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오레가이루 팬픽/KZ=SK 2014. 1. 4. 16:06 by 레미0아이시스

본 작품은 KZ=SK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감연히 오리모토 카오리는 자유의 날개를 추구한다.

 

(역주 : 감연히 : 과감하고 용감한 태도로)

 

 

 고등학교 3학년, 1년은눈 깜짝할 새에 지났다.

 눈이 팽 돌 정도의 이벤트는 있었지만.

 나오리모토 카오리가모든 걸 희생하고 수험 공부에 매진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초 예정인리쿠젠 대학 복지 학부 지망그것을 전격 법학부로 선회 했다그것이 4.

 학원 사무국도고등학교 담임도 기막혀 했다다시 생각하라고 말했다.

 내 학력으로는 어렵다고적어도일 년도 채 안 남은 시간으로는 늦는다고.

 결과적으로재수를 각오하고 법학부를 지망하는 내 진심에지지한다는 소리 보다는포기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것보다부모님이내 결단을 지지해 준 것이컸다.

 그 날의아버지가 놀란 표정이눈에 선하다.

 

「어째서 갑자기 학부 변경을……

「생각하는 것이 있어서안될까?

「일단들을 수 있을까?

「응……

 

 나는 어째서 법학부 지망으로 바꿨는가.

 하나는히키가야 하치만과 같은 지망을 하려는 의도이다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그 이유는.

 애타게 그리는 그 사람과 같은 캠퍼스로…… 라는 건 아니다결코.

 그 이전에히키가야를 의식하는 것이 연애 감정인 걸 아직 나는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같은 대학에 들어가면그리고 센다이에서 마주치게 되면확인하고 싶은혹은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은 기분인 것은인정하자.

 서로치바에 있을 때 확인하면 되지 않아?

 학원에서 하면 되는 거 아냐?

 ――그것은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이란 걸 확인하고 싶었다.

 단순한 착각이라고 해도그 정도로 대담하게 하지 않으면이 기분이얄팍한 것에 지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스스로도 바보 같은 일을 하려 한다.

 얽매인다’ 라는 단어는본디 부정인 의미로 사용한다고들 한다.

 그래도그런데도나는 얽매여서’, 이 기분을 이 마음을 마주하고 싶었다.

 정말로 나는다시 태어났을까그 고열은그 증거였을까.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은히키가야 하치만과의 재회그리고 그 두 미소녀와의 만남인가.

 나는일년 만에 법학부에 합격할 수 있을까.

 히키가야 하치만은몇 개나 되는 지망 중에서리쿠젠 대학을 선택할까.

 만약 내가수많은 조건을 클리어 하고그와 같은 캠퍼스에 서는 날이 오면

 그것은 운명이었다고 인정하자.

 자신 힘으로그것을 운명이라 했던 것으로.

 그렇다면내가 법학부를 지망한 이유가결코 짧은 연모 때문에 들떠서여서는 안 된다.

 나의나에게유익한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히키가야 하치만이 리쿠젠 대학을 선택한다는 것은그 나름의 삶의 발로일 것이다그렇다면그에 준해서내 삶내 긍지내 프라이드가 아니면 안 된다.

「……장래복지 계통에 종사하고 싶은 건변함없어」

「……흠」

「그렇지만…… 복지 사업에 대한 상황에 대해서는여러 가지 생각해 봤어어려운 조건이 많아일손 부족에돈도 부족하고체력적으로도 힘들 거야…… 뜻만으로는잘 되지 않을 테고발전을 바라는 것도 어려워」

「…………그렇겠지」

「그래서 생각했어룰을 바꾸지 않으면이라고」

「……………………」

「지금 상황은룰에 문제가 있는 거야파워 밸런스가 나쁜 게임을 강요당하고 있는 같은 거라고 생각해그러니까룰을 바꾸는 거야바꾸려면,룰을 모르면 안 될 테고사업 환경이든지 수익 구조든지미비한 것은 없는지외부 지원을 쉽게 얻을 수 있는지혹은 공적인 보조를 받기 쉬운 구조는 가능할지규제완화로 조건을 유리하게 바꿀 수 없으리그러한 것들을 하려면법률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라고 생각했어」

「호오」

「복지 학부로 가서복지 현장에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것은,  리쿠젠 대학이라면 선택 과목으로 타 학부 이수 같은 걸로도 할 수 있으니까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그것보다는법 지식을 얻어비지니스로자원봉사로저력이 있는 복지를 실현될 수 없을까해서」

「……………………」

「법 지식이란 건자유를 얻기 위한 무기가 되지 않을까」

「자유?

「응행동이나 사고를 방해하는 것은어떤 룰이 아닐까 해그것은 특정한 누군가 만의 이익을 위한 룰로규제압력불합리한 조건…… 그런 거니까룰을 바꿀 수 밖에 없어법 지식은그것을 위한 무기자유를 차지하기 위한지혜라는 무기나는 그것을 익히고 싶어복지에 혁명을 일으킨다 라는 목표를 위해서」

「……………………」

 이것이자는 시간도 아끼고 생각한나의 답결코꾸며낸 것이 아니다결론을 내기 위한 그럴 듯한 이유도 아니다「자유」에 얽매이는내 삶이 이끌어낸내가 나아가는 길.

 아버지는팔짱 끼며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내가다 이야기하자눈을 감고야간 끄덕이면서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얼굴을 들고지금까지 본 적 없는 미소로나를 보았다.

 어울리지 않지만사랑스럽다,라고 조차 생각되는상냥한 눈동자로.

「감탄했다아니감동 했어카오리」

「엣!?

「실은아버지도법학부 졸업이야」

「엣?

「그렇지만아버지는 대학 수험 때카오리와 같은 생각은하지도 못했다놀랐어너가 그렇게 견실하게 인생 설계하고 있다니아니그렇게 말하면 딸을 너무 가볍게 보는 거구나」

「하하아」

「그 무렵의 아버지라면너를존경 할 거다. 그리고」

「……………………」

「지금의 아버지는너를 자랑으로 생각한다」

「……아버지」

「법학부 수험대단하구나? 아버지도 눈에서 피가 나올 만큼 공부했어」

「헤에」

「그렇지만너가 결정한 것이다아버지전면적으로 응원하마」

「……응고마워」

 그러자쭉 듣고 있던 어머니가말했다.

「……여보괜찮겠습니까? 확실한 보증을 받고 있는 복지 학부에서어려운 곳으로 바꾸는 것은」

 그것을 듣고나는 말을 꺼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건 아니지좀더 공부하면 좀더 위를 노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어머니야」

「그것은그렇지만……

 그러자아버지는 ,

「여보걱정할 필요 없어비록 올해 안 되어도카오리의 생각은어디서 뭘 하더라도 틀림없이 통하니까거기에나는 카오리라면해낼 거라 생각해」

「……그렇다면괜찮습니다만」

「여보카오리가 쓰러지지 않게맛있는 거 많이 먹여줘」

「아앗안돼살쪄」

「몸이 자본이다? 다이어트는 그 후야 여하튼」

「몸이 건강하면대체로는 잘 된다라던가?

「하하그런 거야!

 

 이렇게나는 내 삶을스스로 정했다.

 그리고 그 앞에숲의 도시 · 센다이가 있다……

 거기서히키가야 하치만이 기다리고 있다면.

 그것이 운명이 아니면 뭐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장소로나는 나를던진 것이다.

 

 그래도 히키가야에 대한 건아버지에게는 비밀이다성숙한 딸의 아버지니까.

 거짓말은 안 했다하지만비밀은 인정했으면 좋겠다그러니까 미안합니다 라고는 안 할게요.  아버지.

 

     ★     ★     ★

 

 

 법학부 합격을 목표한 공부는봄부터 여름을 거쳐힘들었다.

 학원 코스를 다시 알아보고커리큘럼을 변경했다공부 시간도 증가했다.

 하지만아버지의 어드바이스로무리한 스케줄은 피했다그 만큼효율적인 학습을 지향했다.

 그 생각은효율을 존중하는 타산적 성격인 나에게도 맞는다고지식한 인간은노력파라서,  자칫하면 무너질 때까지 노력해 버린다효율 중시라고 말이야 좋지만뿌리부터 게으름뱅이인 나는평소에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생각한다무의식 중에「놀이」를 만든다.

 생활을 편리하게 한 발명 중 상당수는조금이라도 편해지려는 게으름뱅이의 발상이 기점이기도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하면 어머니에게는 억지라고 야단 맞았지만.

 그러나.

 성적은생각처럼 오르지 않았다.

 한 번은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에서 학년 23위였지만, 3학년이 되고 나서는 40위 정도 일 때가 많았다다른 학생들도 수험 때문에 노력하고 있으니까상대적인 순위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자신에게 타일렀지만급우들에게 추월 당하는 것이 지망 학부를 상위 쉬프트한 나에게는 전도다난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조금씩초조해진다.

 여름이 지날 무렵에도성적은 제자리복지 학부를 지망하던 시기와 그다지 차이없다고등학교 진학 지도는재차지망 학부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했다.

 하기 강습에다른 학원에라도 다닐까 하고 아버지에게 상담 하면.

 초조해 하지 마라지금의 페이스를 지켜라더운 시기에 무리하지 마라그렇게 아버지가 설득했다.

 그리고여름방학이 끝날 때쯤 진로 지도에서이 때까지 나왔던 어머니 대신에 아버지가왔다.

 딸의 희망대로법학부 지망은 바꾸지 않는다부모로서 전면적으로 딸을 지지한다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양보하지 않았다.  담임과 약간 험악한 분위기가 될 정도.

 돌아갈 때아버지가 나에게 말했다.

 교사는 것은자신의 클래스의 진학률만 문제 삼는다그런 무리들의 말을 신경 쓰지 말라고.

 설마 그 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다니.

 하지만 그것은나를 믿고 나를 지지하기에 한 발언이라는 것을인정한다.

 초조함이 사라졌다.

 결과는 내가 정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내가 가져오는 것이다최대한의 노력그것 밖에 없다엉뚱하고 무모하고 무계획적인 분발은 무의미하다이정표를 정하고 눈앞의 과제를 하나하나 해낸다하나 달성 할 수 없다고 신경 쓰지 않는다다음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그 시행착오.

 운을 하늘에 맡기지 않는다단지 최선을 다한다.

 

 그러자초가을로부터 내 성적은몰라 보듯이 올랐다.

 눈앞의 경치가펼쳐지는 기분지금까지는긴 터널을변하지 않는 경치를 보면서묵묵히 달린 것 기분이었는데.

 담임도 강사도 튜터도 놀라고 있다뭔가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지 물었다.

 그런 건 없다지금까지의 방식을바꾸지 않고 계속 했을뿐이다.

 아버지는 그것을 보고말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경험으로 말한다면변화라는 것은어느 날 돌연극적으로 방문하는 것이라고.

 조금씩 변화한 것이쌓이는 것이 아니라고.

 그것은 예를 들면직소 퍼즐.

 처음은 손으로 더듬어도오리무중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하지만어느 정도 피스를 붙여 가면도안이 보인다그러면피스를 두어야 할 장소가 보인다거기부터는빠르게 피스가 이어진다.

 뿔뿔이 흩어졌던 앎의 파편이어느 날 돌연히단번에 이어진다고.

 그 말을 실감했다.

 

 쓰다누마 학원에서히키가야와 마주친 적은몇 번인가 있었다.

 눈이 맞는 적도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대체로저쪽에서 시선을 돌린다.

 그런데도 나는 뒤쫓지 않고그대로 엇갈렸다.

 같은 학부를 지망하는 것도말하지 않았다.

 거리에서그의 여동생도 몇 번인가 만났다여동생 쪽은 먼저 달려와 말을 걸었다실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히키가야 코마치귀여운 녀석이다.

 하지만 거기서도오빠에 대한 건 나는 말하지 않았다.

 모든 건봄의 센다이에서 나오는결과에 맡긴다.

 

 모의 시험 결과리쿠젠 대학 법학부합격 가능성은 반반.

 오히려 잘도 여기까지올라 왔다고 생각한다.

 

     ★     ★     ★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는오래간만에 치카와 치바에서 보냈다.

 서로 남자친구도 없고이대로 졸업한다고 치카가 말한다.

 내일은 크리스마스 당일그렇다고는 해도나도 치카도 가족과 보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나는 쓴웃음을 지었다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무렵은좀더 청춘을 엔조이(웃음하겠어! 하고 벼르던 것 같지만.

 모두 역시그 날 이후로바뀌어 버린 걸까.

 적어도내 청춘은센다이로 미룬다그런 마음을 숨긴그 때.

 심장이쿵 하고 뛰는 거 같았다

 푸른 일루미네이션으로 장식된 가로수 저 편붐빈 길거리에세 명의 실루엣이 보였다.

 두 소녀와 한 소년.

 나에게 충격을 준흑발 롱 헤어갈색 경단 머리그 두 미소녀가지금 확실히저기에 있었다.

 그리고.

「히키가야……」

 

 그 때의허구를 일절 거절하는 것 같은흑발 미소녀의 얼어 붙는 시선이거기에는 없었다.

 부드러운 미소를 가득 채운 그 눈동자는히키가야에게 향하고 있었다.

 천진 난만이라는 말을 시각화 한 것 같은 갈색 머리 미소녀의넘칠듯한 미소가 빛나며이것도 똑바로히키가야에게 향하고 있었다.

 아아이 두 명의아니「그」 두 명의 소녀의 마음은따스함과 함께히키가야 하치만에게 흘러 들어가져 같았다그렇게보였다.

 하나 둘 길거리에눈이 춤추듯 내려왔다.

 세 명은하늘을 올려본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들뜬 갈색 머리 소녀가춤추듯이 포장 도로에서 뛴다그것을 지켜보는흑발 소녀와 히키가야의미소.

 이어져 있는, 3명의 마음이빛의 고리로 보였다.

「카오리무슨 일이야?

「아? 아니, ……내리고 있네」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겨 세 명이 치카의 시야에 들어가지 않게돌면서.

 나는 치카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선가 커피라도 마실래?

「그러자」

 그리고문득 돌아 봤다.

 세 명의 모습은 벌써사라져 있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밤하늘이 깨끗했는데.

 어느새눈구름이 덮어 있다.

 마치 별들이 떨어져 내린 듯이눈이 이브날 거리에 쌓였다.

「……추워」

 하얀 숨을 뱉으며나는 코트의 옷깃을 여민다.

 눈이 물기를 띠고 있는 것은반드시 추위 탓이다그래반드시 그럴 거야……

 

 사실은알고 있었을 것이다.

 눈치채지 못했다고는 해선 안 된다자신의 일이지만.

 하야마군은 말했다히키가야는우리들보다 더 멋진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친한 것도여러 가지가 있다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본그녀들의 표정.

 그것을연애 감정이라고는할 수 없지만

 히키가야와 그녀들은강한 정으로 연결되어 있다서로 신뢰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히키가야에게 마음이 있는 건지그런 것 까지는 모르지만.

 히키가야가리쿠젠 대학에 들어가면아마 그것은 그녀들과의 이별을 의미 할 거다.

 그런 선택을그가 하는 걸까.

 물론거리가 멀어도마음은 서로 통할 수 있을 것이다혹은그녀들도같은 곳을 목표로 할지도 모른다.

 조금내 마음이 심란해졌다.

 그러나지금은 헤맬 수는 없다.

 이 날을 경계로나는 히키가야를 일단 머리에서 지우기로 했다.

 차라리그 미소녀들과 사랑하는 사이이라고 단정해 버려도상관없다.

 나는 히키가야를 위해서만리쿠젠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잖아?

 몇 번이나그렇게 자신에게 계속 물었다대답은요구하지 않고.

 몇 번이나몇 번이나.

 

     ★     ★     ★

 

 3월 첫째주나는 리쿠젠 대학 법학부를 가기 위한 시험을 쳤다.

 반응은…… 어떨까솔직히 모른다완전히 아웃도 아니고완전히 세이프도 아니다가채점도빠듯 했다.

 그런데도일년이 채 안된내 파란만장한 수험 공부는 마지막이었고 피로보다 안도감과 해방감이나를 지배했다.

 당분간은 활자 보고 싶지 않아―……

 

     ★     ★     ★

 

 

연안의 바닷바람이꽃 향기를 태우기 시작하는, 3월 둘째 주.

 치카를 포함한 반 친구 몇 명과 나는 마쿠하리 이온 몰을 돌고 있었다.

 방심하면 미아가 되는 대규모 쇼핑 몰은 라라 포토 덕분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새로 온 이곳은 지리도 모르겠고나이는 먹기 싫은 것이라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

 문득몸집이 작은 교복 차림의 소녀가시야에 들어온다.

 그것은소부 고등학교의 감색 블레이저 코트.

 단지 혼자 터벅터벅등을 구부리고 있는흑발 쇼트 컷.

 일순간자신이 아는 그 아이의 이미지와 너무도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말을 걸어야 할지 망설였다.

 하지만오히려 그 위화감에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치카미안조금 어디 좀 갈게」

 그렇게 말하고 나는흑발 쇼트 컷 앞으로종종걸음으로 다가간다.

「코-마치!

 일부러 밝은 음성으로구부러진 등을 탁 두드린다.

「아…… 카오리언니?

「왜 그래―,  오늘은 혼자야?

 이렇게 말했지만만약 히키가야와 함께라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지만이미 늦었나.

「응혼자……

 .

「……무슨 일이야활기찬 아가씨가오늘은 맥이 없네

「엣!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요?

「그래생리?

「아닙니다」

「……역시 이상해? 무슨 일이야?

「……………………」

 ―― 이 나이대가 이렇게까지 고민한다면,

「사랑 고민일까?

「트틀려요아니

 일일이밝게 행동하는 그 모습좀 아파.

 너는계략가인 척하는 것 치고는 비교적알기 쉬워.

 하지만이 녀석이 침울한 이유가사랑이 아니라고 하면거기에 준하는 것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오빠하고 싸움이라도 했어?

「아니―그렇지 않은데요……

「……나귀찮게 한 걸까돌아가는 게 좋아?

「아니요! 죄죄송합니다카오리 언니걱정해 주셔서」

「음뭐」

그 뒤로 침묵을 지키는코마치.

 그렇다면나는.

「……좋았어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좋아그 대신나하고 어울려줘」

「엣? 괜찮겠습니까친구분……

「됐어괜찮아코마치와 러브러브 하고 싶으니까상관없잖아 어울려도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나는 팔꿈치를 코마치의 옆구리에 들이댄다.

「아 역시……

「그렇지?

 나는 치카들에게 급한 볼일이 생겼다고 말하고 헤어졌다코마치를 타피오카 드링크(タピオカドリンク)가 맛있는 아시안풍 카페로 데려 갔다.

 

 굵은 빨대로 타피오카를 마시고코마치는 ,

「아맛있다」

「그렇지? 여기추천할 만 해」

 단 것맛있는 것이 있으면여자아이는 기력이 회복됩니다.

「괜찮아 졌어? 코마치는 그래야지.

「응저기카오리 언니」

「으무」 빨대를 물고 있어서조금 잘난 듯한 대답이었다.

「……감사합니다」

「오빠에게 도움을 받은답례야」

「……………………」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기운 내」

「…………네」

「건강하면뭐든지 할 수 있어!

 조금 뜰 떠서나는 그렇게 말했다.

「아하하하하하」

「……히키가야 녀석코마치 울리면내가 떼려 줄게!

「아,  이랄까」

 코마치는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과연 코마치도모르는 것이 있어서요……

 

「……오빠?

「응…………

「그래……」

 나는, ‘싱긋’ 미소를 코마치에게 향해다,

「가까이 있고오랜 세월을 지낸 부부가 되어도인간그러한 것일지도」

「……그렇네요」

「뭐외동이라 모르지만 」

「……대충이네요―카오리 언니는」

O형이니까」

 물으려고 해도물을 수 없는히키가야에 대해.

 코마치를 우울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해도.

 나는 아직히키가야와 마주하는 것은너무 빠르다고 느끼고 있다.

 나로서도고집이지만.

 그와 재회하는 것은센다이 였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코마치는피처폰(ガラケ)이야?

「에? 응」

「그럼써 두자」

 나는코스터(スタ)에 볼펜으로내 휴대 번호와 메일어드레스를 메모 했다.

「어쩐지 영화에서술집에서 설득하던 남자가이런 일 하고 있구나」

 그렇게 말하고그것을 코마치에게 건네준다스마트폰과 피처폰 사이의 전송 방법을 몰라서다.

「기분이 내키면아니 언제라도 좋아사양 하지마」

 우와아버지 닮아가는 걸지도.

「고고맙……습니다」

 당황스러워 하는 그 표정은코마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응? 왜 그래? 멍하니」

「아아니―……카오리 언니,  훈남

「적어도 누님이라고 말해……

「응아니코마치 주위에이렇게스스럼없이 의지할만한 사람이 없어서」

「언니 입장이네……

「그게의지 운운 할 수 있는 오빠라고 생각하나요?

「그렇네……」

 두 사람푸훗.. 했다.

「정말로감사합니다카오리 언니코마치괜찮아 졌어요」

「그런가 그럼 다행이다.

「코마치반해버릴 것 같아요」

「아별로 나 유혹하지 마 새끼 고양이짱」

 

 마주칠 때 보다는 밝은 미소를 되찾은 코마치는안보이게 될 때까지 손을 계속 흔들고 있다.

 내 마음은많이 요동치고 있다.

 그 코마치다그 작은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그녀 자신의 문제가 아니겠지.

 어쩌면히키가야에게무슨 일이……

 그무엇은좀 더 지나서알게 된다……

 

     ★     ★     ★

 

 

3월 셋째 주합격 발표 날.

 나는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에서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수업도 없고발표를 기다리는 반 친구들나를 포함해 주고 받는 말도 피상이고마음 이 여기에 있을리가 없지.

 오전 11스마트폰이 진동했다발표 시각을 고하는 알람 기능.

 나는 터치 패널을 조작 해, ID대신 수험 번호와 패스워드를 넣는다.

 인터넷으로 발표의외로속달 통지가 먼저 집에 도착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역시 이쪽이 빠른 것 같다반 친구들 중에서도내 통지는 제일 빠른 부류였다.

 화면을 확인하고브라우저를 닫는다곧바로,  전화로 전환해 주소록에서 하나의 휴대 번호를 탭 한다.

 저스트 원 콜로전화가 연결되었다저기도마음이 여기에 있어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닌 걸까.

「네」

「아버지?

「아아카오리인가」

 

「합격했어」

 

「그런가」

 무뚝뚝하고재미도 없는 듯한 마른 목소리.

 하지만다음 순간통화중인 전화기 저 편에서환성이 끓는 것이싫어도 들렸다.

 아마아버지는 직장에 오늘에 대해 말하다가 결과를 듣고  V사인이라도 한 듯하다.

 그 환성언제나 집에 와서는 맥주 가득 마시고 새빨간 얼굴을 하는 아버지의 부하의 미츠자와()씨구나.

「축하해」

「고마워요……아버지」

 담담한 아버지의 목소리에서 오히려나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어내 눈꼬리는 물기를 띠었다.

「어머니에게도 곧 알려라」

「응」

 통화중인 전화기의 환성은 아직 계속되고 있어 끊기 어려웠던 내 기분도 모른 채아버지가 전화를 끊었다.

 그 정적 조차도시원한 듯했다.

 여운을 맛볼 틈도 없이나는 「자택」을 탭 했다.

 

 그 날 저녁식사는어머니가 손수 만든 초밥이었다.

 어머니는 팥밥을 주려고 했지만내가 매우 좋아해서 그것을 원했다.

 맛있는 음식에 둘러싸여 좋은 기분인 아버지매우 들뜨고 있다제법아이 같은 사람이다.

「즉시센다이에 아파트 예비 조사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되겠네이번 주말에라도」

「성질 급해

「무슨 말이야멍청히 있으면이 시기좋은 곳을 찾을 수 없다고? 바쁜 시즌 이니까」

「그렇지만 여보졸업 시즌이기도 하니까반대로 빈 곳도 나오지 않나요?

「무슨 말이에요 어머니조건이 좋은 곳은 어디라도 다 차버려」

 그렇게 말하고아버지는 수 장의 종이를 나에게 보여 주었다.

 그것은방 배치도.

「여기는남쪽이 히로세강(広瀬川)이라일조가 좋아」

「자,  잠깐 기다려? 벌써 이렇게 정보수집한 거야?

「당연하지대체로 수험 시즌이 이사철과 너무 가깝다먼저 모아 두지 않으면 좋은 곳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하고아버지는 「수험은 9월 정도에 발표해도 좋잖아.」 라고 투덜대었다.

 아버지는무리하게 부동산을 압박한 걸까그렇지 않으면내 합격을완전히 믿은 것일까.

 

 학원에 발길을 옮겨사무국에 합격을 보고했다꽤 놀라지만나도 동감이다 4지망 학부 변경할 때를 생각하면바랐다고는 해도실제로 이렇게 되면오히려 지금에서야 그 무모함이 느껴진다.

 잘도 해냈네……이다.

 ――결국히키가야는 보지 못했다.

 그 크리스마스 이브 이 후.

 

     ★     ★     ★

 

 미야기현 센다이시 아오바구.

 리쿠젠 대학 바로 앞 역거기에서 한 정거장소위 대학가에 있는 아파트를 정했다.

 독신 생활의 시작……

 정든 치바에서 멀어져 센다이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대학 예비 조사때삼림의 도시라는 말로 연상은 했지만실제 센다이는의외로대도시여서 놀랐다.

 하지만역시 자연도 좋은 그 환경은살기 좋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멀어지면익숙한 샴푸 브랜드조차 근처에서 살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센다이의 환경이 좋아그런 건 어떻게든 좋아졌다.

 걱정이 있다고 하면관동에서도 한층 따뜻한 치바만의 해안 지역에 익숙한 몸이동북의 추위에 견딜 수 있을까 라는 것이다.

 뭐견딜 수 있는 것도 견딜 수 없는 것도 없다나는 여기서 산다하루라도 빨리 익숙해질 수 밖에 없다.

 

 봄 4입학식.

 이제교복을 입을 일도 없다나는 새로 맞춘 감색의 슈트 차림으로행사에 참석했다.

 벚꽃이 아직 꽃봉오리라는 사실에동북을 느낀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입학식이 아오바 캠퍼스· 강당에 있으니 법학부 법률학과 1학년은 집합하라는 안내를 받는다.

 합격자 총수, 45이라고 한다.

 하지만주어진 자료에는강당의 위치가 기록되지 않았다.

 헤매고 있는 동안에집합 시각이 임박한다.

 화가 치밀어가까이 있는 사무원에게 묻자이번 봄에 다목적 강당이강당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오리엔테이션으로 배부된 자료가옛날 정보였던 것을 알자오히려 사무원이 당황한다.

 제강당은 이 장소에서캠퍼스 정반대 모퉁이나는 종종걸음으로 거기로 향한다.

「있었다……」

 사무 솜씨가 형편없음을 내심 투덜거리면서나는 제강당새 플레이트를 확인하고입실하려고 한그 때.

「아…………!

「…………?

 같이늦게 입실하려는 인물과 마주쳤다.

 새 슈트에조금 구부러진 넥타이옷 매무새가좀 야무지지 못한 남자.

 이쪽을 보고비둘기가 장난감 대나무 총을 맞은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도같았을 거다.

 소탈한 머리에죽은 눈.

「히키가야……」

「오리모토,  ……

 그 순간분수에 맞지 않게나는 주위에 아직 3 분도 피지 않아야 할 벚꽃에 둘러싸여 있는 것 처럼느꼈다.

 심장의 고동이격렬해진다.

 아아……

 나는운명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스스로가 그린 시나리오에 근거한,  운명을.

 

 이 때는아직……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히키가야 하치만이나에게 큰 충격을 준 그 두 미소녀그녀들과 쌓아 올리고 있었을 것인,  그 빛의 고리를……

 끊고여기에 있는 것을.

 그리고 이 때모든 게 시작되었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나오리모토 카오리.

 두 사람의 마음이교환되는 것은 .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가혹하고 어렵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나날들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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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지금까지.. 프린시스 메이커를 보셨습니다. -_-;

부모님이 굉장하시네요  카오리양..

아무튼.. 현재까지 3편 나왔습니다. 사실은 번역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그보단 하기 싫었지만) 팬픽 '졸업'도 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네타 문제도 있고 아무튼.. 하는 게 여러모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단지 내일이.. 금요일이라 한의원때문에 [...]


앞으로 고통에 몸부릴 칠 카오리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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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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