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오레가이루 공간/관련 창작 2014. 1. 6. 15:50 by 레미0아이시스

본 팬픽은 네이버 카페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에서 활동 중이신  armdecoy님의 허가를 받은 것임을 알립니다.



동전을 내미는 손가락을 따라, 

떨리는 나의 시선이 길고 하얀 손가락에서 유려한 손목을 거쳐
아담한 어깨선을 지나 흐릿한 얼굴로 옮겨간다. 
이빨이 딱딱 떨리기 시작하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돌아서서 주먹을 꽉 쥐었다.
여러 복잡한 생각들이 한 순간 모두 흔적조차 없이 날아가고...

유이가하마 유이가, 내 시선이 닿는 곳에 존재하고 있음으로 모든 일들이 보상받는 느낌이다.

이젠... 더이상 바보짓은 그만하도록 하자.

"유이!?"

마음껏 유이에게 소리쳤다. 즐겁다. 날 망가뜨리는 저 여자를 추궁하는 것이 너무나 즐거워서 견딜 수가 없다.

"어디 갔었어!? 대체 어디서 솟아나온 거냐고~?"

유이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손가락을 들어 역사 맞은 편에 서 있는 건물을 가리킨다.

"바로 저기 있는 비즈니스 호텔! 이 근처에서 잘 수 있는 데라면 저기밖에는 없잖아?"

갑자기 온몸의 긴장이 풀려나가며 바닥에 쓰러질 듯한 탈력감을 느낀다.

"..........바로 저기..."
"봐봐 힛키~~! 그런데 저기 얼마나 말도 안되는 곳인지 알아!??"

유이가하마는 얼굴을 내게 바짝 들이대며 응석부리듯 말한다. 아아.. 너무나 아쉽다.
여기가 방이라면 그대로 껴안아............
그런 나의 동요를 아는지 모르는지.. 유이는 꺄꺄거리며 내게 말한다.

"이불은 엄~~청 얇은 데다가.. 에어컨도 켠 채로 자지 않으면 안되구...
 하룻밤치고는 엄청 비싸더라구!!"


현실이란 조~~금도 드라마틱하지 않다. 유이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심통난 표정으로 팔짱을 끼며 계속한다.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길래.. 체크아웃하고 나와버렸어.....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온몸에 힘이 돌아온다!

"~~~어디로!!!!!!????"

유이는 순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모은 내 고함이 의외였는지 피곤해 보이던 눈을 동그랗게 키우고 날 똑바로 바라본다.
난.... 언젠가부터 유이의 표정 하나, 단어 하나에 지배당하고 있다. 더욱 나쁜 건 그게 싫지 않다는 점이고.

"돌아간다고? 너....
 나는.... 아니 나야말로...."

나야말로...

"한숨도 잘 수가 없었어.... 네 일만 생각하면...."

남국의 꿈을 꾸게 된 이후로...

"네가 갑자기 와서.. 아니 없어져서...."

.....너무나 소중한...

"나는..... 나는...."

나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했던....

"유이가하마 유이."

.............빛을 찾아내게 된거다.






"나와 결혼해줘!!!"
"벌써 했잖아."

........엉?

그녀는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똑바로 쳐다본다.
'그렇잖아?'라고 작게 속삭이며...





이렇게 스타일이 구겨질 줄이야...




"아무튼.....!"

그녀의 캐리어를 끌고 집으로 앞장서는 길.

"돌아가서 자자. 너나 나나 한숨도 못 잤으니..."

그녀는 조용히, 수상할 정도로 조용히... 내 뒤를 종종 따라온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는 것. 이렇게 안심감을 주는 것이었나...
어쩐지 멋적어진 나는 쓸데없이 말이 많다.

"푹 자는 거다! 쓸데없는 건 생각하지 말고...."

그래 오늘은 쓸데없는 건 뒤로 치우...
순간, 그녀가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그런데 힛키... 섹스는 하는 거지?"

물론 그건 해.....엉???
내가 방금 뭘 잘못 들었나? 유이는 내 옆으로 돌아서서 발돋움을 한다.

"힛키도 좋지?"
"저기 말야.. 유이..."
"그럼, 힛키는 그게 싫은 거야?"

이 빗치....걸레년이!
그렇지만 그 빗치스러움이 내겐 너무 소중하다.

"아니...그러니까..."
"나는 좋아하는데!"

두근.

"힛키랑 하는 거 너무 좋아!"

말도 안돼. 설마...

"힛키의 그거 하는 방법도..
 힛키의 몸도....
 힛키의....."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유이..."

그래. 알고 있긴 했어.

"아니.. 너... 나한테 완전히 반해서 빠져있는 거지?"


유이의 반응을 나는 평생 간직할지도 모른다.
순간적으로 눈빛이 차가워진 유이는, 적면증에라도 걸린 것처럼 새빨간 얼굴로 자세를 바르게 하고,
대답했다.






"나랑 결혼해줘, 하치만."

"결혼해줘. 아니,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

"애인이 되어줘."

"하치만, 나의 연인이 되어주세요."







거기서부터.....

내 방까지 이르는 길이 왜 그리도 멀게 느껴지던지....

그리고 문에서 침대까지의 거리가....


-------------------- 죄송합니다 ㅡ.ㅜ---------------------------




마침내 우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냥 자긴 아까워.."

그녀의 돌기에 입을 가져가며, 나는 대답했다.

"...응?"

서로 끌어안고 얘기하고 또 끌어안고...

"그지? 힛키.. 우리 이대로 계속 깨어있을까?"
"응..?"
"..그러니까 아침 일찍 이혼신고를 하러 가는 거야.."

유이는 벌거벗은 내 몸 위로 올라오며 눈을 내리깐다.

"둘이서 같이....."
"하하핫.. 그걸 가지고 가서 창구에서 이렇게 말하는 거지?"

매우 기쁜듯이...

우리

이혼할 거예요.


"큭큭큭"

유이가 다시 개구쟁이 웃음을 흘림과 동시에.. 하치만 주니어에 새로운 압박이 느껴진다.

"어...이거 너무 조이는데..."

유이의 얼굴이 다시금 붉게 물든다. 왜 이 타이밍에서 새삼스럽게 부끄러워 하는 거냐고.



그렇게 하는 거야.
아침이 되면....

아침이 되면....
우리 둘이서....

                             


                                                                            둘이서 아침까지 - 終 -



Bonus : 니노미야 히카루의 작품 후기

이 두 사람 너무 밝히는 것 같죠?
그렇지만 어찌 보면 그것도 당연한 거죠.
특히 남자 쪽이 더 빠져있는 것 같아요.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피부로는 느끼고 있죠.

꼬옥 안아오는 팔이라든지, 이쪽의 움직임에 반응해 오는 허리에서...
"이 여자가 혹시..."하고 생각하면서 "아니!..."라고 생각해 버리죠.
언제나 머리에서 쥐가 날 정도로 빠져있는 거죠.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지는만큼 서로 부딪히는 감정도 강해지는 법인데
두 사람은 기뻐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사람은 지금까지 가장 조종하기 힘들었던 자아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었어요.
'결혼'이라는 테마가 가장 가까운 설정이면서도 
거기서 벗어나 있었던 것은 그 이유가 아닐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힛키의 제지를 단호히 거절하며 유이가 말했었죠. "연인이 되어줘."라고.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둘이서 이혼신고를 하러 간다고 하는 암시적 엔딩에서
이 두사람은 이런 상태로 서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며
평생을 살아갈 것 같지 않나요?


BLOG main image
재미없는 블로그
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by 레미0아이시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806)
관심있는 이야기 (1)
재미없는 이야기 (28)
상관없는 이야기 (18)
귀중한 이야기 (22)
오레가이루 공간 (344)
오레가이루 팬픽 (883)
사키 (132)
사키 웹코믹 (428)
사키 팬픽 (414)
러브라이브 (1104)
아이돌마스터 (464)
아마가미 (107)
섬란카구라 (179)
DOA (64)
마마마 (35)
칸코레 (418)
백합 (102)
기타 번역 (42)
쓸데없는 잡담 (21)

달력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