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柊要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했습니다. 허가해주신 柊要님께 이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링크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5086291
진부해도 좋아, 그 정체는 사랑이야
「……아냐짱이」
어머니, 아아, 어머니.
미나미는 정말로, 정말로 나쁜 아이가 된 것 같아요.
「아냐짱이, 나쁜, 거야」
잘 들어 주었네, 그것이 어머니의 말버릇이었다. 나나 남동생이, 아직 어렸을 적 이야기.
아버지는 상냥하면서도 엄한 사람이어서, 큰 소리로 야단을 치곤 했지만, 어머니는 그것을 언제나 말렸었다. 어머니는 천성이 매우 온화한 사람이었고, 항상 즐겁게 지내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내가 고등학생 때, 귀가가 너무 늦었다고 화내는 아버지와 부활 대회가 가까우니까 조금은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하는 나의 충돌이 악화될 것 같았지만, 보기 좋게 구운 쿠키를 가지고 온 어머니가 왔었다. 나나 아버지 사이에 흐르는 긴박한 공기 같은 건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너무 많이 만들었다고 야금야금 먹고 있는 어머니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주목을 미소를 지으며 독차지해 버리는 사람이었다.
때때로 너무 고지식한 아버지를 그렇게 다룰 수 있는 건, 어머니만이 가진 위대한 재능이라고 몇 번이나 감탄했었다. 대체로 어떤 일이라도 부드럽게 웃으며 감싸는 어머니는, 닛타가의 대지와 같은 존재였다. 강건한 기둥인 아버지도, 지붕아래에서 평온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어머니 위에 있었다.
그런 어머니가 나나 남동생에게 무언가를 말해주면서 하는 말버릇이, 「잘 들어 주었네」였다. 「알겠니? 미나미」 그렇게 말하기 시작할 때마다, 어머니는 언제나 주저앉아 나나 남동생의 손을 잡았다. 사람의 손을 잡을 타이밍을 내가 제대로 알고 있다면, 그것은 그 때 배운 게 아닐까. 어머니의 가느다랗고 따뜻한 손가락은 아직 작고 믿음직스럽지 못한 내 손등을 상냥하게 감싸 주었고, 안심시켜 주는 리듬을 태우며, 꼬옥, 꼬옥, 잡아 주었다. 「잘, 들어 주었네」
온화한 어머니는, 나나 남동생을 꾸짖지는 않았지만, 고함 같은 것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에 말을 남기는 것은 가능하다. 어머니는, 반드시 그 순서를 정확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상대가 아무리 작아도, 시선 보다 약간 낮은 곳까지 주저앉아 눈을 맞춘다. 손을 잡는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말을 건다.
「어떤 일이라도, 상대가 10 중에서 10이 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단다」
어머니가 가르쳐준 그 말이, 지금도 내 가슴 속에 있는 것 중, 그 하나다.
「어떤 일이라도?」
「그래, 어떤 일이라도」
어째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아쉽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완고한 구석이 옛날부터 있었고, 그 때문에 친구들과 싸웠을지도 모른다. 어머니가 타일렀다고 해도, 우선 싸운 원인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싸움을 잘 못했던 나는, 손을 잡고 말을 들으며, 흐느껴 울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싸움을 잘 못한다는 것은, 성인이 되고 4년이 지난 지금도,친구들이 지적하는, 나의 곤란한 점이긴 해도.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니까, 어느 쪽이든 한쪽만 나쁘다는 건 아니야. ……그러니까, 미나미. 비록 상대가 8이나 9의 잘못을 저질러도, 그것을 꾸짖기 보다, 1이나 2만이라도 자기의 잘못을 반성할 줄 아이가 되렴」
그 사람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그 사람 자신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죄를 규탄하는 것에는, 이렇다할 의미 같은 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말은 너무 앞서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인간이 품는 감정 중에서도 죄악감은 치사성이 높다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범한 죄를 꾸짖는 것은,반드시 그 사람 자신만으로 충분하다. 다른 것을 조금이라도 부으면, 금새 흘러 넘칠 정도로.
그렇기에, 그 사람 이상으로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없는 다른 사람이 말해 봐야, 사태는 악화될 뿐이다. 어머니가 나에게 말해준 것은 바른 행동이기도 하지만,동시에, 건전한 행동이기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좋게 보이고, 쓸데없이 에너지도 소비하지 않는다, 영리한 삶의 방법 중 하나다. 어쩌면 어머니는 후자를 더 무서울 정도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어머니는 지금까지 나를 길러준 24년 동안, 나에게 「착한 아이가 되렴」 이라고 말한 적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결국 「착한 아이」의 표본으로 밖에 자랄 수 없었던 닛타 미나미 24세는, 급기야, 어머니의 분부를 지키는 것도 실패했다. 틀에 박힌 표본이 틀을 버리고 어쩌겠다는 걸까. ――어쩔 도리 없이, 항상 둥실둥실 떠다니는, 실이 끊어진 풍선 같은 마음이, 스물스물 기어 나온다. 어쩔 수 없는, 끝도 보이지 않는 불안에,나는 말을 던져 버렸다.
「아냐짱이」
「네」
「……아냐짱이, 나빠」
「네, 그렇네요」
그런 나의 둥실둥실한 마음을 빈틈없이 멈추게 하는 힘을, 그녀의 투명한 푸른 눈동자는, 항상 가지고 있다. 불안 속으로 떨어졌었는데, 어째서일까, 그곳에는 언제라도, 포상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 같은 눈동자를 하고 있는 아이가, 양손을 벌리며 나를 받아 들이려고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 어느새 다 자란 아냐짱의 손이, 이불로 감추지 않아 드러난 어깨를 쓰다듬으러 와요. 차가운 손. 아냐짱의 손은 차갑다. 온도가 낮지 않을 때를, 그 기다란 손가락에서 얇은 손바닥까지도가 맥박이 칠만큼 열을 품을 때를, 내 피부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알아채어 버린다.
어머니, 아아, 어머니. 그 나름대로 비쌀 것 같은 시트가 알몸인 나를 기분 좋게 감싸주는, 그 달콤하고 부드러운 감촉은 너무나도 치명적인 것이었어요. 서로 마주 보며 엎드려 누운 아냐짱의 드러난 피부는, 어질어질할 정도로 새하얗다. 눈과 같은 그 몸은 차라리 폭력이라고 불러도 괜찮을 정도로 열기를 머금을 때가 있다. 나는 그 때를 정말 잘 안다. 그 때라는 건, ――말하자면, 달라붙을 정도로 땀을 흘린 몸을 기대었을 때.
어머니.
어머니, 미나미는.
「아, 아냐짱, 이」
「네」
「아냐짱이, 야한 것이, 나빠」
미나미는, 얼마나, 나쁜 아이가 된 걸까요? 권태감과 녹을 정도로 밑에 있던 열의 잔재와 배 안쪽에서 계속 돌아 다니는 좋은 기분과. XX의 여운에 발끝에서 머리 끝까지 벌거벗은 채로, 이불 바다 위에 떠 있는, 나와, 아냐짱.
싸웠던 아이의 변명 같은 것을 말하자면, 먼저 키스를 한 것은 아냐짱이었다. 그렇지만,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죄이지만, 키스를 하도록 유도한 것은 나였다.
소파 위에 나란히 앉았을 때 갑자기 겹친 시선도, 가볍게 닿았던 그녀의 손등을 그렇게 할퀴었던 새끼 손가락 끝도, 그리고 안타까운 듯이 다리를 서로 문지른 행동도, 자백 하자면 나는 그런 의미의 추파를 던진 거시다. 그녀에게 전해지기를 마음 속으로 바라며. 입을 다물고 하는 것이 한층 죄를 더 키우는데도,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리고 그녀는 옛날부터, 내가 해주길 바라는 것을 하는데,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 점은, 지금도 변함없다. 내가 딱 한번만 이름을 불러도, 당장이라도 달려 와주는 아냐짱. 내 손을 잡고, 눈을 제대로 보며, 할 수 있는 건 전부 하며, 내 이야기를 듣는 아냐짱. 귀여운, 귀여운, 강아지 같은 눈을 지닌, 아냐짱 「미나미」
그렇지만 어느새, 매우 깨끗한 발음으로 내 이름을 부를 수 있게 되어 버린, 아냐짱. 「미나미. 샤워를 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실 수 있나요?」 「……아냐짱」 「바로 돌아올 테니까. 미나미를 만지려면, 깨끗한 손으로 만지고 싶어요. 이해, 하시나요?」
먼저 키스를 한 것은 아냐짱이고, 나의 몸을 제대로 먹은 것도 아냐짱이고, 그런 기분이 들게 귓속말로 「좀 더?」라고 속삭인 것도 아냐짱이다. 하지만 사실은,유혹한 것은 나이고, 유혹에 넘어간 것이 아냐짱. 바빠서 조금도 만나지 못한 벌충을 무언 중에 요구한 것이 나이고, 아름답게 웃으며 공손하고 머리를 끄덕여 준 것이 아냐짱.
그러니까,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어떻게 생각해도, 10 중 7이나 8, 어쩌면 9 정도는 내가 나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도.
「미나미. 기분, 풀어 주실 수 있나요?」
그럼에도, 아냐짱이 10 전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현재의 닛타 미나미라는 악랄한 생물이다.
「……화난 게, 아니야」
「그래도, 여기는 화나 있어요」
내 눈썹과 눈썹 사이를 손가락으로 상냥하게 쿡쿡 찌른 아냐짱이, 웃으며 사과한다. 그렇지만 그것을 말하자 그녀는 의아스럽다는 듯이 호리호리한 어깨를 떨고 있다.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냐짱. 어쩔 수 없잖아, ――힘이 들어가지 않아, 당신에게 기댄 순간 배가 크게 울 줄은 정말로 몰랐는걸!
「죄송합니다, 미나미. 배가, 설마 그렇게 사랑스러운 소리로 울 줄은 몰라서」
「아아 정말, 이제, 말하지 말아줘, 더는 그만……」
그렇게 말하고 배를 핀 것이, 좋지 않았던 것일까. 내 배가 오늘 두 번째의 울음 소리를 내어 버렸고 아냐짱은 결국 변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성대하게 웃기 시작해 버렸다.
볼륨은 처음 것보다 다소 작았지만, 이번에는 길이가 심해서, 여운까지 확실히 노래해 버린 배에게 주먹 하나라도 주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나는 아무 말도 않고 이불을 머리까지 덮었다. 마치 애벌레 고치처럼 된 나를 눈치챈 아냐짱이, 조금도 웃음을 참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미, …훗…, 아하하! 아아, 미나미, 미나미는 정말」
「몰라……」
「죄송합니다, 사과할게요, 사과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계속 웃기만 한 아냐짱이, 이불 위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배, 나도 비었습니다. 뭐라도 먹을래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이럴 때에 한해 방에 음식이 없다. 그렇다고 해도, 오늘은 편히 자고 내일 일어나서 슈퍼에 가자고 말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 일부러 확인할 필요도 없다. 그래도, 일단 냉장고와 부엌 선반을 봐준 아냐짱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어깨를 으쓱하며 밖에 나갈까요, 라고 말했다
「리퀘스트, 있으면 살게요?」
「……아니야, 같이 갈래」
「그럼」
이불에서 느릿느릿 기어 나오자, 어느 새 침대 옆까지 다시 다가온 아냐짱이, 나의 어깨 위로 파커를 걸쳐주고 능숙하게 안경을 걸쳐 주었다. 순간 시야가 조금 어두워진 것은, 파커 후드가 씌워진 탓이다. 흐릿한 렌즈 너머로, 그녀가 조금 장난스런 윙크를 한다.
「얼굴, 제대로 숨겨 주세요」
그것은 나 같은 보잘것없는 아나운서 같은 게 아니라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는 패션 잡지 표지에 있는 탑 모델인 아나스타샤씨에게야 말로,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나 내가 뭔가 말하는 것보다도 빨리, 자켓을 입고 평소 쓰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아냐짱이 여기를 향해 손을 뻗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버려, 나는 조용히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손가락 반 정도까지 숨겨지는 긴 소매. 섬유 틈새로 살그머니 나는 시원한 냄새. 이전에는 서로 비슷해서, 옷을 장난 삼아 갈아 입기도 했지만, 어느새 키가 커져서, 나에게는 커져 버린, 아냐짱의 파커. 별로 의식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스윽, 코가 간질여져, 홀로 속으로 당황했다. 아냐짱이 마침 스니커즈를 신고 있었을 때라 살았다. 그래도, 좋은 냄새. 따뜻하다.
그 때, 현관에 있던 시계가, 딱 새벽 4시를 가리켰다. 「저기, 아냐짱」
「네?」
「괜찮아? 이런 시간에 먹어도」
「가끔 씩은, 이에요」
제대로 관리한다고 그녀가 말을 하기에, 나도 뮬을 신었다. 그녀의 일이나 그에 관해, 같은 필드에 있지 않은 내가 더 이상 뭔가 말할 거리도 없고, 아마, 필요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로 손이 들지 않는 아이, 그렇게 말한 것은, 아냐짱의 매니저이었다. 「굉장한 실적이 있는 것도 아닌 내가, 어째서 아나스타샤씨 같은 탑 모델과 일하게 했는지,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지금이라면 알 것 같아요. 그 아이 정말로 제대로라서, 일이 편해요」 너무 편할 정도이지만요, 라고 웃고 있었던 그녀가 하는 말로는,스케줄이나 컨디션 관리는 확실하고, 지각이나 결근도 없다. 일은 알아서 들어오고, 현장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하면 될지, 그 플래닝도 확실히 한다, 그런 것이다.
수고도 문제도 전부 신경 쓰지 않고, 최단 거리로 정상까지 올라 가려는 아냐짱이 어째서 그 정도까지 노력을 할 수 있는 건지, 매니저는 정말 궁금해 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당신은 어디에 가려는 건가요? 목표가 있는 건가요, 라고 물었다고. 그 때 그녀가 대답한 것은, 이 말뿐이었다고 한다. ――「마중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결국, 그 뒤로는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 「결국?」 「으~음, 뭐랄까……아나스타샤씨, 벌써 그 사람 을, 마중한 것 같단 말이에요」 이것은 매니저로서의 감입니다만,라며 장난스레 웃고 있었던 그녀는, 그럼에도 눈동자를 제대로 바라 보는 듯 했다. 몸치장을 정돈하고 있었던 아냐짱이 나온 것은, 매니저가 살짝 기쁘듯이 「그러고 보니 최근 아냐라고 부르길 원한다고 말했어요」라고 가르쳐 준, 그 직후다.
「미나미?」
「아, 응?」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갑자기 얼굴을 들여다 보여서 그럴까, 심장이 뛴다. 외모가 너무 좋다는 것도 가끔은 생각할 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모자를 쓰고 있어도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도, 아냐짱은 미인이니까.
「으응―……혹시, 졸리나요?」
「아니, 괜찮아」
고개를 흔들며 대답한 나를 더욱 걱정하는 듯이 바라 보고 있었던 아냐짱은, 조용히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에, 라는 말밖에 하지 못한 나를, 그 눈동자가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이럴 때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얌전히 손을 잡았을 때, 나는 이렇게나 부끄러운데, 만족스럽다는 듯이 살짝 느슨해지는 블루·아이가 아주 조금은 원망스럽다. 필살의 타이밍으로, 천진난만하고 귀엽고, 귀여운, 예전 그대로인 아냐짱.
그렇지만, 주위 모두가 놀랄 정도로 성장하고, 점점, 아름답게 된 아냐짱.
아냐짱의 곧은 눈동자와 곧은 마음에 견딜 수 없어, 그 눈부심에 드러난 나 자신의 추함을 견딜 수 없어, 그녀에게서 3년 동안이나 도망쳤던 보기 흉한 나를 앞에 두고, 아냐짱은 역시 똑바로서 있었다. 서서, 웃고 있었다. 기억하고 있다. 「미나미. ――당신을, 마중 나왔어요」
기억하고 있다.
반드시 평생, 잊지 못한다.
팔짱을 끼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자라 있었다. 그리고 옆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지금 아냐짱하고 같이 일을 많이 하고 잇는 카에데씨. 어머님 보다 더 커진 그녀의 키는, 아마 아버님을 닮은 걸까. 머리카락도 살짝 자랐다. 늘씬하고 긴 목 뒤를 숨기고 있는 옷깃 근처에 닿는 아름다운 은발은, 지금도 가끔 엉뚱한 잠버릇 탓에, 멍한 눈을 하고 있는 그녀 대신 그것을 정돈하는 것은, 변함없이 내 책임이지만. 그 머리카락이 저절로 나부낀 모습이 깜짝 놀랄 정도로 아름답게 찍힌 그 사진이, 봄철 특집이 수록된 여성 패션잡지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편의점 잡지 선반에 진열되어 있는 그녀의 얼굴은, 정말로, 예쁘다.
「미나미, 미나미」 가게 안 짧은 거리에서도 톡톡 발소리를 울리며 달려 오는 그녀는, 변함 없이 아름답다고 하기 보다는 귀여운 아이다. 어느 쪽도 가능하게 되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어느 것으로 할지 정나요?」
「아니, 아직. 미안해 우유부단해서」
「그럼, 저건 어떤가요?」
「어라?」
어쩐지 두근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아냐짱이 가리킨 것은 냉장고, 그 안에서 알록달록한 색으로 된 아이스크림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초콜릿 아이스 파르페. 그러고 보니, 편의점에서 이런 걸 팔았던 것 같다. 산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파르페』 라는 울림은 어째서 이다지도, 마법 같을까. 단 것을 아주 조금이라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효력은 언제나 발군이다.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는 아냐짱은 완전히 그 마법의 포로가 되었으며, 주제넘게도, 손을 뻗은 나도 같은 운명이었다.
「둘이면 조금 과식하는 걸까?」
「반 정도, 네요. 그럼, 미나미에게는 내가 먹여 줄게요」
「에!? 어,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야?」
「조금 전 사과이에요. 마음, 풀어 주실래요?」
「더 부끄러워졌어……」
그런가요, 라고 말하며 머리를 갸웃거리는 그녀였지만, 방에 도착하면, 컵을 열고 바로 스푼을 내밀어 줄 것 같다.
카페에서 케이크를 먹었을 때, 이것도 먹어 볼래? 이렇게 말한 것은, 확실히 나였지만. 그 때는 일일 케이크 중 어느 것을 먹을지 정할 수 없었던 아냐짱 몫까지 사서, 나와 그녀가 둘 중 어느 것이라도 최소 한입씩은 먹여 주었었다.
완전히 앞질러진 키 탓일까, 교차점에 있는 전광 게시판에서 나오는 아냐의 활약 때문일까, 그렇지 않으면 하필 자기가 유혹한 정사 후에 배를 울려서 아이스크림을 사게 된 이 상황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것들을 전부 고려해도, 나는 그녀를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몹시 싫어질 만큼 한심한 부분을, 조금도 숨길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미나미」
편의점 봉투를 한 손에 들고 다른손을 아냐짱이 내민다. 실은 그 손에 울고 싶을 정도로 안심하고 있다는 말은, 말하게 된 것은 최근이다.
전부터 손을 잡았던 시간은, 어느새 과거가 되었다. 싱글벙글 내 손을 잡고 있는 귀엽고 귀여운 여자아이는, 내가 아무 말도 않고, 제멋대로 떨쳐도, 내 손의 온도만 잊지 않아 주었다. 그렇기는커녕, 필사적으로 도망간 나를 따라잡아, 나를 바라봐 주었다. 사실은 언제나 울상인 한심한 얼굴을
그리고 나는 마침내 꼭 껴안긴 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사랑을 속삭이게 되어 버렸다
「……아냐짱. 저기」
「네?」
「기분, 풀기를 원해?」
정말로, 버릇이 없다.
재대로 서려고 해도, 제대로 서지도 못한다.
그래도 아냐짱이, 필사적으로 어른이 되어 준 아냐짱이, 일부러 숙이며 웃어주기에.
「네, 매우」
「그래」
그래서 나는, 점점, 너를 의지하는 것 같아.
어리광만 부리는 것 같아.
「그럼, 돌아가면, 잔뜩 키스해줘」
「……아이스크림, 녹아 버려요?」
「노, 녹지 않을 정도로」
「으응―……그것은, 아마 무리라고 생각해요. 나도, 미나미도」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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