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방향을 잃은 바람과 떨어진 별
뜨거운 햇빛을 반사하는 빌딩이 눈부신 7월 도쿄. 그 거리를 오오호시 아와이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걷고 있다.
「거기, 우물쭈물 하면 신호 바뀌어」
「아, 잠깐, 기다려주세요∼」
어쩐지 모르게 대범하고 의젓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는 것은 최명화. 빠른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다 건너는 것과 동시에 눈 앞에 있는 아와이를 노려 본다.
「아와이, 갑자기 달리지 말아 주세요」
「신호가 바뀔 거 같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걸」
아와이가 팔짱을 끼며, 고개를 돌렸다.
「정말이지……. 그렇지 않아도 혼잡해서 자포자기해 버릴 것 같은데」
명화가 조금 입을 삐죽인다. 들고 양산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는 것을 가리키며,
「그럼, 그거 빌려줘. 내가 가리고 있으면 눈에 띄어서 찾기 쉽잖아」
「그건 안 되요」
명화가 단호히 거절한다.
「가리지 않으면 햇볕에 그을려 버려요」
「그건 나도 같은데」
「그렇지만 그것은 그 쪽의 자기책임이지요?」
「흥」
아와이가 불쾌하다는 듯이 코웃음 치며,
「그것이 부탁하는 태도? 별로 나는 당신 안내하는 거 당장이라도 그만 두고, 놀러 가도 상관없는데―」
과연 명화도 그 말에는 울컥했지만, 실제로 혼자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도 아와이가 요구한 대로 우산을 줄 수도 없다. 굉장히 곤란해서
「사토하의 손도 빌리고 싶네요……」
그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아와이가 우연히 들었다.
「사토하~? 너네 학교의 부장?」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 있나요?」
「손을 빌리고 싶은 것이 그 사토하 정도라니, 너도 딱하네」
우산을 돌리던 손이 딱 멈추었다.
「……어떤 의미인가요?」
그러자 아와이가 「흐~흥」이라며 득의에 찬 얼굴로,
「정해져 있잖아? 우리 테루가 몇 백배나 의지가 되는 걸로∼」
「……그렇지 않아요! 우리 사토하가 절대로 의지 되어요!」
「작년에 테루에게 진 주제에?」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바로 반격한다.
「작년은 작년이에요! 올해는 절대로 사토하가 이길 테니까!」
「하아? 우리 테루 얕보지마! 테루도 작년 보다 강해졌으니까!」
「……정말로 그렇게 말할 수 있나요?」
「당연하잖아」
태연한 얼굴로 대답하는 아와이였지만, 명화는 어쩐지 모르게 심술궂은 말투로 ,
「연습 환경으로는 우리가 이기고 있지 않을까요∼」
「……무슨 소리?」
「즉, 시라이토다이 보다 우리가 강한 상대와 연습할 수 있으니까, 사토하가 거기 있는 챔피언 보다 더 강해졌다는 이야기에요」
몇 초가 지난 후, 의미를 깨달은 아와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다.
「……뭐야 그건! 너 테루만이 아니라 나까지 바보 취급 한 거야!?」
언급된 것은 시라이토다이 전체였는데, 「자신과 테루」 밖에 머리에 없는 아와이다.
「정말 최악! 이대로 해매다가 쓰러져!」
「애, 애초에 먼저 싸움을 건 것은 아와이가 아닌가요!?」
「그쪽이 얌전하게 우산을 빌려 주었다면 아무 문제 없었어!」
「그것과 이것은 다른 이야기겠지요!?」
……그런 싸움을 5분 이상 하다가, 주위의 시선을 겨우 눈치챘다.
「아, 니 탓에 나까지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잖아」
「그러니까, 발단은 아와이가 아닙니까. 이런 곳에서 화를 내다니 상식이 없는 사람이군요」
「너에게 듣고 싶지 않아!!」
실제로 여기까지 오는 도중, 아와이는 명화의 기묘한 행동에 농락당했었다. 이 불평이 정당하기는 했다.
그 후, 소규모 전투 같은 말싸움이 조금 이어졌고, 주위의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딱 입을 닫고, 두 사람 모두 긴 한숨을 쉬었다.
「……이제 됐어. 가자」
「……네. 부탁합니다」
떨어뜨린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터벅터벅 두 사람은 걷기 시작했다.
☆
사건의 시작은 1시간 정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던 아와이는, 통행인 무리 중 눈에 띄는 존재를 발견하고 발을 멈추었다.
그 소녀는 얼핏 봐도, 몹시 떠 있었다. 아이보리와 가까운, 색소가 얇은 금발 헤-. 둥실둥실해서 그야말로 쓰다듬고 싶어지는 그것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옷자락에 레이스를 넣은 흰색 원피스 위에 엷은 핑크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고, 흰색 프릴이 달린 우산을 쓰고 있다. 자기보다는 연상으로 보이는, 정말 청초한 인상의 미소녀. 그렇게 세련된 분위기가, 좋은 의미로 주위로부터 떠 있게 했다.
그렇다고 해도 마음에 걸린 것은 그게 아니었다. 그 서양인 같은 하얀 피부. 인형 같이 갖추어진 생김새. 아와이는 자기 머리 어딘가가 그것과 공명하는 것을 느꼈다. 혹시--라는 기대와 일말의 불안을 품으며, 그녀는 엇갈릴 때까지 소녀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엇갈릴 때까지도 떠오르지 않아 뒤를 돌고는 그 소녀를 추월해서 멈춰 섰다. 그리고 다시 엇갈릴 때까지, 그녀의 얼굴을 계속 관찰했다.
그런 것을 반복하고, 일곱 번째, 아무래도 꺼림칙했는지, 소녀도 발을 멈추었다. 그러나 예상에 비해 그 표정에 불쾌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단순한 의문이라는 느낌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아와이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그대로 서로 바라보고 나서 5분. 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제 얼굴에 무엇인가 묻어 있나요?」
아와이는 순간 멍하니 있었지만, 제 정신이 든 것처럼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렇다면, 조금 전부터 제 얼굴을 들여다 보는 건 어째서인가요?」
「어쩐지, 어디선가 본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와이가 솔직히 말하자, 눈앞에 있는 소녀도,
「우연이네요. 저도 당신 어디선가 본 것 같네요」
기대 대로-- 아니, 기대 이상일지도 모른다—라는 말을 했다. 아와이가 무심코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디서!?」
「으으응……어디일까요. 확실히 본 기억은 있습니다만」
「제대로 생각해!」
「에」
「대답이 애매해!」
「네……?」
여기까지 와서야 의아스러운 표정을 짓는 소녀였지만, 여기서 놓칠 수 없다. 아와이는 더욱 거리를 채우고 소녀의 얼굴을 엿본다.
「알겠어?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어쩌면 너에게도 중요한 일일지도 몰라. 그러니까 절대로 생각해」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그 이유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테루에게 주워지기 전에는 무엇을 했었던 걸까. 지금은 여기서 마작을 치고 있지만, 내 가족은 걱정을 하며 나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했을 때.
「――아」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린카이 여고의」
「시라이토다이의」
마작부--선수였다. 과연 본 적이 있을만 했다. 허탕을 친 것 같으면서도, 안도가 되는, 그런 복잡한 기분이다.
「확실히 유학생이었나」 그렇게 한숨을 쉬며 물었다.
「네. 프랑스에서 유학 왔어요, 최명화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명화는 차분히 미소 짓고는, 인사를 했다.
그러나, 대하는 아와이의 태도는 매우 불손했다. 「그래 그래」 라고 귀찮은 듯이 대답하고는, 긴 한숨을 한번 더 내쉬었다.
애초에 아와이는 린카이 여고의 유학생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최명화는 확실히 세계 랭커라는 이유로 유학온 것 같지만, 17세 나이에 상위 랭커 같은 천재라면 일본 따위에 올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요컨데 굉장한 실력이 아니라는 말이다. 감독이나 부장인 스미레가 대책으로 머리를 싸맬 때, 아와이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책을 강구할 정도이니 무시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명화와 실제로 대국하는 것은 아와이가 아니라 중견인 시부야 타카미다. 자기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타카미 선배라면 어떨까—라는 것으로, 묘하게 위로 보는 시선으로 보는 듯한 배려로, 아와이는 이 명화와 좀 더 교제하기로 했다. 물론, 뭔가 유용한 정보를 캐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고.
「그런데 너 여기서 뭐하고 있어?」
「그러니까요」
거기서 일단 말을 끊더니,
「그보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
그 질문에는 약간 울컥했다. 오더가 다르다고는 해도, 자기 존재에 관심 없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무뚝뚝한 어조로 답했다.
「오오호시 아와이」
「아와이……. 아와이……」
그렇지만 명화는 딱히 신경쓰지 않고, 더듬걸며 반복했다. 그러더니, 돌연 폭탄 발언을 했다.
「아와이……. 알겠어요, 아와이짱이군요」
주저 없이 아와이가 외쳤다.
「짱 붙이지마!」
「? 무슨 일인가요?」
명화는 정말로 모르겠다는 식으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머리만을 갸웃거리고 있을 뿐이다.
「아, 아이 취급 하는 거잖아」
「하지만 연하이고……」
「그렇다고 아이 취급해선 안 되잖아!」
「? 으음……일본어는 어렵네요」
「그런 문제가 아니야」
더욱더 물고 늘어지는 아와이였지만, 이야기가 꽤 맞물리지 않는다. 일본어는 꽤 유창한 주제에, 중요한 내용이 아직도 외국인이다.
「아 무 튼, 짱 붙이면 안 돼!」
「하아……그럼 『아와이』로」
발음이 약간 신경이 쓰였지만, 그것은 이미 타협했다. 아이 취급 당하지만 않으면 그것으로 좋다.
「그래서? 아까 물은 거지만,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그러니까요」
거기서 또 같은 말을 반복했지만, 이번에는 바로 대답했다. 매우 상쾌한 미소를 지으면서
「실은 지금, 길을 잃은 거 같아요」
☆
――그런 경위로, 아와이는 명화를 안내하고 있다.
안내를 하는데, 주변에 사람이 많이 있는데도 그와는 관계없이 갑자기 노래를 부르거나, 신경이 쓰이는 가게가 있으면 바로 발을 멈추고 바라보아서, 눈치챘을 땐 옆에 없거나, 어쨌든 정신이 없다. 주의를 해주어도 소용이 없다. 어떤 면으로는 테루와 닮은 거일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단지 이 프랑스인이 태평할 뿐이다. 그러나, 이런 식이면 정보를 캐기 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것에 관해서는 꽤 말하지 않는다. 만약 성공하면, 언제나 잔소리가 많은 스미레를 입다물게 할 수가 있을 것이고, 테루에게 칭찬도 들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상상에 빠지는 한편,
(……아무튼, 이 녀석을 보면, 정말로 길가에 쓰러질까 봐 무섭고……)
그런 생각도 들었다.
별로 길가에 쓰러져도 상관 없지만, 그러면 버린 자기가 잠을 못 잘 거다. 어쨌든, 아와이는 명화와 같이 있다.
「아, 목 말라」
「자동 판매기에서 뭔가 살까요?」
바로 옆에 있는 자판기에서, 아와이는 사이다를, 명화는 녹차를 샀다.
「사이다 좋아나요?」
「에? 뭐, 좋아하기는 하는데」
「헤에. 저 못 마셔요. 탄산」
「흐~응. 정말 마음이 맞지 않네. 우리들」
「글쎄요. 어째서일까요?」
그 말은 뭔가 싫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궁금해 하는 것 같았다. 아와이가 기가 막힌다.
「오히려 맞을 이유가 없지 않아?」
「그런가요? 외형이 꽤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아?」
확실히 듣고 나니, 금발에 장발 미소녀라 점이 같다. 그러나,
(아니 아니, 니 머리카락이 더 예뻐--)
그런 생각이 들어, 당황해 하면서 고개를 세게 가로 저었다.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나! 아니 뭐 확실히 아름다운 건 저쪽이 위일지도 모르지만. 외국인이고. 그렇지만 그것을 인정하면 패배라고 해야 할까 뭐라 말할까 프라이드적으로 허락할 수 없다고 해야 하나, 아니 어째서 적을 칭찬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나 바보 아냐 아 정말! )
그런 혼란은 조금도 깨닫지 못한 채, 명화는 의아한 눈으로 아와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정말! 어서 가자!」
「아, 그러니까 갑자기 달리지 마세요」
「별로 그런 거 아니야! 니가 너무 약할 뿐이야!」
실제 약간 빠른 걸음이지, 달리지는 않았다. 명화의 페이스는 늦다.
간신히 그녀가 따라잡더니,
「아와이」
말을 걸었다. 아와이는 일부러 외면한 채 「왜?」 언짢은 듯한 소리를 냈다.
「외모 이야기를 해서 떠오른 건데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명화는 생긋 웃었다.
「아와이와 이렇게 있으면, 고향 친구에 대한 생각이 나요」
발을 멈추고, 아와이가 명화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제 친구의 머리카락도 아와이와 같은 색이었어요. ――거기에, 눈도」
거기서 말을 끊고는, 갑자기 얼굴을 가까이 댔다. 무심코 몸을 움츠렸지만, 명화는 온화한 표정으로,
「――아와이와 같은, 맑고, 깊은 녹색이었어요」
금새 얼굴이 빨게 지는 것이 느껴졌다. 무엇인가 말하려고 했지만, 입이 빠끔빠끔 할 뿐,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 모습을 즐기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으면 단순하게 아와이에게서 친구 모습을 발견한 걸까, 명화는 그 표정을 지은 채 다른 곳을 보지 않는다. 눈을 맞추고 싶지 않은데, 마치 중력에 이끌린 혜성처럼 시선이 가 버린다. 그리고 그대로, 그녀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가 버린다. ……아아, 예쁘다. 내 눈을 칭찬해주기는 했지만 니 눈도 굉장히 아름다워. 거기에 어쩐지 좋은 냄새가 나…….
「……아와이?」
――앗.
명화의 목소리에 제 정신을 차리는 것과 동시에 아와이가 얼굴을 피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치켜세워도 아무 것도 나오지 않으니까」
「별로 치켜세운 건 아닌데요……」
「이, 이제 됐으니까 빨리 가자!」
「아,그러니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갑자기……」
「아- 정말!」
아와이가 그렇게 외치고는 발을 멈추고 뒤를 돌아, 명화의 우산을 들고 있지 않은 손을 잡았다.
「알았으니까. ……같이 가자」
확연하게 새빨갛게 된 아와이를 눈치채지 못한 걸까, 명화는 조금 멍하니 있었지만, 이윽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와이는 한숨을 쉬고는 걸으면서, 옆을 바라 보았다.
(생각해 보면……)
유학생이라는 것은 당연히 태어나서 자란 고향에서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는 거다. 언어에 의한 벽이나 문화 차이에 의한 당황스러움도 많을 것이다. 성질은 크게 다르겠지만, 아와이도 그 기분은 알 것 같았다.
아와이는 테루가 주워주기 전까지 그 기억이 없다. 신원도 아직도 판명되지 않고 있다. 히로세 그룹의 힘 덕분에 학교에 다니며, 안정된 생활을 보내고 있지만,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살아 있었는지, 가족은 어떤지, 진짜 다니던 학교는 어디인지, 친구는…… 모르기 때문에, 항상 불안했다. 지금이 즐거우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하는 한편, 항상 뒤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부모 슬하를 떠나 이국 땅에서 살고 있는 명화의 입장이 공감되기는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당분간 말없이 걷고 있었지만,
「……어차피 같이 걸으니까, 안에 들어갈게」
살짝 중얼거리고는, 아와이는 명화의 양산 밑으로 들어갔다. 한 우산을 쓰는 모양새다.
「아, 좋네요. 처음부터 이럴 걸 그랬어요」
「……아무튼 처음에는, 싸우기도 했고……」
「에, 그랬었나요?」
진심으로 그런 말을 하는 명화다.
「……아무튼 뭐랄까……그 때는 미안……」
「아니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래?」
「네」
「그럼 됐어」
「조금이지만」
「어느 쪽이야……」
그런 아와이를 보며, 명화는 쿡쿡 웃었다.
관계가 개선된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걷고 있었지만, 명화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저기, 아와이」
「응?」
「역시 더우니까, 떨어져 주지 않으시겠어요?」
그 말과는 반대로, 아와이의 얼굴은 얼어붙어 있었다.
☆
이런저런 일이 많았던 여정도 드디어 마지막을 고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세계의 연어 전시회인지 뭔지 잘 모르는 행사가 열리고 있는 백화점이었다.
「귀가는 괜찮아?」
「지금 연락하면, 감독이 마중 나와 준다고 해요」
「상냥하네, 너네 감독……」
입구에서 말을 주고 받은 후, 아와이는 이별을 고했다.
「그럼. 다음에 만날 때는 인터 하이에서」
「그렇네요. 서로 힘내요」
적당하게 대답하고, 돌아가려고 할 때였다.
「아, 잠깐 기다려주세요」
불러 세웠기에 돌아 보았다. 그러자--
아와이의 몸이 양산에 둘러싸였다. 어느새 명화가 바로 옆까지 다가오더니, 양산으로 가렸던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뺨에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그럼, 평안하세요∼」
아와이에게 멀어져 우산을 접지 않고 백화점에 들어가는 명화. 아와이는 그것을 보면서 굳어진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