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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리'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4.02.16 랑데뷰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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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3.12.31 랑데뷰 【01】 ~오리모토 카오리는 숲을 빠져나간다~ 2
오레가이루 팬픽/KZ=SK 2014. 2. 16. 21:47 by 레미0아이시스

본 작품은 KZ=SK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랑데뷰 【05



오리모토 카오리………주인공여장부형리쿠젠 대학 법학부 일학년.

히키가야 하치만………카오리의 반 친구삐딱이 체질.

스미레다이라 스미레……카오리의 반 친구.

카타히라 다이라………카오리의 반 친구.

오키나 나오키………카오리의 반 친구.

코우가야 미유키………카오리의 반 친구아가씨.

코우가야 코우야………코스기 세미나 준교수미유키의 오빠.

코스기 무사시………리쿠젠 대학 법학부 교수.

하세 타카노리………재즈 찻집 카인드·오브·블루의 마스터통칭·대불.

 

 

아싸의 물은 달지 않다

 

 

「무슨 일인가―, 쓰러지면 아직 멀었다

 

 리쿠젠 대학 법학부 법률학과교수코스기 무사시 교수는캔맥주를 한 손으로 들고 히죽히죽 하면서우리들을 도발하듯이 놀린다.

 화난다……

 여기는 코스기 교수의 사유지인 광대한 대나무숲아침 7시에 집합한 우리들은코스기 교수에게 죽순을 캐라고 명령 받았다.

 덧붙여서 집합장소는코스기 교수의 자택 앞현지 고위인사의 차남이라는 코스기 교수의 자택은지어진 지 100년은 되었다고 하는낡았지만 엄청 큰 대부호 저택으로학생들에게는 코스기 저택으라 불리는 것 같다.

 거기에서우리들은 법률학과 코우가야 코우야 교수가 운전하는 미니 버스로이 죽순(타케노코마을(싫다 모에해)로 왔다센다이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여기가 센다이시에서 얼마나 먼지도 모른다어쩐지 스마트폰의 GPS도 안 먹히고……

 우리들이라는 것은나 오리모토 카오리를 포함한법률학과 1 학년 6명과 코우가야 교수코스기 교수는 부인이 운전하는 4 WD로 따로 왔다

 참고로 6 사람의 맴버는 다음과 같다.

  오리모토 카오리.

  히키가야 하치만.

  스미레다이라 스미레.

  카타히라 다이라.

  오키나 나오키.

  그리고 코우가야 교수 여동생이자 내 친구코우가야 미유키.

 이상남자 3명 여자 3두서없이 소개했습니다.

 뭘까이 라인 업……

 아니이 녀석들의 공통점은굳이 살펴 본다면있다.

 나와 미유키를 빼면모두가집단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고립 지향이른바 「아싸」다.

 아싸 사중주내가 멋대로 그렇게 부르는 것뿐이지만.

 각각충분히 아싸가 될 만한 그 언동이 학교 내에 널리 퍼져 있다아직 입학한 지 1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카타히라는아직 으스스 추운 센다이의 4거기에 이런 이른 아침부터탱크 톱에 반바지육상부 같은 차림이다여기 죽림인데? 아니나 다를까모기에 물려 여기저기가 부어 있다.

 이 녀석은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마치 자신이 초일류 운동선수 같은 몸인 듯 행동한다.

 어떤 때에는 프로야구 선수어떤 때에는 축구 선수또 어떤 때에는 격투기그리고 오늘은 크로스컨트리 선수그것도 국가대표급이다.

 법률학과 친구들은 가타히라에게「일사 주자 1, 3루에 타석에 A·ROD가 섰을 때의 볼 배합」에 대해 들었다고 한다누구야 A·ROD?

 오늘도 한바탕 「이 경사면을 오를 때에는일단 비스듬하게 뛰어 오르고 나서.. 어쩌구」라며 죽순은 무시하고 죽림 경사면을 오르는 것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었다어디까지나 시뮬레이션으로언제쯤 시행할까 생각하던 도중에코스기 교수에게 농땡이 핀 것을 야단 맞고는현재는 얌전히 죽순을 찾고 있다스포츠계 망상 전개 중 2병인 타케이장(武井이라는 느낌이다.

 오키나는이런 장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창백한 안경 청년으로항상 핑크색 머리카락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껴 안으며혼자서 중얼중얼 말하고 있다오늘은 과연 죽순을 캐야 하기에 손에 피규어는 없지만혹시 그 배낭에 들어 있는 걸까 ..? 피규어는 항상 다르기에도대체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공통점은 핑크색 머리카락이라는 것이다나도 어릴 적은 밍키 뭐시기 (나중에 들었더니 그것도 리메이크 판이었다고 한다인형을 조른 적도 있었는데……

 뭐취미는 사람마다 다르고요즘에는 애니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도 드물지는 않으니까 별로 상관없지만언제나 사람이 없는 곳을 향해 중얼중얼 혼자 있는 것이 신경 쓰인다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안 보이는 것이 보이는 사람? 으로 보인다외형이나 인상으로 존중은 해주되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히키가야의 일로 알게 되었지만역시 조금 섬뜩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애니나 피규어에 대한 같은 취미를 가진 동료라면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을 것 같고아싸인 것은 취미 탓이 아닐 것이다

 스미레다이라는외관은 미소녀이지만 패션도 메이크도 거리가 먼 촌스러움의 극치로언제나 과묵하고 무표정하고 무반응으로누구와도 관계를 맺으려고 하지 않는다그래서 취미 기호도 전혀 모른다수수께끼에 쌓인 녀석이다.

 그리고히키가야 하치만.

 이 녀석은 반응에 대해서는 스미레다이라 보다는 좋지만어딘가 염세적에 은둔자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가만히 보면허무하고 우울한 분위기로 보일지도 모르지만때때로 기분 나쁜 웃음을 짓기도 하고 엉망이다.

 뭐 그렇지만평상시에는 기척을 지우고 있다고 할까배경하고 동화해서 사람들하고 엮이지 않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그래서기분 나쁘다고 한 거 자체가보고 있다는 증거로뭔가 괜찮다고 할까.

 어언제나 봤다는 것은아니니까!

 ……츤데레 같기도 하지만실제나는 히키가야를 어떤 의미로는의식하는 것이 확실하다.

 중학생 시절 동급생하고오랜만에 재회했다변함 없는 것 같지만무언가는 변한 것 같다.

 내 인생에 충격을 준두 미소녀그녀들과 히키가야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마음에 걸린다.

 그래도그것은 지금죽순 캐는 거하고는 관계없으니까 제쳐두겠지만.

 그렇다고는 해도그렇다.

 이 죽순 캐는 작업에아싸 사중주 뿐만이 아니라나까지 있는 이유를전혀 모르겠다나와 미유키는어느 쪽인가 하면사교적이고 팔방 미인인데도그야미유키는 코우가야 교수의 여동생이라고 쳐도나는?

 코스기 교수에게 불려 나왔더니 일요일에 죽순을 맛있게 요리해 오라고 반 강제적인 권유를 해서무작정 새벽에 일어나 와 보니캐는 것은 우리들뿐이고거기에 교수 본인은 접이식 테이블에 파라솔까지 캠핑 스타일로맥주를 한 손에 들고 지시할 뿐이다요점은 우리들이죽순 캐는걸로 혹사 당하고 있을 뿐인 것으로당했다! 라고 후회하는 것도 애프터 더 카니발 , 라는 것이다.

 뭐아웃도어는 싫지 않고오늘도어쨌든 아웃도어라고는 해도 모리걸하고는 다르게펜필드라든지 노스페이스라든지 아웃도어 브랜드를 입고 왔다.

 그렇다고는 해도이 인선은수수께끼다.

 아싸 사중주의 고립 해소를 위해 「손에 손 잡고 죽순을 캐어서모두 함께 즐겨 보자!」 라는 식으로 교우를 넓히는 모임이라고 납득을 아주 안 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그런 「모두 사이 좋게」 같은 사고 방식을코스기 교수가 할 리가 없다.

 여하튼 입학 후 처음 만났을 때부터「친구 놀이는 다른 장소에서 해라」 , 「청춘을 즐기는 바보들꺼져라」 라고 강렬한 말을 한 사람이다.

 어떤 의미로는코스기 교수도 아싸 지향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그렇다면비슷한 사람들을 모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 그렇다면 어째서 나나 미유키가 여기에 온 것일까.

 수수께끼는 깊어질 뿐이다.

 

     ★     ★     ★

 

 

의외로히키가야는 죽순 캐기에 능숙했다.

 코우가야 교수…… 최근 이 사람은코스기 교수 라는 괴짜의 보호 역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에 의한 첫 강의는땅에서 죽순 끝이 내민 시점에서너무 자라 맛있지 않은 것이라고.

 그렇다고 해도 땅에서 나오지 않으면파려고 해도 어디를 파도 좋을지 나는 모른다.

 코스기 교수는 「유방암 촉진이라고 생각해라」 라고참고도 안 되는 데다가미묘하게 성희롱이 되는 것 같은 표현으로 대충 넘겼다대체로 당신 의사도 아니잖아.

 그런데도히키가야는 능숙하게 죽순이 있을 것 같은 곳을 정하고 지면에 손을 대고 어루만지다가조용히 파기 시작한다.

 그러면훌륭한 죽순이 짜-안 나타난다. .

 나는 감탄 해서무심코 히키가야에게 말을 했다.

 

「아뜻밖의 특기가 있었네」

 

「그런굉장한 것이 아니다」

 

「아니히키가야는히키코모리에 허약체질일 거라 생각했는데이런 아침 일찍 죽림 경사면을 오르내려도 아무렇지 않은 것 같고나는 벌써 숨 차는데? 거기에 바로 죽순 찾기도 명인 급이고」

 

 나만이 아니라히키가야와 미유키 이외의 1 학년들은 숨차고 있다미유키도 의외로 야생같고이 정도의 산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다.

 

「할아버지 집의 뒷산이 죽림이어서자주 했었다」

 

「에―」

 

「……그래서이거언제까지 하는 건데?

 

「모르겠어코스기 선생님이 좋다고 할 때까지?

 

「정말이지귀찮구만……

 

 그런 것 치고는성실하게 하고 있다이 녀석.

 정말로 히키가야는잘 모르겠다입으로는 비뚤어진 말이나 하는 주제에말한 것은 제대로 하고……

 문득 보면스미레다이라는 묵묵히 지면을 구석구석 살피듯이 바라보고 있다이 녀석하고는 아침에 「안녕」 하고 말 한 뒤에한마디도 하지 않은 거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스미레다이라발 밑이 불안하다괜찮은 건가?

 

 에뭐야?

 히키가야가스미레다이라를 신경 썼어?

 

「……괜찮아」

 

 ……스미레다이라오늘 두 번째 대사.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이 두 사람의 대화?

 아니 별로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야당연하잖아 어째서 내가 히키가야와 스미레다이라의 관계를 신경 써야 하는 건데아무도 그런 말 안 했어.

 그거다히키가야는 여동생 있으니까이런 타입을 보고 걱정하는 거야.

 그러고 보니다른 애들은 어떨까?

 살펴 보자오키나는후우후우 하면서바로 패트병 물을 마시며 그늘에서 쉬고 있다무엇인가 끊임없이 말하고 있지만중얼중얼이라 들리지도 않는다짜증난다일해라.

 가타히라는「허리의 회전을 싣는다! 그립은 새끼 손가락을 잡는 거다!」 라며 뭔지도 모르는 것을 중얼거리면서쓸데없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무계획적으로 파는 것을 반복하다가아무 수확도 없어 때때로 코스기 선생님에게 야단 맞고 있다.

 코우가야 교수가 어드바이스를 하고 있지만나와 미유키 말고는 전혀 듣지 않고 있다.

 이렇게 다른 애들을 보고 있는데 히키가야가나에게 말을 걸었다.

 

「너도 게으름 피우지 말고 찾아라죽순」

 

「게으름 핀 거 아니야너하고 이야기 했잖아? 그거 쓸데없는 일?

 

「사이 좋은 집단이 아니겠지? 코스기 클래스는」

 

 무―,  이래서 아싸는……

 너야말로 죽순 캐기에 너무 몰두했다고농가인가레크리에이션이 아니겠냐고이 죽순 캐기는……아니의외로코스기 선생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그러나히키가야 녀석……

 변함 없이사람들하고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구나이 녀석이야기를 듣고 반응하지만곧바로 끊으려고 한다.

 좋아나도 너하고는조금 떨어져서 관찰한다고 정했어지금은 아직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인물을알아보는 시기야.

 거기에 확실히 아직 나죽순한 개도 못 찾았다그렇네경사면 위 쪽아직 보지 않았는데……

 폭신폭신한 경사면 흙을트렉킹 슈즈로 오르려는그 때.

 

 스륵!

 

「아앗!

 

 발이 미끄러지고나는 위를 향해 뒤집힐 듯이……

 위험해이대로라면 경사면에서 굴러 떨어질 거야!

 

 털썩!

 

 ……깨닫고 나면나는 구르지도 않았고

 무언가에 지탱되어아니기대고 있었다.

 

「……제대로 걸어」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나는겨우 지금 상황을 파악했다.

 누군가에게 등을 기댄 채로양 어깨가 잡혀 있다.

 등뒤에는앞가슴의 감촉……

 히키가야!?

 

「우왓 괘괘괘괘괘괘!?

 

 구를 것 같던 나는히키가야의 가슴에 닿은 채로지탱되어 있었다.

 당황한 나는 히키가야에게 떨어지고는허둥지둥 하면서히키가야를 바라본다.

 뭘까지금 밀착도.

 얼굴이 뜨겁다……

 히키가야도 기분 탓인지 얼굴이 붉다.

 

「……너괜찮은 건가? 제대로 밥은 먹고 있는 건가?

 

「하아!?

 

 아니리엑션이 이게 아니라고!

 

「아가 아니라…… 고마워……

 

「신경쓰지마」

 

 그렇게 말하고 히키가야는쳇하고 등을 돌리고는경사면을 내려 갔다.

 뭘까이 싸구려 러브 코미디 같은 이벤트……

 아―아직도 두근두근거린다……

 

「카오링-! 봐봐! 아주 큰 것을 캤어!

 

 미유키가힘찬 가다랑어 같은 큰 죽순을 껴안으며나에게 만면의 미소를 보여주었다.

 너는 언제라도 근심 없어서 좋겠다……

 

     ★     ★     ★

 

학생들에게 죽순 캐기를 시키고는자신은 기분 좋게 맥주를 마시는 코스기 교수.

 일단학생들 전원 미성년자인데도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

 정말 화난다이 아저씨……

 하지만부인은 엄청난 미인이다……스타일도 좋고모델 출신일까? 어떻게 봐도 코스기 선생님보다 키도 크지? 미녀와 야수는 이런 건가저기,그 아저씨의 어디에 반했나요?

 이쪽에 천박한 질문은 전혀 모른 채로미인 아내는 캠프 버너로능숙하게 죽순 요리를 잇달아 만들어 주고 있다.

 튀김와사비 무침중화풍 볶음데침……

 거기에 군고구마같이모닥불에 던져 넣고 통구이라니와일드이거 마치 스위트콘 같이 달아!

 그렇지만뭐니 뭐니해도죽순은 회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 달고 아삭하다.

 그렇다고는 해도결국제일 많이 캔 것은 히키가야 4코우가야 교수가 3스미레다이라가 1 미유키가 1그리고 나 포함해서 제로……

 

「최근에는 별로 잘 캐는 사람이 없는데…… 히키가야는 잘 하는구나」

 

「……네」

 

「그렇지만그렇겠지모두 힘을 「합치지 않고」 혼자서 죽순을 캐는 것은즐겁겠지?

 

 하아!?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아저씨그게 많이 못 캔 이유라고요?

 애초에 모두 초보이니까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혼자서 묵묵히 자기 작업에 몰두 하고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하는 일은 즐겁고 진전도 된다모두 같이 하는 작업이란 것은게으름 피우는 녀석이 나오고전체 스케줄을 지연시키는 녀석이 나온다그런데도 수확은 「모두의 것」이다바보 같은 짓이지」

 

 그렇...

 교수의 대사에모두들 아연실색 한다.

 

「그 점에서히키가야는 우수하다단 한 명으로서 우수하다」

 

「칭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만……

 

「다른 녀석들도수확이 없었다고는 해도혼자서 작업을 해낸 점은 높이 살만 하다어떤 녀석은 조를 짜서모두 힘을 합치자라고 하겠지만모두 혼자서 하려고 한 점은 훌륭해」

 

 윽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이 사람.

 뭐야이것도 교육의 일환이라고 하고 싶은 걸까.

 아싸 권장?

 그렇다면히키가야는 그 점에서는우수하구나.

 가타히라도 오키나도 아연실색 하고 있다이 녀석들도 괴짜라면 괴짜이지만코스기 선생님의 괴짜력에 당황하는 걸까.

 스미레다이라는……묵묵히 죽순 요리를 먹고 있다변함 없이마이 페이스다.

 코우가야 준교수는쓴 웃음을 지으면서 뺨을 긁적긁적 긁고 있다또 시작되었나그런 걸까.

 미유키는싱글벙글 웃으며 귀엽지 않아라고 한다아마 이 녀석도오빠 때문에 코스기 교수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겠지.

 맥주 마시고 얼굴이 빨개진 코스기 교수는대학에서는 볼 수 없을 거 같은 미소를 보여주며시종 좋은 기분인 듯 했지만이 죽순 캐기 대회의 의도는완전히 수수께끼인 채끝났다.

 부인의 손수 만든 요리가 엄청 맛있었던 데다가선물로 죽순 받았으니수확이 있다면 있었지만.

 

     ★     ★     ★

 

 미니 버스로 코스기 저택에 돌아와도착순으로 해산이 된 죽순 캐기 대회.

 이른 아침부터 일해서 더러워졌지만아직 오후 2시다……

 라고 생각하는데나는역에서 히키가야와 마주쳤다.

 

「어라? 히키가야도 여기?

 

「아아……너도 인가」

 

「응……

 

 ……경사면에서 일어난 일이 있어서또다시 나는 히키가야를 의식해 버렸다.

 그 사이둘이서 선 채로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데어쩐지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기분이 들었다거리를 두고 관찰하기로 했는데

 두근두근 한다이상하다나 이런 아가씨였나 ... 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아까는 정말코스기전개였어」

 

「코스기?

 

「정말 변화무쌍하던데그 사람……하지만묘하게 아싸 예찬한다든가히키가야와 마음이 맞는 거 아니야?

 

「……아니그 사람잘 모르겠다」

 

「에엣?

 

「뭐가 어떻든 혼자서 하라고 말해도전부 자기 책임이 아닌가그런 거싫다고..

 

 이 녀석……

 너가 말하는 거냐!

 사람들하고 엮이고 싶어하지도 않는 주제에코스기하고는 반대 의견을 내세운다고?

 뭐랄까비뚤어진 것이 도를 넘어타인이 하는 말은뭐든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일단 모든 것을 부정하는 자세야?

 그렇지 않으면 동족 혐오라는 거야?

 내가 더 모르겠다!

 뭐야이 녀석 사고 회로……

 

 전철을 타고 몇 분차내에서 한마디도 말을 주고 받지 않은 나와 히키가야였다.

 그렇다고 할까이 녀석이 얼마나 비뚤어졌는지 새삼 느끼다 보니무엇을 말하면 좋을지 알 수조차 없었다

 뭐아무리 본인이 아싸라도누군가에게 지적당하거나 하면반대로 하고 싶어한다이런 걸까……아니생각해도 답이 안 나온다.

 역시 관찰이 필요하다.

 이것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내가 내릴 역에 도착했다.

 푸슈 문이 열리고내리자

 

「어라?

 

「어?

 

 히키가야도 내렸었다.

 

「아…… 히키가야이 역?

 

「아아아」

 

「놀랐어…… 뭐대학에서 한 정거장에주택가이고우리 학교 학생들이 많다고는 들었지만

 

「……아아」

 

 ……반응무뎌.

 그대로두 사람이 역을 나간다.

 총총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히키가야의 등을 바라 본다.

 관찰한다고 정한 것 치고는나는 히키가야를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일까.

 볼 수,  있을까.

 구를 것 같던 나를받쳐준 이 녀석의강함을.

 히키코모리에 허약채질이라고 말해 버렸다그토록 자신에게 경고했는데아직도 선입관을 다 버리지 못한 거야?

 여자로서는 키가 큰 나를제대로 받아준 히키가야그리고 지금눈앞에 있는 그 등의넓이.

 뒤에서는물고기가 썩은 같은 눈 같은 것도 안 보이고……

 우엣!?

 나무슨생각을?

 히키가야의 몸을!?

 나는무심코……

 

「히키가야!

 

 그의 등을 향해그 이름을 불러 본다.

 

「응?

 

 이란 말도 없이멈춰 서서얼굴만 돌아 보는히키가야.

 불러 보았지만무슨 말을 해야 좋은 걸까……

 빛이 계속 깜빡이며내 머리 속을 땡땡땡 치고 있었는데도,  「간신히」 나온 말이……

 

「……또내일」

 

 그래내일은 월요일.

 학교에서 또이 녀석을 만날 수 있다.

 나는스스로도 놀랄 정도로자연스럽게매우 내츄럴하게…… 그렇게……

 미소 지으며작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얼굴이 멋대로의식도 하지 않았는데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자히키가야는……

 그 자리에서얼어 있었다.

 표정도 멍하니마음이 텅 빈 듯한 느낌으로.

 시선은나에게 향하고 있는데나를 보지 않고 있다고 느껴졌다마치내 표정을 통해다른 차원을 응시하는 것 같이.

 그러니까 나도미소 지은 채로의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 ? ? ? ?  마크가머리  주위를 맴도는 걸까

 그것을 눈치챘는지히키가야는 ,

 

「아아아……내일」

 

 평상시라면말할 것 같지도 않은 그런 말을 해 주었다.

 반대로히키가야가 표정을 만들고 있는 것을싫어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히키가야는뒤돌아 보지도 않고주택가로 사라졌다.

 

 이 때의 히키가야의 표정의 의미를내가 아는 것은좀더 이후 이다……

 

     ★     ★     ★

 

다음날월요일.

 나와 미유키는점심에 수업이 비었을 때점심도 빨리 먹을 겸 재즈 찻집 「카인드·오브·블루」를 방문했다.

 딸랑 딸랑 문에 달린 벨이 울린다언제나 생각하지만이렇게 큰 소리로 재즈를 틀고 있는데벨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생각하지만대불 마스터에게는 있는 것 같다.

 귀좋은 거야그 사람.

 오늘도 큰 소리로재즈를 틀고 있다.

 

「안녕하세요―! 이거테렌스·블랜차드?

 

「오옷과연 카오리짱빙고!

 

「데이브·더글라스현역의 트럼펫은 마음에 드는걸」

 

「크리스찬·스콧은?

 

「좋지만아직 어리다는 느낌으로……

 

18세 아가씨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건가……

 

「카오링은아저씨콘이야?

 

혹시 파더콘이라면 부정할 수는 없다..

 

「카오리짱에게 빌려 준오스카·피터슨은 이미 들은 걸까?

 

「들었어요왕도라는 느낌으로 좋던데요? 스윙 하는 느낌」

 

「피아니스트라면 탑?

 

「아니좋지만 탑은 아니에요」

 

「카오링이전에 아이폰에 빌·에반스 넣었잖아」

「응―좋아하냐고 하면 10에는 들어가지만」

 

「애태우지 말고 알려줘! 피아니스트의 탑!

 

「별로 상관없잖아지금은세로니아스·몽크」

 

 여기에대불 마스터가 눈을 크게 떴다.

 

「세로니아스·몽크…… 차분한 것이 왔군어떤 면일까?

 

「그 사람일본어로 피아노 연주하고 있어요」

 

「하?

 

 내 대답에이번에는 마스터와 미유키가 비둘기 장난감 대나무 총 맞은 표정을 지었다.

 

「그 사람의 피아노 프레이즈는하이쿠 같은 게 생각나서. 575같다고 할까절대로 그거일본어로 말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게 돼감각적으로」

 

 마스터는그것을 듣고오른손으로 얼굴을 대고킥킥 웃음을 참고 있다.

 

「뭔데 뭔데!? 무엇이 이상한 거야마스터는 정말!?

 

「아니항상 그렇지만카오리짱의 감상은 개성적이라고 생각해서」

 

「개성적이라고 할까카오링의 발상은 삐딱하게 급강하 하는 느낌이네」

 

「사람이 먹고 있는 고기만두를 가로채는 까마귀 같아……

 

 어쩐지 납득 가지 않는다……그렇게 이상한 걸까? 내 감상은……

 

「마스터배고파!

 

「잠미유키? 아이야!?

 

「하하미유키짱은 언제나 이렇다고?

 

 나는 어떤가 하면오늘도 드립 커피와 나폴리탄 세트를 주문했다.

 그러자마스터는 미유키에게,

 

「아아미유키짱어제 죽순땡큐」

 

「아―언제나 저녁이 되어 버려서일찍 줄 수는 없었는데」

 

「아니 아니맛있었어매년기대하고 있으니까」

 

「매년?

 

 나는 미유키에게 묻는다.

 

「응맞아마스터에게는 매년코스기 죽순을 주고 있어」

 

「그렇다는 건미유키는 이전부터 그 죽순 캐기에?

 

「오빠가 코스기 교수에게 붙고 나서이니까내가 중학생 일 때부터 갔었어」

 

「그럼묻고 싶은데……  어떻게 정하고 있어? 매년그런 느낌?

 

「아―……그건 잘 몰라어디까지나 코스기 교수의 선택이니까」

 

「어제라면비교적 혼자 지낸다고 할까아싸 기질이 강한 녀석들이 셀렉트된 느낌이었는데」

 

「그럴-까나―, 매년 그런 건 아닌걸? 단지분위기는 닮았다고 할까……대체로그렇게 말하면카오링은 아싸가 아니잖아」

 

「그래…… 그러니까모르겠어」

 

「결국진상은 코스기 교수밖에 모르지만아싸라서 선택하는 것은 아니고선택한 멤버 중에 아싸 비율이 높은 걸지도」

 

「흐응……」

 

「그런 의미로는카오링이 포함된 것도 알 거 같아」

 

「에엣?

 

 무슨 말?

 

「그렇다고 말할까……아싸가 되기 쉬운 개성이라고 할까카오리도 어떤 의미로는 아싸가 될 정도로 개성적이니까 」

 

「뭐야 그게……

 

 아싸라.

 아니확실히 나악이 강하다고 들은 적은 있지만……

 그럴 때대불 마스터가 런치를 가져 왔다.

 

「네카오리짱의 나폴리탄미유키짱은 씨푸드 필라프」

 

「얏호~

 

「잘먹겠습니다~!

 

「코스기 교수변함없는 것 같다구나」

 

「응? 마스터도코스기 교수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

 

「몇 번인가 온 적도 있고대체로 여기 오는 리쿠젠 학생들이 가끔 이야기 해.

 

「헤―……」

 

 변변치 않은 이야기겠지

 

「변함 없이무투파구나」

 

「하아? ……무투파?

 

「아아별로 싸움꾼이란 것이 아니라고? 뭐랄까기존 가치관에 대해 반기를 든다고 할까상식에 송곳니를 드러낸다고 할까……법학부 교수겠지? 그 사람그런데룰에 대해 항상 물음표를 던지고새로운 룰을 모색하는그런 사람이더라」

 

!

 

 상식에 송곳니를 드러낸다……

 룰을 의심하고새로운 룰을 모색한다……

 마치 누군가가리쿠젠 법학부를 목표로 한 이유와 같다.

 마스터가 이어서 말한다.

 

「나같이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흥미로운 인간이야재즈라는 음악도항상 혁신을 반복하니까당연한 것을그것에 반기를 들고진보를 멈추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아」

 

「흐응……」

 

 마스터의 말에무엇인가 끌리는 것 같다.

 나는 나폴리탄을 먹으면서생각했다.

 확실히코스기 선생님의 언동은상식을 일탈하는 것 같다매 번 당황한다.

 하지만 그것은내가 상식에 잡혀 있기에이질감을 느끼는 걸까.

 재즈 같이한 곳에 머물지 않고 항상 혁신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상식이라 불리는 유물을 고집하고 의지해서파이널 앤서라며 사고를 정지시켜 버리는 것이문제인 것이 아닐까.

변화는현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항상 화학반응에 의해 이루어진다그것은,  「혼합해서 위험」한 것에도 두려워하지 않고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되는 것은 아닌 것일까.

 예를 들어아싸를 악이라고 보고모두 같이가 올바르다그런 강박 관념 같은 「상식」의 함정.

 그러고 보니 아버지도 말했었다……

 

「변화는어느 날 갑자기 방문한다」

 

 그것은 확실히화학반응 때문인 것은 아닐까.

 으웅……

 나를 둘러싸는 여러 가지 요소가재즈를 기점으로 이어질 것 같이 느껴졌다.

 

 그 때.

 

「저기그러고 보니 카오링」

 

 어째서 「그러고 보니」가 나오는 거니 전혀 모르겠지만미유키가 말을 걸었다.

 

「지난번내 친구가 여기서 라이브 했잖아」

 

「아아타가죠(多賀城) 대학의 재즈연……뭐더라모모타로 밴드?

 

「그거 그거」

 

「이름이 촌스러워서 기억했어」

 

「그게 뭐야너무하지 않아?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게 더 너무하지 않아?

 

「아니아니연주는 굉장히 근사했다고? 어째서 그런데 아마추어인가 하고」

 

「그렇지만카오링은 피아노 친다고 하지 않았어?

 

「……저기미유키는 말이야맥락이 4차원적이다고 할까너무 뜬금 없지 않아?

 

「아니 끝까지 들어줘……모모타로에서피아니스트가 가까운 시일 내에 그만둔대」

 

「에엣!? 진짜? 그 안경 낀 사람정말 잘했는데!

 

「그렇지만토리하마(鳥浜)건초염(腱鞘炎때문에피아노 연주하는 것 힘들어졌다고 해서그래서매니저로 일하고 싶대」

 

「아깝네」

 

「그래서……

 

 미유키는다가와서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본다.

 

「카오링재즈 피아노해 보지 않을래?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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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랑데뷰가 얼마나 길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현재 5편.. 

연재가 항시 빠른 사람 치고는 랑데뷰는 연재가 느립니다. 거기에 항시 다른 것하고 같이 연재하고 있으니까요..

이번 편도 나름 메세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레가이루 팬픽/KZ=SK 2014. 1. 24. 20:27 by 레미0아이시스

본 작품은 KZ=SK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랑데뷰 【04

 

*블루노트(ブル)에 마법을 걸어

 

(블루 노트 : 블루스 등 흑인 음악의 독특한 음계. 3도(=미)와 7도(=시)를 반음씩 내려서 연주함. )

 


「청춘이나 즐기는 어리석은 녀석들」

 그 말을 들은 우리들은얼어붙었다.

「꺼져라」

 그게……

 대학 교수가 할 말일까?

 

     ★     ★     ★

 

 리쿠젠 대학.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위치하는 그곳은사립 문과로서는 약간 이색적인 학부라 할 수 있다.

 원래는 불교계 학교(私塾)에서 비롯된 종합대학 리쿠젠 학원 대학과 의료법인의 출자에 의해 설립된 아오바 복지 대학이, 5년 전에 합병되어 설립되었다.

 그래서교육학부문학부경제학부경영학부법학부에다가 종합 복지 학부가 있다.

 나오리모토 카오리는원래 이 종합 복지 학부 지망이었다그것이 여러 가지가 있어 (웃음), 법학부 지망으로 체인지 했지만장래적으로는 복지계 쪽 취직을 희망하고 있으니법학부 수업 만이 아니라 선택 과목으로 복지계 수업도 이수할 생각이다.

 잘 되면 4년 안에복지계 쪽 자격도 딸 생각이다.

 오리엔테이링도 마치고 새삼스레 법학부 1 학년 45명이 모이고 담임--중학교 고등학교가 아니니까클래스 담임이라고 해도 단순한 담당이겠지만법학부 법률학과교수라는 담임·코스기 무사시(小杉武교수의 인사가조금 충격적이었다.

 

「클래스라고 해도대학은 사이 좋은 집단이 아니다친구라면 다른 곳에서 만들어라최고 학부에서 노닥거리다니 구역질 난다」

 

 적잖이 부드러운 분위기였던 법학부 1학년 클래스가우선 이것으로 조용해졌다.

 럭비 선수 같은 단단히 한 체격단발수염의 코스기 교수는시종엷은 비웃음으로 비뚤어지게 말을 이어서 한다.

 

「제군들은 개개인의 향상에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친구 놀이를 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겠지만내 평가 대상은 아니다노트 사본이나 대리 출석을 일일이 추궁할 생각은 없지만그런 것으로는 제군들은 향상할 수 없다늦게 오는 녀석들에게 신경 쓸 만큼 여기도 한가하지 않다이 중에는 「대학교는 4년간 여름방학」라며 모르는 척하는 무리도 있겠지만그들은 결국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고나에게 그 애들에게 상관할 여력이 있다면 다른 곳에 쓰고 싶다대학을 청춘 놀이터로 생각하는 녀석들에게나는 관심이 없다」

 

 그렇게 말하고 코스기 교수는그 한마디를 뱉어 냈다.

 

「청춘이나 즐기는 어리석은 녀석들꺼져라」

 

     ★     ★     ★

 

 낮 1200, 여기는 학생식당 카페 테라스.

 법학부 몇 명이제 각기 굳어져서는점심식사를 하면서코스기 교수를 화제로 삼고 있었다.

 

「뭐야 그거? 무슨 말하고 싶은 거야?

 

「괴짜 교수라는 평판은 있었지만……

 

「일부러 그런 게 아닐까?

 

「별로 상관없잖아? 캠퍼스에서 청춘을 구가해도……

 

 뭐험담이라기 보다당황한 것 일까면역 반응 같은 것이다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에 처하면 사람은 말이 많아지고동료끼리 단합하고 위로하고 싶은 것이다그런 식으로 위화감을 파쇄시키며자신을 길들이는 것이다.

 ……사람이란 그런 것이다나도 「치바 사변」에서 하야마군의 말에얼마나 자기 변호에 기를 썼었는지...

 이렇게 말하는 나도코스기 교수의 말에는 당황했지만그렇다고 혐오 같은 건 하지 않는다오히려 일을 즐기는 성격 탓인지괴짜 교수와 만난 것을 즐기고 있기까지 하다.

 문득테라스에서 가장 먼 그늘이라고도 할 수 없는 어슴푸레한 구석자리잘도 그런 장소 찾아냈네? 할 법한 장소에서혼자 오도카니 「그」는 점심을 먹고 있었다.

 히키가야 하치만.

 그 녀석다운 장소……

 나는그 발견에 왠지 묘하게 들떠서오늘의 A정식·탕수육 정식을 들고그가 진을 친 테이블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괜찮아?

 

 ――아니이거 내가 한 말 아니다.

 몸집이 작고허리까지 내려간 곱슬머리 흑발화장은 안 했지만 피부가 하얀 꽤나 미소녀……에 비해 무표정하고 졸린 듯한 눈을 하고 있는 어떤 여자…… ,  히키가야 앞에 앉았다.

 그렇다고 할까히키가야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앉았다.

 

「아아……

 

 히키가야도 얼떨떨하다고 할까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는 거 같다……

 나는 어떤가 하면추월 당해서약간 주눅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기분을 가다듬고.

 

「히키가야…… 나도괜찮아?

 

「……뭐좋을 대로」

 

 같은 히키가야 앞곱슬머리 오른쪽에 앉았다.

 곱슬머리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다같은 법학부 1학년즉 같은 클래스이름은스미레다이라스미레(菫平スミレ). 자기소개 때부터이런 느낌으로 음침한 분위기였다.

 데님 멜빵 바지에흰색 감색의 줄무늬 T셔츠붉은 새틴의 블루진맨발에 캔버스지 밧슈(バッシュ)도 색이 바랬다화장도 없지만 옷차림에도 흥미 없을 것 같다.

 하지만미소시루를 먹고 있는 그 옆 얼굴을 보면긴 속눈썹흰 피부연분홍색 입술이인형 같아 뭐랄까 정말 사랑스럽다소재는 괜찮은데 아깝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녀는어째서 히키가야와 동석을?

 ……히키가야에게 흥미라도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던 시기가나에게도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고 나서 5분 정도귀에 들리는 것은히키가야가 라면 정식을 먹고 있는 소리,  스미레다이라가 미소시루를 훌쩍거리는 소리정도였다.

 아무 이야기도 안 하는 걸까……

 

「――그그렇다고는 해도 코스기 교수님이상했지?

 

 ……나로서도 의미 없는 화제였다「그렇다고는 해도」로 말을 꺼내는 것은 딱히 할 말이 없을 때 쓰는 상투어구다.

 

「아아」

「그렇네」

「……………………」

 

 그게 끝!?

 스미레다이라가 냠냠 B정식 연어 구이 정식을 먹어 치워 간다식욕은 왕성하다그런 거 싫어하지 않는다.

 

「좀처럼 하지 않는 말 아냐? 교육자가꺼져라라니」

 

「……비슷한 걸 하는 녀석은알고 있지만」

 

 히키가야가 그렇게 말했다그렇지호응해 주는 걸까?

 

「헤에그 녀석 필시비뚤어진 거 아닐까? 이따금 있잖아리얼충 폭발해 버려 라든가

 

「……………………」

「……………………」

 

 ……그러니까무언가 곤란한 말 했습니까?

 어어쩌지 이 두 사람분위기도 닮은 것 같은데……

 애초에담임 교수도 괴짜지만이 클래스에도 히키가야를 필두로 하는 괴짜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준교수인 코우가야(교수는 착실할 것 같았지만.

 

「잘 먹었습니다」

「빨라!

 

 스미레다이라는빨리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나서는거의 말도 하지 않고그 자리를 떠났다.

 그것을 보고히키가야와 둘만 있게 된 테이블에서나는 조용히 말을 걸었다.

 

「――아그런데 말이야히키가야」

「응?

「스미레다이라아는 사람이야?

「아니다만?

「……왜여기서 식사한 거야?

「알까자리가 비어 있던 것뿐이겠지?

「그그런가……?

「너도그런 거 아니었나?

「에? 나! 나는 달라……

 

 ……라니무슨 대답할 생각인가요,  ?

 히키가야와 같이 앉고 싶어서라도 말할 생각?

 

「그그게일단아는 사이이고새로운 환경이고 역시어쩐지 모르게?

「――너그렇게 섬세한 녀석이 아니였을텐데?

「무례해!

 

 진짜로.

 그렇게 말하고 나서우리들은조용히 식사를 계속했다.

 히키가야도 라면 정식을슬슬 다 먹어 간다.

 나는……

 말할까 말까 망설이던 한 마디를과감히 말했다.

 

「히키가야……」

「뭐야」

「저기 말이야……너에게 사과 해야겠다고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하아?

 

 스읍하아

 가볍게심호흡.

 

「중학교 때너에게 고백되었었잖아.

「……뭐야이제 와서 갑자기」

「그 후그 일을 주변에 퍼트렸던 것잘 못했어미안」

「하아!?

「그때는,  갑작스러워서 어쩌면 좋을지 몰라서그렇게 했었어」

 

 히키가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솔직히 그 눈으로 그러면 기분 나쁘다.

 

「훗,  푸하하하하하하하!

「뭐뭐야!?

「너…… 몇 년 전이지? 5년 인가? 계속 신경 쓰고 있었던 건가?

「미미안!

「……그런 것신경 쓰지 않아너에게 악의가 있었든 없든 그것도 관계없다」

「고관계 있어! 너에겐 미안한 짓을 했으니까그러니까」

「알았다 알았다고악의는 없었다는 것으로 하면 되는 건가? 알았다」

「어쩐지석연치 않아……

「그건 그거다이런 저런 걸로 서로 없었던 일로 하면 되는 거다」

「하?

「너는 나에게 찔릴 필요도 없고응어리도 뭣도 없다는 것으로 리셋그걸로 괜찮을까?

 

 ……뭘까어쩐지 선을 그어버리는 거 같은 생각이 드는데.

 

「뭐좋아」

「아아」

「그래서말인데」

「뭐야아직도 뭔가 있는 건가」

「치바에서 같은 중학교 반 친구가 이렇게멀고 먼 센다이 땅에서같은 캠퍼스를 다니고 있잖아이것도 무언가의 인연이 아닐까?

「……뭐!?

「괜찮다면 나와 친구가」 「미안그거 무리」

「뭐야 그게!?

「코스기 교수도 말했다대학은 사이 좋은 소사이어티 장소가 아니다내 성격에도 맞지 않고」

「하아……

 

 라면 스프를 다 마시고히키가야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오리모토그다지 인연이 어떻던가 그런 거 신경 쓰지 마라고피곤해진다」

 

 히키가야의 뒷모습을 보고 나는,

 

「……히키가야는저런 녀석이던가

 

 의외로 말하는구나…… 기분 나빠 이미지 밖에 없었으니까진짜로.

 그래도 정말 무례하다어찌되었건 중학생 때는그쪽이 고백했잖아.

 ――중학생 시절의 경험이그를 저런 궁극의 아싸 지향으로 만든 걸까?

 그렇다고 하면 그 책임이나에게도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그의 고등학교 시절에뭔가 비밀이 있는 것일까.

 ――내 인생에커다란 영향을 미친그 두 미소녀.

 히키가야와 그 두 명 사이에는적지 않은 인연혹은 인연인 듯한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그는센다이에 있다.

 그 두 명하고는 지금은 어떻게 된 것일까.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     ★     ★

 

「하아……

 그 날 밤아파트에서 나는 혼자탕에 잠기고 있었다.

 히키가야 녀석……

 이 나와도관련되고 싶지 않은 걸까.

 뭐가 없었던 일이고리셋 인걸까.

 어려운 녀석이다……

 눌러도 안 되면당겨봐라.

 모른다어쨌든 잘 모르겠다.

 나는입가까지 탕에 가라앉아거품을 품었다.

 

 ――모르는 것은나 자신이다.

 나는 도대체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무엇을 바라는 걸까?

 히키가야를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신경 쓰이는 것은인정하자사실이다.

 하지만그것이 어떤 감정인지정의할 수 없다.

 연애 감정 이라기에는그를 너무 모른다.

 첫 눈에 반했다고 하기에는만나고 나서 시간이 너무 길고.

 중학교 시절 반 친구가나중에 재회했을 때연애로 발전한다든가있을 수 있는 것일까?

 확인하려고 해도녀석이 잔뜩 경계하는 거 같다.

 뭐고등학교 시절의 재회가그렇긴 했다.

 내가 치바 사변이라고 부르는 그 재회는최악이었다.

 그 후로도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히키가야가 나를 경계하고거리를 두려는 기분을이해할 수 없는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면 나는.

 녀석을관찰하기로 하자.

 어떻게 하면히키가야 하치만은사람과나와 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

 우선은 녀석이라는 인간을 알아야 한다.

 그 때문에라도 우선관찰이다.

 너무 접근해도녀석의 경계만 커질 뿐이다너무 가깝지도 않게 너무 멀지도 않게적절한 거리를 측정하면서녀석이라는 인간에 대한 정보를 얻자.

 어쩐지북극 여우 생태 관측같다……

 그 정도로흥미로운 인간이다.

 재미있잖아.

 나름 의욕이 생겼다.

 

「과연 코마치라도모르는 것은 있으니까요……

 

 갑자기이 전에 들은 히키가야 코마치가 한 말이뇌리에 스친다.

 그것은 가슴에  차갑게 박혔다.

 여동생조차도 그렇게 말했다무엇인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의 고독 체질그리고 센다이행과 뭔가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지.

 

 다음날스미레다이라 스미레는히키가야와는 전혀 관계없는 다른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역시 어제는단지 비어 있던 테이블에 앉았다그것뿐인 것 같다.

 

     ★     ★     ★

 

4월 중순쯤 되면클래스 내에서도 인간관계가 형성이 된다.

 코스기 교수가 뭐라고 말했던 간에이것이 보통이다삼삼오오 친한 사람들끼리 뭉치며 쉬는 시간이나 사적인 시간에 집단 행동이 형성되어 있었다.

 나는 어떤가 하면원래부터 사교성이 있어서 인지다양한 그룹에서 권유를 많이 받아그때마다 이리저리 얼굴을 내미는이른바 팔방 미인이었다.

 반대로 말하자면특정 그룹과 친밀한 건 아니다.

 한편히키가야는 어떤가 하면.

 조용하게누구와도 교류 하지 않고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나는 그의 경계심의 틈새를 비집듯이 들어가듯이그런 식으로 그와 점심을 같이 드물게 먹기도 했지만요전 날의 스미레다이라를 제외하면그 밖에 히키가야와 같이 앉는 사람은 없었다.

 한편그 스미레다이라도혼자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조용히 있으면아니 항상 조용히 있긴 하지만상당한 미소녀인 그녀여서처음에는 초대도만 많이 받은 듯 했지만붙임성이 나쁜 그녀는 히키가야와 같이어느덧 아무도 건들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전에「그렇다고는 해도」는 화제가 없을 때 쓰는 상투어구라고 말했던 직후다.

 이 클래스담임이 괴짜이면클래스도 괴짜가 적지 않다고 하던데이런 것인 거 같다.

 그런 아싸가히키가야와 스미레다이라만이 아닌 것이다.

 그 밖에도 몇 명내가 아는 한은 2별로 주위와 엮이고 싶어하지 않는주위도 그들에게 엮이고 싶지 않을 만한 인간이 있다.

 표현은 안 좋지만이런 단체에서그런 인간이 몇 명은 있기야 하겠지만, 45명 중 4 명은,  많은 게 아닐까?

 과연 대학생분별은 있는 것인지괴롭히는 것 같은 건 없고표면적으로는 아싸 쿼르테르(웃음)에게도 말을 걸어준다거기서 거절당해도뭐 뒤에서는 모르지만일부러 배제하려는 움직임은 없는 것이 구제라면 구제라고 할 수 있을까.

 

     ★     ★     ★

 

「휴강인가……」

 

 학내 SNS로 오늘 3교시 휴강을 알게 된 나가능하면 아침에 알려주었으면 한다… 이것으로 5교시까지 한가해 졌다.

 

「카오리-인」

 

 매점에서 잡지를 보고 있던 나에게뒤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우이미유키인가」

 확인할 것도 없이나를 카오린(かおりん)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이 아이 정도다.

 이런 붙임성 있는 행동을 나는 굉장히 좋아하지만코스기 교수는 싫어할 것 같다.

 코우가야 미유키(谷幸), 같은 법학부 1학년 반 친구다.

 밤 색 쇼트 컷에항상 웃는 얼굴인 미소녀성격적으로도 깔끔해서다른 사람들과의 거리도 느끼게 하지 않고거기에 무례하지도 않다제대로 예의 범절을 익힌 듯한 아가씨다응석은 잘 부리지만 의존은 하지 않는어딘가 약삭빠른 기질은히키가야의 여동생 코마치와도 비슷하다이쪽은 어느 쪽일까 하면코마치만큼 계산적이지 않은천연 캐릭터지만.

 양갓집 규수가 대학 데뷔한 것이 위태로워 보이는 것이 또 사랑스럽다.

 덧붙여서 법학부 조교수의 코우가야 코우야(谷康也교수의 여동생이다응석이 능숙한 것은나이 차이가 많은 여동생이란 입장 탓인 듯 하다현지 출신으로아직 센다이가 익숙하지 않은 서먹한 나에게는 의지가 되는 친구다.

 그 미유키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영어휴강 되었잖아」

「그렇네」

「그럼 말이야조금 나와 *교제하지 않을래?

「에―,  미유키 좋아하지만 ,  친구로 지내자」

「하아!? 자…………

 

(사귀자어울리자 -> )

 

 이 아가씨 새침데기인가처녀인가뭐라 할 건 아니지만.

 덧붙여서 여대생이나 여고생이 빗치라고 굳게 믿고 무리는, 20년 전과 지금 여학생들의 성체험률이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알면 놀랄 것이다요즘 여자는 자신의 순결을 염가판매 하지 않는다..  20년 전도 마찬가지겠지만.

 

「아저기 말이지한가하면카오린 데리고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호오하지만 지금돈이 없어서,  단나 그림 같은 건 못 사?

「아니야!

「그럼 어디로?

「재즈 카페!

「재재즈?

「응센다에서는 제법재즈 카페가 유명해치바는 잘 모르지만」

「재즈 구나……

「그럴 거라 생각했어젊은이들에게는 와닿지 않을지도나 고등학교 때취주악부이어서제법 재즈에는 흥미가 있어재즈 카페에도 자주 갔어.최근친구가 거기서 연주도 하고 있고」

「헤에…… 뭐 한가하고미유키와 데이트 할 수 있다면」

「정말놀리지마!

 

 새빨갛게 되었다.

 

「카오린이 그렇게 말하면 나……

 

 기다려 기다려 너설마!

 

 아오바구 일번지죠센사(禅寺)를 지나서 어떤 갓길에그 가게가 있었다.

 벽돌로 만들어진 복고풍 외장에흥미가 느껴진다.

 

「카인드·오브·블루라고 유명한 재즈 레코드가 있는데그걸로 가게 이름을 지었데」

 

 가게에 한 발짝 디디려다가깜짝 놀랐다.

 재즈가 크게 울려 퍼진다!

 색소폰이울려 퍼진다베이스가배에 울린다.

 벽이나 기둥도처에는 흑백 사진이 걸려 있다.  아마 모두 재즈 뮤지션이겠지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그리고 다른 한쪽 벽 선반에는지금은 드문 아날로그 레코드가 잔뜩.

 구석에 CD도 많이 놓여져 있지만레코드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큰 스피커다……할머니 집의 옷장 같다.

 

「마스터왔어요」

「미유키짱또 귀여운 아이 데려 와서 줘서아저씨 기쁘구나」

 

 50대 처럼 보이는풍채가 좋고백발 섞인 펀치파마품격 있어 보이는 아저씨가 카운터에서 미소 짓는다.

 검은테 안경베스트에 나비 넥타이배는 크지만깔끔한 옷차림이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탐정의 상담 상대 같다고 할까……

 

「처음 뵙겠습니다오리모토 카오리입니다미유키의 반 친구입니다」

「당점의 마스터의 하세 다카노리(長谷高)입니다모두 부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만」

 

 아아뭔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가마쿠라(鎌倉)에 있는 부처다!

 

「두 사람무언가 마실 텐가?

「카오린 뭐 마실 거야?

「그렇네…… 아니이거 혹시!

 

 부처님 눈앞에 있는 것은이과 실험 도구를 아주 크게 한 것 같은 유리 튜브 같은 기구,  이것은!

 

「더치 커피 기구(水出しコ器械)!?

「호오알고 계시는지?

「나정말 좋아합니다아니, 이런 커피가 아니면 마실 수 없을 정도로!

 

 그랬다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커피를 마시긴 하지만사실은 대부분은 맛이 없어서 마시기 좀 그랬다내가 카페인 음료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나는 기호가 명확하다아버지가 커피를 좋아하던 탓인지나도 그런 것 같다.

 그 중에도특히 맛있다고 생각한 것이더치 커피.

 일찍이 이치카와(市川)의 코르톤프라자(コルトンプラザ )아자레아(アザレア)라는 더치 커피 전문점이 있어서솔직히내가 마신 커피 중에서는 월등그 이외의 커피로 만족했던 적이 없을 정도로맛있는 커피를 내는 가게였다코르톤프라자가 대규모 리뉴얼을 실시했을 때그 가게가 없어져서 실망했었다.

 

「자네 나이대가이걸 보고 더치 커피라고 아는 것은 드물구나」

 

 부처님은그 기구를 툭툭 치며그렇게 말했다.

 더치 커피는뭐 글자 그대로상온 물로 추출하지만더운 물에 비하면 시간이 걸린다그 대신더운 물은 떫은 맛까지 추출해 버리기에상온 물이라면 묘미만을 천천히 느긋하게 추출한다.

 모두 커피는 당연히 쓰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마스터더치로 뜨거운 커피 부탁해 될까요?

「아그럼저는 평소의 아이스로」

「네 네」

 

 더치 커피는 당연히상온이다아이스는 여기에 얼음을 넣어 차게 하는 것이고핫이라면 당연히 뜨겁게 하는 거다

 

「네핫입니다미유키짱은 아이스」

「감사합니다」

 

 밀크 대신 생크림물론 테이블에는 밀크도 설탕도 있다그래도 나는우선 블랙으로 향기를 들이 마신다.

 ――그윽한 향기폴리페놀이 강하면 좋을 수도 있고 싫을 수도 있지만이것은 이것대로 좋다.

 한입머금는다.

 혀로 그것을 물결치면코 안쪽으로부터 살짝 향기가 퍼지고혀에 시원한 감미가 퍼진다.

 맛있다!

 상쾌한 쓴 맛은 어디까지나 감미를 돋보이게 하는 것인데떫은 맛을 커피의 쓴 맛과 착각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나는 그런 감상을내뱉은 거 같다,

 

「헤에카오리짱굉장해? 거기까지 들으면타준 사람으로서도 기쁠 따름이야」

「카오린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처음 봤을지도……

「아아좋은 가게 가르쳐 주었어! 마스터앞으로도 여기 더치 커피자주 마시러 올게요!

「아아언제라도 이리 오렴」

「아니그런 게 아니라!

 

 미유키가뭔가 불만이 있는 거 같다.

 

「아미유키에게도 답례 해야겠네고마워 미유키사랑해」

「그그러니까아!

 

 금방 빨개진다재미있어―.

 

「카오린을 여기에 데려 온 건재즈의 매력을 전하려고 한 건데」

「아 ,―,  그런 거였나?

「지금나오고 있는 곡은 뭐야」

「덧붙여서 이것은소니·롤린즈의 세인트·토마스라는 곡이란다」

「응괜찮지 않을까? 어른같은 느낌?

「감상이 별로인데……

「실례구나그보다 재즈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거뿐이니까」

「카오리짱은평상시 어떤 걸 들어?

「나는그렇네…… 듣는다고 할까 노래방을 좋아해서일본음악은 최신 노래도 옛날 노래도 좋아하는걸? 아서양쪽은 잘 안 들었지만」

「이런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것도요즘 아이는 별로 하지 않는 것인지」

「뭐, iPhone로 이어폰으로라면 크게 듣겠지만요그리고콘서트 정도랄까요치바는 페스티벌 같은 것이 많아서」

「락과 비교하면재즈는 어떤 느낌?

「응―……」

 

나는스피커에서 흐르는 재즈에 몸을 맡기면서생각한다.

 

「……큰 음량의 락은 뭐랄까맞고 있다는 느낌이지만재즈는 뭐라 할까연속 던지기기술로 휙 던져지고 있는 느낌?

「아하하! 그런 감상은 처음 듣는구나」

「……미유키나 그렇게 이상한 말 해써?

「응~, 독특하긴 해……

「아니 아니자신의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좋은 일이란다」

 그러자 부처 마스터는벽에서 한 장의 LP레코드를 꺼내고는바늘을 떨어뜨렸다.

 

「이거들은 적 있으려나?

!?

 

 약음기 부착된 트럼펫의 울림이 익숙한 것도 같은 그 곡에귀를 기울인다.

 

「……들은 적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고」

Someday My Prince Will Come, 일본 타이틀은언젠가 왕자님이라는 곡매우 유명한 애니메이션 영화의 테마곡이란다」

「어어라!? 이 곡이!?

 

 데스티니 애니메이션가 아닌 그거다백설공주!

 

「전혀 다른 곡으로 들려써! 그렇지만어디선가 들었던 듯한 느낌은 있었어」

「그래재즈는자유로운 음악이란다」

「자유로운 음악?

 

 마스터의 말에미유키도미소를 보인다.

 

「이렇게 유명한 곡도자유로운 해석으로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다재즈라는 것은 그런 음악이란다연주 자체도최저한의 틀만 있고거기를 일탈하지 않으면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연주해도 좋다그것을 애드립이라고 한단다」

 애드립이란 말은 익숙하다그 자리에서 즉흥으로 무엇인가 하는 거였다.

 

「뭐재즈 역사에 대해 세세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우울해질 테니 그만두지만재즈의 원류는 원래시달린 사람들의 마음의 절규였었다」

「하아……

 

 블루스라든가그런 거겠지그 정도는 음악 수업으로 배웠다.

 일찍이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끌려온 사람들이괴로운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악기를 모아 자유롭게 연주했다.

 그 뿌리는아득한 고향 대륙에서 연주하던민족음악.

 그것이 형태를 바꾸면서 존속한 것이재즈.

 

「그렇기에속박이나 규칙보다자유로운 것즐기는 것을 제일로 해서 재즈라는 음악이 성립되고 있는 것이지」

「흐응……」

 

 자유.

 그 말은매력적이다.

 내가 가장중요하게 여기는 테마.

 무엇을 해도 괜찮다그런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도 방해 하지 않는다그것이 자유.

 그러니까스스로 자유랍시고 피해를 끼치거나 입거나 하는 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재즈에는확실히 자유의 공기가 가득 넘치고 있다그렇게 생각하니조금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던 재즈가꽤나 멋지게 들렸다.

 그래「이해하기 어렵다」라는 감상은 애초부터 이상하다「안다」 라는 것이 필요한 걸까귀로몸으로느끼면 되는 것이다들어보고좋은가 싫은가 그런 식으로 느끼면 된다.

 

「다음에여기서 내 친구가 라이브 할거야그 때도 같이 오자」

 

 미유키의 권유에나는 끄덕였다.

 

 그래재즈와의 만남이……

 내 행동을크게 바꾸는 전환기가 되었다고 느낀 것은이 이후이다.

 이 사건이 없었다면.

 재즈란 무엇인가자유롭다는 것은 무엇인가생각할 계기가 없었다면.

 나와 히키가야와의 관계는영원히 평행선이었을 지도 모른다.

 

     ★     ★     ★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여기는 코스기 교수의 세미나실.

 히죽히죽 웃고 있는,  코스기 교수 눈앞에.

 히키가야 하치만.

 스미레다이라 스미레.

 그리고두 남자.

 한 사람은애니 캐릭터로 보이는 피규어의 핑크색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면서투덜투덜 무엇인가 중얼거리고 있다그 시선은 공중을 헤매고 있다그 눈에는 도대체 무엇이 비추어지고 있는 것인지.

 또 한 사람은아직도 추운 토호쿠의 봄인데도런닝 차림으로실내라고는 해도 돌아다니고 있다.

 이상 4클래스에서 겉도는아싸 사중주(쿼르테르).

 거기에코우가야 준교수와 그 여동생 미유키두 사람 모두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쓴 웃음을 짓고 있다.

 그리고오리모토 카오리.

 여기에 모인 8명의 파티는도대체 무엇이고앞으로 무엇을 일으킬 것인지.

 불안에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나는여전히 낙관적이었다는 것을 후에 깨닫게 되었다.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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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이분 작품은.. 번역이 사실 오래 걸립니다. (항상 오래 걸리지만요 [..OTL...]

랑데뷰  4편입니다. 정말 부지런합니다... [...]


랑데뷰는 단순히.. 카오리와 하치만이 이어지는 스토리가 아닙니다. 작가도 명시했습니다.

랑데뷰는 졸업의 보충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고자 썼다고 말이죠.

이번편은 그래서인지.. 대학에 대한 관점, 그리고 자유에 대한 관점이 각기 대학교수와 재즈를 통해서 나왔습니다.

제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꽤나 멋있는 팬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굴릴려는 건지? _-;;;;


아무튼.. 졸업 번역한 보람은 있을 거 같습니다.. -_-;; 내용적으로 이해라든가.. 접근이라든가 더 용이해 지셨을 겁니다..

오레가이루 팬픽/KZ=SK 2014. 1. 1. 16:25 by 레미0아이시스

본 작품은 KZ=SK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느닷없이오리모토 카오리는 크게 방향을 바꾼다.

 

 

 40도 고열이 나서토요일은 결국병원에서 꼬박 하루 입원했다다음날일요일에는 열이 내려서무사하게 퇴원한 나는월요일에 학교를 쉬고 자택 요양컨디션은 거짓말처럼 완전히 돌아왔다.

「카오리다행이다큰 병이 아니라서」

「응,…… 죄송해요」

「그럼우선 거기에 앉아라」

「엑」

 회복했더니새삼스럽게 설교있는 거야? 그런 거(눈물?.

 있잖아요꾸짖을 때는그 자리에서 바로 해야지나중에 새삼스럽게 「그 때 이런 거~」라고 꾸짖어 봐야 효과가 없다라고 EBS 육아 프로그램에서 그랬다구요? 어째서 그런 걸 봤던 걸까,  임신 의심했었나.

 뭐나 자신이 충분히 반성하고 있지만그러니까 일까.

 그래도 하지 않으면 이번 일은 내가 반성만 하고 나서 훗날 잊어 버릴지도 모르기에여기는 한 번 꾸짖어서 제대로 반성하게 하자라고 하는 부모님의 꿍꿍이일지도 모른다다짐을 받는다는 것이다.

 우리 아버지는꾸짖을 때만 엄하고 그 뒤로는 질질 끌지 않으신다꾸중 듣는 나로서는오히려 고마운 것이다장래육아 시에 참고하려고 한다.

 ……아마아버지가 제일 화난 것은내가 몸을 잘 관리하지 않고 폭주한 끝에 몸을 상하게 한 것일 것이다.

 정말그렇게 사랑을 느끼는 야단치는 방법은 치사하다.

 

     ★     ★     ★

 

 화요일에는 평상시대로 등교했다치카에게는 「입원했어」라고 메일을 보냈었기에등교하자 마자 맨 먼저,

「괜찮아!?

「뭐열이 있을 때는 어떻게 될까 생각했는데비교적 빨리 낳았어」

「걱정 했어―, 금요일에 놀고 나서 바로였고」

「감기야 감기그러니까 치카는 마음 쓰지 않아도 돼」

 그러자치카는 머뭇거리며,

「오늘은 그…… 어떻게 할 거야?

 ――또 놀 건가를 묻고 있는 것일 거다.

「응오늘은 안 돼곧바로 돌아가야 해서」

「그그렇구나카오리나은지 얼마 안 되었고」

. ……그리고치카」

??

「――이제스트레스 해소는 됐다고 생각해」

「――아……

 시선을 내리는 치카.

「저저기! 별로 치카가 어떻다는 게 아니라! 그…… 실컷 푸념만 해댔으며 이런 말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

「……………………」

「……그 날은내가나빴지아니! 치카는 나쁘지 않아내가 멋대로 히키가야를……

「……아니나도 나빴어카오리는 괜찮아히키가야군과 모르는 사이가 아니고」

 그렇지 않아나도그를제대로 알지도 않았는데나는……

「나히키가야군지난번에 처음 만났는데그런데도 조금 무시한 것 같고」

「……아마나 때문일 거야분위기 때문에치카는 나쁘지 않아」

「……하야마군이옳았네」

「그렇네……」

 치카는영리한 아이구나.

 나 같은 것은, 40도 열이 나서야처음으로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그 열은정말로 감기 때문 이었을까.

 의사도 가끔 판단 안 되면전부 감기라고 하기도 하잖아어이 오리모토 카오리너무하다.

 돌이켜 보면,.

 나는 이렇게도 생각해 보았다.

 그 40도의 열은내가다시 태어나기 위해 거쳐야 했던 것이 아니 었을까.

 탈피 같은 것으로.

 초자연적인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지만이렇게뇌를 포함한 체내의 세포가단번에 바뀌고오리모토 카오리는다른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열은그 부작용이 아니었을까.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이렇게감각이 예민해져보이는 경치조차 선명하고 강렬하게 된 것 같은지금의 기분은문자 그대로 다시 태어난 것 같아.

 에말하고 게 기분 나쁘다고? *오컬트를 싫어하는 여자는 없습니다! 아닌가.

 

(역주 : 에비나 히나는 호모를 싫어하는 여자는 없습니다라고 했었을 겁니다아닌가.)

 

 그럼히키가야를 재평가 해야 할 때인가혼자서 불타오른다니 뭔가 아니지만.

 그 이후히키가야만 생각하고 있고.

 오오해 하지마! 그다지 연애 감정 같은 건 아니니까!

 누구에게 츤데레인 거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에하나 떠올랐다.

 중학생 시절을 포함해도별 기억이 없다.

 *그 때영화관에서나는 히키가야에게 이렇게 말했다. (역주 : 하야마,하치만과의 더블 데이트)

「히키가야와 영화라니진짜로 중학교 친구 말하면 오글거릴걸?」

 의미 모르겠어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나?

 게다가 묘하게 웃음을 참으면서뭐가 이상했던 걸까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전혀 몰라.

 아마조건 반사파블로프의 개다히키가야가 뭔가 하면 진짜 웃긴다는분위기만이 지배하던 그 무렵.

 중학생 시절의 그 분위기그 때로 다시 돌아 갔던 것일 것이다.

 바보다나는.

 히키가야 괴롭히기……실제로 대단한 것도 아니었는데발단은 무엇이었던 걸까.

 생각해 봐도 의미는 없을 것이다아마중학생 시절 전원이 공범이다.

 이나도다.

 이유조차확실하지 않다.

 무엇인가 말하면 「히키가야는 기분 나빠」누군가가 말하기 시작하면검증도 없이 퍼졌다「히키가야가 그렇던가?」라고 자신의 뇌로 생각하기도 전에「히키가야는 그런 녀석이다」라고 해두면 재미있다라는 것뿐이었다그게 뭐야 뇌도 안 쓰고사고 정지바보 그 자체다.

 ……부끄럽다.

「……카오리 , 

「어라?

 치카의 질문에기운이 빠진 대답.

「히키가야군을만난다면사과할까 하고」

「에? 어어떨까……

 만날 수는있는 걸까나.

 ……있다면그거야 나도사과하고 싶다.

 그렇지만무슨 낯짝으로할까

 마음만 먹으면중학생 때의 연락망연락처가 쓰여진 프린트라든지 어딘가에 있다고는 생각한다아마 그도 이사 같은 건 안 했을 테고.

 그렇기는 하지만.

 케이크라던가 들고집으로 찾아가,  「지난 번에는 정말로 미안」하고 머리를 숙여야 하나.

 할 수 없다…… 진짜로 무슨 낯짝으로그야말로「나다시 태어났엉」 이라고 말해야 하는 거야?

 그건히키가야가 아니라도누구에게도 말 못하잖아.

「그 아이, 40도 열이 난 뒤로 말이지……

 나비가 날아 다니는 게 보이는 거 같아라고 소문날지도.

 어느 의미로는 그렇지만.

「……아하하맡겨 둬」

 미안치카애매한 대답밖에 할 수 없어서.

 

     ★     ★     ★

 

 복귀 이후로는이전과 달리얌전하게 되었다.

 놀자고 권유 받아도미안하다고 거절한다그 녀석 최근 피하는 거 아냐라고 듣는 게 싫어서「병원 가야 해서」라고 얼버무리고 있지만.

 뭐, 3년 분 논 기세로 날뛰었던 것도있지만.

 이른바자기 혐오 모드라는 것이다.

 우쭐거리는 녀석을 구석에서 보고 있으면하하저 녀석 바보 같다라고 생각한다그것이 자기를 객관 봤을 때라고 생각하면 부끄럽다젊은 혈기에 따른 소치고작 일주일전이지만.

 지금은 학교에서도쉬는 시간에는 책상에 푹 엎드리면「카오리 자고 있어?」라고 듣는다어디의 *토우마인가그 정도 스타일이 좋아졌으면 좋겠다여자이지만 미연시하는 사람입니다.

 

(역주 : 혹시나 해서 말씀 드리지만 카즈사 토우마입니다화이트앨범2)

 

 안색은 어쨌든기운 없어 보이는 것일까담임도 걱정했었다그때는 억지 미소로 「아무것도 아냐」라고 말하는 자신의 기만에 또 자기 혐오.뭐야 이 데스 스파이럴.

 ――정말로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잘도 이 때까지 살아 왔다.

 이리저리 주변에 맞추어그걸로 모두와 무언가 공유하는 기분이었다.

 이것이모두 사이 좋게라고 생각했다.

 열이 나다 나은 뒤로감각이 예민해진 거 같다.

 본디 해야 했던보고듣고접하고생각하고그것들을 제대로 해 보니여러 이상한 부분을 눈치채게 되었다.

 내가 입원했다고 들은 반 친구나 친구가「괜찮아-?」 「큰 일이었지―?」라고 얘기해 준다.

 ……그건좋은 거지만고마운 거지만.

 모두판에 박힌 듯이같은 말을 한다말투 톤까지 같다.

「병원 밥은 맛이 없지?」라고 세 명에게 질문 받았다.

 마음이 담기지 않았다라고 할 거까지는 없지만상투적인 문구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자주 세간에서 말하는,  「자신의 말로 말하세요」 라는 의미를처음으로 느꼈다누구나생각하는 것보다 먼저조건반사 같은 반응을 하고 있다.

 비교하는 것도 그렇지만집에 있는 부모님과는 대단한 차이다.

 ……이런 것을거짓말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사람도있겠지.

 나는그렇지도 않다그게진짜로 서로 이해하네진짜로 서로 말해 보네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 수 있네라는 것들을  주변 모든 인간에 적용할 수 있는가 상상하면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예를 들면…… 그 미소녀 듀오라면어떨까.

 흑발 미소녀라면「그런 것은 기만이다」 라고 싹독 배어 버릴 것 같다.

 갈색 머리 미소녀라면,  내 몸을 염려한다고 해도말보다는 자기 심경을스트레이트에게 전해 줄 것 같다.

 내 일방적인 인상에 지나지 않지만어쩐지 그럴 거라 확신한다.

 ……히키가야라면어떨까.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그 정도로그를 모른다.

 중학시절의 그가그래누군가와 연관되거나 친하게 지내던 기억이 없다.

 그렇다고 해도 고고한 사람이란 것도 아닙니다.

 단순한아싸다.

 그래서 였을까내 참견 스킬이 작동한 것은.

 어쩐지 모르게일이 있을 때 마다말을 걸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버려 둘 수 없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단지내가누구라고 차별하고 싶지 않았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요점은 내가 그러고 싶었던 것이지,상대가 그라는 것도그를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도그와 관련된 기억이전혀 없는 것은 뭘까.

 그렇다면 내가 하려던 건기만이 아니고 뭐였던 걸까.

 그는어떻게든 나에게…… 고백했다그렇게 해서관계를 가지고 싶어했을 텐데.

 아마거절했던 것 보다그에 대해 무엇 하나 기억하지 않은 것이심한 처사인 게 아닐까?

 그 무렵의 나때려 주고 싶다.

 

     ★     ★     ★

 

 

 

봄이 되면새로운 생명이 들뜨는 것은.

 따뜻한 공기에바람의 향기꽃의 향기와 카오리상도 들뜨지만요변함없이 자기 혐오 모드인 나.

 뭐언제까지나 낙담하고 있는 것은 나로서도 성가시다잠시 애용하던 삼색 볼펜의 잉크가 떨어져서윈도우 쇼핑 겸 방문한 곳이 여기치바 파르코(パルコ).

 수험생 제군컬러 볼펜 쓰십니까? 그거 노트 정리할 때 편리해요내 노트수업 때는 왼쪽 반복습할 때는 오른쪽 반 이런 식으로 쓴다연필 필기인 왼쪽 반에 비해오른쪽 반은 컬러풀색 바꿔 기입하기에정리도 되고기억하기 쉽다.

 뭐봄에 어울리는 옷 같은 걸 체크 체크…… 라는 식의 들뜬 기분은최근은 별로 나지도 않지만.

 서점에 들러 참고서나 기출문제 같은 걸 꼼꼼이 보는데어쩐지 가게 밖에서 웅성웅성 거리는 거 같아무심코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그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보기에도 불량해 보이고머리도 나쁠 것 같은 고교생교복은 00고등학교…… 평판 안 좋은데저기.

 한명은 교복 아래 와이셔츠도 단추 풀렀고그 아래에는 에로한 언니 사진이 프린트 된 붉은 T셔츠다른 한 명은 와이셔츠도 입지 않고 아이보리에 감색과 빨간색 줄무늬 셔츠를 껴입고 있다취향이 나빠.

 아무래도 그 불량들이여고생에게 시비를 거는 것 같다.

 소부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두 명의 여고생…… 묘하게 맵시 있게 입은그 절찬 중이란 느낌은아마 새로운 1학년생일 것이다.

 한 명은 쇼트 컷흑발에 활발한 듯한 아이다른 한 명은 소심할 거 같은내츄럴한 갈색 머리에 세미롱.

 용모도 천진난만한꽤 귀여운 아이들이다.

「미미안해요!

「사과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잖아! 어떻게 할거야!

 그렇다고는 해도작년까지 중학생이던 여자를 상대로 저런 대사어쩔 수 없는 쓰레기구나?

 뭘 그리라고 생각했지만빨강 T셔츠의 가슴을 보고깨달았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하얗게 찰싹.

 아마 걸으면서 소프트콘을 먹고 있던 여고생이빨강 셔츠하고 퍽 하고 부딪쳤던 것일 것이다쇼트 컷의 아이는 크레이프를 들고 있으니까부딪친 것은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세미 롱인 아이 쪽이다.

「크클리닝 비용낼 테니까……

「듣기 나쁘잖아우리가 협박하는 거 같잖아」

 협박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자줄무늬 셔츠가 ,

「그럼없었던 것으로 해 주는 대신에우리들과 사귀어라」

,  그것 좋은데지금 게임센터 가니까 너희들도 와라」

 ……처음부터 그것이 목적이었던 것이 아니고?

 본 건 아니지만이른바 「자해공갈범(たり)」라는 녀석인 걸까?

 그러자   무서워하는 세미 롱인 아이를배후로 숨기듯이쇼트 컷인 아이가앞에 선다.

 오? 좋은 눈초리를 하고 있다깡패 같은 고교생 2명을 상대로노려 보는 것이 꽤.

「꽤 좋은 눈초리 잖아」

 젠장저런 쓰레기와 의견이 일치했다..

 그렇다고는 해도정말 천한 무리다.

 헌팅의 아종 이겠지만귀여운 아이를 멋대로 데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아저런 순박한 아이를 겁주는 것이뭐가 즐거운 건지.

 열 받은 나는자칭 여장부의 피가 끓어서 인지성큼성큼 걸어가,

「그쯤에서 그만두지? 보기 흉해」

 두 여고생 앞에 섰다..

「……뭐야관계 없잖아꺼저!

「너희들이런 얌전한 아이밖에 상대 밖에 못하는 거 아냐?

「큭?

 적중인가.

 뭐본격적인 불량이라면 나도 이렇게는 못했을 거다양키 만화에 영향 받았을 뿐말뿐만인 불량이 아니었다면 단념했을 지도 모른다조금 심한 태도로 대한다.

「자언니가 왔으니까 안심해가자 가자」

 요즈음 여고생은 무서우니까이렇게대들지도 못할 거 같은 아이 밖에 상대할 수 없는 무리도 있다.

 요점은 얼간이.

 나를 무서운 여고생이라고 생각해 준다면 감지덕지하지만그것은 아가씨로서는 복잡한 심경이기도하지만지금은 발에 불부터 꺼야 한다.

「어이기다려」

 줄무늬 셔츠가세미 롱인 아이의 손을 잡던 내 앞에 가로막아 선다.

「좋은 배짱 하는 아닌가? 너가 대신에 상대 해 주지 그래?

「거절합니다성실하니까」

「무시하는 거야……

 그쪽이야말로 무시하잖아어떻게 봐도성실한 여고생이 아닙니까(국어책읽기).

 ……아니실패했나?

 늘고 물어질 배짱은이 녀석들 같은 쓰레기에게는 없을 것이라고업신여기고 있던 걸까?

 혹은분노라도 하는 걸까이건 그러니까손익 계산과는 관계없이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녀석이란 걸까당분 과다 탄산수만 마시고 있으면이렇게 될 거 같지만편견일까?

 큰 소리 질러경비원이라도 불러야……

 그러자.

 내 시야에격분한 줄무늬 셔츠와 빨간 셔츠 너머 건너편에교복 차림의본적있던 얼굴이 가까이 오고 있었다.

 소부 고등학교 감색 블레이저부스스한 머리카락에썩은 눈저것은……

「히키가야

 무심코심장이 뛴다뭐지 이 두근두근? ……반농담입니다.

 에? 반?

 그 이후 히키가야와 만나선지곤혹스러운 모양이다.

 그러자옆의 쇼트 컷 미소녀가소리를 질렀다.

! 오……

 오니?

 오니? 히키가야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도 하는 거야?

 히키가야는이쪽에 시선을 보내며집게 손가락을 세우고 입에 댄다「쉿」이라는 걸까.

 쇼트 컷 아이는그래서 말을 끊었구나히키가야와 커뮤니케이션이 아이와 히키가야는 ,  아는 사이인가?

 히키가야는이번에는 나에게 시선을 보내신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뭐지?

 다음 순간히키가야는 우리들에게 달려와서는,

 

「어이도와줘!

 

 나에게매달리는 듯한 한심한 말을 했다.

 하?

 무슨 말?

 줄무늬도 빨강 셔츠도「뭐야 이 녀석」라며 당황해 하고 있다.

 곤혹해 하는 나에게 자세한 사정은 밝히지도 않고히키가야가 말한다.

「이전에내 일행과 너의 일행으로, 4명이 놀러 갔었지?

 뭐그렇네요.

「으……

 뭐가 뭔지 모르지만그 말은 사실이므로그렇게 대답한다그러자,

「그것이너의 전 남친에게 들켜버렸다는 거다!

「하아! 잠… …!

 돌연생각지도 못한 워드가 튀어 나와몹시 당황한다. …… 전 남친은 뭔데!?

 하지만히키가야는내 반론을 막듯이 말할 새도 없이.

「너의 전 남친소부고 졸업생이잖아! 유도부 OB유도로 추천 받아서 대학 간 그 사람이잖아? 그 사람너 포기하지 못하고너에게 다가가는 남자는 모두 뭉개버린다는 소문이야! 나소부고 유도부와 연이 있어서유도부 관계자가 알려 준다고! 그런데그 날 일도 들켰다고 해!

 뭐야 이 상황?

「무무슨 말?

「확실히 너와는 이제 관계없는 이야기겠지만이대로는그 사람에게 죽는다! 너가 어떻게든 해 줘라안 그러면 몇 사람이나 병원신세 질지도 모른다고!

 결국 나는말도 못하고멍하니 그것을 듣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을 들은줄무늬와 빨강 셔츠는갑자기얼굴이 새파래 졌다그러자 히키가야는그런 두명에게,

「아어이 기다려 너희들그 사람하고 관계 있는 건 아니겠지!?

「하!? 아아니아무것도 모르는데……

「그그럼 괜찮은데어디서 보고 있을 지도 모르겠어! 유도부단결력이 강해서관계자가 여기 보고 있다면 바로 그 사람에게 들켜 버려! 휴대폰으로 직통이야!

 히키가야는머리를 싸매고.

「위험해어쩌지!? 나죽고 싶지 않아!

 그러자 줄무늬와 빨강 셔츠는……

「아,  ,  쇼핑해야 했지!

「ㄴ나도 , 치과 예약했다!

 그 자리를 떠났다.

 어안이 벙벙해 진 나.

 남자들의 뒷모습을 보던 히키가야는갑자기 이쪽을 돌아보고,

「괜찮은가? 코마치」

「오빠!

 쇼트 컷 아이가히키가야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오빠?

 이 아이히키가야의 여동생이야? 안 닮았어―. 매우 사랑스러운데?

 히키가야에게 머리를 쓰다듬는코마치라는 아이는 ,

「과연 오빠구나! 쓰레기 같은 해결 방법훌륭했어!

「칭찬이 아니잖아,  너」

 코마치라는 아이가세미 롱인 아이를반 친구라며 히키가야에게 소개한다코마치에게 위로받으면서세미 롱인 아이는 반울상으로히키가야에게 예를 말했다이어서 나에게도.

「히키가야……」

 나는당황하면서이름을 불렀다.

 히키가야는코를 긁적거리며

「미안오리모토코마치가 나를 눈치채서순간 너를 이용했다.

「이용이라니지금 거?

 허실 섞고인 작은 연극확실히위기를 벗어났지만뭔가 나불량한 전 남친 있는 설정으로 되어 버렸는데.

「……뭐여동생을 도와 줘야 했으니까」

「멋있었어요언니! 아저는 히키가야 코마치입니다그런데 실례지만오빠하고 아는 사이라고 판단했는데요?

「아그러니까…… 오리모토 카오리히키가야와는중학교 동창생」

「엣 ,  오빠의 중학생 시절이라고 하면 ,  흑역」

「코마치」

「아하하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그래도이것을 계기로,  히키가야 하치만과 절친뭣하면 사랑」

「코마치」

「실례했습니다!」

 뭔가활기찬 여동생이다?

 마지막에 뭐라 말했어?

 자잠깐…… 히키가야를의식해 버리지 않습니까.

 거기에일단……말하지 않으면.

「도도와줘서고마워……

「――너를 도운 게 아니다여동생이다 여동생」

「또 또―, 오빠! 중학생 시절까지 신부 후보를 넓..

「코마치」

「무서운 얼굴 하면 안 되는 거야! 그거 하치만적으로 포인트 낮아!

 기운찬 여동생이다.

 시신부는무슨 말일까……

 들리지가……

「그럼 이만오리모토가자 코마치」

「에오빠벌써? 좀더 카오리 언니하고 이야기 하고 싶어뭣하면 차라도 하면서」

「오빠 다도의 마음가짐 없다.

 그렇게 말하고는히키가야가 떠난다.

「누가 다도 예법을 따졌다고 했는데!? 아잠깐오빠 기다려! 그럼 카오리 언니또 머지않아! 오빠를오빠를 부디 버리지 말아 주세요!

「아이쪽이야말로」

 이쪽이야말로 는 뭐야안절부절 해지잖아

 히키가야는여동생과 그 친구를 데리고돌아 보는 일 없이 걸으며 떠났다.

 코마치는안보이게 될 때까지 붕붕 손을 흔들면서.

 커뮤력 높다여동생……

 어느새 이름으로 불려 버렸어.

 뭐야사랑이라든지 신부라든지…… 무슨 말하는 거야.

 나……히키가야가도와준 거야?

 뭐야 그 라노베 전개플래그 세운 건가?

 방식은최악이었지만…… 히키가야는저런 면도 있었구나.

 정말로 나는…… 그를모른다.

 내 안에서 지금 ,  히키가야 주가 상승하고 있다.

 뭐야 어이두근두근 하지마-,  오리모토 카오리.

 

     ★     ★     ★

 

 

그로부터 며칠 지나.

 나는쓰다누마(津田沼) 학원에 있다

 본격적으로 수험 모드에 들어가기 위해,, 커리큘럼을 짜는 상담을 하고 있다.

「그럼당초 예정 대로오리모토양은 리쿠젠 대학 복지 학부 지망이군요」

「네잘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자신의 학력특기약점 등을 고려해서코스를 결정한다.

 뭐안전한 코스도 짜긴 했지만원래 계획대로의 코스로 정해졌다.

 애초에내 지금 학력으로도 충분히방심하지 않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학원의 소견은우리 학교와도 큰 차이 없었다.

 복지 분야에서는이름이 알려진 리쿠젠 대학취직에도 유리하고스테이터스로도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오랜 세월의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도긴장을 풀지 않도록 몸을 가다듬지 않으면.

 코스 상담도 끝나로비 자판기에서 MAX 커피를 사고가는 길에 어디에 들를까모리시아에라도 갈까 생각했는데.

「히키가야군은상당한 점수를 받네요?

 히키가야!?

 생각지도 못한 이름이 튀어 나와서당황한 나는 소리 난 방향을 봤다.

 복도에서튜터와 서서 이야기 나누고 있는 사람은확실히…… 히키가야 하치만!

 무심코 나는자판기 그림자에 숨어 버렸다.

 뭐 하는 걸까……

 그렇다고는 해도히키가야도 이 학원이었구나어째서 지금까지엇갈리지 않았지?

 히키가야가튜터에게 대답한다.

「아안전한 것도 별 의미가 없어서요」

「그렇다고는 해도현외가 많네? 부모 슬하를 떠나고 싶은 거야?

 하?

 히키가야치바를 떠나는 거야……?

 어어디일까.

「딱히 그런 건 아닙니다우연히」

「리쿠젠은내 형이 OB이지만좋은 곳이라고?

 

 리쿠젠!

 히키가야도리쿠젠 대학가는 거야!?

 내 심장이어째선지 경종을 울리기 시작한다.

 

「센다이도 좋고리쿠젠이라면 서슴지 말고 물어봐라」

「네아무쪼록……

「그렇다고는 해도 법학부인가…… 꽤 공부해야 겠지만」

 

 법학부!

 히키가야의 지망은리쿠젠 대학 법학부……

 

「뭐너라면 무리도 아닌 레벨이니힘내라!

「……네」

 리엑션 적어―.

 뭐히키가야는힘내자! 라고 할 타입은 아닌 것 같고,.

 아니그런 것보다.

 나두근두근 거리고 있다.

 혹시 만일히키가야와 같은 대학이 된다고 하는가능성도 있다.

 안전한 곳도몇 개인가 받는다고 했으니반드시 히키가야가 리쿠젠에 들어간다고는할 수 없다지금의 이야기만으로는리쿠젠이 그가 정말 가려는 곳인지도모른다그야말로 안전한 곳 일지도 모르고.

 

 그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나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대체로침대에 누우면 2초 만에 꿈 속으로 빠지는 나인데.

 이제부정할 수 없다히키가야를의식하고 있다.

 이것이특별한 감정인지 어떤지는모른다남자와 사귄 적이 있긴 했지만이 감정은지금까지 없던 것이다.

 단지중학생 시절의 인연과 전의 치바 사변으로히키가야에게 약해진 걸지도 모르고.

 하지만나날이 갈수록 이 기분은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검증도 할 수 없다.

 만약 리쿠젠 동창생이 되면……

 어떤 얼굴로히키가야를 맞이 할 수 있을까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이야기 할 수 있을까.

 파르코에서재회했을 때의히키가야……

 여동생에게 향하던그 상냥한 눈.

 여동생과 나를도와주던그 방식은최악이었지만.

「꽤 좋았을지도……

 우엑!?

 무무슨 생각하는 거야!

 잠이 오지 않아일어나서리쿠젠 대학 수험 안내서를 본다.

 숲의 도시센다이그 환경의 좋은 점을 어필 하는캠퍼스 라이프 안내문.

 에이 녀석들사귀고 있는 거야? 미소 짓는 남녀 사진.

 문득학부 설명에 눈이 간다.

 복지 학부이즈미 캠퍼스.

 법학부아오바 캠퍼스.

 캠퍼스다르구나……

 센다이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난구글로 검색해 본다.

 센다이역에 있는 아오바구와 이즈미구는 붙어 있긴 하지만……

 

 운명이라는 것이있다면.

 그런 것을 생각한다.

 자신의 잘못을갚을 찬스.

 같은 대학을 응시한다하지만그가 거기로 입학할 거란 확증은 없다.

 그렇지만최대한 노력을 하고결과를 기다린다.

 소원 그대로의 결과가 된다면그것은 운명이 아닐까.

 나는다시 태어난 것일까.

 사람은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일까.

 지금나는 시험 받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그것은……

 

     ★     ★     ★

 

「아버지」

 몇 일 후토요일.

 기상하자마자실내복으로 갈아입고 나는 주방으로 갔다.

 아버지는 또 휴일 출근일 것이다넥타이 차림에신문을 읽으면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어머니는부엌에서 설거지 하고 있다.

「아안녕이르구나토요일인데」

「진로에 대한 것인데」

「호오」

 신문을 두고아버지는 나를 마주봐 주었다.

「리쿠젠가고 싶어요」

「……그런가」

 복잡한 표정을 보이는 아버지외동딸을집에서 먼 센다이에 내보내는 것을상상하고 있는 것일까.

「뭐전부터 너가 희망했고너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니그것으로 좋다여보」

「그렇네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수험 공부하지 않으면」

「그거 말인데」

 

 늦게까지 생각했다수면 부족이다.

 하지만이미 정했다.

 정한 순간잘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시간아침 일찍 눈을 떴다그런데도 기분은 상쾌하다.

 나는 그 결론을말한다.

 중대 발표-!

 

「법학부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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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2편 끝났습니다. 역시 전 이 작품 중에선 2편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단지.. 이거 수험 이야기다 보니.. 갑자기 암울해 지더군요. 수능 말아 먹은 기억이 생각나 버렸습니다. OTL

내일도 무사하게 번역했으면 좋겠습니다... 몸이



오레가이루 팬픽/KZ=SK 2013. 12. 31. 15:11 by 레미0아이시스

경고 : 본 팬픽은 8권 네타가 일부 있습니다. 


네타를원하시지 않으신 분은 차후 봐주셨으면 합니다.

(참고로 2편부터는 그렇지 않습니다.)



본 작품은 KZ=SK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생각이나 했을까오리모토 카오리는 두 번 찔린다.

 

 짜증나짜증나짜증나!

 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늦었잖아」라는 어머니의 잔소리도 무시하고내 방으로 뛰어들었다가방을 던지고 침대에 다이빙 한다.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의 데이트……비슷한 것……이었을 것이다그것이 어째서이런 분연한 기분으로 귀가하게 된 걸까.

 우연히 도너츠 가게에서 만난 중학교 동급생히키가야 하치만.

 일찍이 나에게 고백한 적도 있는……미안하다고는 했지만별로 교류조차도 없었던 녀석원인을 따지고 보면 그 녀석과 우연히 재회한 것이 행운.녀석이 소부 고등학교 라는 현내 유수한 공립 진학교에 다니는 것도 놀라웠지만지금 우리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海浜総合高校)에서 절찬리에 화제로 오르는 훈남 하야마 하야토와 같은반이라는 것이었다뭐 히키가야는 쓸모 없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녀석의 선배 같은 미인 언니이름이 뭐더라? 잊어버렸지만그녀 덕분에나는 동급생·나카마치 치카(仲町千佳)와 같이 하야마 하야토와 만나게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나중에그 하야마 하야토와 놀 약속까지 받았기에나는 들떠 있었다.

 하야마씨가그 쪽이 두 명이라면 히키가야를 동행 한다고 들었을 때는히키가야는 왜? 라고 생각한 것은 사실이지만녀석을 만난 것이 이 일대 이벤트의 발단인 것을 생각하면그 정도는 상관없을까라고 납득했다.

 그 하야마 하야토와 치바에서 데이트들뜨지 말라는 것이 무리다.

 그런데이 꼴.

 영화보고 쇼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식사로 마무리 하면서.

 즐거운 수다를 할 거라 생각했는데하야마 하야토에게 설마하던 책망을 받았다히키가야 괴롭히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그러한 것좋아할 리가 있을까……

 뭐거기까지는 이해할 수도 있다조금 너무 했을지도 모르고.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하야마 하야토가 부른설마 하던 두 여고생 등장.

 여배우와 그라비아 아이돌 같은 초미소녀에게 위축되는 우리들.

 하야마씨가 이어 말한다히키가야는 그 정도 녀석이 아니다고우리들보다 훨씬 멋진 그녀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표면만 보고 제멋대로 말하지 말라고.

 머리가 새하얗게 되었다솔직히무슨 일이 일어나 있는 건지순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정리한다.

 멋진 훈남스포츠 만능에 현내 유수한 진학교에서도 톱 클래스의수재덕망도 두텁고 누구에게도도 신사적인 호한(好漢)이라 들은 하야마 하야토.

 그런 그에게나는 무엇을 들었지?

 미소녀 듀오그건 한눈에도졌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미모지만바로 앞에서우리들보다 멋지다고 말했다!?

 중학생 시절그다지 눈에 띄지도 않았고솔직히고백받지도 않았다면 망각의 바다에 가라앉고 있었을 히키가야 하치만단순한 엑스트라 이상도 이하도 아닌 녀석을업신여기고 있다고 들었다!?

 한때를 보내고아아 역시 외관도 내면도 소문 대로의 훈남인 주가 상승의 나이스 가이에게,  비하 되었다!?

 그 후 에 대해서는별로 기억이 없다.

 대충 치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라는 것이다지금 이렇게 집에 있으니까.

 돌아가는 길 내내오늘 나에게 일어난 일을 반추하고그 의미를 뇌에 집어 넣어서야간신히……

 분노가 복받쳐 왔다.

 하야마 하야토가무엇을 위해 그렇게 했는지전혀 이해 할 수 없다.

 처음부터우리들을 깎아 내릴 의도가 없었다면있을 수 없는 전개.

 간신히 이해할 수 있던 것은하야마 하야토는 히키가야 하치만을옹호 했다는 것.

 뭐「좋은 사람」이라면우리들이 하치만을 괴롭힐 때 나무라기는 할 것이다하지만그렇다면 어째서 우리들을 바보로 만들 필요가 있는 거지!?

 일부러그런 미소녀 듀오를 부르면서까지?

 그 미소녀 듀오아니흑발의 미소녀는 우리들은 아웃 오브 안중인 채하야마씨를 노려보고 있었다그렇다는 건 하야마씨와 친밀한 사이는 아닐 것이다어째서 불렀어라는 듯한 느낌이었다그럼그의 말처럼히키가야와 친하게 지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면더욱 더 그렇게까지 해서 히키가야를 옹호 하는 의미를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너무 하다그렇게까지 우리들을 찌른 이유는뭘까.

 대체로히키가야는 하야마씨와는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했다하지만이런 전개를 볼 것도 없이오늘만 봐도하야마씨의 히키가야에 대한 평가는 결코 낮지 않다거기에 그렇게까지 옹호해주는 모습을 보게 되면히키가야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이 갭이라고 할까 양자의 온도차는 뭐라고 해야 하는 걸까나를 곤혹의 소용돌이로 떨어뜨리는 한 요인.

 그렇다고는 해도.

 무엇이 하야마 하야토를그렇게까지 무자비한 단죄로 내몰게 한 걸까.

 아니오히려 우리들은그 장소에서 완전히 외부인메인 캐스트는 하야마히키가야그리고 두  미소녀 히로인이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다연출가 하야마 하야토에 의해 엑스트라 이하로 격하된 우리들은맥없이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그런 시나리오가 아닌가!

  짜증나짜증나짜증나!

 베개에 얼굴을 묻고,  나는 저주를 머리속으로 리피트 시킨다.

 하야마 하야토에 대한 실망 ,  분노 ,  공포……

 히키가야 하치만에의 대한곤혹.

 그렇지만그보다 더……

 분노와는 다른알 수 없는 감정이내 일부를 차지한 것도눈치채고 있다.

 뇌리에 박혀지워지지 않는다.

 그것은흑발과 갈색 머리의두 미소녀.

 그것만이나의 소용돌이치는 감정과는 떨어져나를 찌른다.

 

     ★     ★     ★

 

 

다음 날토요일.

 나는 나카마치 치카를 호출해신나라시노(新習志野라운드원에 왔다.

 목적은 하나기분 전환이다.

 볼링과 탁구로 한 바탕 땀을 흘린다운동신경에는 다소 자신이 있다.

 좀 쉬고노래방에 간다.

 먹고 마시고마구 노래한다운동은 내가 우위였지만노래는 치카의 독무대다하지만득점을 경쟁하는 것도 아니니까딱히 상관없다.

 어제의 굴욕을단지 해소하고 싶은 것뿐이다.

 그것은 치카도같은 기분이었을 거다.

 어느덧하야마와 히키가야 험담을 하게 되었다.

 

「뭐야 그 녀석잘난 척이나 하고?

「미소녀나 부르면서―, 격이 다르다고 말하고 싶었던 거야?

「우리들이 어울리지 않는 다고 과시하고 싶었나?

「대체로 히키가야 따위하고 어째서 우리들이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

「저런역겹고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녀석」

「절대로 그거카오리와 놀 수 있어 라고 들뜨고 있었겠지!

「그만둬진짜 역겹다! 대체로나 그 녀석에 잘 모르지만」

「아짜증나! 몇 번을 생각해도 짜증나! 생각하기도 싫어!

 

 목소리가 쉬어 버릴 때쯤귀가했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라……무슨너 그 목소리?

「노래방……」

「――너내년에 수험이야? 너무 늦게까지 놀아도괜찮은 거야?

「……진로 지도들었잖아선생님리쿠젠 대학 OK라고확실하게 보증했잖아? 좀 더 위도 괜찮다고」

「지금 이대로 순조롭게 가면이라고 말씀하셨잖니이렇게 정신 없이 노는데괜찮을까 하고」

「……시끄러성적 떨어지지도 않았어! 2학년이 되고 나서 오른 적은 있어도! 성실하게 해서 결과도 좋잖아어째서 잔소리 듣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

「그렇지만……아직 지망학교정해진 것도 아니고,  위를 노릴 수 있다면 조금만 더」

「아정말! 알겠어 알겠다고! 다음부터 안 늦을 거라고!

 말을 내뱉어 버리고나는 2층에 있는 내 방으로 간다뒤에서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한 것 같지만알까 보냐.

「……정말이지」

 씁쓸한 말을 내뱉고나 스스로도 의아했다.

 어머니가 걱정이 많은 것은평소 일이다어째서 이렇게 짜증나는 거지?

 그래알고 있어모친에게 짜증난 것이 아니다엉뚱한 화풀이에도 정도가 있다.

 잔소리 많은 어머니와 고지식한 아버지가난처하기도 하지만나는 가족을 꺼림칙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오히려외동으로 어리광을 잘 받아준다고 생각한다.

 나를 생각해서 하는 쓴 소리도 이해 하고 있다솔직하게순순한 태도를 보여줄 수 없는 거 뿐이다.

 여고생과 부모와의 관계는어느 집에서든이렇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적어도학력 면에서는 부모를 안심시킬 수 있는 레벨을유지하려 하고 있다.

 원래 나는다른 급우하고 비교해도성실한 편이라고 생각한다요즈음 여고생으로서는.

 품행도 나쁘지 않고노래방에서 노는 건 요즘에는 보통이다.

 거기에 일단장래 전망도 있다복지하고 연관된 일에 종사하고 싶다.

 그래서복지계 커리큘럼으로는전국에서도 굴지 레벨인센다이의 리쿠젠 대학을 지망하고 있다.

 뭐외동딸을 치바에서 센다이로 내보내는 것에아버지는 아직도 갈등하는 것 같지만내가 스스로 결정한 진로에그 나름대로 지지는 해 주고 있다.

 이렇게 보여도,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자의식 과잉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요즘 여고생치고는제대로 공부하고 있다.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에서는학년에서 50위 밑으로 떨어진 적은 없다지난 번엔 엄청 올라서,  중간 시험에서는 최고 기록인 23위였다.

 성적을 올리려고 하는 이유는부모를 안심시키고 싶다는 것 외에도자유롭게 지내고 싶다고 하는 목적도 있다.

 대개 교사를 포함한 어른들은성적이 좋다면조금은 삐끗해도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내 부모님은 걱정이 많은 데다가그것도 부모 사랑이어서 그렇다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자신을계산을 잘하고 효율을 중시한다고 생각한다.

 고교 수험 때도실은 소부로 갈까 말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당시 성적으로는 아슬아슬 아웃,  상당히 노력하면 어떻게든이라는 레벨이었지만.

 거기서 생각했다당시에 이미 복지계 쪽에 흥미가 있었고그렇다면 가고 싶은 대학도 좁혀진다레벨이 높은 대학에 들어 간다면고등학교는 어디라도 상관없다그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학력으로 사람을 보는 무리는 대체로출신 대학 밖에 문제삼지 않는다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하면고등학교까지 묻는 인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물론대학도 고등학교도 명문이라면 경의를 표하겠지만거기까지 할 메리트는 노력에 비해 수지가 맞지 않는다코스트 퍼포먼스다.

 반대로어떤 명문 고등학교를 나와도대학이 안 좋으면평가도 그저 그렇다학력 사회는 그러한 것이다.

 사람을 학력으로 밖에 평가하지 않는 무리를상대할 가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그런 무리에 한해서사람을 멋대로 말한다그러니까 나는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방해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적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를 선택한 것은「중위 고등학교에서 상위의 성적」이 ,  「상위 고등학교에서 하위 성적」보다 인상이 좋기 때문이다아무리 노력해서 소부고에 합격하더라도다른 학교 성적 상위자들만 있기에거기서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을 남기는 데는 애를 먹는다무리해서 들어가면들어가고 나서가 큰일인 것이다그런 학교 생활즐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그렇다면 적당한 학교에서적당한 노력을 하며즐거운 스쿨 라이프(웃음)를 만끽하는 것이 더 좋다.

 어쨌든중요한 것은어느 대학에 들어갔는가이다내가 효율을 중시한다는 것도이런 거다.

 진학교이면대학 수험에 유효한 공부를 잘하냐고?

 노노학력 업의 효율을 우선한다면학원 만한 것도 없다실제로 나는 소부고 학생도 다니는 학원에서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성적을 받은 적도 있다카이힌 종합 상위 50위 얕보지마?

 뭐내가 너무나 스쿨 라이프 (웃음)를 만끽하느라적당히 상위를 유지하는 거라어머니는 「좀더 공부하면 좀 더 위를 노릴 수 있는데」 라고 욕심을 부리신다무슨 일이라도 적당한 게 좋은 거라고요 마망?

 인생생명을 걸 정도는 아니다이거 명언이고.

 

「카오리밥 다 됐어내려 어서 와」

 ……이렇게 어리광 부리며 마음껏 자기 마음대로 청춘을 보내도집에 돌아가면 따뜻한 밥이 기다리고 있다.

 그 고마움을 모를 정도로나 바보는 아냐.

 솔직해질 수 없는 것은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라는 것으로허락되는 거에요어머님.

 

     ★     ★     ★

 

 그로부터 일주일.

 스스로도까칠하다고 생각한다.

 사이제에 틀어박혀일전의 치바 사변 (웃음)에 대한 기분 전환혹은 노래방 박스게임센터장시간 전화나는 iPhone4라서진짜로 전지 다 닿게 될 정도로까지뒷담화 비방 중상 빗발침대상은 주로 하야마 뭐시기그리고 히키가야.

 아직도 일대 세력인 하야마 팬@카이힌 종합에게나쁜 소문을 흘리지 않는 것뿐좋다고 생각하면 좋겠다오히려 감사해라.

 뭐그것은 자기 자신의 굴욕적인 체험을 공개 하고 싶지 않은 것뿐이지만.

 이 아픔을 공유하는 친구 · 나카미치 치카와 둘만의스트레스 해소의 날들은 계속되었다.

 그런 거하루로 풀릴까.

 하지만 그러나이다.

 어쩐지이름도 모르는 미소녀 듀오는두 사람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건드는 걸터부시하는 것 같이.

 

「다녀왔습니다

 금요일나는 저녁 730에 귀가했다.

 켁이 가죽 구두는……마이 파아더-? 드물게 정시에 귀가했다고?

 부친은 도쿄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부장님니시후나바시(西船橋)에 있는 우리 집에서 도쿄 메트로로 통근할 수 있지만편도 1시간 걸린다이 시간에 집에 있는 것은 드물다.

 이것은 그건가설경(説経)루트인가……

 나는 숨을 들이마시고거실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카오리조금 여기에 앉아라」

 대체로잔소리 설경 시퀀스는어머니 9연참 뒤에 아버지 1이다포인트 카드에 스탬프가 모이는 이미지오늘은 쿠폰 교환 날이었던 것 같다.

 나는 마지못해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정면에 살짝 앉는다.

「최근놀고만 있는 것 같던데…… 어머니가 걱정 하고 있어」

「……안 늦게하고 있어요제대로 전화도 하고 나서 놀러 가고학원도 쉬지 않아요」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야.

 위엄스럽게아버지는 그렇게 말했다.

 이 사람쓸데없이 목소리는 좋다서양 영화에서 더빙 하는이소베 츠토무(磯部勉)하고 목소리가 닮았다외형은 무카사 나오사마(六平直政)이지만.

「누구와 놀았어?

「치카야이 일주일 동안만치카하고만」

「치카짱에게폐가 된 것은 아니고?

「그렇지 않아치카도 즐거워했어」

「……너는즐거운 건가?

 하?

 뭘 묻는 거지이 사람.

 놀고 있는 것을비난할 생각이 아닌 거야?

「어머니가조금 피곤해 보인다고 했어.

「……………………」

「아버지도 보기에도안색 좋아 보이지 않는데……무슨 일인가 있었던 거야?

 ――꾸중이 아니야?

 걱정……하고 있었다니……

「……별로」

「그런가……너노력하고 있고조금 숨돌리기는 거야 전혀 상관없지만피로라든지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을까 걱정되어서 말이야노는 걸로숨돌리기가 되고 있는 거야?

 ……되는 걸까?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날뛰어도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희미하게 깨닫고는 있었다나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무엇인가는하야마 뭐시기도히키가야도하물며 미소녀 듀오도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그들을 계기로내 안에 무엇인가가 표면화했던 것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무엇인가가머리를 들었다.

「되고 있어요」

 ……카오리씨조금만 더 붙임성 있게 말할 수 없습니까?

「……그런가그럼 됐다.

 아버지가 일어서며,  내 등을 툭 두드렸다,

「몸 조심해라? 몸이 건강하면대체로는 어떻게든 되니까」

 그대로현관으로 향한다.

! ? 가는 거야?

「아아여보도시락 미안해」

 아버지 손에는도시락이.

「저녁식사 메뉴인걸요일도 아니에요」

「그럼갔다 올게」

 현관문이 닫히고 아버지는 또 회사로 갔다.

 나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만한 번 돌아왔다는 것?

「저녁밥 먹을래?

「……먹을게」

 

 아버지는 엄격한 사람이다.

 예의범절로 시끄럽고거짓말·변명·발뺌은 용서하지 않는다.

 어머니는 세세한 것에 하나하나 참견하지만그것은 걱정이 많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세세한 것은 넘기고 대범이지만중대한 것은 꾸짖는다좋은 콤비네이션이다좋은 건가?

 그 아버지에게오늘 꾸중 들을 거라 생각했다아니이 일주일 동안 어머니와의 대화로확실히 그렇게 될 거라 실감하고 있었다.

 알고 있어도자기 행동을 고치는 것은힘들다.

 상상 이상으로치바 사변은내 마음에 깊게 뿌리 박힌 것 같다.

 그래서

 내 모습이너무나도 평상시와 달랐던 걸까?

 피곤하다라고는 느끼지 않았다하지만부모님에게는 그렇게 보였던 것이다.

 그러니까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셨다.

 아버지는 엄한 사람이다.

 얼마나 엄한가 하면.

 일찍이아버지와 뉴스를 보고 있었을 때 .

 10대 소년이살인을 범했다는참혹한 사건이 보도되고 있었다.

 그 소년의 집은예의 범절에 시끄러운 아버지의 행동이 근처에서도 이야깃거리였다고 한다.

 자주아이들을 질책 하는협박 같은 목소리가 새고 있었다고.

 하지만그렇게 자란 아이인데이런 결과가 나왔다.

 아버지는 뉴스를 보며말했다.

「저 아버지는시끄러운 것 뿐이고엄격하지는 않았구나」

 그 때생각했다우리 아버지는 확실히 엄하지만무엇이 엄한지는 알고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그런 사람이엄하면서도나를 신경 써 주었다.

 아니언제라도 아버지는아니어머니도나를 신경 써 주고 있다.

 

 된장국을 훌쩍거리면서신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머니미안해……

 그런 말이 나올 것 같았는데.

 어째선지참고 있는 자신이원망스러웠다.

 

     ★     ★     ★

 

 

그 날 밤아니다음날 새벽녘.

 나는아직 어두운데도눈을 떠 버렸다.

「뭐야아직 300잖아……

 화장실에 가려다문득맹렬하게 구토감에 휩싸였다.

 벌써 텅텅 빈 위는토할 것도 없고게우는 것만이라괴롭다.

 미온수라도 마시면반대로 토할 수 있어 편하게 될지도 모른다나는 주방으로 가티포트로 물을 끓인다.

 사실은 일단 끓이다가식혀서 마시는 것이 좋았겠지만그냥 미지근하게 끓여한 번 입을 씻고 나서두 잔째 삼킨다.

 스멀스멀침대에 기어들어 갔다……

 

 다음에 눈이 깬 것은, 630이었다.

 토요일이라 휴일이고아직 이르다……구토는 조금 누그러진 거 같지만또 미온수를 마실까 하고일어나려고 했다.

 상체를 일으킨 것뿐인데도이변을 눈치챘다.

 일으켰을 뿐인데 천지가 뒤집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라? 라고 생각하면서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지만바닥에 닿은 다리에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뭐지몸이 대단히 나른해……

 벽을 따라 걸어서방문을 연다무릎에 힘이 빠지고 있다.

 계단을 내려,  ,  이건 안 된다라고 눈치챘다.

 온전히 서 있기 조차 힘들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그런데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나는 방문 앞에서누웠다.

 차가운 마루가기분이 좋다.

 아래층에서는어머니가 평소처럼 아침을 만들고 있는 냄새와 소리토요일이지만오늘도 아버지는 출근인가……

 부모님이 거기에 있는 것에안도했다.

 소리를 낸다.

「어머니」

 깜짝 놀랄 만큼허약한 내 목소리에흠칫 했다.

 그렇다고 할까오싹 했다.

 아니오싹은아닌데……

 위험하다이것은 위험한 상황이다.

 나는쥐어짜며 외쳤다.

 그래서 겨우목소리가 닿은 게 아닐까.

「어머니!

 그 소리는마치 어린 아이와 같았다라고 나 스스로도 생각했다.

 

 눈을 떴을 때는병원 침대였다.

 나는 열이 40도였다고 한다.

 어머니가 머리맡에 있었다아버지가 자동차로나를 이 구급 병원까지 데리고 와서 주었다고 한다.

 내 집에서소부선 위에 과선교(跨線橋)를 넘으면 있는 교차점에큰 구급 병원이 있다구급차를 부르는 것보다도 빨랐다.

 그 아버지는 지금담당 의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유행성 감기인플루엔자는 아니지만 비슷한 것이다.

 열은 높았지만목이 아프다든지 기침이라든지 같은 건 가벼웠다.

 링겔 2개를 맞고지금 열은 38도로 내렸다는 것.

「배고프지 않아? 무엇인가 마실래?

 어렸을 때는아플 때 어머니가 잘 보살펴 주었다……

 그런 것이 떠올랐다.

「물마시고 싶어……

 오랜만에응석부렸다.

 어머니가부리가 긴 용기로 물을 먹여 주었다.

 거기에아버지가 병실에 들어 온다.

「어머니바꿔줘」

「에에그럼화장실에……

 어머니와 교대로아버지가 머리맡의 의자에 앉았다.

 나는살그머니 중얼거린다.

「회사……」

「너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사실대로라면그런 급한 일도 아니었어」

 일 굉장히 좋아하네요아버지.

 열중하면 그것 밖에 생각할 수 없 성격이고반드시 일이 즐겁겠지그렇지만일을 이유로가정을 소홀히 하지 않는 건한번도 본 적이 없다.

 얼마나외동딸이 사랑스러운 걸까.

 귀엽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걸까.

「역시 피곤했던 거 같구나체력이 떨어졌기 때문에면역력이 떨어져서 바이러스가 온 것 같다」

 ……자업자득인가.

 아버지의 말하는 대로였다.

 이 사람은나보다나를 알고 있다라고 하는 거야?

 아니어머니도……

「……반성하고 있어요」

「그런 것은낫고 나서 해도 괜찮아」

「……………………」

「오늘은 입원이다그렇게 하는 게 사람도 있으니 안심할 수 있겠지내일 퇴원할 수 있다고 하니까이후에는 자택 요양을 하자꾸나」

「응……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우선 나아라낫고 나서생각해야 할 것을 생각하자 지금은 머리도 쉬게 해라」

「……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나상담하고 싶은 것은 사양하지 말아라메일이라도 좋다하고 싶지 않으면하지 않아도 괜찮다」

「……고마워」

「조금 잘래?

「……잔다」

「그렇게 해라」

 부모의 눈으로 보면   나는 상당히 무리를 하고 있던 거 같다.

 그거야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할 만도 하다.

 전부 들킨걸까.

 그렇지만도저히는 아니지만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야기하면나 자신이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단지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열이 나서 뭔가 악령이 떨어졌는지그렇지 않으면 40도의 열이내 머리와 몸에 있던 독소를,  다 구워 버렸는지.

 아직 열은 남아 있지만내 머리는활짝 개여 있었다.

 나는 어제까지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지금은 자각하고 있다.

 모든 원흉은 나에게 있었다.

 이 일주일간까칠었던 나는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야마 뭐시기도히키가야도아무것도 나쁘지 않다.

 나쁜 것은나다.

 중학생 시절에나에게 고백해 온히키가야 하치만.

 거의 제대로 말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을 그의 고백에나는 당황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미안하다고 말해 버렸다.

 솔직히그를 의식한 적도 없다그 이전에그를 모른다.

 하지만그 당황스러움을 불식하려고나는 그의 고백을 발설하며 돌았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곤혹스러운 머리를 깨끗이 하자고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잔혹한 일인가지금지금의 지금까지눈치채지 못했다.

 어렸다라는 한마디로일축해도 좋은 걸까.

 그 뿐만이 아니다.

 발설했을 때모두의 리엑션.

 뭐야히키가야 녀석카오리에게 고백? 있을 수 없어! 무슨 생각이야? 그거 카오리도 곤란했겠는데? 그 녀석 언제나 기분 나쁘고그런 녀석이 갑자기 고백이라고웃기잖아?

 카오리가 상냥해서 여러 녀석들에게 말을 걸잖아? 그러니까 그 녀석왠지 착각한 거 아냐? 카오리좋은 녀석이라고! 조금은 생각하지 않으면 그 상냥함이 보람없게 된다고?

 

 모두나를 동정했다.

 그러니까그것이 면죄부가 되었다.

 

 그렇네그렇게 갑자기 고백이라니이상한 녀석!

 그렇지만 말이야나쁜 녀석은 아니야그러니까털어버렸지만그러면 안 되잖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해주는 게 좋잖아!

 뭐야카오리 저런 녀석에게도 거기까지 상냥한 거야? 뭐야 너 진짜로 천사야? 그만두는 편이 좋다고! 또 착각 될 뿐이니까!

 아니자꾸 그러면 마음이 복잡하다고! 그렇지 않으면 진짜 심각하게 되어버려? 있잖아신경 써서 학교 오지 않게 되어도 곤란하다고?

 

 그렇게나는 그를 돕고 있는 듯한 기분으로평상시대로 말할작정이었다.

 그의 고백도차라리 이야기 거리로 해 주는 편이그도 기분이 편해질 거라그렇게 믿었다.

 천박했다.

 아이였다.

 초등학생이 말하는,  「아니에요괴롭히는 거 아니에요」하고 뭐가 다르다는 것일까?

 고등학생이 되면서 까지그렇게 유치한 사람 괴롭히기를그만둘 수 없었다.

 히키가야라면어느 정도 괴롭혀도 괜찮아그런 근거가 없는 면죄부가지금의 지금까지 통용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부끄럽다.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반드시 나는마음 속으로는눈치채고 있었을 것이다.

 이 일주일간풀어 버리고 싶었던 것은어리석고 천박한 자신이었던 것이다.

 하야마군은거기를 지적하고 있었다.

 표면만 보고마치 알았다고 하지 마라.

 어째서「잘 모르는 녀석」이라고 분명하게 생각했던 히키가야를거기까지 업신여겼느니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단지 분위기만으로인상으로단지 그거뿐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런 자신의눈을 뜨게 해 준 것은.

 아마반드시……

 그두 미소녀들이다.

 계속 내 뇌리에 박혀 떨어지지 않는 그 두 사람의 이미지.

 순간적으로 엇갈렸을 뿐인데도.

 나에게는파급이 굉장했다.

 그런사건이었다.

 반드시 그녀들은,  「진짜」다.

 단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뿐만이 아니다.

 진짜로 빛나는 것을가지고 있었다.

 그 빛남은임시 변통을 순간으로 벗겨 내어그 얄팍함얕음을 폭로한다.

 여장부시원스러운 성격

 스스로 한 정의에 지나지 않는내 가면을날려 버렸다.

 그래나는「내가 생각하는 최강의 나」 ,  그 코스프레를 하고 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야마군의 말에 집착해부정하기 위해 기를 쓰게 된다초조해 한다필사적이 된다.

 일주일 동안이나몸을 상하게 하면서도갖은 험담을 다한다어디가 시원스러운 건가.

 옹졸하고 소심하고자신에게 응석부린다.

 그녀들은달랐다근거는 없지만 그렇게 느꼈다.

 흑발 소녀는아름다우면서도잘 갈아진 칼날을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아주 고밀도로 재련된 일본도 같다.

 한점의 흐림도 없고섣부르게 건들면 일도양단.

 누구나 그 앞에서는진위를 시험 받는다.

 갈색 머리 소녀는끝없이 갈고 닦은보옥.

 둥글고 부드러워서만지면 기분이 좋다하지만거기까지 참된 구체를 만들려면얼마나 몸을 깎았는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녀 쪽은별로 자각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우리 아버지의엄하고 무르지 않는 애정 같이.

 그녀들은올바르고 상냥해서타협하지 않고 자기를 갈고 닦았다.

 내 「코스프레」에 비할 바가 아니다스스로의 이상에충실하게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그 모습에그토록 매료될 리가 없다.

 

 그러면그런 그녀들에게 인정받은히키가야 하치만은

 그것만으로 가치 있는 존재인 것이 아닌까.

 나는모른다그 이전에그를 모른다.

 할 수 있다면히키가야 하치만을 알고 싶다다시 알고 싶다.

……용서 받는다면이지만(されるのならば、だ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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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카오리는 자기 어머니를 母さん 이라고 부르는 거 같군요. 엄마나 마마라고 부를 거 같았는데 -_-;

번역하면서 화나기도 짜증나기도 나름 울기도 했습니다.

이 작가분은 현재 여러 실험을 하는 느낌이지만 일부다처제 같은 것 보단 이런 류를 더 잘 쓰시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일부다처가 좋습니다.)

사실은 2편, 3편이 더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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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블로그
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by 레미0아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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