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오레가이루 팬픽/KZ=SK 2013. 12. 31. 15:11 by 레미0아이시스

경고 : 본 팬픽은 8권 네타가 일부 있습니다. 


네타를원하시지 않으신 분은 차후 봐주셨으면 합니다.

(참고로 2편부터는 그렇지 않습니다.)



본 작품은 KZ=SK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생각이나 했을까오리모토 카오리는 두 번 찔린다.

 

 짜증나짜증나짜증나!

 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늦었잖아」라는 어머니의 잔소리도 무시하고내 방으로 뛰어들었다가방을 던지고 침대에 다이빙 한다.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의 데이트……비슷한 것……이었을 것이다그것이 어째서이런 분연한 기분으로 귀가하게 된 걸까.

 우연히 도너츠 가게에서 만난 중학교 동급생히키가야 하치만.

 일찍이 나에게 고백한 적도 있는……미안하다고는 했지만별로 교류조차도 없었던 녀석원인을 따지고 보면 그 녀석과 우연히 재회한 것이 행운.녀석이 소부 고등학교 라는 현내 유수한 공립 진학교에 다니는 것도 놀라웠지만지금 우리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海浜総合高校)에서 절찬리에 화제로 오르는 훈남 하야마 하야토와 같은반이라는 것이었다뭐 히키가야는 쓸모 없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녀석의 선배 같은 미인 언니이름이 뭐더라? 잊어버렸지만그녀 덕분에나는 동급생·나카마치 치카(仲町千佳)와 같이 하야마 하야토와 만나게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나중에그 하야마 하야토와 놀 약속까지 받았기에나는 들떠 있었다.

 하야마씨가그 쪽이 두 명이라면 히키가야를 동행 한다고 들었을 때는히키가야는 왜? 라고 생각한 것은 사실이지만녀석을 만난 것이 이 일대 이벤트의 발단인 것을 생각하면그 정도는 상관없을까라고 납득했다.

 그 하야마 하야토와 치바에서 데이트들뜨지 말라는 것이 무리다.

 그런데이 꼴.

 영화보고 쇼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식사로 마무리 하면서.

 즐거운 수다를 할 거라 생각했는데하야마 하야토에게 설마하던 책망을 받았다히키가야 괴롭히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그러한 것좋아할 리가 있을까……

 뭐거기까지는 이해할 수도 있다조금 너무 했을지도 모르고.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하야마 하야토가 부른설마 하던 두 여고생 등장.

 여배우와 그라비아 아이돌 같은 초미소녀에게 위축되는 우리들.

 하야마씨가 이어 말한다히키가야는 그 정도 녀석이 아니다고우리들보다 훨씬 멋진 그녀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표면만 보고 제멋대로 말하지 말라고.

 머리가 새하얗게 되었다솔직히무슨 일이 일어나 있는 건지순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정리한다.

 멋진 훈남스포츠 만능에 현내 유수한 진학교에서도 톱 클래스의수재덕망도 두텁고 누구에게도도 신사적인 호한(好漢)이라 들은 하야마 하야토.

 그런 그에게나는 무엇을 들었지?

 미소녀 듀오그건 한눈에도졌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미모지만바로 앞에서우리들보다 멋지다고 말했다!?

 중학생 시절그다지 눈에 띄지도 않았고솔직히고백받지도 않았다면 망각의 바다에 가라앉고 있었을 히키가야 하치만단순한 엑스트라 이상도 이하도 아닌 녀석을업신여기고 있다고 들었다!?

 한때를 보내고아아 역시 외관도 내면도 소문 대로의 훈남인 주가 상승의 나이스 가이에게,  비하 되었다!?

 그 후 에 대해서는별로 기억이 없다.

 대충 치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라는 것이다지금 이렇게 집에 있으니까.

 돌아가는 길 내내오늘 나에게 일어난 일을 반추하고그 의미를 뇌에 집어 넣어서야간신히……

 분노가 복받쳐 왔다.

 하야마 하야토가무엇을 위해 그렇게 했는지전혀 이해 할 수 없다.

 처음부터우리들을 깎아 내릴 의도가 없었다면있을 수 없는 전개.

 간신히 이해할 수 있던 것은하야마 하야토는 히키가야 하치만을옹호 했다는 것.

 뭐「좋은 사람」이라면우리들이 하치만을 괴롭힐 때 나무라기는 할 것이다하지만그렇다면 어째서 우리들을 바보로 만들 필요가 있는 거지!?

 일부러그런 미소녀 듀오를 부르면서까지?

 그 미소녀 듀오아니흑발의 미소녀는 우리들은 아웃 오브 안중인 채하야마씨를 노려보고 있었다그렇다는 건 하야마씨와 친밀한 사이는 아닐 것이다어째서 불렀어라는 듯한 느낌이었다그럼그의 말처럼히키가야와 친하게 지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면더욱 더 그렇게까지 해서 히키가야를 옹호 하는 의미를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너무 하다그렇게까지 우리들을 찌른 이유는뭘까.

 대체로히키가야는 하야마씨와는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했다하지만이런 전개를 볼 것도 없이오늘만 봐도하야마씨의 히키가야에 대한 평가는 결코 낮지 않다거기에 그렇게까지 옹호해주는 모습을 보게 되면히키가야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이 갭이라고 할까 양자의 온도차는 뭐라고 해야 하는 걸까나를 곤혹의 소용돌이로 떨어뜨리는 한 요인.

 그렇다고는 해도.

 무엇이 하야마 하야토를그렇게까지 무자비한 단죄로 내몰게 한 걸까.

 아니오히려 우리들은그 장소에서 완전히 외부인메인 캐스트는 하야마히키가야그리고 두  미소녀 히로인이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다연출가 하야마 하야토에 의해 엑스트라 이하로 격하된 우리들은맥없이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그런 시나리오가 아닌가!

  짜증나짜증나짜증나!

 베개에 얼굴을 묻고,  나는 저주를 머리속으로 리피트 시킨다.

 하야마 하야토에 대한 실망 ,  분노 ,  공포……

 히키가야 하치만에의 대한곤혹.

 그렇지만그보다 더……

 분노와는 다른알 수 없는 감정이내 일부를 차지한 것도눈치채고 있다.

 뇌리에 박혀지워지지 않는다.

 그것은흑발과 갈색 머리의두 미소녀.

 그것만이나의 소용돌이치는 감정과는 떨어져나를 찌른다.

 

     ★     ★     ★

 

 

다음 날토요일.

 나는 나카마치 치카를 호출해신나라시노(新習志野라운드원에 왔다.

 목적은 하나기분 전환이다.

 볼링과 탁구로 한 바탕 땀을 흘린다운동신경에는 다소 자신이 있다.

 좀 쉬고노래방에 간다.

 먹고 마시고마구 노래한다운동은 내가 우위였지만노래는 치카의 독무대다하지만득점을 경쟁하는 것도 아니니까딱히 상관없다.

 어제의 굴욕을단지 해소하고 싶은 것뿐이다.

 그것은 치카도같은 기분이었을 거다.

 어느덧하야마와 히키가야 험담을 하게 되었다.

 

「뭐야 그 녀석잘난 척이나 하고?

「미소녀나 부르면서―, 격이 다르다고 말하고 싶었던 거야?

「우리들이 어울리지 않는 다고 과시하고 싶었나?

「대체로 히키가야 따위하고 어째서 우리들이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

「저런역겹고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녀석」

「절대로 그거카오리와 놀 수 있어 라고 들뜨고 있었겠지!

「그만둬진짜 역겹다! 대체로나 그 녀석에 잘 모르지만」

「아짜증나! 몇 번을 생각해도 짜증나! 생각하기도 싫어!

 

 목소리가 쉬어 버릴 때쯤귀가했다.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라……무슨너 그 목소리?

「노래방……」

「――너내년에 수험이야? 너무 늦게까지 놀아도괜찮은 거야?

「……진로 지도들었잖아선생님리쿠젠 대학 OK라고확실하게 보증했잖아? 좀 더 위도 괜찮다고」

「지금 이대로 순조롭게 가면이라고 말씀하셨잖니이렇게 정신 없이 노는데괜찮을까 하고」

「……시끄러성적 떨어지지도 않았어! 2학년이 되고 나서 오른 적은 있어도! 성실하게 해서 결과도 좋잖아어째서 잔소리 듣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

「그렇지만……아직 지망학교정해진 것도 아니고,  위를 노릴 수 있다면 조금만 더」

「아정말! 알겠어 알겠다고! 다음부터 안 늦을 거라고!

 말을 내뱉어 버리고나는 2층에 있는 내 방으로 간다뒤에서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한 것 같지만알까 보냐.

「……정말이지」

 씁쓸한 말을 내뱉고나 스스로도 의아했다.

 어머니가 걱정이 많은 것은평소 일이다어째서 이렇게 짜증나는 거지?

 그래알고 있어모친에게 짜증난 것이 아니다엉뚱한 화풀이에도 정도가 있다.

 잔소리 많은 어머니와 고지식한 아버지가난처하기도 하지만나는 가족을 꺼림칙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오히려외동으로 어리광을 잘 받아준다고 생각한다.

 나를 생각해서 하는 쓴 소리도 이해 하고 있다솔직하게순순한 태도를 보여줄 수 없는 거 뿐이다.

 여고생과 부모와의 관계는어느 집에서든이렇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적어도학력 면에서는 부모를 안심시킬 수 있는 레벨을유지하려 하고 있다.

 원래 나는다른 급우하고 비교해도성실한 편이라고 생각한다요즈음 여고생으로서는.

 품행도 나쁘지 않고노래방에서 노는 건 요즘에는 보통이다.

 거기에 일단장래 전망도 있다복지하고 연관된 일에 종사하고 싶다.

 그래서복지계 커리큘럼으로는전국에서도 굴지 레벨인센다이의 리쿠젠 대학을 지망하고 있다.

 뭐외동딸을 치바에서 센다이로 내보내는 것에아버지는 아직도 갈등하는 것 같지만내가 스스로 결정한 진로에그 나름대로 지지는 해 주고 있다.

 이렇게 보여도,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자의식 과잉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요즘 여고생치고는제대로 공부하고 있다.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에서는학년에서 50위 밑으로 떨어진 적은 없다지난 번엔 엄청 올라서,  중간 시험에서는 최고 기록인 23위였다.

 성적을 올리려고 하는 이유는부모를 안심시키고 싶다는 것 외에도자유롭게 지내고 싶다고 하는 목적도 있다.

 대개 교사를 포함한 어른들은성적이 좋다면조금은 삐끗해도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내 부모님은 걱정이 많은 데다가그것도 부모 사랑이어서 그렇다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자신을계산을 잘하고 효율을 중시한다고 생각한다.

 고교 수험 때도실은 소부로 갈까 말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당시 성적으로는 아슬아슬 아웃,  상당히 노력하면 어떻게든이라는 레벨이었지만.

 거기서 생각했다당시에 이미 복지계 쪽에 흥미가 있었고그렇다면 가고 싶은 대학도 좁혀진다레벨이 높은 대학에 들어 간다면고등학교는 어디라도 상관없다그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학력으로 사람을 보는 무리는 대체로출신 대학 밖에 문제삼지 않는다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하면고등학교까지 묻는 인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물론대학도 고등학교도 명문이라면 경의를 표하겠지만거기까지 할 메리트는 노력에 비해 수지가 맞지 않는다코스트 퍼포먼스다.

 반대로어떤 명문 고등학교를 나와도대학이 안 좋으면평가도 그저 그렇다학력 사회는 그러한 것이다.

 사람을 학력으로 밖에 평가하지 않는 무리를상대할 가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그런 무리에 한해서사람을 멋대로 말한다그러니까 나는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방해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적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를 선택한 것은「중위 고등학교에서 상위의 성적」이 ,  「상위 고등학교에서 하위 성적」보다 인상이 좋기 때문이다아무리 노력해서 소부고에 합격하더라도다른 학교 성적 상위자들만 있기에거기서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을 남기는 데는 애를 먹는다무리해서 들어가면들어가고 나서가 큰일인 것이다그런 학교 생활즐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그렇다면 적당한 학교에서적당한 노력을 하며즐거운 스쿨 라이프(웃음)를 만끽하는 것이 더 좋다.

 어쨌든중요한 것은어느 대학에 들어갔는가이다내가 효율을 중시한다는 것도이런 거다.

 진학교이면대학 수험에 유효한 공부를 잘하냐고?

 노노학력 업의 효율을 우선한다면학원 만한 것도 없다실제로 나는 소부고 학생도 다니는 학원에서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성적을 받은 적도 있다카이힌 종합 상위 50위 얕보지마?

 뭐내가 너무나 스쿨 라이프 (웃음)를 만끽하느라적당히 상위를 유지하는 거라어머니는 「좀더 공부하면 좀 더 위를 노릴 수 있는데」 라고 욕심을 부리신다무슨 일이라도 적당한 게 좋은 거라고요 마망?

 인생생명을 걸 정도는 아니다이거 명언이고.

 

「카오리밥 다 됐어내려 어서 와」

 ……이렇게 어리광 부리며 마음껏 자기 마음대로 청춘을 보내도집에 돌아가면 따뜻한 밥이 기다리고 있다.

 그 고마움을 모를 정도로나 바보는 아냐.

 솔직해질 수 없는 것은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라는 것으로허락되는 거에요어머님.

 

     ★     ★     ★

 

 그로부터 일주일.

 스스로도까칠하다고 생각한다.

 사이제에 틀어박혀일전의 치바 사변 (웃음)에 대한 기분 전환혹은 노래방 박스게임센터장시간 전화나는 iPhone4라서진짜로 전지 다 닿게 될 정도로까지뒷담화 비방 중상 빗발침대상은 주로 하야마 뭐시기그리고 히키가야.

 아직도 일대 세력인 하야마 팬@카이힌 종합에게나쁜 소문을 흘리지 않는 것뿐좋다고 생각하면 좋겠다오히려 감사해라.

 뭐그것은 자기 자신의 굴욕적인 체험을 공개 하고 싶지 않은 것뿐이지만.

 이 아픔을 공유하는 친구 · 나카미치 치카와 둘만의스트레스 해소의 날들은 계속되었다.

 그런 거하루로 풀릴까.

 하지만 그러나이다.

 어쩐지이름도 모르는 미소녀 듀오는두 사람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건드는 걸터부시하는 것 같이.

 

「다녀왔습니다

 금요일나는 저녁 730에 귀가했다.

 켁이 가죽 구두는……마이 파아더-? 드물게 정시에 귀가했다고?

 부친은 도쿄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부장님니시후나바시(西船橋)에 있는 우리 집에서 도쿄 메트로로 통근할 수 있지만편도 1시간 걸린다이 시간에 집에 있는 것은 드물다.

 이것은 그건가설경(説経)루트인가……

 나는 숨을 들이마시고거실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카오리조금 여기에 앉아라」

 대체로잔소리 설경 시퀀스는어머니 9연참 뒤에 아버지 1이다포인트 카드에 스탬프가 모이는 이미지오늘은 쿠폰 교환 날이었던 것 같다.

 나는 마지못해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정면에 살짝 앉는다.

「최근놀고만 있는 것 같던데…… 어머니가 걱정 하고 있어」

「……안 늦게하고 있어요제대로 전화도 하고 나서 놀러 가고학원도 쉬지 않아요」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야.

 위엄스럽게아버지는 그렇게 말했다.

 이 사람쓸데없이 목소리는 좋다서양 영화에서 더빙 하는이소베 츠토무(磯部勉)하고 목소리가 닮았다외형은 무카사 나오사마(六平直政)이지만.

「누구와 놀았어?

「치카야이 일주일 동안만치카하고만」

「치카짱에게폐가 된 것은 아니고?

「그렇지 않아치카도 즐거워했어」

「……너는즐거운 건가?

 하?

 뭘 묻는 거지이 사람.

 놀고 있는 것을비난할 생각이 아닌 거야?

「어머니가조금 피곤해 보인다고 했어.

「……………………」

「아버지도 보기에도안색 좋아 보이지 않는데……무슨 일인가 있었던 거야?

 ――꾸중이 아니야?

 걱정……하고 있었다니……

「……별로」

「그런가……너노력하고 있고조금 숨돌리기는 거야 전혀 상관없지만피로라든지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을까 걱정되어서 말이야노는 걸로숨돌리기가 되고 있는 거야?

 ……되는 걸까?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날뛰어도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희미하게 깨닫고는 있었다나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무엇인가는하야마 뭐시기도히키가야도하물며 미소녀 듀오도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그들을 계기로내 안에 무엇인가가 표면화했던 것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무엇인가가머리를 들었다.

「되고 있어요」

 ……카오리씨조금만 더 붙임성 있게 말할 수 없습니까?

「……그런가그럼 됐다.

 아버지가 일어서며,  내 등을 툭 두드렸다,

「몸 조심해라? 몸이 건강하면대체로는 어떻게든 되니까」

 그대로현관으로 향한다.

! ? 가는 거야?

「아아여보도시락 미안해」

 아버지 손에는도시락이.

「저녁식사 메뉴인걸요일도 아니에요」

「그럼갔다 올게」

 현관문이 닫히고 아버지는 또 회사로 갔다.

 나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만한 번 돌아왔다는 것?

「저녁밥 먹을래?

「……먹을게」

 

 아버지는 엄격한 사람이다.

 예의범절로 시끄럽고거짓말·변명·발뺌은 용서하지 않는다.

 어머니는 세세한 것에 하나하나 참견하지만그것은 걱정이 많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세세한 것은 넘기고 대범이지만중대한 것은 꾸짖는다좋은 콤비네이션이다좋은 건가?

 그 아버지에게오늘 꾸중 들을 거라 생각했다아니이 일주일 동안 어머니와의 대화로확실히 그렇게 될 거라 실감하고 있었다.

 알고 있어도자기 행동을 고치는 것은힘들다.

 상상 이상으로치바 사변은내 마음에 깊게 뿌리 박힌 것 같다.

 그래서

 내 모습이너무나도 평상시와 달랐던 걸까?

 피곤하다라고는 느끼지 않았다하지만부모님에게는 그렇게 보였던 것이다.

 그러니까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셨다.

 아버지는 엄한 사람이다.

 얼마나 엄한가 하면.

 일찍이아버지와 뉴스를 보고 있었을 때 .

 10대 소년이살인을 범했다는참혹한 사건이 보도되고 있었다.

 그 소년의 집은예의 범절에 시끄러운 아버지의 행동이 근처에서도 이야깃거리였다고 한다.

 자주아이들을 질책 하는협박 같은 목소리가 새고 있었다고.

 하지만그렇게 자란 아이인데이런 결과가 나왔다.

 아버지는 뉴스를 보며말했다.

「저 아버지는시끄러운 것 뿐이고엄격하지는 않았구나」

 그 때생각했다우리 아버지는 확실히 엄하지만무엇이 엄한지는 알고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그런 사람이엄하면서도나를 신경 써 주었다.

 아니언제라도 아버지는아니어머니도나를 신경 써 주고 있다.

 

 된장국을 훌쩍거리면서신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머니미안해……

 그런 말이 나올 것 같았는데.

 어째선지참고 있는 자신이원망스러웠다.

 

     ★     ★     ★

 

 

그 날 밤아니다음날 새벽녘.

 나는아직 어두운데도눈을 떠 버렸다.

「뭐야아직 300잖아……

 화장실에 가려다문득맹렬하게 구토감에 휩싸였다.

 벌써 텅텅 빈 위는토할 것도 없고게우는 것만이라괴롭다.

 미온수라도 마시면반대로 토할 수 있어 편하게 될지도 모른다나는 주방으로 가티포트로 물을 끓인다.

 사실은 일단 끓이다가식혀서 마시는 것이 좋았겠지만그냥 미지근하게 끓여한 번 입을 씻고 나서두 잔째 삼킨다.

 스멀스멀침대에 기어들어 갔다……

 

 다음에 눈이 깬 것은, 630이었다.

 토요일이라 휴일이고아직 이르다……구토는 조금 누그러진 거 같지만또 미온수를 마실까 하고일어나려고 했다.

 상체를 일으킨 것뿐인데도이변을 눈치챘다.

 일으켰을 뿐인데 천지가 뒤집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라? 라고 생각하면서침대에서 일어나려 했지만바닥에 닿은 다리에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뭐지몸이 대단히 나른해……

 벽을 따라 걸어서방문을 연다무릎에 힘이 빠지고 있다.

 계단을 내려,  ,  이건 안 된다라고 눈치챘다.

 온전히 서 있기 조차 힘들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그런데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나는 방문 앞에서누웠다.

 차가운 마루가기분이 좋다.

 아래층에서는어머니가 평소처럼 아침을 만들고 있는 냄새와 소리토요일이지만오늘도 아버지는 출근인가……

 부모님이 거기에 있는 것에안도했다.

 소리를 낸다.

「어머니」

 깜짝 놀랄 만큼허약한 내 목소리에흠칫 했다.

 그렇다고 할까오싹 했다.

 아니오싹은아닌데……

 위험하다이것은 위험한 상황이다.

 나는쥐어짜며 외쳤다.

 그래서 겨우목소리가 닿은 게 아닐까.

「어머니!

 그 소리는마치 어린 아이와 같았다라고 나 스스로도 생각했다.

 

 눈을 떴을 때는병원 침대였다.

 나는 열이 40도였다고 한다.

 어머니가 머리맡에 있었다아버지가 자동차로나를 이 구급 병원까지 데리고 와서 주었다고 한다.

 내 집에서소부선 위에 과선교(跨線橋)를 넘으면 있는 교차점에큰 구급 병원이 있다구급차를 부르는 것보다도 빨랐다.

 그 아버지는 지금담당 의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유행성 감기인플루엔자는 아니지만 비슷한 것이다.

 열은 높았지만목이 아프다든지 기침이라든지 같은 건 가벼웠다.

 링겔 2개를 맞고지금 열은 38도로 내렸다는 것.

「배고프지 않아? 무엇인가 마실래?

 어렸을 때는아플 때 어머니가 잘 보살펴 주었다……

 그런 것이 떠올랐다.

「물마시고 싶어……

 오랜만에응석부렸다.

 어머니가부리가 긴 용기로 물을 먹여 주었다.

 거기에아버지가 병실에 들어 온다.

「어머니바꿔줘」

「에에그럼화장실에……

 어머니와 교대로아버지가 머리맡의 의자에 앉았다.

 나는살그머니 중얼거린다.

「회사……」

「너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사실대로라면그런 급한 일도 아니었어」

 일 굉장히 좋아하네요아버지.

 열중하면 그것 밖에 생각할 수 없 성격이고반드시 일이 즐겁겠지그렇지만일을 이유로가정을 소홀히 하지 않는 건한번도 본 적이 없다.

 얼마나외동딸이 사랑스러운 걸까.

 귀엽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걸까.

「역시 피곤했던 거 같구나체력이 떨어졌기 때문에면역력이 떨어져서 바이러스가 온 것 같다」

 ……자업자득인가.

 아버지의 말하는 대로였다.

 이 사람은나보다나를 알고 있다라고 하는 거야?

 아니어머니도……

「……반성하고 있어요」

「그런 것은낫고 나서 해도 괜찮아」

「……………………」

「오늘은 입원이다그렇게 하는 게 사람도 있으니 안심할 수 있겠지내일 퇴원할 수 있다고 하니까이후에는 자택 요양을 하자꾸나」

「응……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우선 나아라낫고 나서생각해야 할 것을 생각하자 지금은 머리도 쉬게 해라」

「……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나상담하고 싶은 것은 사양하지 말아라메일이라도 좋다하고 싶지 않으면하지 않아도 괜찮다」

「……고마워」

「조금 잘래?

「……잔다」

「그렇게 해라」

 부모의 눈으로 보면   나는 상당히 무리를 하고 있던 거 같다.

 그거야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할 만도 하다.

 전부 들킨걸까.

 그렇지만도저히는 아니지만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이야기하면나 자신이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단지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열이 나서 뭔가 악령이 떨어졌는지그렇지 않으면 40도의 열이내 머리와 몸에 있던 독소를,  다 구워 버렸는지.

 아직 열은 남아 있지만내 머리는활짝 개여 있었다.

 나는 어제까지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지금은 자각하고 있다.

 모든 원흉은 나에게 있었다.

 이 일주일간까칠었던 나는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야마 뭐시기도히키가야도아무것도 나쁘지 않다.

 나쁜 것은나다.

 중학생 시절에나에게 고백해 온히키가야 하치만.

 거의 제대로 말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을 그의 고백에나는 당황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미안하다고 말해 버렸다.

 솔직히그를 의식한 적도 없다그 이전에그를 모른다.

 하지만그 당황스러움을 불식하려고나는 그의 고백을 발설하며 돌았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곤혹스러운 머리를 깨끗이 하자고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잔혹한 일인가지금지금의 지금까지눈치채지 못했다.

 어렸다라는 한마디로일축해도 좋은 걸까.

 그 뿐만이 아니다.

 발설했을 때모두의 리엑션.

 뭐야히키가야 녀석카오리에게 고백? 있을 수 없어! 무슨 생각이야? 그거 카오리도 곤란했겠는데? 그 녀석 언제나 기분 나쁘고그런 녀석이 갑자기 고백이라고웃기잖아?

 카오리가 상냥해서 여러 녀석들에게 말을 걸잖아? 그러니까 그 녀석왠지 착각한 거 아냐? 카오리좋은 녀석이라고! 조금은 생각하지 않으면 그 상냥함이 보람없게 된다고?

 

 모두나를 동정했다.

 그러니까그것이 면죄부가 되었다.

 

 그렇네그렇게 갑자기 고백이라니이상한 녀석!

 그렇지만 말이야나쁜 녀석은 아니야그러니까털어버렸지만그러면 안 되잖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해주는 게 좋잖아!

 뭐야카오리 저런 녀석에게도 거기까지 상냥한 거야? 뭐야 너 진짜로 천사야? 그만두는 편이 좋다고! 또 착각 될 뿐이니까!

 아니자꾸 그러면 마음이 복잡하다고! 그렇지 않으면 진짜 심각하게 되어버려? 있잖아신경 써서 학교 오지 않게 되어도 곤란하다고?

 

 그렇게나는 그를 돕고 있는 듯한 기분으로평상시대로 말할작정이었다.

 그의 고백도차라리 이야기 거리로 해 주는 편이그도 기분이 편해질 거라그렇게 믿었다.

 천박했다.

 아이였다.

 초등학생이 말하는,  「아니에요괴롭히는 거 아니에요」하고 뭐가 다르다는 것일까?

 고등학생이 되면서 까지그렇게 유치한 사람 괴롭히기를그만둘 수 없었다.

 히키가야라면어느 정도 괴롭혀도 괜찮아그런 근거가 없는 면죄부가지금의 지금까지 통용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부끄럽다.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반드시 나는마음 속으로는눈치채고 있었을 것이다.

 이 일주일간풀어 버리고 싶었던 것은어리석고 천박한 자신이었던 것이다.

 하야마군은거기를 지적하고 있었다.

 표면만 보고마치 알았다고 하지 마라.

 어째서「잘 모르는 녀석」이라고 분명하게 생각했던 히키가야를거기까지 업신여겼느니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단지 분위기만으로인상으로단지 그거뿐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런 자신의눈을 뜨게 해 준 것은.

 아마반드시……

 그두 미소녀들이다.

 계속 내 뇌리에 박혀 떨어지지 않는 그 두 사람의 이미지.

 순간적으로 엇갈렸을 뿐인데도.

 나에게는파급이 굉장했다.

 그런사건이었다.

 반드시 그녀들은,  「진짜」다.

 단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뿐만이 아니다.

 진짜로 빛나는 것을가지고 있었다.

 그 빛남은임시 변통을 순간으로 벗겨 내어그 얄팍함얕음을 폭로한다.

 여장부시원스러운 성격

 스스로 한 정의에 지나지 않는내 가면을날려 버렸다.

 그래나는「내가 생각하는 최강의 나」 ,  그 코스프레를 하고 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야마군의 말에 집착해부정하기 위해 기를 쓰게 된다초조해 한다필사적이 된다.

 일주일 동안이나몸을 상하게 하면서도갖은 험담을 다한다어디가 시원스러운 건가.

 옹졸하고 소심하고자신에게 응석부린다.

 그녀들은달랐다근거는 없지만 그렇게 느꼈다.

 흑발 소녀는아름다우면서도잘 갈아진 칼날을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아주 고밀도로 재련된 일본도 같다.

 한점의 흐림도 없고섣부르게 건들면 일도양단.

 누구나 그 앞에서는진위를 시험 받는다.

 갈색 머리 소녀는끝없이 갈고 닦은보옥.

 둥글고 부드러워서만지면 기분이 좋다하지만거기까지 참된 구체를 만들려면얼마나 몸을 깎았는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녀 쪽은별로 자각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우리 아버지의엄하고 무르지 않는 애정 같이.

 그녀들은올바르고 상냥해서타협하지 않고 자기를 갈고 닦았다.

 내 「코스프레」에 비할 바가 아니다스스로의 이상에충실하게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그 모습에그토록 매료될 리가 없다.

 

 그러면그런 그녀들에게 인정받은히키가야 하치만은

 그것만으로 가치 있는 존재인 것이 아닌까.

 나는모른다그 이전에그를 모른다.

 할 수 있다면히키가야 하치만을 알고 싶다다시 알고 싶다.

……용서 받는다면이지만(されるのならば、だ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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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카오리는 자기 어머니를 母さん 이라고 부르는 거 같군요. 엄마나 마마라고 부를 거 같았는데 -_-;

번역하면서 화나기도 짜증나기도 나름 울기도 했습니다.

이 작가분은 현재 여러 실험을 하는 느낌이지만 일부다처제 같은 것 보단 이런 류를 더 잘 쓰시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일부다처가 좋습니다.)

사실은 2편, 3편이 더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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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블로그
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by 레미0아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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