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팬픽은 小春님의 허가를 받고 작업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小春님께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8분하고도 조금
목욕을 마치고 나서 8분간, 그것은 나의 행복한 시간.
몸에서 흐르는 물방울을, 정중히 닦는다.
파자마 대신 삼아 입고 있는 셔츠로 갈아 입고, 찬장에서 그 물건을 들었다.
그대로, 소파에서 자고 있을 동거인이 있는 거실로 향한다.
문을 열면, 텔레비전 소리와 희미한 숨소리.
깊이 잠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 광경도, 오랜 세월 같은 지붕 아래에서 지낸 나에게는, 정말로 자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보인다.
이 시간에 잘 거라면 아무리 카코라도 자기 방으로 돌아간다.
어떻게든 소파에서 자고 싶어 졌다든가
그렇지 않으면, 내가 목욕을 마치기를 기다리고 있어주었다든가.
진실은 지금도 눈감고 자는 척 하는 본인 밖에 모른다.
그렇지만, 카코가 이렇게 거실에 있어 주는 건 기쁘다
손에 느껴지는, 작은 기계의 묵직함조차 지금 나에게는 보물 같다.
아무래도 오늘은, 행복한 때를 보낼 있을 것 같다.
머리카락의 수분을 다 빨아들인 타올을, 소파에서 뒹굴고 있는 동거인에게 씌우면 준비는 만단.
타올의 차가움과 막힌 호흡에, 긴 흑발이 힘차게 일어난다.
활짝 열린 입에서 보이는 덧니가 보인다.
귀찮아 하는 듯한, 졸린 듯한, 그런 표정을 가장한 카코가, 소파 뒤에 서있는 나를 올려다 보며 「어쩔 수 없구나」 라고 말하며 웃었다.
「키누가사, 그대로 있으면 감기 걸려」
그렇게 말하고 자기 무릎을 툭툭 가볍게 두드리는 그녀에게 나는 오늘도 응석부린다.
고양이 같이, 그녀의 품 안에 들어가 무릎에 앉았을 때는, 들고 있었던 기계는 어느새 카코가 들고 있었다.
코드가 필요 없는 대신, 바람을 조금 밖에 낼 수 없는 작은 드라이어.
동거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머리카락은 알아서 마르니까 드라이어 안 써도 돼」 라고 말하던 것을, 목욕을 마쳐도, 바로 소파에 눕는 카코를 「소파에서도 침대에서도, 말릴 수 있는 거니까」라고 설득해서 산 것이다.
그 후, 희미한 물색의 작은 드라이어를 쭉 애용하고 있다.
머리카락이 그렇게 긴 것도 아닌 내가, 조금이라도 이 시간을 길게 느끼기 위한 소중한 보물.
책상 구석에 놓여져 있는, 작은 모래시계를 뒤집으면 즐거움의 시작이다.
똑딱똑딱도 틱틱도 아니다.
솨아아아아……, 가는 모래가 흐르는 소리가 난다.
핑크색의 귀여운 모래가, 조금씩 모래산을 만든다.
귀찮다고 말하는 그녀의 손이, 타올 너머로 나의 머리카락에 닿는다.
가끔 목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의 차가움에, 어깨가 조금 튄다.
그런데도, 다리와 등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몸에서는 힘이 빠지고, 그녀에게 기대어 버린다.
장난감 선풍기와 같은 온풍이, 머리카락을 살며시 어루만진다.
손가락이 몇 번이나 머리카락 사이를 왕래한다.
뿌리까지 잡아당겨지는 자극이 기분 좋다.
책상 위를 바라보자, 방금 전 뒤집은 모래시계가 1/3정도 남아 있다.
조금 더 있으면, 이 행복한 시간도 끝난다.
아주 조금만, 조금만 더, 이대로 그녀의 온기에 싸이고 싶다.
모래시계를 한번 더 뒤집을 때까지의 로스타임, 오늘은 어디까지 늘릴 수 있을까.
카코의 의식이 모래시계로 향하지 않도록, 머리를 조금 움직였다.
핑크색 작은 모래가, 졸졸 흐른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카코의 의식이 모래시계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야?
목욕을 마치고 8분간, 더 없이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기 위해, 조금은 꾀를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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