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작품은 Ep님의 허가를 받은 것임을 알립니다.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커피와 유령과
대학 카페테리아.
거기서, 나,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내가 들어간 이 대학에는, 일반인도 이용 가능한 카페테리아가 3개나 있다.
그 중 2군데는 사람이 많지만, 내가 지금 있는 이 곳만은, 다른 곳하고는 달리 사람이 적다.
햇볕이 다른 곳보다 적고, 위치도 오래 걸어야 하는 곳이라 좋지 않은 것이, 그 원인일 것이라 생각한다.
정리는 잘 되어 있다.
폐쇄된 공간 특유의 먼지 같은 것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폐쇄되었다고 표현이야 했지만, 여기에는 사람이 정말이지 오지 않는다.
다른 두 군데와 비교할 것도 없이, 내가 여기를 올 때도, 당연하다는 듯이 아무도 없었다.
묘령의 상냥해 보이는 웨이트레스가 타준 커피를 마신다.
보통보다 수준 높은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일까, 그 나름대로 입맛이 높아져서 인지, 식사, 음식의 질이나 맛은 나의 얼마 안 되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여기서 타주는 것들은, 질, 맛 모두, 만족스러워서, 그 때문에 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한번 훑어 본 페이지를 펴고 문자를 눈으로 쫓는다.
과제를 위해, 자료에서 필요할 것 같은 단어를 뽑아내 그것을, 루스리프에 넣는다.
합격 여부의 판정 라인, 어느 정도의 단어를 뽑아낸 나는, 빼낸 단어를 확인 하고 머리를 굴린다.
추출한 단어는, 말하자면, 뼈대 같은 것으로, 거기에 내가 원래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 채워나간다. 아니면, 방금 얻은 것은 것을 써먹기도 한다.혹은, 새롭게 추출한 것들을 자세하게 분해한 뒤에 새로 통합시키기도 한다.
깨끗한 외관으로 가장하는 것에는 자신 있다.
사교성이나 협조성이 높다니 것이 아니라
좀더 본질적인 곳을 의태.
그것이, 내 오랜 세월 동안의 과정, 아이면서도 어른의 세계에서 얻은 교훈.
마음가짐이었다.
의태라고 말하면, 여동생의 그이 후보.
미래의 제부도, 나와 비슷한 것을 연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란 환경, 신념 등은, 나와 비슷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데도 그 아이는 나와 비슷하다.
그것을 그가 들으면 싫어할 것이다.
그 썩은 눈동자로 부정하고, 외면한다.
동족 혐오, 그 아이는 본능적으로, 혹은 자각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는 거 같다.
자신의 처지를, 자신의 가치를, 타인에 의해 거론되는 것을 싫어한다.
비록 그 가치가, 아무리 사람들에게는 더러운 것이라도, 그는 그것을 지키려고 한다.
후우, 한숨을 쉬었다.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려 마치 악기가 연주하는 음악처럼 들린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이 장소에서 나직이 울려 퍼지는 바람의 오케스트라.
뭐랄까, 시적이다.
시라도 쓰고 싶을 만큼.
하지만 나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 자신에게는 감동이라는 것이 없어서다.
예술에 대한 식견은 어지간한 사람들 보단 있다.
그러나, 그것을 느끼는가? 라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
지식으로서 혹은 경험으로서 느끼더라도, 그것이 진짜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물건의 가치는, 가격.
훌륭한 음악은, 과거부터 칭찬을 받고 있는 것.
그런, 감동과는 무관한 세계에서 나는 살아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도, 자리에 맞춰, 감상적으로 되어도 …
한번 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는 쓰디쓴 쓰디쓴 커피를 마신다.
다 완성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상당히 뿌듯함을 느꼈다.
문득 근처를 바라보았다.
햇빛도 완전히 떨어져 하늘은 밤하늘 같다.
늦게까지 머물러 버렸다고 생각하니 뭔가 싫다.
이렇게 까지 되면, 그냥 눌러 앉아 버릴까.
조용한 이곳에 그만 응석부려 버렸다.
트레이를 반환하고, 목례로 감사를 전하고, 아쉬움을 느끼면서, 출구로 향했다.
끼익, 내가 다가가도 전에 문이 열렸다.
어머나, 라고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 걸 보니, 문을 연 그도, 여기 단골인 듯 하다.
쓱, 나를 신경 쓰는 기색도 없이, 그가 지나간다.
드문 일은 한꺼번에 일어나는 모양이다.
스스로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나는 이성에게 상당히 시선을 끌어 모은다.
용모의 레벨은, 사이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부모님에게조차, 은밀하게 감사하는 레벨이다.
그러니까, 살짝 보고 지나간 그가 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멈추었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받침용 접시에 컵이 놓여진 소리가 났을 때였다.
소리를 낸 주인은 얼빠진 표정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앉아 있을 뿐.
존재감은 얇은데도, 반대로 그것이 두드러지는 원인이었다.
마치, 동화나라에 헤매는 듯한 기분이다. 호기심에 때문에, 토끼에게 이끌리고는, 구멍으로 떨어진다.
「합석, 괜찮겠습니까?」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나는 그의 앞에 앉았다.
「합석을 허가한 기억은 없습니다만?」
「무정한 말은 하지 않는 거에요―. 나와 합석 할 수 있다니 플래티넘 티켓 같은 거야?」
「그것은, 굉장하긴 합니다」
차근차근 살펴보면, 어쩐지, 그 썩은 눈을 한 아는 사람을 닮았다.
딱히 용모가 비슷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의 이야기 하면서도 귀찮아 하는 태도와 거리를 취하는 방법이, 그 아이와 똑같다.
벽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자주?」
「이따금……」
쌀쌀맞으면서도, 받은 질문에는 대답하는 것도, 그런 거 같다.
나의 관심사는, 하나 재미있다, 둘 즐겁다. 셋째, 넷째는 없고, 다섯째에 한번 더 재미있다.
어쨌든 즐거우면 좋다.
비록 그 상대가, 귀신이든, 요괴이든, 유령이든, 내가 재미있다고, 즐겁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손을 내밀 것이다.
이런 사고 방식은 드문 재능과 실력 때문인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그런 건지 아무튼 그랬다.
「…. 나갈 생각은 없는 건가?」
「그럼 말을 못 걸지 않아?」
「너, 자주 바보란 소리 듣지 않을까?」
「예쁘다거나 귀엽다거나 그런 건 싫증날 정도로 많이 들었는데」
「……….」
그 시선에, 어깨를 움츠린다.
간접조명이,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밤의 얼굴이다.
깨달았을 때는, 그는 없었다.
마시다 만 차가, 조금 전까지의 일이 현실인 것을 가르쳐 준다.
자리에서 일어서서, 나는 걷기 시작한다.
어떤 해후는, 감동적인 만남의 시작.
조만간 또 만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는 이따금 온다고 했으니까.
예감인 듯한 확신을 품으면서, 나는 현실 세계로 돌아갔다.
엇갈리는 사람들은, 모두 즐거운 듯하다.
달라 붙어 걷는 커플이나, 친구처럼 보이는 무리들, 얼굴을 맞대며 걷는 남자들.
밤의 번화가는, 그런 무리로 흘러 넘치고 있었다.
지금 내 곁에는, 새우등에 눈이 썩은 한 남자아이.
중얼중얼 헛소리처럼 중얼거리며, 곁에서 걷는 남자아이, 히키가야 하치만.
대학을 나온 나는, 집에 갈 기분이 안 들어 거리를 방황했다.
거기서 우연히 만났던 것이, 이 아이.
나를 본 이 아이는, 야생 초식동물 같이, 한 번 신체를 경직시키고는 도망치려고 했다.
그것을 잡아 지금 같이 걷고 있다.
「나 같은 것은 있어도 방해 아닙니까? 시간도 시간이고, 놔주세요…」
「농담이지? 지금은 아이도 일어나서 돌아 다니고 있을 시간인걸?」
「하아, 알겠습니다. 같이 가지요. 그래서, 어디로 갑니까?」
정처 없이 걷던 나는, 어디로 갈지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점심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정확히 눈앞에, 소박하게 꾸민 독실 선술집 간판이 있었다.
「배고프고, 밥이라도 먹을까?」
「거부권은 없겠지요? 그걸로 괜찮습니까?」
말을 다하지 않아도, 이쪽의 의향을 읽어주는 것은, 이 아이의 장점일 것이다.
언제라도 뒤를 읽는 거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호오, 독실이라면, 언니 기대 해버릴걸?」
「나이 어린 순수한 남자 고등학생을 조롱하지 말아 주세요」
「? 그렇지만도 않은 느낌일까?」
「그거야 말로 농담이겠지요.」
기운이 넘치는 점원에 안내되어 독실에 들어간 우리들은, 우선 주문을 했다..
「최근 어때? 상태는?」
「어떻습니까, 변함없는 매일이라 저로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큰 일인가 보네―」
불쾌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히키가야군.
이 아이의 반응은, 언제라도 나를 즐겁게 해 준다.
자학적인 말도, 세상을, 사람을 비하 하는 자세도, 내 마음을 흔든다.
「트러블은, 인생의 스파이스니까―. 즐겨야지 인생을 구가할 수 있는걸?」
「그런 것입니까?」
「그런 거야」
요리를 먹으면서, 우리들은 이야기한다.
따뜻한 요리는, 분위기를 느슨하게 한다.
식사라는 행위는, 상대와 깊은 관계를 갖는데, 매우 유효한 수단 중 하나다.
왜 그런지는 사실 모른다. 먹는 것 때문인지, 만족 때문인지,
하지만, 그는 초조하게 젓가락을 움직이고 있다.
「그러면, 맛 모르지 않아?」
「…맛있어요」
「응? 어디 보자―?」
그가 맛있다고 한 음식을 한 입,
「흠, 미묘하네」
「…그렇습니까」
맛은 그저 그랬지만, 사적으로는 수확이 있었으니 좋은 것으로 하자.
어디까지나 순진한 반응이, 내 마음을 채워 주었다.
「잘 먹었습니다…」
「신경 쓰지마. 내가 먹자고 했는걸.」
「그래도…」
「후훗. 조만간, 너가 권해주었으면 하는데.. 그걸로 답례해줘?」
「…때가 되면, 반드시」
작별 인사는, 조금 삐딱했다.
그런 구석도, 그답다.
그 때…
그 때, 우리들은 어떤 관계일까?
반드시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나는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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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Ep님의 루미하스 팬픽만 번역하면 다음 후속편이 나오기 전까지 목표 끝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열심히 안 써줬으면 합니다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