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열리지 않는 곳
역에서 나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인, 시가지 변두리에, 그 건물은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콘크리트로 다져진 직육면체였다. 지어지고 나서 상당한 세월이 지난 걸까. 회색빛 벽은 군데군데 거무스름하고 벽에 있는 낙서가 마치 금 같아 보인다.
장마가 한창인 7월 한낮. 이 날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었고, 올해 제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진한 파랑이 하늘을 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여름이 점점 다가온다는 걸까. 매미소리가 울리고, 아스팔트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그런 여름은 이미 다가 오고 있다.
그렇지만 눈앞에 있는 이 건물은, 그런 거와는 상관 없이 솟아 있을 뿐이다.
정면에 있는 남쪽 벽에 있는 창문은 적고, 거기에 그 모든 창문이 작고 가늘다. 마치 태양광이 들어가는 것을 거절하는 것으로 보이는, 그런 모습. 검은 외벽과 함께, 「여기」에 있다는 존재감도 얇다. 그러나 그것은 「여기」에 있기에 더욱 이상한 ──결국, 의아스러운 존재감을 자아내면서 그 건물은 서있다.
「스미레」
그 한마디에, 스미레가 정신을 차린다.
입구 앞에 있는 작은 현관 앞에 미야나가 테루가 서서, 여기를 보고 있었다.
그녀를 따라 잡으며 한마디 사과를 한다. 문은 유리벽이지만, 진한 검은색이어서 안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앞에 벽에 달려 있는 문패를 보고, 안도와 함께 가벼운 의심을 느꼈다.
도대체 무엇이 의심스러운 걸까. 스미레는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여기는──이 문패에 쓰여져 있는 대로, 여기는──
여기는, 단순한 도서관이니까.
「들어가자」
테루가 먼저 문을 민다.
희미한 불안을 씻으면서, 스미레도 문을 밀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녀의 가슴은 다른 이유로 크게 울렸다. 마치 아무도 모르는 세계에 발을 디디는 듯한 흥분이자, 또, 무서운 것을 볼 것 같다는 기대…….
──그래. 나는 지금, 기대를 하고 있다.
앞에서 걷는 소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간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 마다, 그 붉은 머리카락이 작게 흔들리고, 희미하게 달콤한 냄새가, 스미레의 비강까지 들어온다.
미야나가 테루. 스미레의 동급생으로, 1학년부터 같은 반이었고, 같은 부활동을 한, 말하자면 친구. 하지만 수수께끼가 많아, 2년하고도 3개월 동안이나 매일같이 보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물어도 딴 대답하고, 어느덧 물어선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성격도 수수께기 같아서, 본인은 자각하고 있지 않겠지만, 이상할 정도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는 도서관」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스미레는 은밀하게 기대하고 있었다.
스미레도 또한, 테루에 매료된 사람 중 한 명이었으니까.
☆
주말, 같이 나갈 수 없게 되었어──
테루에게 그 말을 들은 것은 5일전, 화요일이었다.
「뭔가 예정이라도 생겼는지?」
테루는 고등학생 마작 세계에 있어 전국 1위이며, 잡지나 신문에서 취재도 많이 왔다. 갑자기 그런 일정이 잡힌 걸까 생각했지만,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 반환 기한이 이번 일요일까지이었어」
「그때까지 반환하면…… 아, 아직 다 못 읽은 거야?」
그 물음에도, 그녀는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다 읽기는 했지만. 도서관이 하치오지에 있어서……」
「아아」
평일에는 부활을 늦게까지 하니까, 도서관 폐관 시간이 지나 버린다. 토요일은 평소 그렇게 늦게까지는 하지 않지만, 인터하이도 가까운 요즘은 해가 질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휴일에는 도서관 폐관 시간이 앞당겨지니까, 역시 힘들겠지. 다른 도서관 카운터를 통해 반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지만, 그런 네트워크에 참가하지 않는 도서관이라고 한다.
「나도 가도 될까?」
드물게 기특한 테루에게 그렇게 말하자, 어쩐지 그녀가 고개를 들며 내 눈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그 기세에 압도 당해서──오히려 스미레가 낭패스러웠다. ──아니, 그렇지는 않다. 스미레의 눈을 보는 테루의 눈동자가──그것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맑고 깨끗한 눈동자가, 그 시선이 내 마음을 간파하는 것 같아서.
그녀의, 그런 눈동자를 좋아했기에. 그러니까 그 눈과 마주치자, 무심코 얼떨떨 해버린 것이다.
그런 동요를 어느 정도 눈치챘는지는 모르지만, 눈을 살며시 감았고, 그리고 열었다.
「좋아」
그리고, 구슬이 구르는 듯한 맑은 목소리로,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도서관이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
들어가니, 우선 눈에 들어 온 것은 뜻밖의 광경이었다.
이 건물은 평면도로 보면, 도로에 접한 남쪽이 긴 직사각형이다. 서쪽 밖에는 자그마한 전용 주차장이 있어, 건물 입구는 그 서쪽과 방금 스미레 일행이 들어온 남서쪽. 두 개다.
들어가니 오른 편에는 외벽과 같은 벽이 있지만, 건물 중앙에서 동서로 뻗는 복도에서 끊겨 있었다. 왼 편에는 복도에 닿은 형태로 주차장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고, 이것도 또한 유리였지만 진한 검은색이었다.
그러나 스미레가 놀란 것은 그것이 아니라, 더욱 안. 정확히 그녀들의 얼굴을 바라보는 듯한 대량의 봉제인형 장식이었다.
테루를 따라 복도를 걷는다. 복도에 닿는 형태로 유리벽이 퍼져 있고, 드문드문 봉제인형이 놓여져 있었고, 내부에는 책장도 몇 개 보인다. 이것이 테루가 「마음에 들어 하는 도서관」……인 것일까. 복도는 하얀 조명으로 어슴푸레하지만 도서관은 따뜻한 빛이 가득 차 있다. 바닥도 리놀륨이 아니라, 붉은 카펫이 깔려 있다.카운터에는 사람 좋아 보이는 여성 사서가, 작은 여자애와 웃는 얼굴로 이야기 하고 있었다.
「스미레」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으로 관찰을 계속했었던 스미레였지만, 테루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소리가 난 쪽을 바라 보자, 테루는 바로 오른 편에 있었던 계단에 있었다. 입구 부근 벽 뒤편에 계단이 있었지.
「그쪽은 아동용 도서관」
「……아아」
스미레가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 한숨은」
「에?」
「어떤 의미?」
「……그건」
눈을 돌린 스미레에게 더는 추궁 하지 않고, 테루는 다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계단에는 높은 곳에 작은 창문이 하나 있을 뿐. 건물 남측에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고, 서늘했다. 들어가기 전부터 생각했지만, 잘도 이런 설계로 허가가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반대 의견은 없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건축 예술적인 무슨 의도가 있어서……라고 생각해야 하나.
2층에 도착하자, 눈앞에 폭이 좁은 게이트가 3개 있었다. 그것을 지나자, 바로 오른 편에 카운터가 있었다. 테루가 가방 뒤지는 동안, 스미레는 도서관을 둘러보았다.
우선 첫인상은, 「어둡다」였다. 1층 아동용 도서관하고는 다르게, 여기 조명에는 색이 없다. 확실히 도서관답게 광원 자체는 많아서, 복도나 계단 보다는 현격히 밝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쓸쓸해 보인다. 창문은 서쪽 밖에 없고, 그 창문도, 블라인드가 쳐져 있다. 아래에 있는 도서관에는 아이들을 포함해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여기는 한산하다. 대충 살펴봤을 뿐이지만 10 명 정도일까, 독서 스페이스에도 공석이 눈에 띄었다.
책꽂이는 천장까지 닿는 스틸제로, 북측 벽에 접하고 있다. 게다가 책꽂이와 책꽂이 사이가 매우 좁아 두 사람도 다 못 들어갈 거 같다. 휠체어를 탄 사람은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이 건물, 엘리베이터가 없으니까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라고는 할 수 없다. 공공 시설로서 그래도 되는 걸까, 약간 기가 막히다.
다시 말하지만, 이 도서관은 「어둡다」. 2층인데, 지하실에 있는 것 같다. 마루가 리놀륨인 것까지 감안하면, 마치 밤의 병원……그것도 영안실이라고 했던가. 철저하게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거절하는 것 같은……그런 인상을 받았다.
마음에 든다고 했기에, 좀더 소쇄한 건물이라고 생각했었다. 붉은 벽돌, 교회 같은 높은 천장, 스테인드 글라스가 새겨진 창문, 바닥은 연지색 카펫이 깔려 있고,계단 난간에는 아르누보풍 디자인이 새겨진 것 같은, 그런 클래식한.
그러나 「테루의」라는 생각을 하면,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이 되면 저녁 햇빛이 비쳐, 기분 좋은 우울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천천히 하얀 소용돌이 무늬를 그리는 커피 컵 같은, 달콤한 음울…….
「스미레」
테루의 말에, 스미레의 여행이 끝났다.
「빌릴 책 고르고 올 테니, 조금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 책꽂이 숲으로 들어간다. 어떤 책을 빌릴지 흥미가 있었기에, 스미레도 뒤를 따랐다.
「그러고 보니 테루」
사람이 없다고는 해도 도서관이므로,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어째서 일부러 여기서 빌려? 시내에도 도서관은 있을 텐데」
테루는 침묵한 채, 책을 꺼내거나 되돌리거나 반복하고 있었지만, 책 1권을 꺼내더니, 그것을 스미레에 전했다. ──『카타기리류, 그 미학』.
「근처 도서관에서 이 사람의 책이 있는 곳, 여기 밖에 없어서」
「과연」
「여기는, 그 카타기리라는 프로작사의 출신지인데. 마이너한 선수였지만, 전부 모아두고 있어」
그런 마이너한 선수의 책까지 볼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건지, 그렇지 않으면 역시 전국 1위 다운 노력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다시 한번 테루의 얼굴을 바라 보았지만, 그녀는 호리호리한 몸으로 스미레의 곁을 지나더니, 다른 선반으로 향했다.
테루는 단행본 코너 안쪽, 정확히 그림자가 어슴푸레한 곳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녀에게 다가가자, 좁은 골목길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무엇을 빌릴 거야?」
그러자, 테루가 조용히 일어서더니,
「──알고 싶어?」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반대로 그렇게 물었다.
자기 마음의 두근거림을 숨기려고 물은 건데,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시끄럽게, 울려댄다.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는 책꽂이 사이에서, 살며시, 목소리를 낮추며── 마치, 해서는 안 되는 것을 하려는 것 같아서
대답한 목소리가 과연 평소처럼 말한 건지 자신이 없다.
「아, 아아…… 알고 싶어」
그러자, 테루가, 소리를 더욱 낮추며, 이렇게 말했다.
「도서관법에는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조문이 있습니다」
순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 「하아……?」 그런 말이 새어 버렸다.
「──농담」
여기를 바라 보는 테루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책을 몇 권 들고, 카운터로 가는 테루를 보지도 않고, 스미레는 먼저 게이트를 지나쳤다.
그러다, 오른 편 벽에, 작은 게시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아래에는 학교책상이 있었고, 투서용지와 그것을 넣는 상자가 있었다.
신경이 쓰여 가보았다. 게시판에는 받은 투서를 직원이 코멘트를 하고, 다시 워드 작업한 것이 붙어져 있었다. 스미레는 가까이 다가갔다. 아무래도 어둡다 보니 잘 보이지 않는다.
하나는 도서관을 향한 감사와 찬사의 말이었다. 의외로 테루가 썼다거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쓴웃음을 짓고는, 다음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
무심코 말을 잃었다. 내용은, 아래 층에 있는 도서관에서 아이의 소리나 발소리 때문에 시끄럽다고 불평하는 것이지만, 어쨌든 문장이 심하다. 공격적이고, 예의 없는 말만 쓰여 있다.
다음 투서도 같은 내용이었지만, 말투는 그 이상이었다. 「그런 머리 나쁜 아이를 방치해 두다니 여기 직원에게는 바보 밖에 없는 것인가?」──이것이 제일 상냥한 문장이었다.
그리고 같은 투서가 계속되었다. 그에 대한 직원의 코멘트도, 보기에는 예의 바른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건의 불평에 대해서는 카피한 것 같은 대답일 뿐이다.쓰는 사람도 쓰는 사람이지만, 붙이는 사람도 붙이는 사람이다.
「그거, 언제 봐도 그런 느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어두운 기분이었는데, 어느 새 테루가 뒤에 서 있었다. 스미레는 소리도 지르지 못할 정도로 놀라 버렸지만, 테루는 태연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지독한 사람뿐」
몸을 돌리고, 계단으로 향하는 테루. 한편으로 스미레는──전신의 체온이 빼앗긴 것 같았다.
평소대로, 억양이 부족한, 아름답고 조용한 목소리였다. 「내뱉는다」는 것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그 말에는, 주변의 모두를 떨쳐내는 것 같은 울림이 있어──
스미레는 생각했다. 나는, 그녀의 말하는 「사람뿐」 중에 있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밖에 있었던 것일까. 조금 전, 그녀가 보여준 희미한 미소는── 그것은,내가 그녀의 세계에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오판으로, 그녀는 다른 모든 것들을 거절하고──
생각이 소용돌이치고, 현실감이 떨어져, 정신이 몽롱해질 것 같다. 아아, 이 냉기는, 나의 체온이 떨어졌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으면, 이 「장소」가──나를 내쫓으려고, 그래서 일까.
스미레는 잠시동안 멍하니 서서, 시야에서 사라져 가는 테루의 등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