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사키 팬픽/大宇宙ベムスターズ 2016. 1. 6. 22:28 by 레미0아이시스

본 팬픽은 大宇宙ベムスタズ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大宇宙ベムスタズ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열리지 않는 곳

 

 

 

역에서 나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인시가지 변두리에그 건물은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콘크리트로 다져진 직육면체였다지어지고 나서 상당한 세월이 지난 걸까회색빛 벽은 군데군데 거무스름하고 벽에 있는 낙서가 마치 금 같아 보인다.

 장마가 한창인 7월 한낮이 날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었고올해 제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진한 파랑이 하늘을 칠하고 있었다그러나 그것은여름이 점점 다가온다는 걸까매미소리가 울리고아스팔트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그런 여름은 이미 다가 오고 있다.

 그렇지만 눈앞에 있는 이 건물은그런 거와는 상관 없이 솟아 있을 뿐이다.

 정면에 있는 남쪽 벽에 있는 창문은 적고거기에 그 모든 창문이 작고 가늘다마치 태양광이 들어가는 것을 거절하는 것으로 보이는그런 모습검은 외벽과 함께「여기」에 있다는 존재감도 얇다그러나 그것은 「여기」에 있기에 더욱 이상한 ──결국의아스러운 존재감을 자아내면서 그 건물은 서있다.

「스미레」

 그 한마디에스미레가 정신을 차린다.

 입구 앞에 있는 작은 현관 앞에 미야나가 테루가 서서여기를 보고 있었다.

 그녀를 따라 잡으며 한마디 사과를 한다문은 유리벽이지만진한 검은색이어서 안은 잘 보이지 않는다그 앞에 벽에 달려 있는 문패를 보고안도와 함께 가벼운 의심을 느꼈다.

 도대체 무엇이 의심스러운 걸까스미레는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여기는──이 문패에 쓰여져 있는 대로여기는──

 여기는단순한 도서관이니까.

「들어가자」

 테루가 먼저 문을 민다.

 희미한 불안을 씻으면서스미레도 문을 밀었다그렇지만동시에 그녀의 가슴은 다른 이유로 크게 울렸다마치 아무도 모르는 세계에 발을 디디는 듯한 흥분이자무서운 것을 볼 것 같다는 기대…….

 ──그래나는 지금기대를 하고 있다.

 앞에서 걷는 소녀는 아무렇지도 않게들어간다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 마다그 붉은 머리카락이 작게 흔들리고희미하게 달콤한 냄새가스미레의 비강까지 들어온다.

 미야나가 테루스미레의 동급생으로, 1학년부터 같은 반이었고같은 부활동을 한말하자면 친구하지만 수수께끼가 많아, 2년하고도 3개월 동안이나 매일같이 보고 있지만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물어도 딴 대답하고어느덧 물어선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성격도 수수께기 같아서본인은 자각하고 있지 않겠지만이상할 정도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는 도서관」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스미레는 은밀하게 기대하고 있었다.

 스미레도 또한테루에 매료된 사람 중 한 명이었으니까.

 

 

   ☆

 

 

 주말같이 나갈 수 없게 되었어──

 테루에게 그 말을 들은 것은 5일전화요일이었다.

「뭔가 예정이라도 생겼는지?

 테루는 고등학생 마작 세계에 있어 전국 1위이며잡지나 신문에서 취재도 많이 왔다갑자기 그런 일정이 잡힌 걸까 생각했지만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반환 기한이 이번 일요일까지이었어」

「그때까지 반환하면…… 아직 다 못 읽은 거야?

 그 물음에도그녀는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다 읽기는 했지만도서관이 하치오지에 있어서……

「아아」

 평일에는 부활을 늦게까지 하니까도서관 폐관 시간이 지나 버린다토요일은 평소 그렇게 늦게까지는 하지 않지만인터하이도 가까운 요즘은 해가 질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휴일에는 도서관 폐관 시간이 앞당겨지니까역시 힘들겠지다른 도서관 카운터를 통해 반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지만그런 네트워크에 참가하지 않는 도서관이라고 한다.

「나도 가도 될까?

 드물게 기특한 테루에게 그렇게 말하자어쩐지 그녀가 고개를 들며 내 눈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그 기세에 압도 당해서──오히려 스미레가 낭패스러웠다. ──아니그렇지는 않다스미레의 눈을 보는 테루의 눈동자가──그것이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맑고 깨끗한 눈동자가그 시선이 내 마음을 간파하는 것 같아서.

 그녀의그런 눈동자를 좋아했기에그러니까 그 눈과 마주치자무심코 얼떨떨 해버린 것이다.

 그런 동요를 어느 정도 눈치챘는지는 모르지만눈을 살며시 감았고그리고 열었다.

「좋아」

 그리고구슬이 구르는 듯한 맑은 목소리로,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도서관이니까」

 그녀는그렇게 말했다.

 

 

   ☆

 

 

 들어가니우선 눈에 들어 온 것은 뜻밖의 광경이었다.

 이 건물은 평면도로 보면도로에 접한 남쪽이 긴 직사각형이다서쪽 밖에는 자그마한 전용 주차장이 있어건물 입구는 그 서쪽과 방금 스미레 일행이 들어온 남서쪽두 개다.

 들어가니 오른 편에는 외벽과 같은 벽이 있지만건물 중앙에서 동서로 뻗는 복도에서 끊겨 있었다왼 편에는 복도에 닿은 형태로 주차장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고이것도 또한 유리였지만 진한 검은색이었다.

 그러나 스미레가 놀란 것은 그것이 아니라더욱 안정확히 그녀들의 얼굴을 바라보는 듯한 대량의 봉제인형 장식이었다.

 테루를 따라 복도를 걷는다복도에 닿는 형태로 유리벽이 퍼져 있고드문드문 봉제인형이 놓여져 있었고내부에는 책장도 몇 개 보인다이것이 테루가 「마음에 들어 하는 도서관」……인 것일까복도는 하얀 조명으로 어슴푸레하지만 도서관은 따뜻한 빛이 가득 차 있다바닥도 리놀륨이 아니라붉은 카펫이 깔려 있다.카운터에는 사람 좋아 보이는 여성 사서가작은 여자애와 웃는 얼굴로 이야기 하고 있었다.

「스미레」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으로 관찰을 계속했었던 스미레였지만테루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소리가 난 쪽을 바라 보자테루는 바로 오른 편에 있었던 계단에 있었다입구 부근 벽 뒤편에 계단이 있었지.

「그쪽은 아동용 도서관」

「……아아」

 스미레가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 한숨은」

「에?

「어떤 의미?

「……그건」

 눈을 돌린 스미레에게 더는 추궁 하지 않고테루는 다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계단에는 높은 곳에 작은 창문이 하나 있을 뿐건물 남측에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고서늘했다들어가기 전부터 생각했지만잘도 이런 설계로 허가가 떨어졌다고 생각한다반대 의견은 없었던 것일까그렇지 않으면 건축 예술적인 무슨 의도가 있어서……라고 생각해야 하나.

 2층에 도착하자눈앞에 폭이 좁은 게이트가 3개 있었다그것을 지나자바로 오른 편에 카운터가 있었다테루가 가방 뒤지는 동안스미레는 도서관을 둘러보았다.

 우선 첫인상은「어둡다」였다. 1층 아동용 도서관하고는 다르게여기 조명에는 색이 없다확실히 도서관답게 광원 자체는 많아서복도나 계단 보다는 현격히 밝았지만그것이 오히려 쓸쓸해 보인다창문은 서쪽 밖에 없고그 창문도블라인드가 쳐져 있다아래에 있는 도서관에는 아이들을 포함해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여기는 한산하다대충 살펴봤을 뿐이지만 10 명 정도일까독서 스페이스에도 공석이 눈에 띄었다.

 책꽂이는 천장까지 닿는 스틸제로북측 벽에 접하고 있다게다가 책꽂이와 책꽂이 사이가 매우 좁아 두 사람도 다 못 들어갈 거 같다휠체어를 탄 사람은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애초에이 건물엘리베이터가 없으니까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라고는 할 수 없다공공 시설로서 그래도 되는 걸까약간 기가 막히다.

 다시 말하지만이 도서관은 「어둡다」. 2층인데지하실에 있는 것 같다마루가 리놀륨인 것까지 감안하면마치 밤의 병원……그것도 영안실이라고 했던가철저하게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거절하는 것 같은……그런 인상을 받았다.

 마음에 든다고 했기에좀더 소쇄한 건물이라고 생각했었다붉은 벽돌교회 같은 높은 천장스테인드 글라스가 새겨진 창문바닥은 연지색 카펫이 깔려 있고,계단 난간에는 아르누보풍 디자인이 새겨진 것 같은그런 클래식한.

 그러나 「테루의」라는 생각을 하면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저녁이 되면 저녁 햇빛이 비쳐기분 좋은 우울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천천히 하얀 소용돌이 무늬를 그리는 커피 컵 같은달콤한 음울…….

「스미레」

 테루의 말에스미레의 여행이 끝났다.

「빌릴 책 고르고 올 테니조금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 책꽂이 숲으로 들어간다어떤 책을 빌릴지 흥미가 있었기에스미레도 뒤를 따랐다.

「그러고 보니 테루」

 사람이 없다고는 해도 도서관이므로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어째서 일부러 여기서 빌려? 시내에도 도서관은 있을 텐데」

 테루는 침묵한 채책을 꺼내거나 되돌리거나 반복하고 있었지만책 1권을 꺼내더니그것을 스미레에 전했다. ──『카타기리류그 미학』.

「근처 도서관에서 이 사람의 책이 있는 곳여기 밖에 없어서」

「과연」

「여기는그 카타기리라는 프로작사의 출신지인데마이너한 선수였지만전부 모아두고 있어」

 그런 마이너한 선수의 책까지 볼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건지그렇지 않으면 역시 전국 1위 다운 노력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다시 한번 테루의 얼굴을 바라 보았지만그녀는 호리호리한 몸으로 스미레의 곁을 지나더니다른 선반으로 향했다.

 테루는 단행본 코너 안쪽정확히 그림자가 어슴푸레한 곳에 주저앉아 있었다그녀에게 다가가자좁은 골목길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무엇을 빌릴 거야?

 그러자테루가 조용히 일어서더니,

「──알고 싶어?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반대로 그렇게 물었다.

 자기 마음의 두근거림을 숨기려고 물은 건데진정되기는커녕더욱 시끄럽게울려댄다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는 책꽂이 사이에서살며시목소리를 낮추며── 마치해서는 안 되는 것을 하려는 것 같아서

 대답한 목소리가 과연 평소처럼 말한 건지 자신이 없다.

「아아아…… 알고 싶어」

 그러자테루가소리를 더욱 낮추며이렇게 말했다.

「도서관법에는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조문이 있습니다」

 순간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하아……?」 그런 말이 새어 버렸다.

「──농담」

 여기를 바라 보는 테루의 얼굴에희미하게 미소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책을 몇 권 들고카운터로 가는 테루를 보지도 않고스미레는 먼저 게이트를 지나쳤다.

 그러다오른 편 벽에작은 게시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 아래에는 학교책상이 있었고투서용지와 그것을 넣는 상자가 있었다.

 신경이 쓰여 가보았다게시판에는 받은 투서를 직원이 코멘트를 하고다시 워드 작업한 것이 붙어져 있었다스미레는 가까이 다가갔다아무래도 어둡다 보니 잘 보이지 않는다.

 하나는 도서관을 향한 감사와 찬사의 말이었다의외로 테루가 썼다거나그렇게 생각하면서 쓴웃음을 짓고는다음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

 무심코 말을 잃었다내용은아래 층에 있는 도서관에서 아이의 소리나 발소리 때문에 시끄럽다고 불평하는 것이지만어쨌든 문장이 심하다공격적이고예의 없는 말만 쓰여 있다.

 다음 투서도 같은 내용이었지만말투는 그 이상이었다「그런 머리 나쁜 아이를 방치해 두다니 여기 직원에게는 바보 밖에 없는 것인가?──이것이 제일 상냥한 문장이었다.

 그리고 같은 투서가 계속되었다그에 대한 직원의 코멘트도보기에는 예의 바른 것처럼 보이지만같은 건의 불평에 대해서는 카피한 것 같은 대답일 뿐이다.쓰는 사람도 쓰는 사람이지만붙이는 사람도 붙이는 사람이다.

「그거언제 봐도 그런 느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어두운 기분이었는데어느 새 테루가 뒤에 서 있었다스미레는 소리도 지르지 못할 정도로 놀라 버렸지만테루는 태연한 얼굴로이렇게 말했다.

「──지독한 사람뿐」

 몸을 돌리고계단으로 향하는 테루한편으로 스미레는──전신의 체온이 빼앗긴 것 같았다.

 평소대로억양이 부족한아름답고 조용한 목소리였다「내뱉는다」는 것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그 말에는주변의 모두를 떨쳐내는 것 같은 울림이 있어──

 스미레는 생각했다나는그녀의 말하는 「사람뿐」 중에 있었던 것일까그렇지 않으면 밖에 있었던 것일까조금 전그녀가 보여준 희미한 미소는── 그것은,내가 그녀의 세계에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일까그렇지 않으면단순한 오판으로그녀는 다른 모든 것들을 거절하고──

 생각이 소용돌이치고현실감이 떨어져정신이 몽롱해질 것 같다아아이 냉기는나의 체온이 떨어졌기 때문일까그렇지 않으면이 「장소」가──나를 내쫓으려고그래서 일까.

 스미레는 잠시동안 멍하니 서서시야에서 사라져 가는 테루의 등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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