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青白님의 허가를 받았음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손바닥
「귀찮아……」
그렇게 말하며, 시로가 책상 위에 푹 엎드렸다.
「잠깐! 시로, 이거 다 못 쓰면 부실 못 가니까 빨리 끝내」
그녀의 맞은 편 자리에 앉아 있는 내가 한숨을 쉰다. 이거, 라는 것은, 지금 그녀가 누르고 있는 일지다. 아직 반 정도 밖에 쓰지 못했다.
「……뭐라고 써야 할 지 전혀 모르겠어. 그냥 사에가 써」
「너가 당번이잖아. 됐으니까 대충 써. 늦으면 쿠루미에게 혼나」
「우―……혼나는 건 싫어……」
어쩐지 귀찮다는 듯이 일어선 그녀가, 마지못해 펜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펜이 내는 소리가 기분 좋게 흐른다.
그녀가 또, 펜을 멈추었다.
「시로. 또 펜--」
그렇게 말하려는 차에, 시로가 살며시 자기 손을 덮었다. 내 혀의 움직임도 막혔다.
시로의 손은 차갑고, 매끄럽다. 그 손가락이 내 손등을 상냥하게 만지다가도 손톱으로 가볍게 긁는다. 간지럽다. 그렇지만 나는 그녀를 나무라거나 손을 움츠리지 않았다.
이윽고 그녀의 손이, 내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에 들어 온다. 기분 탓인지, 맞닿은 부분이 조금 뜨겁다.
심장 소리가, 점점 빨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시로를 바라보자,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쭉,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흔들리지 않는 시선. 매달리는 듯이, 의지할 것 같은, 젖은 눈동자.
「아……」
갑자기 그녀가 책상 위로 쓰러졌다고 생각했더니, 입술과 입술이 닿았다. 손바닥과 비교하면, 거기는 따뜻하다. 같은 몸인데 이 정도로 다른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녀는 내 윗입술을 가볍게 빨고는, 위를 덧씌워 간다. 따뜻한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조금 전, 립을 발랐는데, 또 바르지 않으면 안 된다.
시로의 키스는 상냥하면서도, 조금 끈질기다. 닿고, 떨어지고, 또 닿고. 그 사이클을 천천히 반복한다. 게으른 주제에, 이런 수고는 아끼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것은, 반드시 시로가, 나를 그 정도로 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나를, 원하고 있다.
잠시 후, 겨우 나에게서 떨어진 그녀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펜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태도도 참 빨리 바꾼다.
그래도, 아직 우리들의 손은 이어진 채 그대로다. 떼어 놓을 생각이 전혀 없는 건지, 시로는 내 손을 꽉 잡고 있다
「……끝났어. 부실, 가자」
갑자기 잡고 있던 손을 놓더니, 시로가 일어선다.
「아, 시로……」
어째서일까. 같이 일어선 내가, 순간 또 그 손을 잡아버렸다. 놀란 듯한 시로의 얼굴을 두고, 나는 시선을 돌린다.
「그, 부실까지. 안될까……」
「……좋아」
그녀가 나를 이끌며 걷기 시작한다. 맞닿은 손바닥은 내 체온이 옮겨진 건지 희미하게 따뜻하다.
손을 잡은 정도로 들뜨는 성격은 아니지만.
역시,
기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시로의 뒤를 따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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