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오레가이루 공간/관련 이야기 2015. 5. 31. 01:22 by 레미0아이시스

출처 : http://cafe.naver.com/oregairu/31208


어제 있었던 트윗에 대한 언급이지만 저 쪽 분들도 가끔 이 카페에 오시기에, 또한 그 분의 평판을 위해서 곤란해지는 사람이 없도록 그 글의 링크도 걸지 않을 것이고 그 사람에 대해서도 이 글에선 정확히 누구인지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 허나 굳이 이 트윗과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고찰하고 비판하는 이유는 이런 행동은 아무리 취미로서 팬픽러에 머물더라도 전혀 좋지 않은 행동이기에, 또한 글쟁이로서도 가져선 안 되는 사고방식이기에 주의하자는 의미에서 글을 씁니다.
 
얼마 전 필자가 언급했던 트윗 바로 밑에 있는 글은 제가 해석이 자신 없어서, 그리고 안 그래도 그 트윗을 보고 어이가 없었던 감정 때문에 더욱 편파적으로 해석할까봐 두려운 마음 때문에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그 트윗의 해석본을 여러 다른 버젼으로 보며 왜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생각할까 고찰해본 결과, 어쨋든 이 사람도 내청춘 팬이기에 이런 심리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작가 분께선 팬픽러이지만 기본적으로 굉장히 골수적인 '원작 존중파'입니다. 팬픽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팬픽 작가가 원작을 소재로 해서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를 적는 것이죠. 그렇기에 어쨋든 원작에 나오지 않는 그저 픽션의 픽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캐릭터만 빌리고 상황은 그저 필자들의 취향과 상상에 맞게 원작과는 전혀 상관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죠. 하지만 이 사람은 다릅니다. 이 사람은 원작이라는 공식 설정을 '절대로' 왜곡할 마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내청춘의 팬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골수 내청춘빠가 아니라 성향 자체가 원작 존중이라는 방향입니다. 원작 해석이나 재해석까지는 받아들이고 다른 일반적인 팬픽도 재미로 볼 수는 있어도 '원작의 설정에 입각한, 말 그대로 원작에 그 어떤 왜곡없이 그걸 그대로 적은' 팬픽을 최고로 치는 사람입니다.
 
뭐, 강습 팬픽 좋아하는 거 보면 그냥 오리캐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도 같지만요.
 
어쨋든 이 사람이 쓴 팬픽은 오리캐가 나오긴 하되, 원작의 전개를 전혀 해치지 않고 오히려 그대로 받아들여서 그걸 오리캐가 느끼고 생각하는 글이란 것입니다. 스핀 오프, 혹은 외전이란 컨셉이랄까요. 제가 딱 이런 개념으로 썻기에 대충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이 쓴 팬픽은 내청춘 팬덤에서 꽤 의미가 크긴 합니다. 거의 최초로 적혀진 내청춘이기도 하고 최초의 내청춘 오리캐 팬픽이기도 하죠. 그리고 이 사람을 시작으로 현재 내청춘 SS는 1만개가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이 언급은 그 사람 트윗에 언급되있으니까 정확하겠지요.
 
하지만 그 1만개나 되는 팬픽 중에서도, 서서히 오리캐가 등장하는 팬픽들이 계속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이 가진 '최초'의 오리캐 팬픽이라는 타이틀과 '원작을 전혀' 왜곡하지 않았다는 컨셉은 정말 적습니다. 실제로 나온 글이 왜곡을 했든 안 했든 어쨋든 간에 이 사람은 그런 시도를 행했고, 원작에 대한 존중을 완벽하게 했으며, 결정적으로 문화제 때 있었던 하치만에 대한 오해를 풀고 그를 이해해준 캐릭터를 만들어내 호응을 굉장히 많이 얻어냈다는 사실이 이 사람에게 있어선 엄청나게 자랑스러울 것입니다.
 
그 사람 트윗에서도 언급했지만, 그 사람이 쓴 오리캐는 원작에 '그 어떤 왜곡'도 일으키지 않아 '원작'에 당장 참여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점이 크나큰 장점입니다. 본인 스스로 자화자찬 운운했지만 어쨋든 장점은 장점이죠.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게 사실이든 아니든 이 오리캐가 지닌 원작에 참여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설정과 실제로 거둔 성과가 너무 커서 이런 원작 존중에 대한 열망이 비틀어져 버린 것입니다. 예. 원작 존중이 아니라 원작 참여에 대한 열망으로 바뀌어버린 것이죠. 특히 한국에서, 그것도 내청춘 공식 팬카페에서 번역가 분들이 단체로 프로젝트 잡고 자신의 팬픽을 번역하고, 또한 모 님께서 여러가지 칭찬을 조금 과하게 했다는 것과 3차 팬픽이 한국에서 써졌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였었습니다.
 
사실 그 사람이 쓴 팬픽은 일단 재미의 유무는 둘째치고 글 자체의 완성도는 심히 떨어집니다. 정말 좋게 평가된 것이 내청춘 vita 게임에 딱 어울리는 스토리와 컨셉, 그리고 캐릭터라는 것인데 이걸 달리 말하자면... 특히 그 오리캐에 대해 말하자면 주인공 캐릭터를 여캐로 설정했지만 플레이어는 딱 남자 오타쿠의 공략 영상이란 것이죠. 그나마도 이 오리캐가 만나는 캐릭터에 대한 고찰은 솔직히 말해서 썩 좋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특히 메구리...
 
차라리 처음부터 캐릭터 이름을 설정하지 않은대로 계속 갔다면 괜찮았겠지만 결국 이 오리캐는 이름마저 가지게 되었고 그 사람의 페르소나 캐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캐릭터는 작가 본인의, 내청춘이라는 작품이자 세계관을 바라보는 창문이자 그 세계에 살아가는 수단이 되어버린 것이죠. 여기까진 사실 괜찮습니다. 아니 오히려 굉장히 고급스런 창작 활동이에요. 애초에 이것도 팬질 중 하나이니까요. 그 세계에서 살아가며 그 캐릭터와 같이 숨쉬고 싶다는 바램이니까요.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이 오리캐는 그냥 여캐를 주인공으로 선택했지만 플레이어는 남자라는 특성을 가질 정도로 굉장히 무개성하게 만들어진 캐릭터였습니다. 이렇게 투명한 개성을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원작 캐릭터들을 밀어낼만한 것이 없는데다가, 어디까지나 이미 '벌어졌던' 과거의 사건을 조사할 뿐이지 이 캐릭터가 주체가 되어서 어떤 사건을 일으키지는 않거든요. 사실상 오리캐 팬픽이 거부될 수밖에 없는 모든 포인트를 거세시켜버린 것입니다. 굉장히 컨셉을 잘 잡았죠. 특히나 이 오리캐가 조사하던 사건은 문화제라는, 하치만이 학교 전체의 왕따 비스무리한 것이 되어서 안타까운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 '진실'을 파헤쳐서 우리는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정말 내청춘 팬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바로 이런 요소가 그 사람이 적은 팬픽이 인기를 얻었고 또한 단순 연애만이 아니라 이 내청춘이란 작품의 어떤 '본질'을 탐색했다는 의의를 가지게 했습니다. 글의 완성도야 팬픽에서 찾고 문제 삼는다는 건 웃기지도 않는 얘기죠. 이 작품이 가진 진정한 의의와 장점은 정말 컨셉을 잘 잡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까 말했듯이 이 팬픽은 작가 본인의 팬심으로 시작된 것에 비해서 성과가 커도 너무 커져버렸다는 것이 문제가 되버린 것입니다. 사실 사람들 상상력이란 게 다 거기서 거기인데다가 이게 또 아마추어들의 리그가 되어버려서 솔직히 발상이나 소재나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게 문제였습니다. 제가 팬픽을 잘 안 즐기는 이유도 이런 것입니다. 이미 나온 아이디어나 소재들이 다른 작품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게 없거든요. 또한, 이 사람은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원작 존중파'입니다. 자신처럼 원작에 있었던 일들을 전혀 왜곡하지 않고 그걸 그대로 받아들여서 자신만의 특성을 집어넣은 개성있는 팬픽은 또 거의 없거든요. 다른 사람의 글은 어디까지나 그냥 팬픽일 뿐, 자신의 팬픽은 원작의 스핀 오프 개념이기에 원작에 투입되어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점이 이 사람이 당당히 자부할 수 있는 점이었습니다.
 
만우절 때, 내청춘 속 BD/DVD 수록 소설에 자신의 팬픽이 나온다는 드립은 반쯤 진심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이 거둔 성과와 평가를 보고 자신의 팬픽이 그 정도 수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자신의 오리캐처럼 원작에 아무런 해나 왜곡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언급했고, 한국 내청춘 팬덤 기반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이쪽에 대해선 별로 알아보지도 않았으면서요. 애초에 그 팬픽 번역 프로젝트를 잡을 수 있던 것은 이미 내청춘 팬카페가 그만큼 번역 인재풀을 잡고 있었다는 얘기고, 이미 그만큼 성장을 완료했다는 것인데 그 사람은 이걸 마치... 뭐라고 설명하는지 대충 이해하실 겁니다.
 
의의도 있고, 누구나 다 인정하는 컨셉과 전략, 그리고 물건너 한국에서 전해지는 소식과 3차 팬픽과 팬아트의 탄생은 이 사람에게 자신감을 부여했을 것입니다.
 
원작 내청춘이 한국에 공식 팬카페를 가진 것과 비슷하게, 자신도 물 건너 한국에서 상당한 여파를 끼쳤다는 점이죠. 그렇기에 차마 함부러 말하기는 힘들지만 이 사람에게 어떤 소망을 가지게 한 것입니다.
 
이정도 성과를 거뒀으면, 솔직히 원작에 참여해도 무리가 없지 않은가? 애초에 팬픽 컨셉 자체도 원작에 섞이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으니까.
 
솔직히 이런 감정 이해합니다. 저 자신도 기본적으로 원작 존중파입니다. 또한 아무리 팬픽이라도 나 자신의 특성과 개성을 부여하고 싶어서, 나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있기에 오리캐로 했고 메인스트림을 원작과 전혀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예. 팬픽은 팬픽이되 나만의 글을 쓰고 싶어서 그렇게 적은 것이지요. 실제로 하루노라는 캐릭터는 히로인 노선에 전혀 참여할리가 없다고 확신했기에, 또한 하루노라는 캐릭터의 팬이었기에 그녀를 히로인으로 하여 팬픽을 적은 것입니다. 정말 원작 전개에 전혀 무리없이 만들기 위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제 얘기를 적어내기 위해 골을 싸매며 글을 적었었습니다. 이해합니다. 이정도로 노력했으면 솔직히 보상을 받고 싶고 그래요. 그 사람이 자신의 팬픽이 준공식 정도는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의 글과 제 글은 내청춘이란 원작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던 2차 창작에 지나지 않습니다. 특히 그 사람의 경우 너무 큰 반응과 결과물이 도리어 독이 되버린 것이죠.
 



 
비유하자면 이런 느낌이죠. 기껏해야 SS라는, 원작과 팬심없으면 나오지도 않고 읽히지도 않은 글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 성공해버려서 자신의 글과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커져버렸고, 또한 정보 부족과 본인 스스로가 그닥 알아보지도 않았기에 물 건너 쪽에 대한 평도, 그리고 자기 글에 대한 평가도 오로지 자기 위주와 자화자찬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아무리 제가 글쟁이라면 자기 글에 프라이드가 있어야된다고 말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주위의 반응이나 한순간의 충동으로 자기가 생각했던, 혹은 만들어놨던 창작물을 바꾸지 말고 우직하게 밀고 나가라는 의미이지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글과 실력에 오만함을 가지라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자기 글이 가진 단점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또한 자기 글을 가장 가혹하게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은 작가 자신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큰 성과가 있었어도, 아무리 자신의 글에 자신을 가지고 있어도 어떻게든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는게 글쟁이로서의 태도인데, 이 사람은 도리어 기대 이상의 성과에 취해버려서 만우절이라곤 해도 자기 작품이 공식으로 취급받았으면 좋겠다는, 그리고 '착각' 속에 빠져서 자신의 글이 가진 성과를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솔직히 실망했습니다.
 
뭐 어차피 팬픽이고 SS이고 취미 생활인데 어떤 생각을 가지든 뭐 어떠랴하시겠지만, 전 이 사람의 트윗을 받아들일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습니다. 글쟁이로서의 기준도 문제지만 이 카페가 거둔 성과는 어디까지나 우리 한국인이 거둔 성과죠. 팬픽을 소개하고 번역해서 일본에 이런 글이 나왔다. 우리도 한 번 써보자같은 번역하시는 분들의 노고와 수많은 고찰러들의 캐릭터 행동과 심리 그리고 심경 파악을 통해 그 다음 권에 대한 예상과 고찰들에 대한 모욕입니다. 그 사람의 팬픽은 우리 팬덤에 기여한 게 정말 적어요. 아니, 오히려 우리가 이정도 성장했기에 그 사람의 팬픽을 번역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애초에 프로 작가조차도 독자분들이 있었기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라는 겸양을 표현하는 판국에 아마추어 팬픽 작가가 이런 말을 하다뇨.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자기 말로 해버렸다는 시점에서 아니라고 봅니다. 여러분. 특히 팬픽을 쓰시는 여러분. 아무리 여러분들이 자신의 창작 능력으로 무슨 글을 쓰든 여러분의 능력이지만, 순애물을 쓰든, NTR을 쓰든, 스캇을 쓰든, 수간을 쓰든 뭘 쓰든 말입니다. 심지어 실제로 이 사람이 쓴 팬픽처럼 원작에 전혀 무리없이 적용할 수 있는 글을 적었더라도 말입니다.
 
내청춘이란 원작이 있었기에, 그리고 여러분들의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렇게 팬픽과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을 명심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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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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