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 아이의 등 뒤
(1)
──잘 수 없다.
칸나는, 침대에 누웠지만 몇 번이나 뒤척였다.
귓가에 벌레 소리가 들린다. 온화했던 의식의 물결이 순식간에 얼고 날카로워진다. 무시하려고 했지만, 다시 한번 더. 바보 취급한 것 같은 소리를 향해 팔을 휘둘렀다. 겨우 갔다고 생각하면, 마치 마음을 읽은 듯이 찾아온다. 그때마다 짜증나서, 잠을 잘 수 없다.
「아아, 정말!!」
벌떡 일어나서, 침대 옆에 있는 스탠드를 켰다. 등색 빛 속에, 벌레 그림자가 있었다. 양손을 친다. 손을 열어 보았지만, 모기의 시체는 없었다.
(젠장)
머리의 뒤에 깍지를 끼며, 소리를 지르며 누웠다. 조금 전보다 의식이 또렷해진 것 같다. 가슴 안쪽이 따끔따끔 거려 화가 나다. 그것도 저것도──
(그 녀석……)
오늘 저녁, 받은 메일. 「그 녀석」 특유의, 암호문 같은 메일. 같이 있었던 시노가 해석을 해주었다. 말하자면 「아이돌 데뷔가 정해졌으니까, 라이브 보러 오지 않을래?」라는 내용이란다. 일부러 보낸 것도 짜증났지만, 그보다──
시노는 기뻐했었다. 그녀는 그런 인간이니까 딱히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지만, 칸나는 다르다.
(어째서──)
어째서, 「이제 와서」. 그 녀석은, 꿈을 단념한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칸나는 그다지 다른 사람이 꿈을 포기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비뚤어진 인간은 아니다. 그러나, 「그 녀석」에 대해서는 예외다. 특별, 이랄까, 칸나 자신도 잘 모른다. 나는 그 녀석에게 무엇을 바란 것이었을까, 그 녀석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둘이서 만난 12년 전부터, 쭉──
「……아―, 망할!」
가슴언저리를 쥐어짜낸다. 그 안쪽, 손이 닿지 않는 깊숙한 곳이, 요동을 친다. 쭉 그랬다. 그 녀석에 대해서 생각하면, 언제나 언제나──
안절부절 할 수 없어, 칸나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청바지와 양말을 입고, 쟈켓을 껴입는다. 열쇠를 들고 스탠드를 끄고, 방에서 나왔다. 현관 신발장 위에 있는 헬멧을 들고, 집에서 나온다. 맨션 계단을 내려 가면서 헬멧을 쓰고, 장갑을 끼고, 고글을 장착한다. 주륜장에 있는 검게 빛나는 드래그스타 250로 다가간다.
(뭐 하는 거야, 나는)
겨우 정신을 차렸지만, 이제 와서가 돌아가는 것도 그렇다. 바이크를 꺼내다가, 엔진 소리가 근처 시끄럽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서늘한 밤바람이 좋으니, 이제 와서 별 수도 없다.
달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달리는 동안, 칸나는 그 동안이라도 아무 생각도 안 할 수 있으니까.
──12년 전 그 때부터, 쭉.
(2)
월요일, 점심시간 교실. 쉬는 시간 중이지만, 다음 수업이 이 교실인 학생들은 여기에 모여 점심을 먹고 있다. 쿄우카도, 월요일 이 시간에는, 친구인 칸나와 항상 만나고 있다.
계단식 강의실 한가운데, 북쪽 창문 옆. 평소라면 교실에 들어 오는 쿄우카를 보자마자 「여-」 그렇게 인사하는 칸나였지만, 그렇지 않고, 오늘 거기에 있는 것은, 엎드려 있는 칸나였다.
「뭘 하고 있어?」
「……」
칸나가 고개를 천천히 들더니,
「……뭐야, 쿄우카인가」
그런 말을 하며 또 자려고 하기에, 쿄우카가 관자놀이를 눌렀다.
「아파, 아프다고……」
「기분 나쁠 정도로 기운 없네. 무슨 일이야?」
칸나는 한 번 크게 기지개를 키고는, 눈을 비볐다. 눈 아래 기미가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그냥 수면 부족 같다. 그 이유는── 뭐, 알 것 같지만.
「어제, 하야리짱의 메일 본 거지?」
천천히, 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갈 거야?」
「쿄우카는?」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거 아니야」
「…………」
「그래서, 칸나는 어떻게 할 거야?」
「……누가 갈까 보냐」
「그래」
중얼거림과 동시에, 쿄우카가 갑자기 한숨을 쉰다.
칸나는 언제나 이렇다. 하야리에 대한 건 아이 같아 진다. 사실은 신경이 쓰여 어쩔 수 없는 주제에, 솔직하지 못해서, 심술궂은 말만 한다. 초등학생 때도 그랬지만, 대학생이 된 지금도 그렇다. 그녀가 하야리를 만난 12년 전──초등학교 4학년 무렵. 그 후, 중학생 때도 고등학생 때도 변함없이.
그래도, 햐아리가 도쿄에 있는 대학에 진학 해서, 우리들과 멀어져 버리고 나서는, 칸나도 조금은 유해진 것 같다. 변함 없이 대충이고, 유에와 아이처럼 싸우기도 하지만, 역시 하야리가 없어진 것은 그녀에게 역시 커다란 사건이었을 것이다. 뭔가 송곳니가 뽑힌 것 같은, 패기가 없어진 것 같은, 그런 느낌.
「대답했어. 쿄우카는」
「나는 갈 거야.」
「…………」
하아, 큰 한숨을 쉬고는, 칸나는, 「아 그래」 그렇게만 말했다.
(3)
대학생이라지만 4학년쯤되면 한가해지고, 오히려 취직활동이 더 중요해진다.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어쩐지 강의도 지루하다. 오늘은 특히나 강의가 머리 속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 녀석……)
──졸업 하면, 병원에 가기로 했어.
──연구자가 될 생각이어서…….
(그런 말 했는데……)
──아이돌이 된다는 건, 대체 무슨 소리야.
(어째서 이제 와서……)
──나, 조금, 지쳐 버려서…….
힘없이 웃는, 그 얼굴. 「그 녀석」의 그런 얼굴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대학이 시작되기 전 봄방학, 귀성한 그 녀석과 둘만 있었을 때 주고 받은 이야기──
(……)
그것을 들은 순간 복받치는 분노로 마구 아우성쳐 버렸던 것을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어째서 그렇게 분노를 느꼈는지는, 그 때의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쏟아지는 말을 단지 그 녀석 앞에서 퍼부었을 뿐.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하고 있는 것은, 갖은 험담을 퍼부었는데도 여전히 웃고 있었던 그녀의 얼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어떤 심경 변화인지, 무엇 하나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 녀석은 언제나 그랬다. 괴로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지 않는다. 그 이야기가 유일하다고 해도 괜찮을 정도다. 무엇이 그 녀석을 그렇게 만든 건지, 어째서 그대로 있을 수 있는 건지,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가 보고 있는 세계에 대해, 칸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이번도 그렇다. 그런 말을 한 주제에, 어째서 또 아이돌이 되기로 한 건지. 아니, 애초에 어떻게 데뷔하게 되었는지 그 경위조차 모른다. 어째서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 걸까. 모르는 사이에 앞길을 정하고, 어느새 머나먼 곳에 가버린다.
솔직한 쿄우카나 유에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겠지만, 자기 입으로 묻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 고집 때문에, 언제나 그 녀석의 등 밖에 볼 수 없어서──
통증을 느끼며, 칸나가 제 정신을 차린다. 무의식 중에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가볍게 한숨을 내쉰다. 칠판을 바라봐도, 암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손목시계를 보면, 강의가 시작된지 아직 20분도 지나지 않았다. 지금부터 시작될 길고 괴로운 고문에 머리가 아프다.
지긋지긋해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누가 팔을 찔렀다. 놀라서 옆을 본다. 쿄우카가 웃고 있다. 전해 받은 쪽지를 보면,
『그냥 나갈래?』
그렇게 쓰여 있어, 무심코 칸나도 쓴웃음을 지었다. 강의가 시작되고 나서 처음으로 샤프를 들어, 그 아래에 이렇게 쓴다.
『한번 그래 볼까』
『호의를 받아서』
강사의 서늘한 시선을 느끼며, 두 사람은 교실을 빠져 나갔다.
(4)
오토바이 안장 가방에 가방을 두고, 칸나에게 받은 쟈켓을 입고 헬멧을 쓴다. 헬멧은 후르페이스라, 어떻게 생각해도 운전자가 써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칸나는 칸나로 흰 바탕에 금빛 별 마크가 들어 있는 반캡 디자인이 취향인 것 같고, 말해도 소용없을 거다.
(나를 소중하게 여겨서……)
그런 강제적인 해석도 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럴 리가 없겠지)
그렇게 자조 기색으로 한숨을 쉬며, 바이크를 타고 있는 칸나를 본다. 7월 햇빛을 받아 빛나는 드래그스타 250. 부모에게 돈 받아 사기는 싫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겨우 산 중고품이지만, 이 윤이 나는 커다란 아메리칸 타입이, 그녀의 호리한 체형에 잘 어울린다. 장갑을 꽉 끼고, 고글을 쓰는 행동은, 분하지만 조금 멋있다.
「준비 다 됐어?」
「응」
칸나의 시트 보다 높은 2인승 시트에 앉고, 발판에 발을 싣는다. 칸나의 옆구리에 매달리자, 「그럼, 출발!」 구호와 함께 엔진이 울린다.
아메리칸 타입, 그것도 배기량250 cc 클래스 오토바이 정도면 스피드가 그다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쿄우카에게는 아슬아슬 그 자체였다. 처음 쿄우카가 탔을 때, 위험을 피하기 위해 칸나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냥 자기가 짐이라고 생각해 버려』
결국, 칸나와 오토바이에 몸을 맡기라는 말.
직선을 가르며 바람을 느낄 때, 커브에서 체중이 기울 때, 쿄우카는 오토바이를 통해 칸나와 일체화 하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 있다. 그것이 즐거워서, 쿄우카는 자주 그녀의 뒤에 타고는 한다. 그녀와 만나는 날은 정해져 있어서 바지를 입었다. 짐도 오토바이 안장 가방에 들어가는 정도만 가지고 왔다. 전부, 그녀의 마음에 은밀하게 닿을 수 있는, 이 즐거움을 위해.
(──그래도)
그렇지만, 이렇게 달리는 동안, 칸나는 무심할 거라 생각한다. 그녀는 언제나 달리고 싶기 때문에 달리는 것뿐이고, 쿄우카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칸나는 친구로서 쿄우카를 소중히 생각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가 달리고 있는, 그 동안에는──
(그 시야에, 나는 없다──)
쟈켓을 잡고 있던 왼손을 놓고, 살며시, 칸나의 헬멧을 만진다. 옆에 그려진, 금빛 별 마크. 그렇다. 그녀의 시선 끝에는, 언제나──
「꽉 잡아!」
얼굴은 앞을 바라 본 채, 칸나가 소리를 질렀다. 엔진과 바람 소리가 시끄러워서 큰 소리가 아니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손을 원래대로 되돌려, 자기도 큰 소리로 대답한다.
「미안!」
그리고, 등을 향해 한 마디만 더.
「……바보~」
(5)
짧은 투어링을 마친 두 사람이 쿄우카의 집에 도착했다. 헬멧을 풀고 있는 칸나를 곁눈질로 보면서, 쿄우카는 2인승 자전거 시트에서 내린다.
「하아- 지쳤다」
「수고했어. 들어 갈래?」
「으응―……」
약간 생각하다가, 칸나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역시 됐어. 나도 곧 집에 가야하고」
「그런가」
「그러고 보니 말이야, 쿄우카」
「응?」
「운전 중에, 나에게 『바보』라고 말했잖아. 그거 어떤 의미?」
쿄우카가 눈을 깜박였다.
「들렸어?」
「그만큼 가까우면 들려·············. 그래서, 뭔데?」
「……바보~」
「하아!? 어이, 눈 돌리지마!」
모레에 대한 생각을 하면 말이지, 라고 칸나가 화를 내다가,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 그녀도 「……정말이지」 투덜투덜하면서, 사랑스럽게 뺨을 부풀리고 있다. 서로 미소로 맞댄 후, 쟈켓과 헬멧을 벗어 돌려주었다. 실컷 달려서 일까, 그것을 받는 그녀는, 여름 푸른 하늘 같은, 시원스런 표정을 짓고 있어서.
그래서, 쿄우카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저기, 칸나」
「응?」
「역시, 하야리짱의 데뷔 라이브, 가지 않을 거야?」
허를 찔러진 듯이 칸나의 표정이 굳어지고, 갑자기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 그러니까! 누가 저런 녀석의 라이브를──」
「칸나」
말이 끊어지자, 칸나가 고개를 숙였다. 이것은, 쿄우카의 평소 역할이다. (나는, 언제나 이렇게 ……) 아이를 어르듯이 칸나를 타일러, 자기의 진짜 마음을 알아차리게 해왔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녀에게 좋은 일이라고, 쭉 생각해 왔기에.
「칸나가 와주면, 하야리짱도 기뻐할 거라 생각해」
칸나는 얼굴을 붉힌 채, 눈을 이리저리 돌린다.
「오히려, 와주지 않으면 쓸쓸해 할 거야」
칸나의 마음은 알고 있다. (쭉, 곁에 있었으니까……) 그녀가 원하는 것도, 나아가고 싶은 방향도. (내가 제일, 칸나의 마음에 접해 있었으니까……) 쿄우카는, 잘 알고 있다.
「칸나」
「~~!」
퇴로가 막혀,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팔짱을 끼면서 입을 삐죽였다.
「어, 어쩔 수 없네! 쿄우카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렇구나」
「뭐, 뭐야 그 얼굴!」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이지!」
마치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듯이 칸나가 헬멧을 쓰고, 고글을 끼었다.
「조심해서 운전해」
「너가 내 엄마냐!」
듣고 나니 이상해서, 쿄우카가 실소했다.
「──그럼!」
「응. 또 보자」
배기음을 울리며 드래그 스타가 달리기 시작한다. 열기를 내뿜으며, 아스팔트 위를 바람처럼 달려간다. 찌는듯한 열기가 느껴졌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쿄우카가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칸나에게 들리지 않도록.
「……바보~」
그 말은,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칸나의 등이, 순식간에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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