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오레가이루 팬픽/기타 2013. 10. 26. 18:33 by 레미0아이시스

 

③ 3년째 ,  그녀는 그와 과거를 되돌아 본다.

 

 내가 자리에 앉으면소곤소곤 그녀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들린다.

 그것은 나에게 들리지 않도록혹은들려도 괜찮다는 듯한 속삭임.

 나의 비정함을 혹은 나의 소행을 야유하는 말이다.

 있는 일이든 없는 일이든섞여있는 악의 덩어리를 등뒤 넘어 느끼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책을 열어 문자를 쫓는다.

 말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우리들은, 3년 전부터 아무것도 성장하지 않았으니까.

 

     ×     ×     ×     ×     ×

 

 아삭아삭 샤프펜슬이 세우는 소리 팔랑 팔랑 종이를 넘기는 소리.

 정돈되어 있는 방에 있는 소리는그것들만이다.

 평안한 시간담담하게 지나 가는 너무나도 무정한 시간의 흐름.

 그렇지만 나는그 무정함이 싫지 않다.

 

「선생님여기 모르겠는데요」

 

「···수학은 묻지 말라고 말했었잖아」

 

「···중학교 3학년 레벨인데」

 

「큭··· 알았어보자」

 

 읽고 있던 책을 닫고 히키가야 선생님은 내 쪽으로 다가 온다그리고 조심스럽게나의 머리 너머로 문제집을 들여다보고 흐음 하고 신음소리를 낸다.

 

「선생님문제 알 거 같아?

 

「응? 아아문제 없어그러니까이것은 그러니까···확실히···

 

 확실히가정교사가 애쓴다 라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이지만.

 차분한 얼굴을 한 채로 문제집을 응시하는 선생님을 곁눈질로 보면서나는 작게 쓴웃음 짓는다.

 

 히키가야 선생님이 나의 가정교사가 되고 나서일년 가깝게 지나 있었다.

 주 1매주 금요일 저녁그는 온다.

 일단수험에 필요한 전과목을 봐주고 있다수학과 이과에 대해서는보는 바와 같이 불안한 생각도 들지만고교시절수학으로 100점 만점 중 9점을 받았다고 들었을 때에는수학만은 의지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을 정도다.

 그런데도나와 선생님의 날들은담담하게단조롭게 계속되어 갔다.

 내가 문제를 풀고 있는 동안선생님은 뒤의 의자에서 책을 읽거나 하고 있다가.

 내가 질문을 하면선생님은 정중하게 대답해 준다.

 가끔잡담 같은 이야기를 한다.

 담담하게담담하게.

 느긋한 템포로메트로놈과 같이.

 시작도 마지막도 애매한오후의 선잠 같이.

 이런 시간이언제까지나 계속되면 좋겠다고 일순간 생각해 버린다.

 그리고동시에 마음의 어딘가가 애매하다는 것도.

 내 마음에서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은 것이란 확신과 언제까지나 계속 있고 싶지 않다고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나는 알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합격 할 수 있을까요?

 

「성질도 급하다아직 반년이나 있으니까」

 

문제를 다 풀고나는 그것을 선생님에게 전했다.

 선생님은 답안지를 보면서술술 체크한다.

 

「이럴 때는너라면 괜찮아라든가 하는 것이 아닌 거야」

 

「나는 어설픈 희망은 갖게 하지 않는 주의야」

 

 뭐라고 말해도라고 선생님은 계속한다.

 

「전에도 말했지만지금 이대로라면 괜찮아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시험에서 미스만 안 한다면 충분히 합격권내이다」

 

「흐응그런가··· 빨리 고등학교에 가고 싶은데」

 

 나는 몸을 의자에 기댄다스프링 효과가 있는 등받이가, ‘끼이’ 소리를 냈다.

 이것은조금 잡담을 하고 싶다고 하는 사인이다어느 새나와 선생님 사이에서 정해진선생님은 이러한 기분 전환에는 관대한 편이다아마,선생님 자신이 그렇게 자신을 관대하게 대한 것이 아닐까.

 

「저기 선생님고등학교에 가면조금은 주위가 괜찮아질까」

 

「괜찮아 진다니어떤 의미로」

 

「뭐라고 하면 좋을까어른이 된다 라고 할까이상한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나 할까」

 

「마치 주위가 애들뿐 같다는 말투구나」

 

 선생님은 쓴웃음 짓는다.

 확실히이것은 마치위에서 보는 듯한 시선이다초등학생 때의 나와 아무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비굴하게 되려고 생각하면얼마든지 비굴하게 되어 버리니까.

 이렇게 비겁한 나라도주위는 나를 보지 않는 척 해 주는 것일까라고.

 그런 식으로 묻는 것은나 자신이 견딜 수 없으니까.

 

「뭐그렇구나지금보다는 나을까나적어도 나는 그랬지만」

 

 좋은 표현은 없고 말을 가리고 있는 것을 눈치 채신 걸까선생님은 나의 발언을 깊게 추궁하지도 않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이런 이야기를 시작한 나에게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묻지 않는다.

 

「나도 중학교가 싫어서절대로 이 녀석들이 없는 고등학교에 들어가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합격했을 때는솔직히 제법 기뻤고··· 너무나 의욕이 넘쳐입학 첫날에 입원했지만」

 

 그러고 보니 그랬나첫날에 사고를 당하다니정말로 운이 없는 사람이다.

 

「젠장··· 그 때 화려하게 고교 데뷔를 장식했다면···

 

 아니그것은 어떨까나선생님의 경우입학 첫날에 무사했던 말던 그다지 결과는 변함없었던  것이 아닐까과연그것을 본인에게 말하는 것은 심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런데도 중학생 시절에 비교하면 생활수준은 나쁘지 않았어확실히 진학교이니까너무 못된 장난하면후에 영향을 준다 라는 모두 생각해서 일까눈에 띌만한 성질이 나쁜 것은적었다고 생각해」

 

 단지라고 선생님은 계속한다.

 

「남자라는 것이뭐랄까 단순하다고나 할까 단지 바보 같은 것이겠지만여자는 어떨까여자라고 하는 게 먼저 사회란 걸 형성하는 것이겠지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대답이다」

 

 나는 클래스메이트들을 떠올린다여기저기 있는 그룹유치한 리더와 거기에 따르는 동료들그것이 고등학교라면보다 나아진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걸까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뭐랄까 어두운 이야기다.

 

「내 클래스메이트도 그런 고생을 한 녀석이 있어서 말이야언제나 두리번 두리번 하고 말이지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았나어떻게든 해 기분 풀어주어야 하나보고 있으면 대단이야 했지만결국 어떻게 되었다는 것도 아니었고···, 왜 그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내 표정을 눈치챘는지선생님은 의아한 듯이 나를 본다.

 

「···의외이네선생님」

 

「뭐가··· 아아제법 관찰 했으니까뭐 관찰하는 것 정도 밖에 할 일이 없었다고도 할 수 있고」 

 

「···그런가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럴지도 모르는데.

 그런 그룹이라면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아이에게선생님이 흥미를 가졌던 것이 의외였던 것이다무엇인가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조금은신경이 쓰인다.

 

「아니어이거기는 긍정 하지 마라고」

 

 선생님의 소리에여러 생각들이 떠오른다약간은 기분 나빠 보이는 선생님의 얼굴

 

「···그런가고등학교도 그런 느낌이구나그럼대학은 어때요그다지 클래스가 어떻던가그런 일은 없겠죠?

 

 사고를 뿌리치듯이고등학교 화제를 끝내도록 유인한다.

 선생님도특별히 깊게 생각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고화제를 바꾼다.

 

「대학은그렇구나··· 누구라도 자유롭다고는 생각하지만글쎄 너무 자유로워서리얼충과 그렇지 않은 것에 차이가 한층 두드러지지만 말이지고등학교가 계층 사회라면대학은 격차 사회라고나 할까」

 

「격차 사회?

 

「그래부자는 보다 많은 것을 얻고가난한 사람은 보다 많은 것을 잃는다리얼충은 보다 풍족해지고아싸는 더욱 더 아싸가 된다고 하는 매우 멋진 시스템이다대학도 또한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해야할까신자유주의적이라 할까···,  그렇군그럼 다음은 사회(과목)’라도 할까경제구조 라던가 말이지」

 

 휴식 종료라고 한 뒤선생님은 사회 워크북을 나에게 건네 준다.

 나는 대충 불평하고워크북에 임하기 시작한다.

 우리들의 일상 풍경1년간 계속되고 있는 광경.

 오늘도 그 시간은담담하게 지나 간다.

 

     ×     ×     ×     ×     ×

 

「그럼,  루미짱이 그 아이를 거절해 버렸다는 것이 원인인 걸까」

 

「아마··· 그렇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어느 날의 방과 후언젠가의 카페 테라스.

 코마치씨와 나는또 여기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지금 시즌 추천은시원시원한 베리소스의 젤라또다.

 

「그런가··· 확실히 그렇네그러한 것을 계기로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말하면서코마치씨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흔하지 않게 진지한 표정으로 응시하고 있다왠지나 때문에 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계기」인가확실히코마치씨가 말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아마나에 대한 반발 같은 것은클래스의 일부에서 퍼져 있었겠지친해지는 것을 피하고 있던 나에게 대한 불신이라고 할까불만그것이그 제대로 태생도 모르는 클래스메이트의 갑작스러운 어프로치로 단번에 분출했다고 하는 것인가.

 그것을 피할 수 없었던 단계에서나는 어찌되었건 간에 이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거절해도 응해도나를 적대시하는 이유로는 충분하다그런 분위기다라고 하는 것으로 즉 유죄판결이라고 하는 것이나의 클래스의 룰이었다.

 진보하지 않은 남의 일 같다고 생각한다우리들은, 3년 전부터 아무것도 성장하지 않았겠지무심코암담한 기분이 되어 버린다.

 거기에 두 번째나 되면싫어도 안다아마 나는싫은 여자겠지사교성이 나쁘고붙임성도 없는어딘가 주위를 업신여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의이번 건도반 이상은 내가 뿌린 씨앗이라고 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나는어째서 싫어했던 걸까.

 보기에만 친하게 지내는 것에 대한 무력함을 알고 있으니까.

 거기에 휩쓸려서 진짜 중요한 것을 알아 버렸으니까.

 

 

「코마치씨젤라또 먹도록 해요··· 흘러버려요」

 

「그렇지만···

 

「코마치씨에게 말한 것만으로도제법 편해졌습니다감사합니다」

 

 이것은 사실이다이렇게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누구에게도 상담할 수 없었던 초등학생의 때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분명하다처음에는 이야기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쪽이야 말로 고마워그러니까이런 이야기는 꺼내기 어렵고조금은 신경이 쓰여서말해줘서 기뻤어」

 

 코마치씨는그것이 본심이라고 알아 주었던 것인지조금은 안심했다 같은 표정을 띄운다.

 

 하지만신경이 쓰였다는 것은 무슨 일일까코마치씨 앞에서나는 그런 기색을 보인 것일까조금 전도 내가 고민한 것을 말하도록어딘지 모르게 유도하고 있었다라던가.

 

「그래그래서 루미 짱할 이야기가 있는데」

 

 나의 생각을 소거하듯이코마치씨가 바싹 다가와서 얘기해 온다아무래도평소의 코마치로 돌아온 것 같다.

 

「에,  그럼··· 무슨 일인가요?

 

「오빠에게서 들었어―. 소부고여유잖아!

 

「에그런 식으로 말했습니까선생님이」

 

 그것은 의외였다희망은 갖게 하지 않아라고 말했던 거 같은데.

 

「칭찬이야나하고는 엄청난 차이인걸·· ·그래서 말이지잠깐,  리프레쉬를 하면 어떨까 생각해」

 

「리프레쉬··· 입니까」

 

 앞으로 반년 조금이면고교 수험이다확실히 가을에서 겨울까지는 공부만 해야 하니그런 것이라면 지금일까.

 

「그래 그래오빠 잡아두었으니까 괜찮아그리고 몇 명에게 말해서외출하자 라는 이야기오빠 면허 땄으니까차로 나갈 수 있어!

 

「아아그러고 보니 그런 것을···

 

 확실히코마치씨가 졸랐어 땄다고 말했었지··· 선생님은 여동생에게는 철저히 무르다.

 

「그래서어떨까?

 

「저는예정이 있다면 가고 싶지만··· 덧붙여서어디에 가는지 라던가벌써 정해진 겁니까?

 

「그것은 아직 생각 중어딘가 가고 싶은 곳있는 걸까나」

 

 나는조금 생각하고,

 

「···그럼한 군데 후보지로 생각해 고려해 주실 수 있습니까?

 

 하나의 후보지를 언급한다.

 

 

 

차에 내린 순간숲의 느낌이 오감을 통해 밀려 온다.

 어딘가 습기 차있는파랑투성이 초목과 흙이 섞인 냄새.

 올려보면 반짝반짝무수한 나뭇잎 틈새로부터 흘러 넘치는 태양의 빛.

 산들산들하고 속삭이는 것 같은 나무들의 웅성거림과 멀리서 들리는 물소리.

 언젠가 맡아 본 적이 있는 냄새본 적이 있는 경치들은 적이 있던 소리.

 생각해 낼 때마다나의 가슴 한쪽이 조금 아팠다.

 씁쓸한 기억과 많은 후회는 지금도 가시나무와 같이 나의 마음을 조이고 있다.

 그런데도나는 생각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이 장소가그와의 처음 추억이기 때문에.

 그 알기 힘든 상냥함에 접한여름의 추억이기 때문에.

 시간이 흘렀고떠오르는 아픔에도나는 이제 충분히 둔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슬슬 그와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를 시작해요.

 

     ×     ×     ×     ×     ×

 

 시내로부터 차로 3시간정도 거리에그 휴양지가 있다현 경계를 2개 넘은 곳에 있는시민이 이용 가능한 숙박시설이다.

 히키가야 선생님이 말하기를,

 

「관동 평야에 포함되어 있고 도쿄만에 접한 치바에 부족한 것은산이다하지만 치바는그것을 다른 현의 영토에 뚝 떨어진 영토로 함으로서완전한 존재로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말로 과언이라고 생각했지만단지그 덕분에 선생님은 치바를 나올 생각이 전혀 없다는것이 확실하다.

 이 휴향 시설은 시내의 초등학생중학생도 자주 사용해서캠프 파이어용의 설비 등도 구비하고 있다.

 치바인인 이상선생님이나 코마치씨도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때에 반드시 왔을 것이고··· 물론나도 여기에 왔었다.

 초등학교 6학년 임간 학교.

 내가 잊고 싶다고 생각하는최악의 기억이 있는 장소.

 내가 잊고 싶지 않았으면 하는선생님과 만난 추억의 장소.

 아직나는 그 때를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내가 그 때어떻게 바뀌어 버렸는지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조차잘 모른다단지무엇인가 바뀌어 버렸다는 확신만을 가지면서.

 그 밤에 대해서그에 대한 것을알 수 있으면그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모른다.

 그것을 안 다음··· 나는 그에게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나는 여기로 오고 싶다고코마치씨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나의 부탁을 들은 코마치씨는,

 

「그런가··· 응알았어나에게 맡겨!

 

 아무것도 묻지 않고평소와 같이받아 주었다.

 단지그 후,

 

「아일단 캠프장은 확보했는데―, 나무 오두막집밖에 확보 할 수 없었어인원수적으로는 충분한데··· 어떻게 할까?

 

 아니어떻게 할까라고 해도.

 

그런 연유로 오빠오빠는 차 안에서 자 주세요

 

 도착하자마자코마치씨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미소로 자신의 오빠에게그렇게 말했다.

 

「아니··· 뭐별로 상관없겠지만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고··· 단지」

 

「아다행이다루미짱이것으로 안심하고 잘 수 있어!

 

「하아···

 

「어이 코마치나의 불평을 끝까지 들어라단지···

 

「아여기서 코마치의 추억 이야기 하나오빠 초등학생 무렵무서운 영화를 본 후내 방에 와 함께 자 준다든가 말하지 않았어? 무서워하고 있던 것은 자기인데

 

「그러니까 들으라고 했잖아라고 할까 왜 당돌하게 부끄러운 이야기를 해버리는 거냐.  초등학생 시절이라니 시효 지났겠지 그것·· ·이 아니고」

 

「이야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오빠 제법 귀여웠다

 

「···저기코마치씨선생님이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것 같지만···

 

「괜찮아 괜찮아대체로 무슨 말하고 싶은지 예상되고」

 

「하하아···

 

 코마치씨의 무시를 계속 참을 수 없었는지선생님은 반쯤 포기한 채로 단언했다.

 

「들어주세요 코마치씨! 내가 차 안에서 자는 이유는 알겠어이지만··· 왜 이런 놈과 함께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고 가리킨 손가락 그 앞에는,

 

「왠지죄송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형님」

 

  쓴 웃음을 짓고 있는카와사키씨가 있었다.

 카와사키 타이시씨코마치씨와 같은 소부고등학생으로중학교 때 부터 소꿉친구라고 한다캠프에는 남자 일꾼도 필요하고여자아이뿐이라면 오빠 불쌍하니까―, 라고 하는 코마치씨의 배려의 결과이번 캠프에 데려 올 수 있던 것 같다.

 나는 카와사키씨를 만나는 것이 처음이었지만카와사키씨는 가는 도중에도 나에게 부담 없이 말을 건네 주었다.  느낌이 좋은 사람 같았다제법 멋있기도··· 단지내가 서투른 타입이었다.

 혹시코마치씨와 사귀고 있는 것인가라고도 생각했지만만약 그랬다고 하면오체만족으로 여기까지 함께 올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타이시··· 너에게 형님이라고 불릴 이유는 없다고 했을 것이다···

 

「아죄송합니다···

 

 왜냐하면코마치씨에게는 이 오빠가 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이런 반응을 하는 선생님도,  꽤 드문데.

 

「그렇지만오빠도 나쁘다고? 누군가 데리고 가도 괜찮아 라고 말해도토츠카씨밖에 남자 친구가 없다고 말하고 말이지토츠카씨가 사정이 안 좋다는 단계에서이제 아무도 권할 수 없잖아」

 

「토츠카··· 이런 때에 한해서···

 

 토츠카씨는선생님의 고교시절부터 친구인 듯 하다이번에는 용무가 있어 참가할 수 없었던 것 같지만이따금 공부 중 말하다가 등장하고 있었다천사 같은 사람이라고··· 남성에게 천사라니,  그다지 잘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중2씨는? 용무 있었어?

 

「누구 좋다고 자이모쿠자를···

 

「이겠지? 그러니까 코마치 친구 리스트에서오빠가 아는 사람 데려 왔다고 하는 것으로」

 

「그런데 코마치그 리스트 나에게도 넘겨라남자의 이름만위로부터 순서에서 말소해 줄 테니까」

 

 변함없는 여동생 사랑이었다이 나이가 되어간신히 알게 되었지만아무래도 선생님의 여동생 애정은조금 정도가 지나치고 있는 것 같다코마치씨도 그렇지만··· 역시 오빠와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한다는 것은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적당히 해주었으면 하는데--- 히키가야군」

 

 선생님에게 누군가 말했다.

 켁좋지 않아라고 하는 마음의 소리를그대로 표정에 나타낸 것 같은 얼굴을 선생님은 띄웠다.

 나도그 목소리가 나온 쪽을 향한다코마치씨나 카와사키씨도다.

 그것은 그럴 것이다.

 그 소리는시원스럽게 울려서나무들의 웅성거림에도 잘 들리는그런 소리였기 때문에.

 

「코마치씨도카와사키군도 곤란해 하고 있잖아제일 연상자인데 나이 값도 못하게 연하에게 그런 식이라니··· 이 캠프장에들개는 없었을 것이지만?

 

「···가능하다면 이리가 좋겠지.  나는 독불 장군이니까」

 

「일본에서 이리는 벌써 멸종했어역시 개구나싸움에 진 개가 울부짖는다라는 것인가.··· 제자가 보는 앞에서보기 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

 

 선생님은살짝 나를 본다그리고 나서 한숨을 쉬고,

 

「네 네알았어요··· 여기는 어른답게내가 물러날게요유키노시타」

 

 그렇게유키노시타 유키노씨에게 대답한다.

 

「아라이해력이 높아진 거라감탄 했어··· 덧붙여서네는 한 번 만이야」

 

「너는 변하지도 않는구나··· 네 네알겠습니다」

 

「···아까 한 말 철회당신도 전혀 성장하지 않았구나」

 

 그래서이것으로다섯 명.

 우리들다섯 명은 캠프에 왔다.

 

 나도 일단유키노시타씨와 안면이 있다.

 임간 학교 때히키가야 선생님과 함께 자원봉사로 참가하고 있던 분이다··· 선생님과 같이아이에 대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인데 왜라고 생각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당시에도 무섭게 아름다운 사람이었다요염함이 있는 흑발에길게 째진 눈동자도기와 같이 한 점의 티도 없는 하얀 피부단지그 눈동자는 너무나도 냉철하고냉엄해서,  초등학생이 따를 이유 같은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이 확실했지만나도 말을 건넬 때조금 무서웠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혼난 기억조차 있다선생님은··· 그렇지도 않았지만.

 유키노시타씨는선생님과 고교시절 같은 동아리에 있었다고 한다그 때의 자원봉사도 그 일환이었던 것 같다아직도 선생님의 동아리의 취지를 모르지만자원봉사에 참가하는 동아리라고 해야 할지그러고 보니 전에 코마치씨도 그런 것을 말한 것 같고엄마와의 잡담 때라던가.

 이번 캠프에서 선생님은 유키노시타씨와 오랜만에 얼굴을 맞댄 것 같다역 앞에서 집합했을 때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여어오래간만이다」

 

 

유키노시타씨는말을 건 선생님과옆에 있던 나에게로 눈을 돌린다.

 

「어머나··· 어느 분이셨는지..

 

「너라면 기억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이 녀석은 츠루미」

 

「츠루미 루미씨이군요기억하고 있어요그게 아니라당신이 누구인지 묻고 있는 거에요」

 

「어차피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미안하구만 존재감 없어서」

 

 그 이야기를 듣고반드시 두 명은 거리낌 없는 사이구나라고 솔직하게 생각했다긴 시간 동안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만이 가능한 분위기라고 하는 것일까그런 것을 느낀다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도 비집고 들어갈 수 없을 것 같다그들만의 공간이 있어서 질투를 느끼는 여지조차 없을 만큼.

 차 안에서 듣자 하면유키노시타씨도 이번 리프레쉬를 목적으로코마치씨의 권유에 응했다고 한다선생님과 같은 2학년이지만벌써 대학에서도 바쁜 것 같다토론회나 연구회를 이리저리 오가고 있다는 것선생님은 대학생만큼 한가한 사람도 없다라고 말하고 있었지만반드시 그렇지는 않는 것 같다.

 

「츠루미 루미씨」

 

 유키노시타씨는내 쪽을 향해--- 약간은미소 지었다.

 

「코마치씨에게서 듣고 있어요생각보다 잘 지내는 것 같네요짧은 시간이지만잘 부탁합니다」

 

나도당황하면서 인사를 돌려준다.

 

「그렇다고는 해도이 남자가 가정교사를··· 상상도 하고 있지 않았어요」

 

 얼굴에 얇은 미소를 남긴 채로속삭이듯이 그렇게 말했다.

 아마그것을 들을 수 있던 것은나 뿐이다.

 그 표정을 볼 수가 있었던 것도.

 

     ×     ×     ×     ×     ×

 

「그럼이제부터 자유 행동이라고 하는 것으로」

 

 코마치씨가 그렇게 선언하고 나서선생님과 유키노시타씨의 행동은 빨랐다.

 

 선생님은 오두막집 앞의 목제 의자에 앉았고 유키노시타씨도 오두막집에 틀어 박혀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이다두 사람 모두무엇을 위해 캠프에 왔던 걸까···.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해」

 

「나운전과 짐 운반으로 지쳤으니까」

 

 그 모습을코마치씨와 카와사키씨가 보고 난 후,

 

「그러면그럼 우리들은 조금 산책하러 갔다 올까나」

 

「그그렇구나츠루미씨도 올래?

 

「에!. 방해가 아니라면···

 

「물론이야! 움직이기 쉬운 복장으로 집합이네!

 

 갈아 입기 위해 오두막집으로 들어가면거기에는 벌써 책의 세계에 몰두하고 있는 유키노시타씨가 있었다방안이 어두워서인지캠프 용구 중 랜턴을 꺼내 와책상 위에 두고 두꺼운 책을 읽고 있었다때때로가지고 있던 노트에 재빠르게 메모를 하기도 했다.

 

「······」

 

 도저히 말을 건넬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나는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그 자리를 뒤로 했다.

 

 다시 밖에 나오면선생님이 나에게 손짓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요?

 

 선생님은 주위에 들리지 않도록소근소근 나에게 말을 건넨다.

 

「부탁이 있다타이시 녀석이코마치에게 이상한 것 하지 않는지 감시해 주지 않겠어?

 

「에··· 스스로 하셔도」

 

「내가 찰싹 붙어 있는 것도 좀 그렇겠지··· 별로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 좋다그것만으로충분히 억제력이 있을 테니까」

 

「억제력이라니··· 뭐보고뿐이라면」

 

 선생님의 코마치씨를 향한 애정에나를 말려들게 하지 말아 주었으면 했다.

 

「루미짱슬슬 가자

 

 오두막집 앞의 도로에서코마치씨가 외친다코마치씨 옆에는 카와사키상도 있다코마치씨와 카와사키씨··· 아무것도 없다고는 생각하는데.

 

「아차갑고 기분이 좋네루미짱도」

 

「정말이군요예뻐요」

 

 그러고 보니선생님도 이전 여기에서 얼굴을 씻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어째선지 일심 불란으로그 정도로이 물도 깨끗할 것이다.

 우리들 세 명은 삼림욕을 즐긴 후가까이 있는 시냇물 근처까지 와 있었다바위에 앉아이따금 다리를 담가 본다.

 물의 소리는 경쾌해서듣기에 기분 좋다얕은 강이라서 랄까강바닥까지 보인다바위의 그림자를작은 물고기가 거스르지 않게 계속 헤엄치고 있다.

 

「사실은수영복도 가져 오고 싶었지만―. 오빠에게 제지 당해 버려서」

 

「그것은··· 유감이네요」

 

 아마카와사키씨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츠루미씨는다른 가고 싶은 곳이라든지 있어?

 

「아니요··· 좀 더여기에」

 원래별로 밖에 나가는 것도 좋아하지도 않고나왔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한 곳에서 빈둥거리고 있는 편이 더 낫다강의 흐름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아마 저녁까지 보낼 수 있을 자신이 있다.

 아마 선생님도그대로 두는 한그 상태로 책을 계속 읽고 있는 것일까.

 

「···선생님에게는 미안한 걸 한 게 아닐지그다지즐겁게 보이지 않아서

 

「괜찮아오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밖에 나오지 않으니까」

 

 그것은 확실히한 번은 휴일에는 무엇을 하는지 질문했던 적이 있지만오후까지 자고일어나서게임해··· 너무나도 쉽게 짐작되었다.

 

「그렇지만오빠는 그렇다 치고유키노씨가 와 준다는 것은 의외였던

 

「아아확실히나도 그 사람이런 아웃도어인 기획에는 흥미 없다고 생각했어」

 

 오두막집의 구석에서낮부터 랜턴을 꺼내고책을 탐독하고 있던 유키노시타씨를 생각해 낸다확실히환경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지만하고 있는 것은 실내파의 그것뿐이다.

 

「흥미라··· 뭐유키노씨 캠프에는 흥미 없겠지만오히려 흥미가 있는 것은···

 

?

 

 거기서 살짝코마치씨는 내 쪽을 보는··· 흥미라니나에게?

 

그렇게 긴장할 것 없어 루미짱! 이번에는 루미짱이 제안한 기획 이니까나는 루미짱의 아군이니까!

 

「하아 ···감사합니다」

 

무슨 아군인지는 잘 모르지만 ,  윙크와 썸즈업을 하고 있는 코마치씨에게우선 대답한다.

 

「그렇지만 유키노시타씨와 츠루미씨약간 닮았지굉장히 아름답고성적도 괜찮을까? 조금 전 줄섰을 때 보면자매같았어」

 

「에···」

 

「타이시군그것은 나는 어떻게 노력해도 유키노씨나 루미짱같은 아름다움이나 영리함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일까?

 

「아아니 ,  그러한 것은 아닌데···

 

 코마치씨와 카와사키씨의 이야기를 들은 채 만 채 하면서나는 조금 전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유키노시타씨와내가비슷하다.

 그것은어떨까비슷한 것이라고 하면 머리 모양 정도로그 밖에 짐작이 가는 것은 특별히 없다아마 카와사키씨도 깊게 생각하고 말한 것은 아니겠지만.

 나에게는저런 날카로운 눈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도 없고고독한 것을 고고한 것으로까지 승화할 수 없을 것이다그 사람은그것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해치우고 있다다시 생각해 보면그 때부터그 자세는 변함없다.

 그 사람은진짜다.

 단지 고독할 뿐인나라도 그 정도는 안다.

 거기에어느 쪽일까 하면비슷한 것은 그 두 명이다.

 선생님과유키노시타씨.

 물론선생님이 어째서 저런 비뚤어진 성격을 형성 하게 되었는지그것은 코마치씨나 본인으로부터 일부를 듣고 있었으므로 모르는 것은 아니다거기에 아마유키노시타씨는 선생님과는 완전히 다른 경위로그런고고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선생님과 유키노시타씨는어딘가 비슷하다.

 비뚤어진 거울에 비친 모습과 같이전혀 비슷하지 않지만하지만 틀림없이 어딘가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그것이 무엇인지나는 모르겠지만.

 

「···저기루미짱」

 

「······아네」

 

「괜찮아? 기분이라든지 나쁘지 않아?

 

 코마치씨가걱정하는 듯한 얼굴로 본다아무래도잠깐 동안 깊이 생각하고 있던 것 같다.

 

「아니요··· 전혀강을 멍하니 쳐다본 것뿐이에요」

 

「아그거 알 거 같아질리지 않지이런 경치이고그렇지만 좋다면 츠루미씨,  좀 더 걷지 않을래?

 

「그래 맞아조금만 더 걸어 배를 비우지 않으면―. 오늘의 저녁밥은바베큐· 코마치 스페셜이야!

 

「뭐가 코마치 스페셜이야···

 

 쓴 웃음 짓는 카와사키씨의 중얼거림을 들으면서나는 일어선다.

 강에서 멀어지면서한 번 되돌아 본다.

 그 때도나는 이렇게 강 근처에 잠시 멈춰서고 있었다.

 강 옆에서고교생인 선생님과 유키노시타씨가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일순간 떠오른다.

 나는 그것을가만히 보고 있었다그 때도그리고 지금도.

 

 저녁식사 바베큐가 끝난 뒤에도숯은 계속 불타고 있다.

 캠프 파이어와 같은 요란함은 없지만불을 머금고조용히땅거미에 붉게 빛나는 숯도 또한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후아아그럼 오빠 , 나머지 부탁해도 괜찮아?

 

 하품을 하면서 코마치씨가 선생님에게 묻는다.

 

「너··· 정말로 이 시간부터 자는 거야? 부탁이니까 아침 4시부터 떠들거나 하지 마라-

 

「···그 정도 알고 있다고」

 

「그렇다면 괜찮지만그럼 불은 처리할 테니까잘자코마치」

 

「잘자―···」

 

 코마치씨는눈을 비비면서 샌들을 질질거리면서 걸어갔다.

 

「형님··· 저도 슬슬 실례하겠습니다」

 

「어어마음대로 자라오히려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상냥한 미소로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지 이 남자는···

 

 바비큐 분위기를 먼저 올려 준 두 사람은그 탓으로 지쳤는지빨리 지친 것 같다코마치씨는 오두막집에카와사키씨는 선생님의 차 안으로 들어간다선생님의 차는집에서 빌린 차답게 그 나름대로 넓다 ···고는 해도 자는 것은 거북할 것 같지만.

 그리고이렇게 해서 이 장소에는 우리들 세 명만이 남겨진 것이지만.

 

「·········」

「·········」

「·········」

 

 아무도말하지 않는다.

 확실히조금 전부터 그만큼 말하지 않았던 우리들이다분위기를 업 시켜주는 사람이 없으니,  더욱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때때로 숯이 튀는 소리가 난다.

 

「···너잠 안 자도 되는 거냐?

 

 선생님이숯을 만지면서 말한다.

 

「좀 더있을 생각인데··· 선생님은?

 

「낮에 책 읽고 있다가 조금 졸아 버려서··· 졸리지 않아」

 

 거기에벌레에도 물렸고라고 얼굴을 찡그린다.

 

「그러니까 벌레는 싫다」

「······」

 

 어쩌면선생님은 캠프를 예상 이상으로 싫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그것이 벌레의 탓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의 발언에하고 유키노시타씨가 짧게 웃는다.

 

「아라모처럼의 친구분을 그렇게 싫어한다니당신에게 친구를 선택할 정도의 여유가 있을까?

 

「선택할 권리 정도는 있겠지없어도어떻게든 해 나갈 수 있는 것이고··· 라고 할까벌레를 내츄럴하게 친구로서 권하는 거 그만두지 않을 거냐? 너조차 싫겠지 그런 것」

 

「에 그렇구나··· 그러니까 나도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나를 벌레와 동급으로 취급하지 말라고···

 

 선생님의 항의를 뒷전으로유키노시타씨는 소리도 없이 일어선다.

 

「그럼나도 슬슬 실례할까··· 내일 아침빨리 일어나좀 더 논지를 채워 두고 싶으니까」

 

「에뭐야 넌··· 이런 곳까지 와서 리포트라도 쓰는 거냐?

 

「에그래좋은 자극이 되었어몇 개인가 아이디어도 떠올랐고」

 

유키노시타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한다.

 

「정말로 넌 변함이 없구나」

 

「당신도 벌레 보다는슬슬 나 같은 인간을 본받은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럼안녕히」

 

「그러니까 벌레와 동급으로··· 하아,  잘자」

 

 유키노시타씨가 오두막집에 들어가는 것을 곁눈질로 지켜본 후선생님은 부젓가락을 꺼내면서 중얼거린다.

 

「이상한 녀석이지유키노시타」

 

「선생님이 말할 수 있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아름다운 사람이군요」

 

「뭐 외관만은 말이지내용은 저런 유감스런 느낌이지만··· 부탁이니까유키노시타 같이 되지 말아줘··· 학생에게서 폭언이 나온역시나 선생님 울어버리니까」

 

「그렇지만··· 선생님과 유키노시타씨굉장히 사이가 좋다」

 

「···아니그렇게 보인다고 하면너에게 안과를 추천해 두겠어시험 전에 가는 것이 좋아미스의 원인이다··· 조금 전에도 들었잖아친구 아니라고」

「그럼무엇인데?

 

「아―그렇구나··· 아는 사람이라던가?

 

 아는 사람··· 단순히 아는 사람으로는보이는 않지만.

 선생님은 부젓가락으로숯의 배치를 조금씩 바꾼다움직일 때마다불똥이 춤추어곧바로 어둠으로 묻히고.

 저녁까지 개어 있던 하늘은 흐려졌고조명은테이블 위에 둔 랜턴과 숯이 발하는 빛뿐이다선생님의 얼굴이붉고어둡게 비추어지고 있다.

 

「···조금은기분 전환이 되었는지?

 

「에?

 

「아니··· 뭐랄까너도큰일이라고 생각해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선생님에게 나는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선생님··· 설마라고는 생각하지만걱정해 주는 거야?

 

「그거야 조금은··· 코마치에게서들었으니까」

 

「코마치씨로부터···?

 

 그것은 조금위화감이 있었다.

 코마치씨와 이야기하고 있었던 때에도그런 식으로 느끼지 않았던가.

 ―――조금 신경이 쓰였기 때문에들을 수 있어 기뻤어요.

 그래코마치씨는 어떻게 내 상황을 눈치챘던 것일까.

 과연 코마치씨라도나의 모습을 일일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다누군가가내 가까이 있는 누군가가그것을 전하지 않는 한은.

 

「·········」

 

「아아알려지고 싶지 않았던 건가? ···그렇다면 잊어미안한 짓을 했구나」

 

 내가 입을 다물었던 것이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선생님이 얘기한다.

 

「그렇지는 않지만저기선생님」

 

「응?

 

 무엇이라도 말해야 한다고무엇이라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렇지만모른다.

 그렇지만 이 화제가 끝나기 전에끝나기 전이기 때문에 더욱 물어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도모르는 채로나는이렇게 물었다.

 

「선생님은--- 내가 싫다고 해도또 도와 줄래?

 

 그 때선생님과 주고 받은 마지막 이야기.

 

비참한 것은 싫은가 』

 

······응 』

 

 비참한 건싫고그리고괴로워서그렇게 그에게 질문 받은 것만으로나는 울어 버릴 것 같았다.

 그의 눈은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읽어낼 수 없다단지그 눈 안쪽에서무엇인가 결심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그는 일어서면서 말했다.

 

······담력시험 ,  즐거웠으면 좋겠네 』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었잖아」

 

 선생님은조금 곤란한 것처럼기가 막힌 것처럼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그렇지만 선생님도이 화제가 나오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선생님하고는 상관없이말을 계속한다.

 

「나 그 때괴롭지 않다고 했었지만하지만역시 괴로웠다비참하고비참하고 싫어서··· 그리고괴로워서」

 

 그순진무구하면서도유치하면서도가차 없이 잔혹한 세계가.

 

「그것이 그날 밤부서져서.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캠프 파이어 후일순간만교착한 시선.

 

「그렇지만그래서 나는조금은 구해졌기 때문에」

 

 아무도 행복하게 될 수 없는 결말마이너스가 제로로 돌아왔을 뿐이라고 해도.

 

「나는고맙다고말하고 싶어」

 

 닿지 않는 감사보내야 할 상대는잘못되지 않을 것이다.

 이 후는받아 줄 뿐인그 말을.

 

선생님은 ,

 

「···그만둬 줄래」

 

 그렇게거절했다.

 

「선생님」

 

 또 숯이 튀고 그리고조금 어두워진다.

 숯이 모두 불타고 있는 것 같다.  조명이 한 개씩 떨어져 가는 듯한.

 선생님의 표정도모르게 되었다.

 

「원래나는 그런 것 모르고--- 만약너가 말하는 대로라고 해도다」

 

 선생님의 소리는평상시와 변함없는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그것은 착각이다나는너에게 감사 받을 일은한 적 없다」

 

 그리고한번 더다짐하듯이.

 

「나는 너를 구한 생각은 없고--- 그러니까 앞으로도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 불타려 하고 있는 숯을선생님은 부젓가락으로 휘젓는다.

 그것은 불똥을 가라앉힌 후하얀 연기와 뒤섞여 버렸다.

 

 오두막집에 돌아와코마치씨가 깔아 준 것 같은 이불에눕는다.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는다단지의문만이 밀어닥친다.

 선생님 에 대한 것을또 모르게 되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자주 빈정거리고하지만 상냥하고여동생을 정말 좋아하고,  게임이라던가 만화를 좋아하고조금 외로움을 잘 타고치바를 사랑하고국어에 자신 있고수학에 약하고.

 그것이선생님이다그것이내가 알고 있는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사람이다.

 그렇지만선생님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나는 모른다.

 왜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인지애초에 그가 말한 대로,  전해야 할 상대가 정말로 잘못되어서? ···아니그렇지 않을 것이다그가 한 것은 부정이라기보다거절이다그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거절하고 있다그렇게 보였다.

 ―――그것은 착각이다.

 무엇이 착각인 것일까선생님이 해주었다면그것은 내가 감사 해야 할 것이 아닌 것일까.

 거기에,

 ――― 앞으로도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 리가 없다실제로 나는이렇게 해서 구해지고 있다이런 곳까지 일부러데리고 와 주었다.

 내 상태를 눈치챌 수 있던 것은선생님밖에 없으니까.

 선생님이 아니면코마치씨에게 그것을 전하는 것도 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실제로 나는 그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그런데도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모른다모른다그것만이 머리 속에서 되새겨진다.

 그 때,

 끼익끼익마루를 밟는 소리가 난다마루에 있는 무엇을 들어 올리는 것 같은 소리그리고,  끼익끼익하고 다시 걷기 시작하는 소리출구로 향하고 있다.

 끼익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바람이 희미하게 흘러 들어 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문이 닫힌다바람의 흐름도 딱 그쳤다.

 나는얇게 눈을 연다.

 눈앞의 코마치씨는방금전 변함없이 숙면하고 있는 것 같다.

 라고 하면.

 나도소리를 내지 않고일어선다.

 내가 가져 온 것이 분명한 랜턴이 없어져 있다조금 전의 소리는아마 그것을 들어 올린 소리다.

 가능한 한 소리를 죽여문에 가까워졌다.

 천천히,  미닫이문을 잡고회전시킨다.

 그대로 문을 밀자밤의 차가운 바람이 뺨을 어루만졌다.

 거기에는,

 

「아라··· 조금 전 바로 잔 직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잘 수 없던 걸까나 ..

 

 어느새 개어 있던 것일까.

 구름이 걷어지고달이 보인다.

 선명하고 선명한 둥근 달은밤을 희미하고그리고 밝게 비추고 있었다.

 평등하게공평하게계속 차갑게 비추고 있다.

 그 달 아래에서그녀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의 흑발이달빛을 받으면서 바람으로 나부낀다.


「잘 수 없다면잠깐 이야기 할까? 차 정도는 타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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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현재 루미팬픽은 여기까지 뿐입니다. 작가분이 여기까지만 수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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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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