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아이돌마스터/팬픽 - 기타 2015. 12. 19. 17:32 by 레미0아이시스

두 번, 사쿠마 마유는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을 한다.

 


 * * *

 

 사쿠마 마유의 두 번째 사랑은, 첫눈에 반한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것은 실연 이야기입니다.

 저의, 사쿠마 마유의 두 번째 사랑이 끝날 때까지, 첫눈에 반해서 시작된 사랑이, 결실을 맺을 일도 없이, 구해질 것도 없이, 다만 끝나기만 할, 그런 이야기.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작되기 전부터 끝나 있었고, 시작도 되지 못한 채 끝이 난, 그런 짝사랑, 이야기입니다.

 시작조차 못한 채.

 처음부터 끝났던 연정을, 끝낼 때까지.

 그런, 이야기입니다.

 

 * *

 

 두 번째 사랑이라는 것은, 당연히 첫 번째 사랑이, 말하자면 첫사랑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사랑이 있다는 것은.

 그것은 즉, 이미 첫 번째는 끝나 버렸다, 라는 것이지요.

 사쿠마 마유의 첫사랑은, 지금 말할 두 번째 사랑이 시작하기 훨씬 이전, 옛날에 끝나 버렸습니다.

 물론.

 이루어지는 일도 없이, 끝났습니다.

 첫사랑.

 처음으로 한 사랑.

 친 오빠에게 바쳤던--  사랑.

 실수투성이, 사랑.

 일그러짐 투성이였던, 첫사랑.

 이것이 만일 의붓 오빠라든가, 만일 제가 그의 의붓 여동생이라든가. 그랬다면, 정말로 그랬다면, 그런 관계였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인가, 『가능성』 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와 오빠는, 틀림없이 같은 부모가 낳아주신, 같은 피가 흐르는 남매입니다.

 그렇기에, 가능성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습니다.

 있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 역시, 사쿠마 마유의 첫사랑은, 오빠였습니다.

 이 감정을 자각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옛날부터 「마유짱은 정말로 오빠를 좋아하네」 그런 말을 듣고는 했습니다. 그 감정이 연애의 그것이라는 것을 자각하기 전보다도, 말하자면, 브라콘이었습니다. 오빠에게 언제나 달라붙고, 언제나 오빠와 같이 있으려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아마, 초등학생 무렵. 3학년일까, 아니면 4학년. 그 때쯤이었을 겁니다.

 명확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제가 오빠에게 품은 감정이, 친애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버렸습니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그것』이 이상한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가족에게, 친 오빠에게

 연애 감정을 품는 건, 이상한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아니었고, 허용되지도 않는 다는 상식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당시의 사쿠마 마유는, 감정을 봉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속마음에 그 감정을 가두어 보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가족을 좋아한다는 느낌으로, 그런 『좋아』라는 감정으로 오빠를 대하려 했습니다.

 단순한 브라콘으로만 보이도록

 그런 감정만 있는 것처럼.

 연애 감정을, 친애 감정으로 덧씌우려고 했었습니다. 메우려고 했었습니다.

 ……사실은, 이렇게 말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는 않았지만요.

 모든 것을 삼키고, 토해내지 않고, 그 감정을 부수어, 날려 보는 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지만.

 일단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사쿠마 마유는, 오빠를 좋아했고, 사랑한다고 해도 괜찮을 정도였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단순한 친애, 가족 사랑.

 그렇게 보이도록,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중학교 1학년과 2학년의 경계선, 봄방학 때 일이었습니다.

 그 시기에 감정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오빠의 진로가 정해진 것이 원인 중 하나였을 겁니다.

 대학을 졸업한 오빠는, 도쿄로 가게 되었습니다.

 고향 미야기, 센다이시를 떠나 도쿄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예능 프로덕션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멀어집니다. 물리적으로, 멀어집니다.

 그렇기에 단념해야 한다고이를 단념하기 위한 계기로 삼자고, 생각했습니다.

 다행이다, 라고 해도 좋은 것일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렇게 사쿠마 마유의 첫사랑은 차이는 걸로 끝났습니다.

 품어서는 안 되었던 연애 감정. 그 감정을 전할 일도 없이 추억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과거의 일인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른 건 아니지만요.

어쨌든, 저의 첫사랑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중학교 2학년 시업식 때, 그 마음을 잘랐습니다.

잘라 버린 것을 모아 추억이라는 앨범 안에 넣고는 닫았습니다.

 그 후, 1년하고도 4개월 이후입니다.

 두 번째가 시작된 것은.

 그 사람과 만난 것은.

 그것은, 중학교 3학년 여름.

 중학 시절 마지막, 여름방학.

 햇볕이 아스팔트에 내리쬐고, 아스팔트의 지열이 인간을 찝니다. 그런 더운 도쿄에서.

 오빠에게 놀러 가려고 했던, 그 장소에서.

 저는 『그녀』와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루어질 수가 없는, 두 번째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 *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카푸치노와 녹차라테입니다」

 주문을 했었던 두 잔.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가 피는 그것을 받아, 점원에게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했습니다.

 일이 하나 끝나고, 다음 현장으로 가는 도중. 점심도 먹을 겸, , 사쿠마 마유와 카나이 와카나는 현장 근처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왔습니다.

 아이돌인, 사쿠마 마유와.

 그 담당 프로듀서인, 카나이 와카나.

 그렇게 두 사람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사쿠마 마유는 『아이돌』입니다.

「프로듀서씨. 다음 일은, 잡지용 사진 촬영이지요?

「맞아. , 잘하는 거잖아」

 별로 그런 건 아니에요, 라고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 무렵부터 어느 잡지의 독자 모델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현지인 센다이에서. 학교에 다니면서, 가끔 그런 일을 했었습니다.

 계기는-- 확실히, 길거리에서 스카우트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별로 모델이 되고 싶다든가, 그런 생각은 없었지만, 망설임 끝에, 저는 하기로 했었습니다.

 불순인 동기일지도 모르지만, 『오빠와 멀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무엇인가, 일상에서 멀어질 수 있는 다른 것을 바라고 있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머리를 바꾸기 위해, 마음을 바꾸기 위해.

 그런 무언가를, 원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시작했었던 모델 일은, 의외로 즐거웠습니다.

 다행이라고 할까, 제가 소속되었던 사무소는 좋은 사람들만 있었습니다. 동료 모델들도 많아졌고, 카메라맨이나 메이크하는 분들하고도 사이가 좋아졌습니다.

 덕분에, 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이 나이치고는, 고등학생 1학년치고는, 화장은 잘 하는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메이크 기술, 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직업상 보통 이상으로 많은 화장품을 쓸 기회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피부가 그다지 강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이 화장수가 좋다든가, 이런 이목구비라면 이런 아이 메이크업이 좋다든가, 그런 식으로.

 그런 건 조금 자신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직업인 사람들에 비하면 아직도 멀었지만요.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네요.

 그렇게 사쿠마 마유는, 즐겁게 독자 모델로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즐거운 것 뿐만은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역시 즐거웠습니다.

 모델 일을 시작한 지 일년이 지나고, 오빠가 상경하고,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무렵, 조금 일을 늘리기도 했습니다.

 지방에 있는 중학생 모델일 뿐이니까. 늘렸다, 라고는 해도, 결국은 아무 것도 아니었겠지만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찾아온 중학교 3학년 여름. 그 때였습니다. 제가 프로듀서씨와, 카나이 와카나와 만난 것은.

 여름방학. 학생이 만끽할 수 있는 그 장기 휴일을 틈타, 저는 오빠에게 놀러 가기로 했습니다.

 예능 사무소. 거기서 프로듀서라는 일을 하고 있던 오빠에게

 ……저와 비슷한 나이인 여자애들의 담당 프로듀서로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솔직히, 마음에 걸렸지만요.

 오빠의 휴일에, 거리를 걷고 있었을 때였을 겁니다.

 그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런 저런 잡담을 하면서, 윈도우 쇼핑을 했었다….. 그렇게 기억합니다.

 기억이 애매한 것은, 그 후에 일어난 일에 대한 기억이 강했기 때문일 거라 생각합니다.

 시원한 옷을 입어도 저절로 땀이 흐르게 되는, 7월 하순의 도쿄에서.

 햇빛이 저물기 시작해서 오렌지로 물들기 시작한 거리에서.

 그녀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기, 마유짱. 아이돌, 흥미 없어!?

 

 * *

 

 높다, 그것이, 도쿄에 대한 첫인상이었습니다.

 아니, 첫인상이라는 단어는 부적당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별로 처음 간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어렸을 적에 가족 여행으로 오기도 했고 (엄밀하게 말하자면 치바였던 것 같지만), 독자 모델을 하고 있었을 때에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가족 여행 때는 도심이 아니었고, 촬영 때문에 왔을 때도, 사무소에서 홍보하기로 한 브랜드의 신작 프로모션에 발탁 된 것뿐이었기에, 그다지 구경은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렇기에, 차분한 마음으로, 도쿄를 걷는 것은 처음이었고.

어쨌든, 높다. 그런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제 고향은, 시골은 아니다-- 라고, 생각합니다. 도쿄나, 다른 대도시와 비교하기에는 조금 미묘하다는 점에서, 『도시』 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고층빌딩도 있고, 역 근처는 혼잡합니다.

 하지만, 규모가 다릅니다. 수가 다릅니다. 밀도가 다릅니다.

 어쨌든, 많습니다. 사람도, 건물도, 어떤 것이라도. 그 좁은 공간에.

 그리고 빌딩들은, 올려보면 목이 아파 보일 정도로 높은 것뿐이었기에.

 그러니까 역시, 가장 먼저 받은 인상은 『높다』 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렇다는 해도. 「이런 거 본 적 없어!」 그런 레벨로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 아아, 센다이보다 복잡해, 그런 당연한 감정이었지만.

 그런 도쿄에서, 저는 오빠와 함께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약간은 데이트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어느 정도 마음도 정리하고, 그렇게 정한 지 1년이나 지났었습니다. 1년 이상, 오빠가 없는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데이트 느낌, 이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오빠를 정말로 좋아하는 여동생으로, 약간은 과한, 그러나 단순한 친애라는 느낌으로. 그런 느낌으로, 둘이서 걷고 있었습니다.

 시각은 저녁. 몇 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오전일 때와는 다른 빌딩그림자가 생겼을 때였을 겁니다.

 진한 오랜지색이 드리워졌었습니다.

 그런 거리에서.

「어라, 사쿠마군?

「에?

 앞에서 들리는 목소리. 사쿠마군, 이라는 오빠를 부르는 목소리.

 그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자, 슈트를 입은 호리호리한 몸매의 여성이 서 있었고.

「와카나? 무슨 일이야? 이런 곳에서」

「무슨 일이라니……나는 오늘도 일이야, . 사쿠마군이야말로 어째서 이런 곳, ……?

 말투를 듣고, 오빠의 동료인 것은 바로 알았습니다. 오빠가 그녀를 「와카나」라고 이름으로 불렀던 것이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그런 그녀, 이후에 이름을 알게 되었지만, 카나이 와카나의 얼굴이, 제 근처에 있었습니다.

「사, 사쿠마군. 그 아이, ?

「응? 아아, 전에 이야기했었잖아. 내 여동생이야. 여름방학이니까 놀러--

「여동생!!

 저에 대해 설명하는 오빠를 막듯이. 그녀가 내 앞에 서고는, 손을 잡았습니다.

「아아여동생이라니 실례였네…… , 이름, 들을 수 있을까?

「네, …… 마유, 입니다. 사쿠마 마유」

「마유짱! 사랑스러운 이름이네!

「저기, ……?

 아직 손이 잡힌 채. 제 오른손을, 감싸듯이 잡은 그녀가, 반짝반짝 눈을 빛내면서.

「저기, 마유짱. 아이돌, 흥미 없어!?

 

 * *

 

 그것이, 저와 그녀의 만남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의 눈동자가 떠오릅니다.

「저기, 프로듀서씨」

「응?」

 느긋하게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는 그녀가, 힘 빠진 대답을 했습니다.

「지금, 애인 같은 건 없나요?

「……쿨럭!

 그 말을 들은 그녀는, 마시던 음료를 필사적으로 삼켰습니다.

「……갑자기 무슨 말을」

 조금 더러워진 입가를 냅킨으로 닦으면서 말했습니다.

「그냥 하는 말인가요?

「……아, 그래」

 쓴 냅킨을 정리해, 테이블 구석에 살며시 둡니다. 말투에 비하면 꼼꼼한 사람입니다.

「없어. 그런 것에 정신 팔 틈도 없고」

 한번 더, 카푸치노를 마시고 나서는.

「뭐, 지금은 담당인 너가 애인인 셈이지」

「어머, 그럼 마유는 주간지에 실리겠네요」

「그런 의미가 아니야……

어깨를 축 늘어뜨립니다.

정말 알기 쉬운 분이십니다.

 ……물론,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말한 것이, 그러한 의미가 아닌 것 정도는.

 비유하자면.

『일이 연인입니다』 그런 뉘앙스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속내를 들키지 않도록,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계속 꺼냈다.

「그렇지만 프로듀서씨, 오빠와 동갑인걸요」

「그렇지만?

「말하자면, 스무--

「말하지마. ……절대로 말하지마」

 아아아아아, 이번에는 머리를 싸맵니다.

저와 9살 차이 나는 오빠. 그 오빠와 동갑이라는 것은, 즉 지금 그녀는 20대 중반 

물론,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요.

「최근 부모님도 슬슬 손자가 보고 싶다고 하는 마당인데, 마유에게까지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

 그런 시기인 것 같네요.

「신경이 쓰이는 사람 같은 건, 없나요?

「엣?

 그녀가 고개를 들더니.

 눈을 크게 뜨면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아, 그 리엑션을 보니 있으시네요! 있으세요……♪

「어째서 그렇게 즐거운 건데……

「그야, 마유는 아이돌인걸요? 저는 연애를 못하니까, 다른 사람의 연애 정도는 알고 싶은걸요」

 우후후, 그렇게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 그렇지반친구들 이야기라든가, 그런 것이 더……

 이 화제는 피하고 싶어, 라는 듯이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대로 「어라」 라는 소리를 내더니, 왼팔에 있는 시계를 바라봅니다.

「너무 늘어진 거 같아. 가자, 마유」

「네」

 영수증을 들고 일어선 프로듀서씨 뒤를 따라 걸어갑니다.

 정말 기운이 넘치는 분입니다

 조금 거칠기도 하지만, 놀리는 보람이 있는 사람.

 조금 난폭한 점도 있지만, 올곧은 사람.

 서툴기도 하지만,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

 ――어째서.

「어째서, 좋아하게 되어 버린 걸까요……

 가게를 나와 잠깐 멈춰 서서, 작게 말했습니다.

「잠깐, 마유! 두고 갈 거라고!

「마유를 두고 가면 일을 할 수 없지 않나요?

「알면 빨리 와!

 우후, 웃고는, 차로 다가가, 탔습니다.

 아아, 정말로, 어째서.

 어째서 또 저는.

 허용될 리가 없는 사랑을, 시작해 버린 걸까요

 프로듀서씨가, 엑셀을 밟습니다.

「기사님, 앞에 있는 차를 쫓아 주세요」

「맥락도 없이 형사 놀이 시작하지마!

 그렇게 말하면서, 속도 제한 아슬아슬하게 엑셀을 밟습니다.

 그 옆에서.

 저는 엑셀을 밟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브레이크만을 밟고 있습니다.

 그녀와 만나고 나서, 같이 지나고 나서.

 계속, 브레이크만을.

 마음의.

 감정의 브레이크만을, 계속 밟고 있습니다.

 아아,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저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어버린 것일까요?

 오빠 때와 마찬가지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해 버린 것일까요?

 

 * *

 

 일단 말해두지만, 사쿠마 마유는 동성애자가 아니다, 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프로듀서씨를, 카나이 와카나를 좋아합니다. 우애 같은 것이 아닌, 연애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여성을 연애 대상으로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애초에, 저의 첫사랑은 오빠입니다. 가족이었기는 해도 남성입니다.

 여성에게 이런 감정을 품은 적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반드시 이것이 특례일 것입니다.

 좋아하게 된 상대가, 우연히 여성이었다, 라는 것일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상대가, 우연히 친 오빠인 것처럼.

 완전히-- 정말로, 이뤄질 수가 없습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어째서 오빠는, 피가 이어진 진짜 남매인 걸까요?

 어째서 프로듀서씨는,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었던 것일까요?

 그렇지 않았으면, 행복한 미래가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어째서-- 저는, 이런 비뚤어진 사랑만을 해버리는 것일까요?

 비뚤어진 사랑만을, 해 버리는 것일까요?

 정말로 싫어집니다.

 무엇보다도.

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그럼에도 곁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로…… 싫어집니다.

 거절했어야 했습니다. 오빠와는 어떻게 해도 관계가 끓어질 일이 없겠지만, 그녀는 완전 남입니다. 애초부터 그녀의 권유를 거절했다면, 그 장소에서, 그녀의 손을 제가 잡지 않았더라면.

 거절하고,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에 고향으로 돌아가서 독자 모델을 계속하면서 학교에 다니고, 거기서 새로운 사랑이라도 시작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되었을 텐데.

 머지않아 상처 받을 것을 알았을 텐데.

 그 때, 거절을 했더라면…..

「…………」

 어째서!

 그것을 할 수 없었기에, 지금 사쿠마 마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저기, 마유짱. 아이돌, 흥미 없어!?

 그 때 그녀의.

 조금 땀에 젖은 그녀의 얼굴이, 그 눈동자가.

 석양에 비추어져 반짝반짝 빛나던 눈동자가.

 나를 똑바로 보는 그 눈동자가.

 그것만이, 전부였습니다.

 아마, 그 순간이었을 겁니다.

 아이돌은-- 그럭저럭 즐겁습니다. 모델을 할 때와 비슷한 일도 있기는 하지만, 역시 모르는 일이 많았고. 부활동 같은 것에 열중한 적이 없었기에, 그 나름대로는 즐겁습니다.

 댄스는, 잘 못합니다. 운동신경은 좋지 않으니까요.

 노래는, 좋아합니다. 이것만은 어렸을 적부터 쭉 했었으니까요.

 즐겁습니다.

 저는 정말로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이겠지요.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니지만, 괴로운 일도 많지만. 그렇지만, 역시 즐겁습니다.

 독자 모델을 할 때와는 다르지만.

 그 무렵처럼, 즐겁습니다.

 그러나, 비교를 하자면, 하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괴롭다.

 그런 감정이, 가시나무처럼 가슴 안쪽에 계속 박히고 있습니다.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는데도, 그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이어질 일은 결코 없ㅅ브니다.

 행운과 불행. 명과 암. 플러스와 마이너스.

 그녀와 있을 때는

 상반되는 두 감정이, 섞입니다 머리 속이 휘저어집니다.

 빙글빙글.

 가슴 깊은 곳을, 어지럽힙니다.

 언제까지, 있을 수 있을까요?

 이 상황이, 이 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저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오빠 때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아이돌과 프로듀서로서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선택지.

 연애 감정을 참고, 포기하고. 다른 감정으로 덧씌우는 선택지와.

 다른 하나는.

 부수어 버린다, 그런 선택지.

 어떤 형태든, 지금 우리들의 관계를 끊어 버리는 것.

저의 마음 속에서가 아니라

 관계 그 자체를, 파괴해 버린다는 선택지.

 한계가 오기 전에, 마음이 망가져 버리기 전에.

 먼저 관계를 끊는다는, 그런 선택지.

 둘 중 하나만 고를 수 있습니다.

 다른 가능성은 없습니다.

 존재 할 수 없습니다.

 이 사랑이 이루어지는 미래는.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아, 큰 일이에요」

 생각을 하다가, 위험하게 프라이팬 안에 있었던 요리를 태울 뻔했습니다

내용물을 뒤집자, 소리가 잠깐 바뀝니다. 뒤집힌 면은 약간 탔지만 색은 괜찮아. 좋아, 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프라이팬 뚜껑을 닫았습니다.

 곁눈질로 시계를 보면, 19 47. 메일이 도착한 시간을 생각하면, 슬슬 돌아올 시간입니다.

 프라이팬을 그대로 두고, 샐러드를 테이블 위에 두고. 부엌에 돌아와 프라이팬 뚜껑을 열자, 육즙을 듬뿍 머금은 향기가 솟아오릅니다. 오늘 저녁은, 햄버거입니다.

 대나무 꼬치로 찔러, 육즙이 흘러 넘치는 것을 확인하고는 접시로 옮깁니다.

 프라이펜에 케찹과 소스, 붉은 와인을 넣고 섞은 후에 소량의 버터를 넣으면, 소스도 완성되었습니다.

 소스를 뿌리고는, 조금 뿌듯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치 그 타이밍을 맞추듯이, 문소리가 들렸습니다. 불이 꺼진 것을 확인하고는, 그를 맞이하러 나갑니다.

「어서 오세요, 오빠」

 

 * *

 

 만약 우리들이 연인이었다면, 이 상황은 소위 동거라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친남매 둘이서 지내는 것을 동거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제가 상경한 것은, 아이돌을 시작한 것은, 9개월 전부터입니다.

 지금. 밖은 차갑고, 내쉬는 숨도 새하얀 1월 중순. 지금부터 9개월 전, 벚꽃이 한창 피는 초봄일 때입니다.

 반년 전하고도 그 약간. 중학교 3학년 여름, 저는 예정되었던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사실은 고향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생각이었지만, 그 진학처를 도쿄로 바꾸었습니다.

 이유는 물론, 그녀, 카나이 와카나가 스카우트를 했기 때문.

 부모님들은 바로 허락해주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해주셨습니다. 제가 오빠의 동료에게 스카우트 당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것 같았지만, 오빠가 근무하는 사무소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해주신 것 같습니다.

 동시에, 사는 것도 오빠와 함께라면 되겠지, 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오빠에게 연인이 생긴다면, 저는 그 집에 살기 힘든 게 아닐까, 그보다 단적으로 말해서 제가 방해자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그런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던 것은, 그 때는 오빠가 연애나 애인하고는 무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도 「좋은 사람 없어?」 라고 물어 보셨지만, 웃기만 할뿐, 대답은 하지 않았습니다저도 이런 상태고, 과연 우리 남매는 부모님들에게 손자의 얼굴을 보일 수 있을까요…….

 어쨌든, 허가를 받고. 다음 봄부터 도쿄 생활을 하기로 했습니다.

 조건은 두 가지.

 바쁘면 어쩔 수 없지만, 오빠에게 밥을 차려주거나, 가사를 했으면 하는 것.

 하나 더.

『하기로 한 이상, 제대로 해라』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전자가 어머니가 하신 말씀, 후자가 아버지가 하신 말씀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좋은 부모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모님에게 손자의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까, 라고 의아에 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저는 상당한 불효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해서, 사쿠마 마유의 도쿄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첫사랑인 사람과 한 지붕 아래에서, 그렇게 표현하면 청춘이라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과장을 보태더라도, 친남매가 같이 사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물론.

 즐겁기는 해도.

 전혀 답답하지 않다, 라고 말한다면 거짓말입니다. 저는 오빠에 대한 연애 감정을 완전히 없앤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모든 감정을 앨범에 담았지만, 그 앨범이, 마음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연정을, 단순히 덧씌웠을 뿐입니다.

 자신에게 타이르듯이.

 그에 대한 감정을, 감춘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3년 전입니다.

 지금은 기본적으로, 보통으로 남매로서 사이 좋게 지내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대로, 사이 좋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적어도 이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 *

 

 변하기 시작한 것은, 2월 중순 경.

 변하기 시작했다, 라고 해야 할 지, 변화를 알아차렸다, 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관계의 변화.

 다만, 그것은-- 사쿠마 마유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와 오빠의 관계가 바뀌진 않았습니다. 3년이나 지난 그에 대한 생각이 다시 악화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와 프로듀서씨의 관계가 바뀐 것도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그녀를 좋아하지만, 연심을 말할 일도 없었고, 아이돌과 프로듀서라는 관계는 그대로입니다.

 그럼, 어디서, 누구와 누구의 관계가 변하였을까요?

 그것을 알아 버린 것은, 2 14. 그날 저녁이었습니다.

 일을 마친 저는 프로듀서씨와 헤어져 집으로 가는 도중이었습니다. 오빠는 조금 늦어진다고 연락을 했기에, 오늘 저녁밥은 기합을 넣어 만들어 볼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이니까.

 조금 정도는, 호화로운 식사를 만들어 볼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오빠에게 건넬 초콜릿은 아침에 주었고, 프로듀서씨에게도 사무소에서 만났을 때에 주었습니다

 여동생이 오빠에게.

 아이돌이 담당 프로듀서에게.

 어느 쪽이든 진심으로, 전력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전자는 단순한 가족이 주는, 후자는 친구가 주는 초콜릿 같은 것입니다. 프로듀서씨에게는 사실 줄 이유는 없다, 라고 할까 그녀가 여성인 이상, 이벤트의 취지를 생각하면 보통은 주지 않아야겠지만. 평소의 답례, 라는 명목으로 건네주자 받아주었습니다.

 그렇게, 할 일을 마쳤습니다. 주고 싶은 상대에게, 제대로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로서는 이 이벤트는 이미 끝난 느낌이었습니다.

 사무소에 잊고 두고 온 물건이 생각나서, 그 장소에 도달할 때까지는.

 그 장소에서, 그 광경을 볼 때까지는.

 제가 소속된 사무소는, 4층 빌딩, 그 빌딩의 3층과 4층입니다.

 3층은 응접실과 사장실, 사무실.

 4층은 회의실이나 자료실.

 목적지는 4층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목표로 한 층에 내립니다. 문을 열려고 하다가, 손이 멈추어 버렸습니다.

 소리가, 어디선가 들렸습니다.

 문이 닫히는 소리. 사무소의 문이 아닙니다. 뒤에 있는, 엘리베이터 옆에 있는 계단 위에 있는옥상으로 통하는, .

 처음에는 「별일이네」, 그 정도일 뿐이었습니다.

 옥상에 사람이 갈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옥상이라고는 해도 의자 같은 것도 없었으니, 휴게실로 쓰여질 일도 없었고, 재떨이가 놓여진 것도 아니기에, 흡연자가 갈 일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보통은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닙니다. 시기도 시기이고, 당연히 밖은 춥습니다. 그러니까, 이 계절이라면 더욱 더 옥상에 갈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이 때.

 이 때 제가 호기심을 가지 않았어야 했었습니다.

 호기심이 생겨, 누가 있는지 보고 싶다고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끼익, 작게 문을 열자.

 사쿠마 유우마와 카나이 와카나가.

 오빠와 프로듀서씨가, 서로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 *

 

 처음에는, 「뭔가 이상하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상태가, 분위기가, 어쩐지 이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프로듀서씨의 상태가 이상했습니다. 업무 중 조금 탁한 눈을 뜬 것과는 다른, 영업 중 활발한 모습과도 다른, 저와 함께 있을 때 조금 거칠었던 느낌과도 다른. 그런 상태.

 말하자면.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두근, 가슴 안쪽에서 소리가 울립니다.

 다양한 생각이 쏟아져 나오고, 무겁고도 무거운 소리가 들립니다.

 돌아가야 해,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봐서는 안 돼. 봐서는 안 돼. 다리를 움직이고, 뒤로 가서, 잊어버린 물건을 찾자 마자 건물을 빠져 나와야 한다고 마음의 소리가 외칩니다.

 그러나,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지면에 뿌리라도 뻗은 듯이.

 시멘트로 굳혀진 듯이.

 무거워진 다리가,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리는 못으로 고정된 듯이 움직이지 않았고.

 눈은 제대로 고정된 것처럼, 두 사람에게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이야기의 내용이 들리지 않았다, 라는 표현이 맞았을까요? 무언인가 말을 하고 있다는 것도 보였고, 희미하게 들리기도 했지만, 정확한 내용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귀에 신경이 집중되었는데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모릅니다, 하지만.

 그 직후, 그녀가, 프로듀서씨가 꺼낸 것을 보고.

 어째서 두 사람이 그곳에 있는지, 이해해 버렸습니다.

 그녀가 꺼낸 것은, 붉은 체크 리본으로 싸여진, 작은 직사각형 상자.

그것을 보고

이 상황을, 파악해 버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발렌타인 데이.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

 그리고 그 초콜릿은.

 호감이 있는 이성에게주는, .

『프로듀서씨, 신경이 쓰이는 사람 같은 건, 없나요?

『엣?

『아, 그 리엑션을 보니 있으시네요! 있으세요……♪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은 것은 언제였을까요? 아마 1개월 전이나, 좀 더 이전으로.

 그 때는, 단순한 잡담이었습니다. 단순한 잡담이었지만, 실은.

 만약 그녀가 좋아하는 상대가 있었다면. 좋아하는 상대가, 그녀를 좋아한다면

 저는, 그녀를 포기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그런 뜻으로도, 그녀에게 그런 말을 했었습니다.

 저는, 프로듀서씨를 좋아합니다.

 그것이 연정이 아니었다고 해도, 아마 저는 그녀를 좋아했을 겁니다.

 순수하게, 친한 의미로 『좋아』 라는 감정을, 품었을 겁니다.

 나이가 약간 차이가 나는 친구 같은, 오빠의 동료인 좋은 언니 같은, 실은 기대고 싶은 어른 같은.

 그런 그녀를, 평범하게 좋아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프로듀서씨가 그런 리액션을 보였을 때는.

 어쩌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분위기를 느꼈을 때는.

 그렇다면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녀에게 좋아하는 상대가 있다면, 그 때는 응원을 하자.

 그녀에게 연인이 생긴다면, 그 때는 축복하자, 라고.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반드시--변명을 찾고 있었겠지요.

 사랑을 포기할 이유를 갖고 바란 것뿐이었습니다.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감정을, 잘라 버리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기에.

 프로듀서씨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조금 가슴이 아플지도 모르지만,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했을, 터였는데.

「어, 째서……

 떨린 작은 목소리가, 바람으로 지워집니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당신은오빠를 향해, 그렇게 웃는 건가요?

 사랑 하는 소녀 같이, 수줍게 웃으며. 얼굴을 붉히며,

 그것도 초콜릿을 포장한 아름다운 빨강을.

 하필이면.

 저의.

 당신을 좋아하는 저의, 사쿠마 마유의.

 그 오빠에게.

 정말로 좋아하는 오빠에게.

 보여주는 건가요?

 제발.

 그만두세요.

 그만두어 주세요.

 모르는 사람이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니,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단 한 사람, 단 한 사람.

 오빠가 아니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오빠가, 아니었다면.

 좋았……는, .

「프로, 듀서씨……

 메마른 목소리는 물론 그녀에게 닿을 일도 없었고. 강한 바람에 섞여, 녹아 사라져 갑니다.

 그 시선 끝에서는.

 부끄러운 듯이 웃고 있는 프로듀서씨와.

 초콜릿을 받고, 어쩐지 기쁜듯이 웃고 있는 오빠가.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뚝뚝, 물방울이 지면에 떨어집니다.

 반드시, 어디선가 물이 샌 것일 겁니다.

 밖에는 비도, 눈도 내리지 않고 있으니까요.

 프로듀서씨.

 어째서, 당신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당신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오빠를, 사랑하게 된 건가요?

 

 * *

 

 어떻게 돌아왔을까. 침대 위에서 쓰러진 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무의식 중에, 말하자면 사고가 날아가 버린 채, 걸어 왔을 겁니다.

 몸이 집으로 가는 길을 기억해서,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할까, 그 이외에는 있을 수 없지만, 그 사이의 기억이 없습니다.

 돌아왔다는 사실만 알뿐, 그 과정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돌아오기는 했지만, 가방은 책상 위에 두었는지, 확인할 기력도 없습니다. 엎드려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을 뿐. 움직일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 상태를, 무엇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요?

 팔이, 다리가, 온 몸이, 머리가.

 무겁습니다.

 납처럼, 무겁습니다.

 평소보다 중력이 강한 걸까요? 아니, 짓눌리는 것 같네요.

 어떻게 이렇게 무사하게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걸음이 휘청휘청 거리고, 벽을 짚으며 온 것이 아닐지. 기억이 없으니까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괴롭습니다.

 어쨌든, 괴롭습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알고 있었는걸요? 처음부터,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걸요? 마지막까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그것을 알면서도,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을 선택했는데도.

 쭈욱.

 그녀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응원 하겠다고, 그녀에게 연인이 생긴다면 축복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지금, 저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흔들흔들.

 흔들리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였을까요? 언제부터, 그녀는 그런 연정을 품은 것일까요?

 오빠에게, 그 연정을.

 품었을까요?

 제가 그녀와 만나기 전부터 였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저와 만나고 나서, 아니면 좀 더 뒤일까요?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빠를 압니다. 한 때는 따로 살기도 했지만, 16년이나 알고 지냈습니다.

 저는, 프로듀서씨도 압니다. 아직 오래 지낸 것은 아니지만, 일할 때는 항상 함께 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빠와 프로듀서씨』 에 대한 것은, 아는 바가 없습니다.

 동갑. 대졸에 지금 사무소에 같이 입사한 동기, 그리고

 ……그리, .

 그 정도 밖에, 모릅니다.

 그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모릅니다.

 그 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 두 사람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모르는 것 투성입니다.

 저는, 저와 있을 때의 오빠와 저와 있을 때의 프로듀서씨 밖에 모릅니다.

 그 정도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것 밖에, 모릅니다.

 두 사람은, 오늘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단지 초콜릿을 준 것뿐인지, 그렇지 않으면 그 이상 다른 이야기를 한 건지.

 애초에 --그녀가 오빠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이, 저의 억측일지도 모르지만.

 그렇지만, 그건.

 동료에게 주는, 그런 단순한 의리 초콜릿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눈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가슴이 조이는 느낌은 듭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눈물은 흐르지 않았습니다.

 달고, . 그런 분위기가 넘치는 거리에서.

  그 도시에서

 제 마음만이 쓰고, 쓸 뿐입니다.

 

 * *

 

「……얼굴 망가졌네요」

 이튿날 아침. 욕실. 거울 앞에 서서, 사쿠마 마유는 그런 말을 했습니다.

 손가락을 거울에 대었습니다.

 거울에 비치는 것은 소녀의 나체. 그 목 위, 그 표정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뭘까요, 이 얼굴은.

 아이돌이 할 얼굴이 아닙니다.

 어째서, 이런 얼굴인 걸까요?

 그런 생각을 지우려고, 씻으려고, 샤워를 합니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어깨에 닿은 물은 팔을 타며 흐릅니다.

 이런 짓을 해도, 씻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어제 일어난 사실은 물에 흐르지도 않고, 마음에 남아 있는 탁한 감정도 날아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물에 흘려 봅니다.

 ……오늘도, 학교. 그 후에는 일도 있습니다.

 이런 얼굴은 안 됩니다.

 그렇네요, 오늘은 조금 화장을 바꾸어야겠네요.

 자지 못해 퍼석한 피부를, 눈매를.

 조금이라도, 숨겨야겠습니다.

 ……독자 모델을 하면서 늘어난 화장 기술은, 본래는 제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고.

 결코, 안 좋은 것을 감추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럴 때도 있는 겁니다.

 누구라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있으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한번 더 몸을 체크하고, 욕실에서 나와 물기를 닦습니다.

 머리카락을 말리고 방으로 돌아가 화장을 하고, 머리 정돈을 하고, 거울 앞에서, 작게 웃어 보았습니다.

 괜찮습니다.

 반드시, 평소대로, 웃을 수 있을 겁니다.

 반드시, 평소대로, 웃을 겁니다.

 평소대로.

 제대로…… 평소대로, 그렇게.

 괜찮습니다, 괜찮을 겁니다.

「안녕, 오빠」

「아아, 안녕」

 방에서 나오자, 이미 오빠는 정장을 입고 있었습니다.

  평소처럼 인사를 했습니다.

「어제, 밥 만들지 못해서 미안해」

 조금 피곤했던 거 같아. 돌아오자마자 잠들었어.

 라는 식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말해 봅니다.

 그 후, 귀가한 오빠가, 제 상태를 보러 온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닌데 거실이 꺼져 있어, 제 방에 들른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깨어 있었으니,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괜찮아. 언제나 고마울 다름이야」

 그렇게 웃으며, 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아, 와왓, 머리 망가져」

「아! 미안 미안」

 살짝 웃으며, 그 커다란 손을 내 머리에서 때어냈습니다.

「밥 말인데. 힘들면 무리하지마」

「응, 고마워. 그래도, 이제 괜찮아」

 괜찮다니, 도대체 어느 입이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거짓 웃음 뒤에서, 또 다른 제가 웃습니다.

「……저기, 마유」

「응?

 오빠가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저를 내려다 봅니다.

 저절로 제가 올려다 보게 됩니다.

 그 눈동자는-- 매우, 진지해서.

「정말로, 괜찮아?

 그 목소리도, 그 음색도, 진지해서.

 무심코, 압도 당했습니다.

「……어째서?

 약간 뜸을 들인 후, 머리를 갸웃거리며, 그렇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오빠는, 하아, 라고 한숨을 쉬더니.

「……너의 『괜찮아』는 믿을 수가 없어서 말이야」

「에……?

「옛날부터 그랬어. 넘어져서 무릎이 까질 때도, 괜찮다고 말하더니 울고 말이지」

「그, 그것은, 어렸을 때이고」

「감기 걸렸을 때도 괜찮다고 학교 가더니, 더 악화되고」

「그, 그게, 그러니까」

「너의 『괜찮아』 는 말이지, 뭔가 참고 있을 때 나올 때가 많아」

「아, ……

 그런, 것이었을까요?

 자각은 없었지만, 듣고 보니, 짚이는 곳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버릇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피곤하면 제대로 쉬어. 스트레스 쌓인 거면, 제대로 풀고 ……너무 참으면 무너지니까」

「……응, 그렇네」

 어째서, 이럴 때만 날카로운 걸까요?

 쭉 함께 있었는데도, 제 감정은 눈치 채지 못한 주제에

 둔한 주제에.

 그런 것만은, 제대로 눈치채 줍니다.

『여동생』을 -- 이 사람은, 오빠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여동생으로서의 사쿠마 마유를, 오빠는 누구보다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알고 있나요?

 만약 그 말대로 제 마음 속에. 쌓여있는 것은, 남아 있는 것은.

 오빠와 그녀의 일이라는 것을.

 그것을, 눈치채셨나요?

 ……절대로.

 눈치, 못 채셨겠지요.

「오늘 일이 끝나면, 내일은 학교도 일도 쉬니까. 오늘 일 끝내면, 푹 쉴게」

「그런가. 그럼, 오늘 일이 끝나면 뭔가 맛있는 거라도 먹으로 갈까!

 나도 오늘은 일 빨리 끝낼 거다! 라고.

「응, 기대할게」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답하고, 그대로 그의 뒤에 있는 시계를 바라 보았습니다.

「그럼, 나 먼저 나갈게」

「아아, 잘 다녀와라」

「응, 다녀오겠습니다」

 가방을 어깨에 메고, 집에서 나옵니다.

 아직은 아침이지만, 하늘은 어둡습니다. 어쩌면, 비가 내릴 지도 모르겠네요.

 하늘을 올려다 본 눈, 그 안이 조금 뜨거운 것 같습니다.

 울지마.

 모처럼 화장으로 숨긴 게 드러나.

 그러니까 울지마.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울지마, .

 

 * *

 

『너무 참으면 무너지니까』

 그 말을 오빠에게서 들은 건, 3개월 전이었을까요?

 생각보다 빨리, 일까요?

 생각보다 늦게, 일까요?

 제가 얼마나 참았는지 모르니까, 어느 쪽이라고도 할 수 없지만

 애초에, 그 한계 자체를 몰랐을지도요.

 아니면, 의식조차 하지 않으려 했겠지요.

 그래도, 이제 그런 건 괜찮습니다.

 제가 한계를 얼마나 파악했는지, 그런 건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한계』가, 이미 와버렸으니까요.

 그 동안 보지 않았던 한계라는 벼랑에 어느새 내몰렸습니다.

 그리고 , 떨어져 버렸습니다.

 깊고, 깊은. 빛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곳으로, 그 바닥으로.

 이제는-- 떨어져, 버렸으니까요.

 겨울이 지나 봄이 와서, 벚꽃도 피다 흩날리고,

  이제는 장마철이 다가올 시기.

 사쿠마 마유는, 한계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쌓고 있던 것이, 참고 있던 것이

 튀어나오 듯이.

 ……오히려, 3개월이나 잘도 버텼네요, 라고도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계기는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예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억측이었던 것이, 확신으로 바뀌게 된, 그 계기.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카나이 와카나와 사쿠마 유마는,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말은 단지 이 한 문장뿐. 단 몇 글자인데도.

 그 사실에, 이 말에, 저는 얼마나 큰 데미지를 받아야 했을까요?

 크리티컬 히트? 라고 해야 할까요? 오버킬이란 표현도 괜찮네요.

 언제부터인지는 모릅니다. 제가 그 징조를 알아차렸던 것이 발렌타인 데이였던 것 뿐, 그 전부터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전부터 있었는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하면, 그녀가 오빠에게 연정을 품은 것은, 당연히 더욱 이전.

 발렌타인 데이에 그런 이야기를 했었지만, 도대체 그 감정은 언제부터 였을까요?

 저와 그녀가 만나기 전부터.

 프로듀서씨는, 오빠를 사랑하고 있었을까요?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 때 저에게 말을 건 것은, 그런 속셈이었던 것이.

 마음에 둔 사람의 여동생과 사이 좋게 지낼까, 그런 속셈 같은 것이--

「……그렇지는 않을 거에요」

 생각을 했지만, 조금 죽고 싶을 정도인 그럴 가능성도 생각해 보았지만.

 아닙니다.

 그건 아닙니다.

 그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타산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사람을. 아니,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제가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깎아 내려서는 안 됩니다.

 ……말하자면, 계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난 건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전에 말한 대로, 저는 『오빠와 프로듀서씨』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그 두 사람은 서로 제가 모르는 두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상상할 수 밖에 없지만.

 관계의 시작은 상상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그 시점에서, 발렌타인 데이에,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그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하게 된 그 현장을 보았으니까요.

 고백 현장을, 봐 버렸으니까요.

 ……아아, 어째서.

 세계는, 이렇게나 잔혹한 건가요?

 신님.

 제가, 혹시, 무엇인가, 나쁜 짓이라도, 저지른 건가요?.

 미움 받을, 무언가를, 저지른 건가요?.

 허용될 수 없는 사랑을 해서 인가요?

 그것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필사적으로 견디면서 살았는데.

 생각하는 것조차, 할 수 없는 건가요?

 그 날,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한 그 날. 금이 가 버린 제 마음은.

 점점 더, 갈려졌고.

 내버려두면, 무너질 것만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도자기처럼.

 깨져서 흩어지게 될 것 같습니다.

 그 후로, 1달 후.

 발렌타인 데이 이후로는, 3달 후.

 여기까지는, 견뎠습니다.

 잘, 참았습니다.

 그렇지만, 안 됩니다.

 이제, 한계입니다.

 더는.

 더 이상은.

 ……무리입니다.

 그러니, 끝낼 겁니다.

 제 마음이 망가져 버리기 전에.

 망가져 버리지 않도록.

 다른 것을, 부수겠습니다

 관계를, 자르겠습니다.

 끝내겠습니다.

 끝내야, 합니다.

「……여보세요, 프로듀서씨?

『마유? 뭐야? 무슨 일 있어?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 사랑스럽고 사랑스럽지만, 지금만은 제일 듣고 싶지 않은, 그녀의 목소리.

「잠깐, 프로듀서씨에게 할 말이 있어요. 오늘밤, 시간 비시나요?

 

 * *

 

 정신적 부담은 육체에도 영향을 주고, 육체적 부담은 정신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병은 마음에서부터, 반대도 마찬가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하면

  단적으로 말해서, 제 몸이 망가졌었습니다.

 그 후.

 고백 현장, 을 목격하고 나서 1개월 후.

 하나의 결단에 이르는 계기가, 1개월 전 그 고백 현장이라면.

 하나의 결단을 내리는 결심을 선 것은, 이번 사건입니다.

 약 3개월 동안, 천천히 침식했었던 정신에 한계가 찾아왔고, 이윽고 컨디션 불량이라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의사가 무슨 말을 한 건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스트레스나 피로 같은 게 쌓인 탓이다, 그런 이야기로.

 저는 그것을 멍하게 듣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현기증 같은 증상 탓에, 오빠가 저의 시중들어 주는 식으로, 저는 병원에 있었습니다.

 있었습니다.

 과거형입니다.

 이미 퇴원했고, 입원을 또 한 것은 아닙니다. 조금 안정을 취하고, 앞으로는 무리하지 말라고, 그런 대화 끝에, 자리를 떠났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병원에서 멍하니 있는 동안, 제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서 이지만

 저는, 하나의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것은 반드시 좋은 기회라고.

 절대로, 좋은 타이밍일 거라고.

 그 결단을, 속으로, 내렸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대한 것도, 한 달 전에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한 것도, 그리고 이번에 몸이 무너진 것도

 그 나름대로 충격이었지만, 결코 머리에 둔기를 맞은 것 같은 레벨은 아니었을 겁니다.

 즉사에 이를 정도로.

 충격적이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긴 상처가, 악화되고, 커지고, 그리고 돌이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풀솜으로 머리가 조여지는 것처럼.

 서서히.

 서서히, 한계를 향해.

 쌓아두고 감춘 그 감정이  그 한계로.

 결단을 내린 것은 병원에서. 행동은, 다음날 밤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우리들 세 사람의 관계는, 지금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변하기는 했지만, 망가지지는 않았습니다.

 망가지지는 않았지만, 변했습니다.

 그 변화는, 어쩌면 관계가 망가지는 것보다 괴로워서.

 망가지는 것이 좋다면.

 차라리, 부서 버리자고.

 그래서, 끝내자고.

「 잠깐, 프로듀서씨에게 할 말이 있어요. 오늘밤, 시간 비시나요?

 전화로 그녀를 부르고, 통화를 끊었습니다.

 자.

 끝내요.

 끝을 내세요.

 제발.

 부디 그 손으로.

 끝내, 주세요.

 

 * *

 

 지정한 장소에, 그녀가 나타난 것은, 약속 시간 10분 전이었습니다.

 5월 중순이라고 해도, 이 시간은 아직 조금 춥습니다. 여름은 아직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가 진 공원에서, 그녀를 기다렸습니다.

 아마, 이 시간대라면 그녀의 일이 끝났을 거라고. 갑작스런 일이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다면 그녀가 제대로 전해 줄 것이라고. 그러니까, 그녀가 여기에 왔다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는 뜻일 겁니다.

 ……뭐.

 컨디션 불량에 일을 펑크 낸 제가 가장 큰 문제이고, 그런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요.

 어쨌든, 이리로 왔습니다. 평소에 입는 정장. 어둠에 동화될 것은 검은 슈트를 입고, 예쁜 검은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기다렸지?

「기다리지 않았어요. 아직 시간 남았는걸요」

「그래도, 더 빨리 왔을 거 아니야? 그러니까, 기다렸지야」

「우훗, 멋진 대사네요」

「……얼버무리는 게 아니야」

 그런 말을 하며 얼굴을 찡그립니다.

 평소와 같은, 프로듀서씨네요.

「그래서, 이야기는? 아니, 그보다, 밖에 나와도 괜찮아?

 아직 안정을 취해야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 빼먹은 거 죄송해요」

「컨디션은 누구라도 망가지잖아.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며 손을 흔듭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했지만, 조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고, 이래저래 폐를 끼쳤을 겁니다.

 서서 이야기하기 힘들지?, 라고 말하며 그녀가 근처에 있는 벤치로 이동해씃ㅂ니다.

 먼저 앉은 그녀가 벤치를 두드리며, 마유도 앉아, 라고 말해 줍니다.

 그렇게 신경을 써 주는 것이 기쁩니다.

 폐를 끼쳤는데도, 신경 쓰는 기색도 없이 저를 걱정해 주는 것이 기쁩니다.

 늦은 시간에 전화한 건데도, 싫을 내색 없이 이리로 온 것이 기쁩니다.

 언제나 언제나, 제 손을 잡아 주는 것이 기쁩니다.

 그 날, 그 여름, 그 장소에서.

 저를 이 세계로 끌어 준 것이 기쁩니다.

 저는, 당신과 만난 것이, 기쁘고 기뻐서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당신을, 좋아하고 좋아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프로듀서씨.

 저는.

 저는--

「프로듀서씨」

「응?

 평소에는 제가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 보며 이야기를 하고, 그녀가 저의 얼굴을 내려다 보며 말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는 벤치에 앉아 있고, 반대로 저는 아직도 선채로.

 평소와는 다른 높이로, 시선이 맞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높이로, 눈과 눈이.

 마주칩니다.

「마유, 프로듀서씨를 좋아해요」

「…………애?

 마주보고.

 말을, 했습니다.

 일직선으로.

「마유는, 저는 ……!

 울 것 같은 것을 참고.

 눈물이 넘쳐 나올 것 같은 것을 참고.

 넘칠 것 같은 말을 참고.

 이 한 마디에,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프로듀서씨를, 정말로 좋아해요!!

 쭉, 말하고 싶었습니다.

 쭉, 전하고 싶었습니다.

 쭉, 외치고 싶었습니다.

 당신에게, 「좋아해요」 라고.

 언제, 어디서나,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습니다.

 당신에게.

「정말 좋아해요」 , 라고.

 사실은.

 당신도, 말했으면 합니다.

 저에게.

『좋아해』 , 라고.

 공원에 있는 가로등이, 벤치를, 거기에 앉아 있는 프로듀서씨만을 비춥니다.

 제대로 비추어진 그 곳에서, 그녀가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다만.

 놀란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에, 그게. 마유……? 무슨 일이야, 갑자기?

 당황한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나도 마유를, 좋아해?

 천천히 일어서면서, 그녀가 말했습니다.

 ……아니에요.

 달라요.

 당신의 좋아해와

  저의 좋아해는.

 전혀, 달라요.

「그래도, 굳이 이런 타이밍에 말할 건--

「아니에요!!

 무심코, 큰 소리로 그녀의 말을 막았습니다.

「아니, 아니에요……!

 그리고 이번에는, 쥐어 짜내듯이.

「마유는, 프로듀서씨를 좋아해요」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좋아, 좋아해요. 정말 좋아해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좋아, 해요……

 반복했습니다.

 마지막에는, 고개를 떨구며, 바닥을 향해 말해 버렸습니다.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선 그녀의 눈동자는, 제가 올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아서.

 보이지 않지만

 저는 양손에, 힘을 넣었습니다.

 저는 양 다리에, 힘을 넣었습니다.

 떨리고 있는 몸이, 쓰러지지 않도록.

 과연-- 그녀도, 지금 이 상황이 보통이 아닌 것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제 상태가.

 보통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저기,. …………진심으로, 말하는, 거지?

 이런 농담을, 할 아이가 아닌데, 라고.

「…………」

 무언의 긍정. 아직, 고개는 들지 않았습니다.

「아―, ……미안. 솔직히, 꽤 혼란스러웠어」

 여기서 적당한 말을 하지 않고, 솔직한 감정을 말하는 것이 실로 그녀 답습니다

「그, 마음은 기뻐, 라고 생각해. , 그건, 기뻐」

 하나 하나, 자기 감정을 정리하면서, 말을 고르면서.

「그래도, 미안. 마유가 『그런』 의미로 나를 좋아한 거라면…… 나는 아마, 그 마음을 받을 수 없을 거야」

 그녀는, 분명하게.

 저를, 거절했습니다.

 이것으로, 괜찮습니다.

 저는, 이 사랑이 보답 받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 연정을.

 이 관계를.

 끝내고 싶어서, 고백을 했으니까요.

「……미안」

 ……그렇게, 사과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은 나쁘지 않아요.

 나쁘지 않으니까.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마유에요」

 괜찮습니다. 눈물은 흐르지 않고 있습니다.

 눈 안쪽은 뜨겁지만, 정말로, 정말로 뜨겁지만.

 아직, 참을 수 있습니다.

 예상대로 이기에.

 참을 수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동성에게 이런 소리를 들어도, 곤란할 뿐인걸요」

 애초에, 해서는 안 되는 사랑.

 싹이 터서는 안 되는 감정.

 천천히 고개를 들어.

 어색하게, 웃었습니다.

「그야, 여자애에게 이런 말 들은 거, 처음이고. 깜짝 놀랐지만 말이야」

 그래도,

「그렇지만, 그거하고 상관없이. 나나 너가 어느 한쪽이 남자라고 해도, 반드시 나는, 거절했을 거야」

「…………」

 ……대단하네요.

 여자끼리니까, 해서는 안 된다는 일방적인 감정을, 저는 꾸욱 눌렀는데.

 그녀는 그것을, 관계없다고 일축합니다.

 저를 신경 써서 한 거짓말이 아니라.

 아마 진심이겠지요.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네. ……알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전에도 그런 이야기를 했던가. …… 아직 말하지 않았지만, 나 그 사람과 사귀고 ……있어」

「네. ……알고, 있어요 」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기에.

 저를 차리라 생각하고.

 저는 당신에게, 고백했으니까요

「오빠, 지요?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당신이 사귀고 있는 사람은.

 저의, 사쿠마 마유의.

 오빠, 인걸요.

「……그런가. 알고 있었구나」

「네」

「미안. 숨길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하기가 좀 어려워서」

「괜찮아요. 말하지 않으면 안 될 이유도, 없는걸요」

 이대로 그와 그녀의 관계가 순조로우면, 그 때 몰랐다고 해도, 머지않아 알게 될 테고.

 두 사람이 저에게 숨길 이유도 없을 건비다.

「……이 타이밍에 말하는 것도, 이상할지도 모르지만요」

 달빛은, 없습니다.

 두꺼운 구름에 가려져 있어, 그 모습이 보일 것도 없고. 인공적인 빛만이, 변함없이 그녀를 계속 비출 뿐입니다.

「축하드려요. 그리고……오빠, 잘 부탁 드립니다」

 이 장소에 있는 빛은 모조품.

 저의 말도, 모조품.

 만약 이대로, 두 사람의 관계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언젠가 두 사람이 좀 더 이어지면

 그것은 반드시, 사쿠마 마유에게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빠의 여동생으로서도 프로듀서씨의 시누이로서도.

 가족으로서 함께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것은 반드시,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지금은. 지금 저는, 두 사람을 축복할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거짓말은 아니지만, 모조품입니다.

「응.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조금 수줍은 듯이 웃는 그녀는, 매우 사랑스러워서.

 그것이, 매우 분하고, 부럽고, 부러워서.

 무엇보다도.

 그녀의 미소를 보고그런 감정에 휘말리는 제 자신이, 싫어져서.

 추악해 보여서.

「그럼, 마유는 슬슬 돌아갈게요!

「……응. 이미 늦었으니 바래다 줄게」

「괜찮아요. 혼자서 갈 수 있어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괜찮으니까.

 괜찮, 으니까.

 손을 뻗은 프로듀서씨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버무리지 않고, 속이지 않고, 제대로 마주 보고

「고맙습니다」

 제 마음을 들어주고. 제대로 들어주어서.

「……고맙, 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당신과 함께 있던 시간은 꿈과 같았고.

 그렇지만, 꿈은 반드시 깨게 되어 있으니까.

 언제까지나, 꿈 속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

 숙였던 고개를 들고, 마지막으로, 힘껏 미소를.

 모조품일지도 모르고, 가짜일지도 모르고, 진심으로 웃을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미소를 지을 수 있습니다. 힘껏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안녕히 가세요, 프로듀서씨」

 정말로, 정말로.

 매일이, 꿈 같았습니다.

 

 * *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알았는데도, 후회가 물결처럼 밀어닥치고 마음 속에서 소용돌이칩니다.

 좋아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 마음을 억누르고, 전할 것도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괴롭고, 허무하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사쿠마 마유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털어 놓았습니다. 적어도 후회하지 않도록, 마음을 고하고 끝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느 쪽도 아닙니다.

 말하지 않은 채 끝나도.

 말하고 끝나도.

 어느 쪽이 더 좋을까, 그런 일은 업습니다.

 어느 쪽이든, 아픕니다. 그 이유가 다를 뿐입니다.

 하나의 사랑을 끝내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간단하게, 끝날 리가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 위에서, 저는 쿠션에 얼굴을 대며, 계속 울었습니다.

 돌아오고 나서 쭉.

 그 동안 참았던 것이 계속 넘쳐나서.

 얼굴이 엉망진창이 되면서도, , .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유, 있어?

 문 너머, 오빠의 목소리.

「…………」

 대답을 안 하고 있자, 이번은 한숨이 들리더니.

「……들어가마」

「엣, , 기다……

 제지할 틈도 없이, 오빠가 방문을 열었습니다.

「아직 제대로 낫지 않았는데 어딜 갔다 온 거야?

「……미안, 해」

「아니, 아무 일도 없었다면 괜찮아……

 적어도 언질이라도 해줘, 라고 말하더니, 침대 위에 앉았습니다.

「그래서, 너 왜 우는데?

「……묵비권, 행사할게」

「각하」

「……각하를, 각하」

「그럼 그것도 각하」

「그럼, 그것도--

「말해」

 오빠는, 진지한 눈초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말하라고는 하지 않을 테니까. 울고 있는 이유, 말해」

 그렇게 울 만큼 괴로우면.

 오빠에게, 제대로 말해줘.

 그렇게 말했습니다.

「……오빠」

「응」

「그 전에……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말해 봐」

「……화내지 않아?

「내용 나름이지」

「……기가 막히거나 않아?

「그건 아니지」

「…………마유, 말이야」

「응」

「아이돌, 그만두고 싶어」

「…………응?

 과연 그건 예상하지 않았던 것일까, 오빠가 약간 얼빠진 소리를 냈습니다.

 이것은, 이미 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에게 고백하기 전부터, 정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변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두 사람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없습니다.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일하러 가면, 프로듀서씨가, 집에 오면 오빠가 있습니다. 그런 생활, 저는 견딜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아직, 제어할 수 있는 동안

 두 사람에게서 멀어지자고, 그렇게 정했었습니다.

 제멋대로라고 생각하지만.

「……일, 싫어진 거야?

 당연하지만, 아이돌이라는 일이 즐거운 것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나 그렇겠지만, 깊이 알수록, 싫은 것도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그것은, 제가 그만둘 이유와는 관계없습니다.

「……아이돌이, 싫어진 것은 아냐. 그렇지만, 조금…… 이 장소에 있는 것이, 힘들어」

……무슨 일 있었어?

「말하지 않을 거야. ……말하고 싶지, 않아」

「…………」

「…………」

 서로 무언으로 견제. 정적이 이어진다.

 오빠는 나를 바라보고 있고.

 저는, 고개를 돌립니다.

 먼저 말을 꺼낸 건, 오빠였습니다.

「……알았어. 좋아, 말하지 않아도」

「에?

「에, 라니? 말하고 싶지 않다며?

「그야, 그렇지만」

 그, 그렇게 쉽게 수락해도, 괜찮을까요?

 제가 아이돌을 시작한 이유는 프로듀서씨 때문입니다. 그녀에게 스카우트 되면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빠도 같은 사무소에서 일하는 사람이고. 담당이 아니라도, 그에게 저는 여동생이자, 자기 사무소에 소속된 아이돌.

 그렇게 간단하게, 정해도, 괜찮을 걸까요?

「별로 드문 일은 아니야 뭐랄까, 동기나 이유는 많겠지만, 아이돌이 사무소를 그만 두는 건,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야」

「으, 응」

 확실히, 그만두는 아이는 의외로 많습니다. 아이돌이 싫어졌다, 아니면, 사정이 나빠졌다, 혹은 인간 관계가 싫어졌다, 그런 이유로 그만두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말하고 싶지 않은 건, 이유가 있겠지. 사실은, 듣고 싶지만」

「미안, ……

「사과 안 해도 돼」

 그렇게 웃으며, 오빠가 약간 나에게 다가가, 머리를 약간 세게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잠깐, , 오빠. 그만……

「……일이니까. 사실은 그렇게 간단하게 그만두면 안 되겠찌만」

「오빠……?

 왼쪽으로 아직 쓰다듬은 채로.

「……아직 고등학생인 애에게, 본인의 의지를 무시해서까지 계속 일을 시킬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

 ……애, 이군요.

「뭐, 거기에 너 한 번 말하면 말도 안 듣잖아」

「그, 그건...

「많잖아―? 아이돌이 되고 싶으니까 도쿄에 있는 고등학교에 가겠다거나」

「……」

 확실히, 짐작이 없는 건 아니지만.

「고집이 쎄」

「……그렇지, 않아」

「으하하핫」

 마치 일부러 웃는 것처럼 웃으면서, 머리를 가볍게 몇 번 두드려 줍니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책임 문제도 있으니까 지금 당장 그만두는 건, 조금 봐줬으면 해」

「으, . 그건, 물론」

 아무리 그래도, 내일부터 갑자기 없어지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정도로 멋대로 나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무소를 그만두면, 이 집에서도 나가는 게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오빠에게도 연인이 생겼고, 그 상대는 프로듀서씨.

 거기에, 제가 사무소를 그만두면, 방해만 될 뿐입니다.

 전학, 이라는 형태로 고향으로 돌아가, 친가 생활을 하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요?

 한다고 정한 이상, 제대로 해라.

 그렇게 말씀해 준 부모님에게는, 죄송스럽지만.

「……그 말이다, 마유」

「응?

「하나 물어 보겠는데」

「응」

「아이돌이 싫은 건 아니지?

「…………에?

 무슨, 소리일까요?

 굳이 말하자면, 싫은 건 아닙니다. 힘들기도 하지만, 즐거웠습니다.

 지금 환경은 괴롭지만.

 아이돌은, 싫지 않습니다.

「싫은 건, 아니야?

「……그래」

「오빠……?

 무슨 일일까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요?

「그럼 말이지. 하나, 제안할 것이 있는데--

 

 * *

 

『이적, 해보지 않겠어?

 그것이 오빠의, 사쿠마 유마의 제안이었습니다.

 아이돌이 싫어진 게 아니라면, 다른 곳에서 한번 더 해보지 않겠어, 그런 이야기로

 아무래도 오빠가 아는 사람 중에서, 저를 주목한 사람이 있는 모양입니다.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납니다.

 여자 기숙사, 그런 형태로 아파트 관리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잘 할 수 있다면, 고향에 돌아가지 않아도, 오빠에게서 멀어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 달 후

 전사무소를 그만둔 저는, 오빠가 아는 사람이 소속된 사무소. 신데렐라 프로덕션으로 가는 중입니다

 불안은 많지만. 하기로 한 것,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비교하면 안 될지도 모르지만, 이쪽 프로덕션이 규모는 큽니다. 업계 최대기업, 그런 건 아니지만그럭저럭 이름이 알려진 사무소였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오빠가 해준 것 같고. 이적과 동시에 담당 프로듀서가 배정된다고 합니다. 아직 만나지는 않았지만, 그 오빠가 아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라이벌 사무소이지만, 나이도 같고 제법 사이가 좋다고도.

 거기에, 제가 개인적인 아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일을 같이 했던 아이들도 몇 명 있었습니다.

「……여기구나」

 스마트폰 지도 어플을 보며, 목적지에 겨우 도착했습니다. 빌딩 입구에 신데렐라 프로덕션 간판. 틀림없네요.

 1시쯤에 도착하면 될 거라고 들었는데,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요? 큰 사무소이니까 들어가면 접수라도 있는 걸까요…….

 지금은 12 42. 우선, 들어가 보는 게 좋을지도.

「아, 사쿠마 마유양, 이지요?

「네? 아, !

 들어가도 괜찮은 걸까, 그렇게 입구 부근에서 망설이고 있는데, 온화한 표정을 짓는 여성이 이쪽으로 다가왔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센카와 치히로라고 해요. 앞으로 잘 부탁 드려요!

「네, !! 잘 부탁 드립니다」

 복장을 보건대, 사무를 보는 분이실까요센카와 치히로씨가 「안내할게요」 라고 말하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를 쫓듯이 저도 걸었습니다.

「사쿠마양의 담당이 될 프로듀서씨, 지금 외출 나갔어요」

「그랬나요?

「네. 그래서, 지금 사무소에 있는 다른 아이돌들에게, 소개를 하려고 하는데, 괜찮나요?

「네」

 어떤 아이들이 있을까요?

 어떤 만남이 있을까요?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3층 플로어에 도착했습니다

「……어머, 마유짱?

「카에데씨? 오래간만이에요」

 한 걸음 내딛자, 본 적이 있던 사람과 만났습니다.

 타카가키 카에데.

 모델 출신으로, 잡지 촬영을 할 때 자주 같이 일했던 분입니다. 그러고 보니 카에데씨도 이 프로덕션이었네요.

「지난 달…… 지지날 달 이었나요? 그 이후네요」

 그런데, 어째서 이런 곳에? 

 당연한 의문일지도 모릅니다. 프로덕션 관계자 전원에게 제가 이적한다고 말했을 리도 없고

「마유, 여기 프로덕션으로 이적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카에데양」

 그렇게 말하며 웃자,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어째서 이적한 건지 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지금부터는 같은 사무소 동료『인 거네』요. 후훗」

「네, 잘 부탁……, ……?

 혹시 지금 카에데씨 뭔가 제미있는 말이라도 한 걸까요?

「미안. 카에데씨! 기다리게 해서!

 카에데씨 뒷 편에서, 조금 몸집이 작은 남성이 달려 옵니다.

「늦었어요. 양을 세는데도 질렸는걸요」

「정말 미안…… ? 기다리다 잔 거에요?

 누굴까요? 카에데씨 담당 프로듀서인 걸까요?

「그럼 치히로씨. 카에데씨와 레코딩 다녀 오겠습니다」

「네, 다녀오세요」

 그 말을 뒤로 하고,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습니다. 문이 닫힐 때까지 카에데씨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바빠서 미안해요, 라고 쓴웃음을 지으며 센카와씨를 따라, 약간 넓은 응접실 같아 보이는 방으로 들어 왔습니다.

 나중에 들었지만, 응접실이 아니라, 아이돌들의 휴게실과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방에는 몇 사람-- 아니, 여자애들이 열 명 정도.

「여러분~ 잠깐 주목해 주세요!

 여자애들의 시선을 모으려는 듯이, 센카와씨가 외쳤습니다.

「아! 치히로씨, 그 아이가, 이적한다는 애다냐!?

「네, 그래요」

 …………냐?

「꽤 귀엽네요! 나 만큼은 아니지만!

 …………응?

「저기, 사람이 늘었으니까, 모리쿠보는 그만두어도……

 …………응? ?

「진홍의 장식을 휘두른 이계의 내방자여. 당신도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의 동포!

 에? 에? 에?

「오랜만……이라고 말해도, 같이 일한 건 한 번 뿐이니까, 기억이 안 날지도 모르겠네. 닛타 미나미야. 잘 부탁해마유짱」

 아, 다행이네요! 보통 사람도 있었습니다!

「…………」

 무, 뭐랄까.

 대단한 곳에 와 버린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오, 오늘부터 이 사무소에서 신세를 질, 사쿠마 마유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그렇게 자기소개를 마치고 그 이 후에도 센카와씨…… 치히로씨의 안내를 받으며, 사무소를 어느 정도 돌고.

 다시 한 번 응접실, 아니, 휴게실에 돌아왔을 때는, 조금 전까지 떠들썩했는데도,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후, 치히로씨도 전화 때문에 자리를 비웠습니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세요, 그런 말을 들었기에, 우선 앉았습니다.

「…………」

 조금, 지쳤습니다.

 이 사무소, 전에 비해 사람도 많지만, 개성도 대단하네요…….

 그래도, 모두 좋은 분들이고.

 일단은,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이지만.

 10분 정도 앉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조금 멀리서 계단을 뛰는 듯한 소리가. 그리고 그 직후, 문이 세게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생각보다도 협의가 오래 걸려서…… 치히로씨?

 나타난 것은, 아직 젊어 보이는 정장 차림의 남성. 신장은, 175~6 정도일까요? 조금 다부진 체격에 짧은 머리, 보기에도 밝아 보이는 사람입니다.

「치히로씨라면, 지금 여기에는 없는데요……

「아―, 그런가……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긁었지만, 곧바로 「뭐, 됐나」 라고 말하며 웃더니 제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라고 해야 할까. 사쿠마양, 오늘부터 너를 담당할, 프로듀서 니이누마야」

 그렇다는 것은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오빠가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고.

 그리고 오늘부터, 저의 담당 프로듀서가 될 사람.

「실은 한 번은 만났는데…… 역시 기억이 나지 않겠지? 2년 전에, 콜라보 특집 촬영으로……

「……제3 스튜디오에서 찍은 거 말인가요?

「맞아! 그거야 그거! 그 때, 조명 어시스턴트로 일했었어!

 기억하고 있습니다. 2년하고도 조금 전, 아직 중학생일 때 입니다.

 상경하기 전, 얼마 되지 않았던 도쿄에서 했던 일. 독자 모델을 했었을 때--

「그때 사쿠마양을 보고 말이지! 뭐라고 해야 하나, 진부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운명 같은 게 느껴져서 말이야」

 뭐, 대화도 안 했으니, 나 같은 건 기억도 나지 않았겠지만, 이라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운명.

 진부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웃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그 말을 골랐습니다.

 저는.

 마유는.

 운명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운명이라는 단어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마이너스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태어날 때부터, 오빠와 결코 이어질 수 운명이라든가.

 운명적인 만남은 있습니다.

 그것을 처음 느낀 것은 중학교 3학년 여름. 전 사무소의 프로듀서, 카나이 와카나를 만난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단순한 착각, 그렇다고 할까, 엇갈림일 뿐이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운명을 느꼈을 겁니다. 아이돌로서.

 저는 그녀에게 운명을 느꼈습니다. 연애 대상으로서.

 서로 일방적인 감정이었고, 일방통행인 운명이었을 뿐. 언젠가는 끝나야 했던 것이었습니다.

 저의 운명은, 그런 것들뿐.

 그러니까, 그다지 좋아하는 단어가 아니었습니다.

 운명의 만남 같은 거,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만약 서로 운명을 느낀 것이라면.

 그것이 운명이라는 믿음이고, 일방적이며 독선적인 망상이 아니라면.

 그곳에-- 아무 것도 없었을 그곳에, 가늘고 가는 붉은 실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연결이, 희미하더라도

 그렇다면,

 어쩌면.

「유마…… 오빠와는, 그 이후에도 알게 되어 연락하고 지냈는데, 사쿠마양의 오빠라는 말을 듣고 놀랐어」

「후훗. 우리 오빠, 뭔가 이상한 말이라도 하지 않았나요?

「이상? 그렇지……,  사쿠마양을 우리 사무소로 영입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우리 여동생은 너에게 못 준다! 』 그런 말을 들었어」

「정말이지, 오빠도 참……

 오빠 이야기에(미안해 오빠), 우리 두 사람은 웃었습니다.

「오늘은 만나기만 할 생각이었고, 그다지 쓸데없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할 필요는 없겠지」

 그럼, 새삼스럽지만. 그렇게 말한 그는, 미소를 지우고, 진지하게.

「오늘부터 자네를 담당할 니이누마입니다. 도달할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 서로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조금 전과 같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잘 부탁해, 사쿠마양. …… ... 『마유』라고 불러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면서, 그가 오른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

 ……저기, 신님.

 당신은, 저의 세번째 사랑을 허용해주시는 건가요?

 이번에는.

 이번만큼은.

 이 감정에 솔직해도

 이 감정에 솔직해져도 괜찮은 건가요?

 천천히 일어서서, 그의 눈을 바라보았습니다.

「네. ……마유, 라고 불러 주세요」

 저야말로, 잘 부탁 드립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의 커다란 손을 잡았습니다.

 

 * * *

 

 후기

 

 

* * *

 

 사쿠마 마유는 얀데레라는 소리를 자주 듣고 있고, 확실히 그 소질, 자질이라고 할까, 그런 분위기를 자아내며, 얀데레라는 캐릭터성이 어울린다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사쿠마 마유는 얀데레가 아니다』 그것이 저의 지론이랄까, 망상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원래  얀데레라는 것은』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하기에 생략은 하겠습니다만. 아무튼, 기본적으로 저는 그녀가 얀데레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병적으로 누군가에게 반했다고 해서, 거기에 장해나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그런 상황에 빠진다고 해서, 그녀가 그 상대나 주변에 위해를 주는 일 같은 건 없다고나 할까, 그런 짓은 할 수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여자와 즐겁게 있다」 그런 시추에이션을 보고, 「방해되니까 그 여자를 죽이자」 같은 발상은 전혀 할 수 없으며, 당연히 「그를 죽여서 나만의 것으로 만들자」라고 생각할 일도 없습니다. 결국 사쿠마 마유는, 자신의 감정, 혹은 관계를 죽일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에게만 상처를 준다, 라고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녀는 어떤 상황에 처할 때, 주변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고, 자기를 죽여 버릴 아이야,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런 사쿠마 마유에게 특수한 시추에이션을 준, 지금의 이야기『사쿠마 마유는 두 번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을 한다. ,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떠셨습니까?

 

 만약을 위해 미리 말하자면, 『사쿠마 마유에게 오빠가 있다」라는 설정은 여기만의 이야기로, 공식에서는 일절 공언되지 않고 있습니다. 반대로 외동이라는 정보도 없으니, 실제로 어떤지는 모르지만요.

 

 신데렐라 걸즈의 이야기는 매번 사무소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이번에 한해서는 조금 다르게, 그 사무소에 이적할 때까지의 이야기, 라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약간은 과거편 느낌입니다. 현대편은 어디?

 

 이번에는, 마유 말고 다른 시점은 일절 사용하지 않았고,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만 쓸 생각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쓰는 도중, 저도 마음이 들쭉날쭉했습니다. 마유의 시점에 너무 몰입해서, 그 때의 저는 완전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소녀였습니다.

 

 다시 한 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105.06. 1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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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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