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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이야기 2014. 12. 30. 15:15 by 레미0아이시스

오타쿠 문화란 뭘까요. 
음, 어폐가 있으니 말을 바꾸죠. "아키바계 오타쿠 문화"란 뭘까요.
대충 이야기해보자면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한 일본 비주류 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 아키바계 문화는 모에 문화, 거대로봇 문화, 오토메 문화, 철도 마니아 등을 포함합니다.

그러면 이 문화들의 어떤 점이 해당 문화를 극단적으로(열렬하게) 향유하는 사람을 만들었을까 하는 겁니다.
문화의 '팬덤 현상' 이란 단순히 즐거운 것 뿐 아니라 많은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하거든요. 그 결과로 해당 문화에 대한 흡인력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 중 특히 아키바계를 짚어보자는 거고요.

이제부터 좀 극단적으로 치닫는데...... 일단 유념해 주세요.

아키바계 문화가 소위 "오타쿠"를 양산하는 근본적 이유는 인간의 기본 욕망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아키바계 문화가 대부분 남성향이 주류이니 특히 남성의 욕망이 되겠죠. 오토메 문화는 여성의 욕망이겠고요.
남성의 욕망이라고 하면 좀 두루뭉술하니까 직접적인 표현을 씁시다. 성욕, 지배욕, 명예욕, 공격욕 등등. 대표적으로 (남성향)오타쿠 문화가 자극하는 부분은 이 세 가지입니다. 

'성욕'하면 무슨 음란한 기분이 드시겠지만, 실제 성욕을 이용한 마케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연예인들이 옷 까고 광고하면 그게 성욕을 이용한 "섹슈얼 마케팅"아니고 뭐겠습니까. 토요일마다 하는 음악 프로그램에도 흔히 보이잖아요. 하의를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 모르겠는 여자들.
이 성욕 자극을 비교적 다른 방향으로, 하지만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아키바계 오타쿠 문화입니다. 흔히 말하는 "모에"라는 것의 근원이기도 하고요. 어찌 보면 저 지배욕과 명예욕도 이 성욕과 연관되어서 볼 수 있습니다.

아키바계에서 성욕을 자극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글 혹은 그림을 통한 직접적 성욕 자극. 다른 하나는 캐릭터에 의한 간접적 성욕 자극.

직접적 성욕 자극은 통칭 "서비스신"이라는 이름으로 접근합니다. 이 장면에서 글과 일러스트가 직/간접적 상황 묘사를 진행하며 우리 같은 잉간남자들이 흔히 접할 수 없는 성적 쾌락 상황을 재현하죠. 예를 들면 "럭키 색골". 여자랑 부딪히다 가슴 주물거리는 상황은 흔히 일어나지 않고, 일어난다 하더라도 바로 포돌이 면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에서는 작가의 작위적 개입으로 포돌이행을 피하면서 동시에 성욕을 자극하는 상대, "히로인"의 호감도를 올리게 되죠.

간접적 성욕 자극은 "모에요소"로 대표됩니다. 특정한 상황이 없더라도 이 캐릭터의 성질을 이용해서 성욕을 자극합니다. 예를 들까요. 2014년 방영된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 <주문은 토끼입니까?>에서는 직접적 서비스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있는 거라 하면 옷 갈아입는 장면 정도로, 남성 주인공이 가슴을 주물주물 하거나 머리를 쓰담쓰담하는 직접적 자극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애니가 흥행한 이유는 "로리"라는 모에요소의 강조입니다. 작가 그림체뿐 아니라 캐릭터성 자체를 로리에 한정시키고 이야기를 진행함에 따라 (저를 포함한)로리콘이 득실거리는 오타쿠 소비자층에서 충분한 구매의사를 끌어낸 것입니다.

이 간접적 자극에서 지배욕이 개입합니다. 일부 히로인은 몇몇 남성들의 지배욕을 불러일으킵니다. 일부 2차동인 창작에서 원작의 히로인들을 강간 내지 구속하면서 느끼는 지배욕과 같은 맥락이죠. 특히, 어린 아이일수록, 적극적으로 반항하는 히로인일수록 이 경향이 강합니다. 흔히 츤데레로 불리는 부류인데요. 이들을 공략=정복하면서 얻는 욕구충족 및 성욕 충족이 지배욕 자극의 기본 방식입니다.

얀데레의 설명은 성욕 및 소유욕 충족이라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얀데레는 남성 주인공을 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죠. 오로지 그 사람을 차지하겠다는 일념으로. 현대 심리학상에서는 정신병으로 치부됩니다만, 이쪽 문화에서는 그런 히로인이 자신을 사랑해준다는 일종의 비뚤어진 성욕과 소유욕을 충족시키면서 인기를 얻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부분을 그대로 여성 입장으로 바꾸면 오토메 문화의 성욕 충족 방법이 됩니다.


공격욕은 이런 주류 모에물보단 기타 분야- 소년만화에서 나타납니다. 소년만화에서 주인공은 악당을 물리치며 성장해갑니다. 악당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유혈을 동반한 폭력성은 필수죠. 이 때, 평소 남성들의 잠재된 공격성을 이 문화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매커니즘입니다. 흔히 악당을 물리치며 전율을 느끼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것을 "권선징악을 통한 선의의 욕구 해결"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근본적으로는 공격성의 해소입니다. 
아마 시도해보신 분들은 없으리라 믿습니다만, 현실에서 악인을 죽이거나 해를 입히면 느끼는 쾌락이 이와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일부 소년만화에서는 이러한 것을 통해 주인공이 "강자"혹은 "선인"이라 불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통해 명예욕의 충족을 얻습니다.

스포츠 만화에서는 카타르시스-대리만족을 통한 명예욕을 충족합니다. 인간이 살인, 폭력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대신 스포츠를 통해 공격성을 만족, 그 자체를 이중으로 대리만족하는 것이죠.

철도 쪽은 약간 다릅니다. 이쪽은 좀 건전한 욕구 해소의 과정이라 할 수 있죠.
이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한데, 기본적으로는 만족감의 끊임없는 충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철도에 대한 지식과 견문을 넓히고, 그로써 자신에게 만족하는. 일종의 자아충족 및 명예욕에 대한 갈망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현실도피입니다만. 현실의 자신에 만족 못하고 철도에 관한 지식을 쌓음으로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과정.

뭐, 전체적으로는 이 정도 분류가 됩니다. 예외도 있겠지만 그것도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기본 욕구 충족이죠.

이러한 요인들의 작용으로 오타쿠들은 아키바계 문화를 향유하며, 성욕과 지배욕, 공격욕의 충족을 얻고, 이 문화에 빠져듭니다.
어찌 보면 지배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상으로 분류되는 뇌의 가장 깊은 중추, "본능의 뇌"를 건드리는 행위니까요.
비슷한 매커니즘으로 K-POP 및 아이돌 문화, 음악 감상, 영화 감상 등의 문화도 설명 가능합니다.

그럼 정리하겠습니다.

오타쿠 문화는 성욕, 지배욕, 소유욕, 명예욕, 공격욕 등의 기본적 욕구를 강하게 충족시켜주고, 그 과정에서 일종의 중독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문화에 비해 접근성이 낮지만(거부감), 잘 빠져나가지 못합니다(중독). 흔히들 "휴덕은 있지만 탈덕은 없다"라는 말을 하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이죠.

(이 카페에서 팬덤의 목적으로 삼는 역내청 역시 이 기준으로 설명 가능합니다. 음, 이것은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하치만의 말이나 행동을 통한 대리만족 및 공감에 의한 엔돌핀 형성, 그로 인한 일종의 중독 작용에 의한 팬덤 형성. 히로인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위의 조건 충족이 되겠군요. 자세한 건 고찰 전문 회원님들께 부탁하세요. 전 이과생+문과적성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문화 중독 매커니즘 내에서 "2차 창작"및 "작품 창작"의 수요가 생기며, 오타쿠 문화는 계속해서 유지됩니다.
이로써 제목에서 이야기했던 "아키바계 오타쿠 문화의 흡인력"에 대해서는 설명이 된 것 같습니다만, 더욱 깊이 들어가는 내용은 제가 대학에서 교양으로 심리학을 들은 후에 다시 고찰해보죠 :)
사실 이인간 뇌과학과 전자공학을 융합시키고 싶다 카더라

중독이라 하면 꺼리실 분도 있으시겠지만, 중독은 흔한 증상입니다. 여러분이 드시는 밥도 중독에 걸릴 수 있으니까요.
중요한 건 이 문화 중독을 어떻게 잘 통제하느냐입니다!

음, 사실 저 한국적 라노벨 이야기를 보고 삘 받아 급히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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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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