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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가이루 팬픽/Ep 2014. 3. 17. 14:51 by 레미0아이시스

해당 작품은 Ep님의 허가를 받은 것임을 알립니다.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커피와 유령과

 

 

대학 카페테리아.

거기서유키노시타 하루노는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내가 들어간 이 대학에는일반인도 이용 가능한 카페테리아가 3개나 있다.

그 중 2군데는 사람이 많지만내가 지금 있는 이 곳만은다른 곳하고는 달리 사람이 적다.

햇볕이 다른 곳보다 적고위치도 오래 걸어야 하는 곳이라 좋지 않은 것이그 원인일 것이라 생각한다.

정리는 잘 되어 있다.

폐쇄된 공간 특유의 먼지 같은 것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폐쇄되었다고 표현이야 했지만여기에는 사람이 정말이지 오지 않는다.

다른 두 군데와 비교할 것도 없이내가 여기를 올 때도당연하다는 듯이 아무도 없었다.

묘령의 상냥해 보이는 웨이트레스가 타준 커피를 마신다.

보통보다 수준 높은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일까그 나름대로 입맛이 높아져서 인지식사음식의 질이나 맛은 나의 얼마 안 되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여기서 타주는 것들은맛 모두만족스러워서그 때문에 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한번 훑어 본 페이지를 펴고 문자를 눈으로 쫓는다.

과제를 위해자료에서 필요할 것 같은 단어를 뽑아내 그것을루스리프에 넣는다.

합격 여부의 판정 라인어느 정도의 단어를 뽑아낸 나는빼낸 단어를 확인 하고 머리를 굴린다.

 

추출한 단어는말하자면뼈대 같은 것으로거기에 내가 원래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 채워나간다아니면방금 얻은 것은 것을 써먹기도 한다.혹은새롭게 추출한 것들을 자세하게 분해한 뒤에 새로 통합시키기도 한다.

 

깨끗한 외관으로 가장하는 것에는 자신 있다.

사교성이나 협조성이 높다니 것이 아니라

좀더 본질적인 곳을 의태.

그것이내 오랜 세월 동안의 과정아이면서도 어른의 세계에서 얻은 교훈.

마음가짐이었다.

 

의태라고 말하면여동생의 그이 후보.

미래의 제부도나와 비슷한 것을 연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란 환경신념 등은나와 비슷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그런데도 그 아이는 나와 비슷하다.

그것을 그가 들으면 싫어할 것이다.

그 썩은 눈동자로 부정하고외면한다.

동족 혐오그 아이는 본능적으로혹은 자각적으로그런 경향이 있는 거 같다.

자신의 처지를자신의 가치를타인에 의해 거론되는 것을 싫어한다.

비록 그 가치가아무리 사람들에게는 더러운 것이라도그는 그것을 지키려고 한다.

 

후우한숨을 쉬었다.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려 마치 악기가 연주하는 음악처럼 들린다.

밝지도어둡지도 않은이 장소에서 나직이 울려 퍼지는 바람의 오케스트라.

뭐랄까시적이다.

시라도 쓰고 싶을 만큼.

하지만 나는 할 수 없다왜냐하면나 자신에게는 감동이라는 것이 없어서다.

예술에 대한 식견은 어지간한 사람들 보단 있다.

그러나그것을 느끼는가라는 것은별개의 이야기.

지식으로서 혹은 경험으로서 느끼더라도그것이 진짜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물건의 가치는가격.

훌륭한 음악은과거부터 칭찬을 받고 있는 것.

그런감동과는 무관한 세계에서 나는 살아 왔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도자리에 맞춰감상적으로 되어도 …

한번 더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는 쓰디쓴 쓰디쓴 커피를 마신다.

 

다 완성하는 것을 검토하면서상당히 뿌듯함을 느꼈다

문득 근처를 바라보았다.

햇빛도 완전히 떨어져 하늘은 밤하늘 같다.

늦게까지 머물러 버렸다고 생각하니 뭔가 싫다.

이렇게 까지 되면그냥 눌러 앉아 버릴까.

조용한 이곳에 그만 응석부려 버렸다.

트레이를 반환하고목례로 감사를 전하고아쉬움을 느끼면서출구로 향했다.

끼익내가 다가가도 전에 문이 열렸다.

어머나라고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 걸 보니문을 연 그도여기 단골인 듯 하다.

나를 신경 쓰는 기색도 없이그가 지나간다.

드문 일은 한꺼번에 일어나는 모양이다.

스스로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나는 이성에게 상당히 시선을 끌어 모은다.

용모의 레벨은사이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부모님에게조차은밀하게 감사하는 레벨이다.

그러니까살짝 보고 지나간 그가 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멈추었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받침용 접시에 컵이 놓여진 소리가 났을 때였다.

소리를 낸 주인은 얼빠진 표정으로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다만 앉아 있을 뿐.

존재감은 얇은데도반대로 그것이 두드러지는 원인이었다.

마치동화나라에 헤매는 듯한 기분이다호기심에 때문에토끼에게 이끌리고는구멍으로 떨어진다.

 

「합석괜찮겠습니까?

 

대답을 듣기도 전에나는 그의 앞에 앉았다.

 

「합석을 허가한 기억은 없습니다만?

 

「무정한 말은 하지 않는 거에요―. 나와 합석 할 수 있다니 플래티넘 티켓 같은 거야?

 

「그것은굉장하긴 합니다」

 

차근차근 살펴보면어쩐지그 썩은 눈을 한 아는 사람을 닮았다.

딱히 용모가 비슷하다는 것은 아니지만나와의 이야기 하면서도 귀찮아 하는 태도와 거리를 취하는 방법이그 아이와 똑같다.

벽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자주?

 

「이따금……」

 

쌀쌀맞으면서도받은 질문에는 대답하는 것도그런 거 같다.

 

나의 관심사는하나 재미있다둘 즐겁다셋째넷째는 없고다섯째에 한번 더 재미있다.

어쨌든 즐거우면 좋다.

비록 그 상대가귀신이든요괴이든유령이든내가 재미있다고즐겁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손을 내밀 것이다.

이런 사고 방식은 드문 재능과 실력 때문인 건지아니면 원래부터 그런 건지 아무튼 그랬다.

 

…. 나갈 생각은 없는 건가?

 

「그럼 말을 못 걸지 않아?

 

「너자주 바보란 소리 듣지 않을까?

 

「예쁘다거나 귀엽다거나 그런 건 싫증날 정도로 많이 들었는데」

 

「……….

 

그 시선에어깨를 움츠린다.

간접조명이그림자를 만들고 있다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밤의 얼굴이다.

 

깨달았을 때는그는 없었다.

마시다 만 차가조금 전까지의 일이 현실인 것을 가르쳐 준다.

자리에서 일어서서나는 걷기 시작한다.

어떤 해후는감동적인 만남의 시작.

조만간 또 만날 수 있다.

왜냐하면그는 이따금 온다고 했으니까.

예감인 듯한 확신을 품으면서나는 현실 세계로 돌아갔다.

 

 

엇갈리는 사람들은모두 즐거운 듯하다.

달라 붙어 걷는 커플이나친구처럼 보이는 무리들얼굴을 맞대며 걷는 남자들.

밤의 번화가는그런 무리로 흘러 넘치고 있었다.

지금 내 곁에는새우등에 눈이 썩은 한 남자아이.

중얼중얼 헛소리처럼 중얼거리며곁에서 걷는 남자아이히키가야 하치만.

 

대학을 나온 나는집에 갈 기분이 안 들어 거리를 방황했다.

거기서 우연히 만났던 것이이 아이.

나를 본 이 아이는야생 초식동물 같이한 번 신체를 경직시키고는 도망치려고 했다.

그것을 잡아 지금 같이 걷고 있다.

 

「나 같은 것은 있어도 방해 아닙니까시간도 시간이고놔주세요

 

「농담이지지금은 아이도 일어나서 돌아 다니고 있을 시간인걸?

 

「하아알겠습니다같이 가지요그래서어디로 갑니까?

 

정처 없이 걷던 나는어디로 갈지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점심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정확히 눈앞에소박하게 꾸민 독실 선술집 간판이 있었다.

 

「배고프고밥이라도 먹을까?

 

「거부권은 없겠지요그걸로 괜찮습니까?

 

말을 다하지 않아도이쪽의 의향을 읽어주는 것은이 아이의 장점일 것이다.

언제라도 뒤를 읽는 거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호오독실이라면언니 기대 해버릴걸?

 

「나이 어린 순수한 남자 고등학생을 조롱하지 말아 주세요」

 

그렇지만도 않은 느낌일까?

 

「그거야 말로 농담이겠지요.

 

기운이 넘치는 점원에 안내되어 독실에 들어간 우리들은우선 주문을 했다..

 

「최근 어때상태는?

 

「어떻습니까변함없는 매일이라 저로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큰 일인가 보네

 

불쾌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히키가야군.

 

이 아이의 반응은언제라도 나를 즐겁게 해 준다.

자학적인 말도세상을사람을 비하 하는 자세도내 마음을 흔든다.

 

「트러블은인생의 스파이스니까―. 즐겨야지 인생을 구가할 수 있는걸?

 

「그런 것입니까?

 

「그런 거야」

 

요리를 먹으면서우리들은 이야기한다.

따뜻한 요리는분위기를 느슨하게 한다.

식사라는 행위는상대와 깊은 관계를 갖는데매우 유효한 수단 중 하나다.

왜 그런지는 사실 모른다먹는 것 때문인지만족 때문인지

하지만그는 초조하게 젓가락을 움직이고 있다.

 

「그러면맛 모르지 않아?

 

「…맛있어요」

 

「응어디 보자?」

 

그가 맛있다고 한 음식을 한 입,

 

「흠미묘하네」

 

「…그렇습니까」

 

맛은 그저 그랬지만사적으로는 수확이 있었으니 좋은 것으로 하자.

어디까지나 순진한 반응이내 마음을 채워 주었다.

 

「잘 먹었습니다

 

「신경 쓰지마내가 먹자고 했는걸.

 

「그래도…」

 

「후훗조만간너가 권해주었으면 하는데.. 그걸로 답례해줘?

 

「…때가 되면반드시」

 

작별 인사는조금 삐딱했다.

그런 구석도그답다.

그 때…

그 때우리들은 어떤 관계일까?

반드시 언젠가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나는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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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Ep님의 루미하스 팬픽만 번역하면 다음 후속편이 나오기 전까지 목표 끝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열심히 안 써줬으면 합니다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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