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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가이루 공간/관련 창작 2014. 1. 6. 15:41 by 레미0아이시스

본 팬픽은 네이버 카페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에서 활동 중이신  armdecoy님의 허가를 받은 것임을 알립니다.




"보증인?? 새로운 본적? 

 무슨 이런 내용까지 써야하는 거였어??"

결혼식 없는 혼인신고라면 주민신고센터에서 1시간 내로 끝나겠지.. 라는 내 안일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도망가고 싶어... 수많은 예비 부부(아니 신고하러 왔으니 초보 부부들이라
해야겠지)들이 거침없이 뿜어내는 행복의 아우라 속에 나만이 갈라파고스.
이걸 나중에 또 해야 된다는 사실이 더욱 눈앞을 캄캄하게 하는데...

"휴가도 얻었겠다.... 남은 문제는 보증인만 찾으면 되는데..."

이미 반쯤 몰디브로 날아가고 있는 유이가하마는 이미 나따윈 안중에도 없다.
이 자식....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혼자만의 세계에서 그만 현실로 돌아오란 말이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난 왠지 말이지..."
"아무 문제없어!!"

대체 난 왜 이녀석 앞에서 당당해지지 못하는 걸까. 위장결혼을 입에 담은 그 이후부터 히키가야 하치만의 인권은 사라지고.
이녀석에겐 오직 몰디브만이 진리. 하긴 9년동안 한 번도 해외여행 간다고 한 적 없으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여권은 있는 걸까? 유이가하마는 여전히 내 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가는 부부를 붙잡아 말을 건다.

"죄송한데요. 보증인이 되어주실 수 없을까요?"
"어이!!! 유이가하마!!"

한 발 늦은 거 같다.

"사실 우린... 결혼하려고 하거든요!"

난생 처음 본 여자라 해도.. 결혼을 결심한 여자들끼리 통하는 공감대는 국경과 연령을 초월한 게 아닐까?
불려세워진 여성의 입가가 벌어지며 배경이 핑크빛으로 전환된다. 제발 좀 봐 달라고...흑.

"와아... 축하드려요 ♡♥"

부인(?)의 따스함에(제발...) 감화된 남편(?) 역시 아빠미소 모드로 들어간다.

"사실 우리들도.. 이제 곧 결혼할 예정인데..."
"어머나~"

유이가하마는 어느새 난생 첨 보는 부부(?)에게 펜을 쥐어주고 양손을 맞잡으며 싸인을 받아낸다.
당신들 이래도 되는 거야? 아무리 No를 말하지 못하는 일본인이라도 그건 좀 아닌 거 같은데!!



혼인신고 재생 패닉이 끝남과 동시에, 어깨 위의 무게가 사라지고 예약한 별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닥까지 비치는 영롱한 푸른빛 바닷물결.
등대같은 전망대가 돋보이는 하얀 벽면의 벽돌지붕 빌라.
사방이 뚫려 바닷바람이 그대로 불어오는 침실과, 침대... 소파.
곁에 있는 유이가하마의 표정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두려울 정도로 짐작이 간다.
들고 있는 캐리어를 내팽개치고 달려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쓴웃음으로 배웅할 뿐.

"우아아아~앗. 넓다!! 넓어 힛키!!"

그래. 넓어.. 아무 연고도 없이 곧 위장결혼의 보증인이 되어준 이름모를 부부(?)처럼.
그녀는 당연한 수순으로 침대에 다이빙. 너 곧 아라사라고...

"아이~ 깨끗해♥ 과연 스위트 룸이야!! 그치 힛키?"
"허.. 더블베드잖아. 당연히 그렇겠지."

문득 침대에 묻고 있던 얼굴을 들어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유이가하마.
그렇게 보지 말라고. 묘하게 여자냄새가 나니까 말이지. 언제나 보던 그 동그란 눈이 오늘까라 더 천연덕스럽다.

"힛키이~ 어때? 좋지!?
 이 소파 좀 봐!! 무지 크다아!!"

애써 아무 것도 없는 벽면에 시선을 고정하며 짐을 정리한다.

"응. 응. 응. 알고 있어."

"근데~ 히잇키?"
"왜!?"

조금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지금 정리가 안된다고. 짐도 내 머리속도.
유이가하마는 침대를 둘러싼 커튼 뒤로 스륵 몸을 숨기며 눈웃음을 흘렸다.

"날 덮치면 안돼~♥♥♥"
"윽!!!"

......떠올리면 안된다.





"으~ 음~~ 끝내줘!!"

양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팅 포즈를 취하는 유이가하마. 여전히 반응이 시끄러운 녀석이다.

"정~말 맛있다. 맛있어~~~!! 여기 과일 최고야, 최고!!"
"아아.. 으응. 뺨에 붙은 거나 떼어먹어!"

배를 채우고 나자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 걸까. 유이가하마는 말을 걸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안 보이네. 우리랑 같이 도착한 사람들은 다 어디갔지?"
"아니...?"

말하는 순간 발견. 어디서 분명히 본 적이 있는 듯한...?
그 쪽 역시 마찬가진인지 묘한 표정을 짓는 남녀...? 아하.

"보증인?"
"이거..같은 호텔이었군요."

남자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어하는 반면 여자 쪽은 표정이 밝아지는 기색이다.
바로 다가가 여자한테 귓속말을 전달하는 유이가하마.

"여기 과일 무지 맛있어요."
"네에.."

남녀는 테이블에 자리잡고 멍하니 기다린다. 이거...말해줘야겠지?

"저.. 여기 셀프 서비스인데요.."
"아....그래요!??"

여자는 화들짝 놀라 볼을 붉힌 채 자리에서 일어서 카운터로 향한다. 남자는 그 뒷모습을 넋을 잃을 채 바라보고 있고..
어쩐지 이상한...? 마치 잠이 덜 깬 듯한 두 사람의 모습에 미묘한 위화감을 느끼는 건 나만이 아니었나 보다.
.........................아하..!



"간단히 말해, 이 계절 남국의 섬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신혼부부들이야."

해안가로 향하는 길에 유이가하마에게 아까의 광경에 대해 설명한다.

"아마 모두 지금쯤 땀을 내고 있을걸."
"뭐~ 어?"

그렇게까지 의외인 일을 말한 걸까...라니 난 왜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거지??
아니, 우리 연배쯤 되면 보통 그정돈 짐작할 수 있잖아. 눈을 크게 뜨고 이해못한다는 표정짓지 말라고.

"아이~ 아까워! 그런 걸 꼭 여기까지 와서 해야되는 거야!"

넌 초딩이냐. 신혼여행에서 그걸 안하면 언제 한다는 거냐.
반박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숨이 막힌다. 유이가하마....너... 그 수영복...??
하얀 하이레그 투피스에... 목 뒤로 매듭이 있는 좁은 면적의 상의.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아....알고 있었지만 네 폭력적인 가슴에 저 면적의 상의를 걸치면..... 
눈앞이 어지럽다.

"힘들게 온 거니까. 난 수영이나 해야지!"

힘들게 온 건 알고 있었군. 이 상황에서 그걸 알게 된 게 오히려 슬프지만.

"............질문 있는데... 그 비키니 말인데 물에 젖으면 비치지 않냐?"

이렇게 스트레이트하게 질문할 수 있는 것도 나의 레벨업 덕택이다. 물론, 말하기도 전에 냉기를 쏘아대는 누군가가
곁에 없다는 이유도 있지만. 어떠냐 나도 성장한다고.

"뭐어? 왜 빤히 쳐다보고 그래?"

이녀석 이제야 자기가 힘든 것의 위험성을 자각하기 시작한 거냐. 그래도 남편인데 내 눈은 눈도 아니냐고.
이 빗치년. 더 매도해주마.

"특히! 저....그 아랫도리......"
"퍼억!!!"
"읔!!!!!!"

그 쥘부채는 어디서 난거야? 어디 들어있었어??

"힛키 바보!! 변태!! 기분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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