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팬픽은 小春님의 허가를 받고 작업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小春님께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부탁이니까 자각 좀 해
「카코… 너 그거, 거짓말이지…?」
믿을 수 없는 것을 본 듯한 표정으로, 키누카사가 부들부들 떨면서 눈앞에 있는 카코에게 그렇게 말했다. 눈썹을 치켜 올리고 눈을 크게 뜨고 있다. 입은 벌려진 채로 닫힐 줄 모른다. 그런 키누카사를 보며, 카코는 찔리는 것이 있다는 듯이 고개를 딴 곳으로 돌렸다. 그 표정은 「아차」 라는 심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키누카사의 시선은 어느 한 점을 바라보는 채 그대로다.
오늘은 비번에 무더운 날이라는 것도 있어, 두 사람 모두 의장을 빗고 평소 입던 제복이 아닌 다른 옷을 입고 있다. 키누카사는 하얀 캐미솔 원피스에 얇은 가디건을 입고 있어, 시원스러우면서도 귀여운 모습이다. 한편 카코는 숏팬츠에 탱크톱이라는, 그야말로 여름이라는 옷 차림이다.
두 사람 모두 당분간 말없이 마주보고 있었지만, 그 침묵을 견딜 수 없게 되었는지 카코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양손도 올려 항복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거짓말이 아니라면, 키누카사는 어떻게 할 거야?」
아하하, 마른 웃음을 지으면서 그렇게 대답한 카코는 어쩐지 정색하는 것 같다. 키누카사는 그런 카코의 태도에, 경악하는 표정에서 기가 막힌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었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는 것 같다.
「…카코」
「응?」
이름을 부르면서, 카코의 팔을 꽉 잡아 도망치지 못하도록 한다. 심상치 않은 키누카사의 모습에, 카코는 내심 당황했다. 설마 자신이 거기까지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 이렇게나 키누카사를 동요시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시원스러운 표정과는 반대로, 식은 땀이 흐를 것 같다. 그런 카코에게 진지한 표정을 지은 키누카사가 부탁을 했다.
「브래지어, 사러 가자」
「에―, 그다지 없어도 되는 나는…」
「거부권은 없습니다!」
「네…에…」
탱크 톱 너머로 보이는 카코의 작은 돌기를 보며, 키누카사는 굳게 결의했다.
이 게으름뱅이가 자기 자신이 여성이라고 자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해, 라고.
이렇게 해서 , 키누카사에 의한 카코의 속옷 선택이 시작되었다.
마침 비번이라 둘이서 거리로 나간다. 카코는 탱크 톱 위에 셔츠 하나를 입고 있다. 샌들을 질질 끌며, 둘이서 길을 걷는다. 내리쬐는 여름 햇살에서 도망치듯이,그늘을 가로지르며 간다. 비교적 시원한 나무 그늘 밑을 골라 걷고 있지만, 키누카사가 카코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잡고 있는 손바닥은 땀이 범벅이다. 더위 탓인가, 두 사람 모두 희미하게 얼굴이 붉다.
잠시 동안 그리 걷다가, 목적했던 장소가 보였는지 키누카사가 갑자기 종종 걸음을 걷는다. 끌려가듯이 걷고 있는 카코가, 서로 맞잡은 손을 보더니 갑자기 뺨을 느슨해졌다. 두 사람은 어떤 가게 앞에 멈춰서 있다. 입구 간판에는 「란제리 숍」이라고 쓰여 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은 채로, 딸랑 딸랑 소리를 내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 밖하고는 완전히 다른 시원한 공기가 두 사람을 마중한다. 어서 오십시오, 라는 점원이 하는 말을 들으며, 한 숨을 쉬었다
「아- 시원해- 이대로 자자」
「무슨 말하는 거야, 지금부터가 실전이야. 우선은 사이즈가 어느 정도인지 재야해」
「에- 귀찮아…」
「본 느낌으로는 B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사이즈에 맞는 걸 입어야 하니까」
「본 느낌이라니… 그렇게 빤히 쳐다 보면 곤란한데…」
「바보 같은 말할 틈이 있다면 빨리 측정해」
「농담인 걸 그렇게 넘기면 슬픈데 말이지」
「죄송합니다~! 잠깐 바스트 측정해도 괜찮겠습니까―?」
「잠깐 뭘 그리 큰 소리로 묻는 거냐! 바보지!? 키누카사 바보 맞지!?」
두 사람이 대화하는 걸 지켜보고 있던 점원이, 키누카사가 부르자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싱긋 붙임성 좋은 미소를 띄우며, 줄자를 꺼낸다. 자주 이리로 쇼핑하러 오는 키누카사와는 안면이 있는지, 놀라거나 당황하는 기색은 없다.
「그럼 탈의실에서 측정하겠습니다. 부끄러우시다면 같이 오신 분이 측정할 수 있습니다만…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 그럼 그걸로…」
「아니요! 부탁합니다! 측정해 주세요!」
「뭘 그리 기합 넣는 거야!?」
「기합! 넣어! 부탁합니다! 나는 측정하지 않을 거니까」
「그럼 이쪽으로」
「…네. 부탁드립니다~…」
마지못해 하는 모습으로 점원과 같이 탈의실로 들어가는 카코를, 키누카사는 만면의 미소로 배웅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탈의실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는, 망설이지도 않고 어떤 코너로 향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카코의 속옷을 고르는 것이 목적이지만, 키누카사 자신도 여름철에 입을 새 속옷을 갖고 싶었다. 다른 함선 소녀들에게서는 커서 부럽다고들 하는 키누카사의 가슴이지만, 그 크기 때문에 고생할 때도 많다. 특히 이 계절이 되면, 싫어지는 것이 많다.
훈련 중에 흘린 땀이, 뺨이나 목덜미를 타 가슴 골에 떨어 진다. 그 정도면 닦기만 하면 되겠지만, 여름 철이 되면 가슴에 모인 땀이 기분 나쁘다. 또, 중력에 따라 복부와 닿는 밑가슴에도 땀띠가 생기기 쉽다. 땀이 쌓이기 전에 닦아도,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가슴을 위로 고정시키도록 브래지어 끈을 짧게 해도, 끈이 어깨에 먹혀 들어 어깨가 아파진다. 거기에 움직이고 있는 동안에 가슴의 중량감 때문에 결국 끈이 늘어나 버린다. 그런 키누카사에게 있어, 속옷 선택이라는 것은 단순한 멋 부리기가 아니다. 얼마나 쾌적한 생활을 지낼지를 생각하면, 피할 수 없는 처녀의 고민이다.
목적한 장소에 도착했는지,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시원스러운 속옷을, 진지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키누카사가 보고 있는 상품 위에는 『이걸로 여름 철도 시원하고 쾌적! 환기성 흡수성 발군인 여름 브라!』 라고 쓰여져 있다. 외형도 그렇고 색도 물색 같은 시원스러운 것이 많다. 황색이나 오렌지 같은 밝은 색을 좋아하는 키누카사가 아직 가지고 있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이런 색은 확실히 시원스럽겠지만… 나에게 어울릴지는 모르겠네」
지금까지 입지 않았던 색을 고르기란, 의외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다지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니까 아무 거나 고르면 되잖아, 같은 그런 의견은 키누카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보이는 않는 것이기에 더욱 더 제대로 골라야 한다. 그것이 키누카사의 멋부림 좌우명이다. 키누카사가 그렇게 해서 당분간 머리 속에서 살지 말지 회의를 펼치고 있는 와중에, 살며시 뒤에서 다가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왓!」
「꺄앗!」
「헤헤-, 놀랐어?」
「시, 심장에 나쁘잖아! 제, 제대로 측정한 거야?」
「어. 키누카사가 말한 대로여서, 조금 놀랐어」
니시시, 장난꾸러기처럼 웃으면서, 방금 전 바스트를 측정하러 갔던 카코가 대답한다. 키누카사의 생각보다 빨리 끝난 것 같다. 그 손에는 이미 상하 세트의 속옷이 2세트 있었다. 심플하고 장식이 별로 없는 하얀 속옷과 희미한 청색 꽃 자수가 새겨진 차분한 분위기의 속옷이었다. 어느 쪽도 화려하지 않은 것이, 카코답다면 카코다웠다. 그럼에도 눈에 띄지 않는다고는 해도, 자수가 새겨진 속옷을 카코가 선택한 것에, 키누카사는 많이 놀랐다.
「너도 멋 부리는 거 신경 쓰게 된 거야..?」
「으~응, 아무 거나 골랐는데 말이야. 그냥 이랄까?」
「나에게 물어도 곤란해」
의문을 품긴 했지만, 돌아 온 대답은 카코답다, 였다. 우선 살 것을 정한 카코가 키누카사 눈앞에 있는 브래지어들을 보자 마자 「오―」라며 소리를 질렀다. 자기가 고른 것과 비교하고는, 시선을 키누카사의 앞가슴으로 향한다.
「역시 키누카사는 커」
「어딜 보고 말하는 거야? 변태」
「하지만 내가 사려는 거하고 키누카사가 사려는 걸 비교해 봐. 압도적인 차이잖아」
「이건 이것대로 큰일이야, 체중도 그 만큼 늘고…」
「그렇지만 말이야- 이렇게 크면 베개 삼아 자면 기분 좋겠는데」
「…그 시선은 뭐야?」
「키누카사씨, 조금 부탁하고 싶은 것이…」
「싫어」
「교섭의 여지는」
「없어」
「에―」
「에―가 아니야. 다 골랐으면 계산하러 가자.」
그렇게 말하며 결국 아무것도 고르지 않은 키누카사의 팔을, 카코가 뒤에서 힘껏 잡아당겼다. 예상외의 카코의 행동에, 키누카사가 중심을 잃고 카코 쪽으로 쓰러진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강력한 힘에, 카코의 품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
갑작스러운 일이라, 키누카사는 소리가 되지 않는 비명을 질렀다. 얼굴은 놀라움과 부끄러움으로 희미하게 붉어져 있다. 굳어져 있는 상태에서, 카코의 어깨에 키누카사의 머리가 닿았다. 당황하는 키누카사는 신경 쓰지 않고, 카코가 그대로 「그런데 말이야―」라고 말했다.
「키누카사는 안 사?」
「……사, 사려고 했지만, 어울리는 것이 없는 거 같아서…」
「그래? 이 물색 브라는 어때? 키누카사에게 어울릴 거라 생각하는데」
「…에?」
「응, 어울려. 절대로 귀여울 거야」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카코가 단언하자, 키누카사의 심장이 더욱 크게 움직인다. 커다란 소리를 울리기 시작하는 심장 때문에 키누카사는 당황했지만, 카코의 놀리는 듯한 다음 말에 그 두근두근 거림도 쏙 들어갔다.
「키누카사가 사지 않으면 내가 사서 키누카사의 옷장에 몰래 넣을게」
「적어도 사준다고 해」
「그럼 내가 사면 받아 줄래?」
「괘, 괜찮아 그런 거! 내, 내가 직접 살 거니까 괜찮아!」
드물게 물고 늘어지는 카코 때문일까, 키누카사는 사는 것을 단념하려 했던 물색 브래지어를 집었다. 갈팡지팡 하고 있는 것을 카코가 눈치 않았으면 해서, 뿌리치듯이 키누카사가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 뒤를, 기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카코가 따라간다.
「걱정하지 않아도, 키누카사는 충분히 귀여운 여자이니까 어울려」
「……」
「아, 부끄러워하고 있네」
「시끄러워! 빨리 돌아가자!」
「귀, 빨게 졌어―」
「아아~- 아무것도 안 들려!」
「그런 점, 옛날부터 변함없네」
키누카사와 비슷한 정도로 귀까지 붉게 물든 카코가, 눈앞에서 걷는 키누카사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 놀라서 반응했지만 돌아 보지 않고 걷고 있는 키누카사를 보고, 곤란한 듯한, 그러면서도 기뻐하는 듯한 표정을 띄운다. 계산대까지 얼마 안 되는 짧은 거리조차, 특별한 시간 같아졌다. 화끈거린 얼굴로 걷는 키누카사의 가슴 속에서는,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어려운 열이 빙글빙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여자라고 자각해야 하는 건, 과연 어느 쪽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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