 축제 같은 곳에서도 자주 나타났다. 그런 형식의 축제에는 나 같은 교사도 관리 업무 때문에 동원되었지만, 거의 대부분 본 것 같을 정도다.
『너의 출석률을 보면 말이다, 단지 축제를 좋아하는 걸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오, 눈치챘네- 선생님. 맞아, 소란스러운 것을 좋아해, 나」
그렇게 말하며 깔깔 웃던 것을 기억한다.
「아무튼, 그 정도로 해라. 시간도 이미 시간이다, 주변에 있는 애들도 고등학생인가」
「응, 맞아」
본 적도 없는 걸 보면, 아무래도 다른 학교 학생들인가.
『너희들도 슬슬 해산해라, 보도되고 싶지 않으면」
그렇게 얘기해도 그들은 꺄하하하, 라고 웃을 뿐. 나는 한숨을 쉰다.
「···유키노시타」
「왜에? 」
「그들을 너무 구슬리지 마라. 지금은 즐기는 거 같지만 서도」
「지금 즐거우면, 괜찮은 거 아니야? 그렇다고 할까, 선생님, 내 걱정은 안 해? 」
너무해, 라며 얼굴을 부풀리는 그녀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었다.
별로, 교사 같지 않은 말을.
「···걱정하고 있지 않았다. 너는」
「에? 」
하지만 아마, 비교적 내 본심이었다.
학교 안 행실을 포함해서 관찰하던 내 솔직한 견해.
『너는 어디까지 가더라도 자력으로 제자리로 가겠지. 묘하게 확신범 같은 짓을 하니까. 축제라고 하면서도 그렇게 들뜨지도 않는 거겠지. 문제는 이끌린 무리다. 다른 학교 애들도 걱정이다, 무사하게 제대로 돌아가 주었으면 하는데」
「·········」
「···이런, 걱정 받고 싶은 건가. 그렇다면 좀 더 겁쟁이처럼 행동해라.」
그리고, 교사를 깔보지마.
「······헤에」
잠깐 멍하니 있던 그녀는, 얼굴에 희미하게 화색을 띄우며 나를 다시 보았다. 무엇인가 재미있는 것을 찾았다는 시선.
「선생님, 이름은? 」
「이름? 아니, 니 반에서 국어 가르치고 있다만···」
「성 말고 이름, 퍼스트 네임」
「하아? 아니, 뭐··· 시즈카, 이지만」
「시즈카. 시즈카네··· 흐음」
그렇게 수긍하고는, 그녀는 배후에 있던 학생들에게, 미소 지으며 뭔가 짧게 말했다. 그리고 그들을 두고 나에게 돌아왔다.
그 표정은, 그들에게 향하던 것과는 달리, 심하게 침착할 정도다.
「뭔가 흥이 깨져서, 오늘은 이제 돌아갈까」
「···아아, 그런가.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라」
순식간에 표정이 바뀐 것에는 순간 당황하긴 했지만, 가능한 침착하게 응대했다.
「그럼 시즈카짱··· 또, 학교에서」
그렇게 말하고 등을 돌리며, 총총 걸으면서, 휴대폰을 한 손에 들고 주차장으로 걸어 갔다. 단지 뒤로 돌았을 때, 약간은 입가가 웃는 것처럼 보이던 것은 내 기분 탓이었던 것일까.
뭐, 그렇게 해서, 그 뒤로 나는 유키노시타와 이따금 말을 주고 받게 되었다.
·········.
···그렇다고 할까,
◆
「유키노시타, 역시 그 별명을 퍼트린 것은 너가 아닌가!?」
「역시 나를 이름으로 불러 주지 않는 것도 시즈카짱의 폴리시 탓일까?」
회상하다가 진실에 부딪친 내 절규를, 아무 일도 아니란 듯이 무시하고, 유키노시타는 이야기를 계속하려는 것 같았다.
그 태도에 이 이상의 추궁은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았다. 뭐, 확실히, 유행의 발단이 어딘지를 알아도 본인이 인정하지 않는 이상 무의미하다.
「하아·· 그래서? 내 폴리시가 어떻다고 말했던가」
「응. 그 선긋기가 필요하다고 한 거 말이야. 시즈카짱은 학생을 이름으로는 부르지 않잖아」
「뭐. 특정 학생을 이름으로 불러 버리면, 특별 대우를 하는 거 같아서 말이지.」
어느 쪽인가 하면 마음에 든 상대에게는 참견해 버리는 타입이라는 자각이 있어서, 일부러라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너는 그건가, 역시 친밀해지고 싶어서 이름 불러달라고 조르는 걸까」
혹은, 강요라든가.
「그렇네―, 서로 이름으로 부르면 거리감이 훨씬 줄어들 거 같아서 랄까. 별명으로 서로 부르는 것보다도 강한 거 같아」
과연. 확실히 그것도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하나다. 특히나 여자들 사이에서는 부르는 법만으로도 거리감을 구분한다고 해도 될지도 모른다. 그것을 그녀는 확실하게 활용하고 있을 것이다. 동경하는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이름으로 부르고 또한 그녀가 자기를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허가 받은 것을 기뻐하지 않을 학생이 적을 리가 없다. 그야말로 상당히 경계심이 강하든가, 비뚤어진 녀석 정도일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시즈카짱은, 자기 이름을 좋아해?」
라고 유키노시타가 물었다.
「응? 뭔데, 뜬금없이」
「아니, 시즈카짱이라고 불리는 것이 싫은 것은, 폴리시만이 아니라 이름이 싫어서가 아닐까 생각해서. 시즈카짱이라고 불렀을 때의 그 얼굴을 보면,어쩐지」
어떤 표정을 지었던 걸까, 나는.
「······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는 생각해」
「아, 자각은 있는 거야?」
「내버려둬」
이름은 자기를 나타낸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자란 건 어쩔 수 없다. 아마 부모는 정숙한 여자로 키우고 싶었던 것이겠지. 그렇다면 나에게 보여줄 것은 소년 점프나 매거진이 아니라, 리본이나 나카요시가 아닐까, 뭐, 나는 다 좋아하지만.
(역주 : 나카요시, 리본 -> 일본 만화 잡지)
「시즈카짱도 가만히 있으면 이름대로 인데···」
「그런 속마음 말하지마···」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언동이 재앙이 된 케이스는 한 트럭은 될 거다. 친구들에게도 여러 번 놀림 받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싫은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주신 이름이니까. *사반세기(四半世紀)정도 살아 있으면 애착도 생긴다.」
(역주 : 사반세기는 일어 표현으로 25년 입니다. )
「흐음··· 그럴 걸까나」
그런 것일 것이다. 이름은 자신 자체, 평생 따라 다닌다. 뭐라도 타협을 하지 않으면 안 되고, 거기에 담겨 있는 마음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할까, 성씨라면 현행법으로 바꿀 수 있다··· 결혼이라든지.
···윽, 어째서 자폭한 건가.
「너는, 이름이 제대로 너를 나타내는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잘 어울린다」
「그래? 그렇지만, 어쩐지 그렇게 솔직하게 칭찬 받으니 부끄럽네」
아하하 웃어 보이는 그 태평함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하루노라는 이름. 반짝, 빛나는 태양의 이미지. 그것은 그녀에게 그대로 들어맞는다.
단지, 그것은 포근한 햇볕이라기 보다, 가차 없이 내리쬐는 여름에 뜨는 태양 이미지다. 단지 밝고 따뜻한 것만이 아니라, 그 너무나도 눈부신 빛이 보는 사람을 지치게 하고, 지나친 열량에 초목도 말라 죽여 버릴 것 같은. 그런 잔혹함을 지닌 태양.
나는 그런, 그녀의 옆 모습을 알고 있다.
「·········」
흠.
어쩌면 그녀는, 그것을 아는 내가 있기에, 여기에 왔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이름을, 좋아해?
그 질문의 의도. 자신을 정의하는 최초의 고유 명사.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좋아하는 걸까.
―――흠 ···그런 것인가.
내가 자신의 이름을 싫지 않다고 말했을 때의 그녀의 반응. 어딘가 납득 되지 않은 듯한, 애매하게 수긍한 듯한 대답. 만약 그녀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면, 그녀는 뭐라고 대답할까.
자신이라는 것. 청춘에 고민하는 사람이 겪는 최초의 실패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그 물음에 초조해 하며, 불안을, 젊음에 맡겨 감추려는 경우는 많다. 예를 들어, 필요이상으로 악인 척 해 보거나, 별 의미도 없이 소란 피우거나 말이다. 그것은 청춘에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빠질 수 있는 함정.
그녀도 또한, 그 중 한 사람이 아닐까.
···그렇다, 잊고 있었다.
나는, 그런 젊은이들을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하면,
―――그렇다고 하면, 나는 그녀를,
「유, 유키노시타. 혹시, 너는 고미..」
「오, 슬슬 시간이다. 시즈카짱, 또 다음에―」
「에? ···아―, 아, 그런가. 시간인가」
손목시계를 보고 일어선 유키노시타에게, 나는 기세가 꺾인 듯이 횡설수설한 반응을 보였다.
「응? 무슨 일이야, 시즈카짱?」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키노시타.
나로서는 그 눈에서 고민의 티끌 하나 찾을 수 없었다.
「그럼 또 한가하면 올게. 여기는 술래잡기 하는데 최적이야―」
「그러니까 너의 심심풀이를 위해서 연 게 아니라고···」
역시 이 녀석에게 고민은 없겠지. 매일이 즐거울 것이다.
···가능하다면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 방향으로 부탁하고 싶다. 진짜로.
◆
「아, 맞아 맞아」
돌아갈 때, 유키노시타가 상담실의 문고리를 잡으면서 뒤를 돌아봤다.
「시즈카짱, 학생은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다고 했었지만··· 졸업생은 어때?」
「졸업생?」
질문의 의도를 모르겠지만, 순간적으로.
「···아니, 역시 성씨다. 가르칠 때부터 그렇게 불렀다, 그게 더 자연스러울 거라 생각하는데」
「과연 과연. 그럼 그다지 뭔가 있는 건 아니네?」
「뭐··· 그렇겠지」
뭔가 있다는 건 의외이지만. 조금 전 설명을 했을 텐데.
「그럼 예를 들어서, 졸업하고 나면 「하루노」라고 불러도 좋은 거지? 시즈카짱으로서는」
「뭐··· 그렇게 될지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건가. 집념조차 느껴질 정도다.
내가 일단 이라고 하자, 유키노시타는 흠흠, 무엇인가 납득 하고는,
「으~응, 뭐, 정 안되면 그렇게라도 해볼까. 우선은 괜찮겠네」
「···무슨 이야기?」
「으응, 이쪽 이야기. 나도 참 선생 생각뿐이네. 졸업 후지 생각해 주다니」
「전혀 모르겠지만···」
「지금은 됐어. 그리고··· 그렇네, 2년 정도 후라면」
그리고. 그녀가 말하는 대로 나는 그 후, 어떤 사정으로 유키노시타에게 유키노시타라고 부르면 곤란해지는 사태에 빠져 버리지만··· 아무튼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
(역주 : 2년뒤에 유키노가 입학합니다.)
◇네타①
「시즈카짱은」
「···아직도 그렇게 부르는구나」
「좋잖아. 시즈카짱은, 역시 목욕 좋아해?」
「하? 목욕? 뭐, 좋아하긴 한다. 목욕 후, 한 잔은 최고다」
「···그건 술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그리고, 바이올린을 잘 못한 다든지」
「유키노시타··· 그것은 그건가 미래의 세계의 고양이형 로봇이 나오는 애니 이야기인가」
「아하, 알겠어? 그래서 어때? 바이올린?」
「어째서 그렇게 두근거리는 건가, 모른다··· 바이올린은 했던 적도 없으니까. 아아,하지만 베이스는 친다. 고등학생 시절과 대학생 시절에 조금 했었다」
「호오오오, 베이스 했었구나. 과연」
「···무엇을 메모 하고 있어?」
「별로? 흐응,하지만 그런데, 공통점이 너무 없네」
「아니, 그렇게 실망해도 곤란하다··· 있을 리가 없겠지, 무슨 관련성이 있을까」
「···아, 시즈카짱, 하나 생각났어! 말해도 괜찮아?」
「···싫은 예감이 들지만 말해봐라」
「좋아하는 남자 타입. 노비타군하고 결혼하면 파멸 욕구밖에 생각나지 않겠네」
「 「노비타군의 결혼 전야」를 본 다음에 말해라! 그런 아이는 나름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부정하지 않고 변호하는 것이, 역시 타입이야 ···」
◇네타②
「참고로 시즈카짱은 다른 별명은 없어?」
「니 탓에 그 별명이 계속 정착해서··· 딱히 없다」
「에- 무슨 일인데? 나 전혀 몰라」
「···그런가. 뭐, 유행하기 전에는 나에게 모두 「히라츠카 선생님」이라고 했다. 나도 학생에게 별명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시즈카짱은 건들면 무서우니까. 그렇지만 그렇다는 건, 학생들 사이에서 쓰던 건 들은 적 없어?」
「그런 거 말인가? 흠, 「귀신 히라츠카(鬼の平塚, 오니노 히라츠카)」라든지」
「오―, 무서운 교사 같아」
「으응. 아무튼 얕보이는 것보다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생략해서 「오니즈카(鬼塚)」라든지!」
「···시즈카짱, 조금 기뻐하는 거 같은데?」
「응? 아니, 역시 그에게는 조금 공감이 느껴지니까」
「그?」
「나도 한번만이라도 벽 같은 걸 박살 내 보고 싶다」
「···이따금 시즈카짱은 무슨 말하는 건지 모르겠어. 세대 차이?」
「흠? 듣고도 모른 척 한다면. 드라마로 리메이크도 되었다는 것으로··· 그럼 이번에 전권을 빌려주마. 그런데, 어디에 두었더라··· 친가에 두었던가」
「우와앗, 어쩐지 기쁜 얼굴··· 거절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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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팬픽은.. 당 카페와 제 블로그에만 기재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