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장마가 끝나고 개인 날 오후의 조용한 물 속 같은
정식 발표는 아직이지만, 라고 부연하며, 그녀는 말했다.
「히로세양, 당신을 팀 토라히메에 넣으려고 합니다」
토요일 오후해였다. 들뜬 빛 입자가 커텐 너머로 들어오는 부실에서, 불시에 나를 호출한 감독이 그렇게 말했다. 스으으으……뭔가 스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방내의 웅성거림이 서로 겹쳐, 하모니가 되었다. 가늘고 맑은 소리가 실 같이 뻗어 나오다가 구부러져, 머리 속을 휘젓거나 멀어지거나 가까워지거나 한다.
그 선율에 싣듯이 그녀는 계속했다.
「그러니까, 인사하러 갔다 오세요」
인사? 라고 말하는 듯이 의아스러운 표정을 짓자, 그녀는 갑자기 천장을 가리키더니,
「가면 알아요」
미소를 얇게 띄우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 가느다란 집게 손가락에는, 더러워진 태그가 붙어 있는 열쇠가 있었다.
로퍼 바닥이 딱딱한 소리를 낸다.
싸늘한 계단. 계단을 다 올라가 고개를 들자, 살짝 푸른 하늘이 보인다. 아무도 드나들지 않았다는 듯이 오래되어 낡은 미닫이. 창문은 더럽고, 그에 비친 맑은 하늘도 어쩐지 흐려 보인다. 그 창문을 통해 빛이 희미한 그림자와 대조적이다.
멍하니 그것을 바라 보았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하늘로 오르는 계단처럼, 발을 디뎌서는 안 되는 절벽으로도 보였다. 한동안 나는 그렇게 온 세상의 시계가 멈춰진 것처럼 멍하니 있었다.
백일몽 같은 환상에서 빠져 나오자, 눈앞에 문이 보였다. 열쇠로 문을 열자 소리가 크게 울렸다.
문 저 편에서 무엇인가가 움직인 것 같았다.
남쪽과 북쪽으로 뻗어있는 넓은 옥상은 생각보다 깔끔했다. 쇠퇴한 분위기가 감돌던 계단과는 달리, 여기만은 지어지고 나서 얼마 안 되었다는 듯이 얼룩이 없다. 오후 햇빛을 받아 흰색 벽이 반짝이고 있다.
발을 디딘 것과 동시에 깨달았다. 눈앞에 있는 급수탑 위, 그 그림자의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열쇠……)
저절로 손이 움직여 주머니를 확인한다. 손가락 끝에 금속 감촉이 있다.
급수탑 위에 있는 그 소녀가 나를 바라 보았다. 나는 다가갔다 걸을 때마다 발소리가 울린다. 밖에 나왔을 터인데도, 그 소리는 오히려 실내에 있을 때보다 더 크게 들렸다.
콩, 콩……
한 걸음씩 다가감에 따라,
코-옹, 코-옹……
소리는 더욱 커지고,
코-옹……코-옹……
높은 하늘에서 쏟아지듯이 내 귀에 들린다.
코-옹……코-옹……
코-옹…… 코-옹……
코-옹…… 코-옹……
마치 보석을 찾는 사람처럼, 나는 일부러 소리를 울렸다.
소리가 그친다. 고개를 들자, 시선이 마주쳤다. 강렬한 피존 블래드 눈동자였다.
「…………」
「…………」
침묵을 유지한 채로 서로 바라보았다. 표정을 봐도 감정을 읽을 수 없다. 환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방해를 받아 기분을 잡친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의아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것들 모두가 섞인 것 같이도 보였다. 한편으로 그 어떤 것도 아닌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눈 깜박이조차 하지 않고, 그녀는 가만히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눈동자의 안에 내 눈동자가 비쳤다(――그렇게 느껴졌다). 나의 파랑이 그녀의 빨강에 빨려 들여가 녹아 보라색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그녀의 깊은 곳에서 솟아 오른 칠흑이 그것을 감추었다. 휘저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호수처럼 파문 하나 없는 그녀의 눈동자가 있었다.
그것이, 나에게 무언가를 명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새 입이 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감독에게 들어서 왔어」
「――그래」
「토라히메에 들어가라고」
「――헤에」
마치 쳐도 울리지 않는 종 같았다. 그러나 혼잣말 같은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잘 들렸다. 유성과 같이 허공을 가르는 화살 같이 나의 심장을 뚫었다. 그 짧은 한마디 한마디에 내 가슴이 아련해진다. 차츰차츰 퍼지고, 손가락 끝까지 이르렀다.
「――이름은」
처음으로 그녀가 말을 걸었다.
「히로세 스미레」
「――흐응」
거기서 말을 끊고는, 그녀는 들고 있던 책을 덮었다. 그리고,
「――상상한 것보다, 사랑스러운 이름이네」
그렇게 말하고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나도 발길을 돌려 계단으로 돌아갔다. 보물 상자를 닫듯이, 문을 잠갔다.
탈칵 소리가, 가슴 속에서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