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우산 마크의 사랑 무늬
물방울이 선을 그으면서 끊임없이 창문에서 미끄러져 떨어지고 있다. 창 밖은 얇은 파랑, 무색 물방울에 가려 흐리게 보인다. 유리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낮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가을이라서 일까, 싸늘하기도 해서, 고향이 떠오른다. 요즈음 급격한 기온 저하는 프랑스 같다.
물방울이 미끄러지는 모습은 매끄럽지만, 도중 궤도가 빗나가기도 해서 생각처럼은 안 된다. 불투명한 시야와 함께 가슴 속에서 알 수 없는 불쾌감이 소용돌이친다. 차라리 차에 달린 와이퍼 같이 손바닥으로 닦아 버리고 싶다. 그러나 비에 젖어 있는 것은 창 밖이고, 안에 있는 이상 방도가 없다. 편히 있다고는 해도, 이 또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초조함이--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머리 꼭대기를 뭔가 쳤다. 놀라서 창문에서 시선을 떼자, 책상 옆에 교사가 서 있었다.
「최양? 뭘 그리 멍하니 있는 거니?」
그녀의 목소리는 화가 났다기 보다 기가 막힌 것 같았다. 교실에는 조용한 웃음 소리가 퍼졌다.
「……죄송합니다」
「최근 무슨 일이니? 수면 부족?」
「그런 건…」
「그럼, 수업 중에는 제대로 집중해주렴」
그렇게 교사가 말하고 나서, 손에 들고 있던 프린트를 명화의 머리에서 내리고, 돌아갔다. 명화는 창문을 한번 바라보고 나서 칠판을 바라 보았다. 칠판 중 1/3 정도만 채워져 있었는데, 벌써 수식이 끝에서 끝까지 다 메우고 있었다. 상당히 오랫동안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당황해 하면서 샤프펜슬을 손에 들었다. 판서를 하려고 노트를 바라보자, 새하얀 페이지 한 구석에서 낙서가 있는 것이 보였다. 일본에 와서 두 번째로 기억하고 있는 단어
『사토하』
그다지 예쁘게 썼다고 할 수 없는 글자로 그렇게 쓰여져 있다. 처음 기억한 것은 「츠지가이토」. ――츠지가이토 사토하. 명화가 유학하고 있는 이 린카이 여고 마작부 부장의 이름. 아니, 「전」 부장이라고 해야 한다. 명화보다 한 학년인 그녀는 올해 전국 대회를 끝으로 부를 은퇴했기 때문에, 지금은 부장이 아니다.
목이 저절로 창문으로 향한 것을 깨닫고, 명화는 내심 고개를 흔들었다. 이 낙서가 시작이었다. 무의식 중에 손이 움직여 사토하의 이름을 쓰다가, 창문을 바라보곤 했다. 이번에도 그렇다. 지우개를 들고 낙서를 지웠다.
칠판을 다시 봤을 땐, 판서는 모두 지워져 있었다.
☆
종례가 끝나고, 명화는 교실을 나왔다.
평소에는 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나갔지만, 오늘은 그런 기분은 아니었다. 사실, 오늘뿐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쭉 이랬다.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어도--즐겁지 않은 건 아니지만, 맛이 없는 요리 같았다. 어쩐지 뭔가 부족하다, 그런 느낌이었다.
복도로 나가 부실로 간다. 가까워져도 사람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명화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도착해서 문을 열어 보자,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제일 먼저 왔다면 잠겨있었을 테니, 먼저 누군가 왔었지만 지금은 자리를 비운 것일 것이다..
그런데도 신선한 기분으로 명화는 부실을 바라보았다. 항상 종례가 끝나도 교실에서 느긋하게 있었던 탓인지, 그녀가 올 때는 대체로 부활이 시작된 직후였다. 3학년이 은퇴한 것도 아무도 없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부실로 오는 사람이 줄어들면, 먼저 오는 사람도 줄어든다. 두 가지 우연이 거의 기적적으로 겹친 것이기에, 명화가 혼자서 부실에 있을 수 있는 것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둘러봐도 아무도 없고, 기척도 없다. 불도 켜져 있지 않고, 구름에 갇힌 어두운 파란색 만이 보인다. 남쪽을 향하고 있는 창문에서는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며 선을 그리고 있다. 빗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빗소리는 어수선하게 울리고 있지만,정말 조용하다.
불을 키지 않은 채, 부실 중앙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적막하다고 느꼈다. 부실은 이렇게나 넓었던 걸까. 작탁이 빽빽하게 놓여져 있고, 창가 구석에는 청소 용구함에 화이트 보드, 그 앞에는 미팅용 넓은 테이블이 있다. 평소라면 부실은 타패나 이야기 소리로 떠들썩했을 것이다. 그것이 없어진 것만으로 이렇게나 쓸쓸함이 느껴지자 어쩐지 서늘해졌다..
가방을 두어도 아직 아무도 오지 않는다. 다리가 멋대로 미팅용 테이블로 향했다. 화이트 보드를 기준으로 수직 방향으로 뻗은, 하얀 긴 테이블에 의자가 좌우로 2개씩 놓여져 있다. 마지막 하나는 화이트 보드를 마주보는 방향으로 놓여져 있었고, 거기가 부장인 사토하의 지정석이었다..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그 의자를 당겨, 앉는 부위에 손가락을 대었다..
차가운 감촉이, 손가락 끝 관절에 남아 있다..
☆
명화는 비틀비틀 복도를 걸었다. 부활에서도 배고파서 대국에 집중하지 못해, 감독에게 돌아가라는 명령 받았다. 명화 자신이 내키지 않았기에 얌전하게 그 지시에 따랐다.
복도를 비추는 하얀 조명이 오히려 기분이 나쁘다. 작게 울리는 운동부의 대화가 멀리서 들렸다. 비가 오니까 실내에서 운동하는 걸까. 그다지 흥미도 가지지 않은 채, 계단을 내려갔다.
신발장이 있는 현관에 나와, 자기 반 위치를 찾는다, 시야의 구석에서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단순한 사람 그림자라면 무시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뒷모습은 본 기억이 있다. 몇 걸음 뒤로 간다. 신발장에는 3―A라고 쓰여져 있었다.
발소리를 알아차렸는지, 그 그림자가 뒤를 돌아 보았다.
「――명화?」
뒷모습만으로도 알 수 있었지만, 사토하이었다. 등까지 뻗은 검은 생머리는 예뻐, 확실히 구식 일본여성 같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머리카락의 소유자는 둘도 없으니 착각할 리도 없다. 뒤를 돌아 본 얼굴은 조금 놀란 것 같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늠름하다. 자아내지고 있는 분위기는 도저히 18살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이고, 그것은 인격도 마찬가지.
(그래요……)
사토하는 이른바 카리스마적인, 명화에 있어서는 감독보다 의지가 되는 존재였다. 유학을 하러 온 직후에도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 주었다. 명화가 특별했다기 보다, 사토하가 마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기에 그런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부모를 떠나 머나 먼 섬나라에 온 처지로서는 매우 고마웠다.
그 이외에도, 그녀에 관한 에피소드는 많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헤매었을 때면 찾으러 와주었다. 연습 시합이 시작되기 전이면 기숙사까지 마중을 나와 주었다. 수업이 일본어라 이해하기 힘들다고 조르면 공부도 가르쳐 주었다 (실은 이것은 함께 있고 싶어서 그런 것으로, 사실 핑계였다. 수업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떠오르지 않는 것뿐이지 더 많이 있을 것이다.
명화는 올해부터 유학생이지만 일본에 온 것은 작년 3월이었다. 사토하와 만나고 나서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그것조차 기다리지 않고 그녀는 졸업해 버린다. 같은 학교에 있는데, 그녀가 부를 은퇴한 것만으로 만날 기회가 줄었다. 하물며 졸업을 해버리면 더욱 만나기 힘들어질 것이다. 지금도 괴로운데 그런 미래를 떠올리면 좀 더 괴롭다. 최근 계속 멍한 것은 그 탓이었다.
「……명화? 어이, 명화?」
깜짝 놀래며, 눈앞에 있는 사토하를 다시 바라 보았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건, 이른바 이런 상태다.
「무슨 일 있는 거야?」
「아, 아니요」
「그런가. 하지만 어째서 이런 시간에 나온 거지? 부활은 어떻게 된 거야?」
명화는 머뭇거렸다.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변명거리를 찾는다. 마작에 집중 할 수 없어서 돌아가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미움 받아 버릴 것 같았다.
「조금……몸이 불편해서」
「……그런가」
대답이 한참 뒤에 나왔지만, 아무래도 의심하지 않는 것 같다.
「양호실에는 간 건가?」
「아, 아니요. 그렇게 굉장한 일은 아니고」
「그런가. 그렇지만 주의해. 오늘은 추우니까, 따뜻하게 하고 자」
「……네」
아주 살짝 죄악감이 들었지만, 상냥한 말을 듣게 된 기쁨이 더 컸다..
「그럼」
「네. 안녕히 가세요」
사토하가 뒤를 돈다. 좀 더 길게 같이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그녀도 수험생이기에 어쩔 수 없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좋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배웅 정도라도 하려고 사토하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가, 그녀의 손에 우산이 없는 것을 눈치챘다.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고 하기에, 당황해 하면서 말을 건다.
「사토하, 우산은?」
다리가 딱 멈춘다. 명화에게 등을 돌린 채로 그녀가 대답한다.
「……집에 두고 왔다」
명화가 깜짝 놀랐다.
「사토하가?」
「……낮부터 갑자기 내려서」
「일기 예보에서는 낮부터 100%라고 했는데요……」
「………」
혼자서 뺨이 느슨해진다. 완전무결 쿨 뷰티 사토하도 사람이다. 일기 예보를 보지 않고 아침 날씨만 보다가 집으로 가기 곤란해 하다니, 의외로 귀여운 점도 있다. 이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있었는 건,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사토하, 나 우산 가지고 있는데 같이 돌아갈래요?」
「괜찮은 건가?」
「네. 기다려 주세요, 곧 돌아올게요」
의기양양하게 내 반 신발장으로 향해 신발을 갈아 신고, 우산을 들고 사토하에게 돌아왔다.
「자, 가요!」
현관을 나와 우산을 쓴다. 엹은 보라색이 나팔꽃 같이 펼쳐졌다. 좌측 스페이스를 비우고 사토하를 부르자, 그녀는 명화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을 가리켰다..
「그 우산은 쓸 수 없는 건가?」
「이것은 양산이라서요!」
우쭐쭈물 말하는 명화를 보고, 사토하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
집까지 바래다 준다고 명화가 말했지만, 사토하는 기숙사까지면 된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녀의 집은 학교에서 가까운 편이라 걸어서 통학하지만, 기숙사 보다는 멀다.
「컨디션이 나쁜 녀석에게 바래다 달라는 말은 할 수 없겠지」
그런 말을 하면 거짓말이라 할 수도 없고, 결국 기숙사까지 라는 것으로 되었다. 기숙사에 도착하면 적어도 이 우산이라도 빌려주자고 결심했다.
두 사람의 보폭은 좀처럼 맞지 않았다. 우산을 들고 있는 것이 명화이기에 그녀의 페이스에 맞춰야겠지만 사토하는 「좀 더 빠르게」 라고 말한다. 그러면 사토하와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짧아져 버리지만, 그녀도 수험생이기에 어쩔 수 없다면 자신을 납득시키고, 명화는 들은 대로 서둘렀다. 그래도 사토하는 아직 늦는다고 한다. 그것을 몇 차례 반복하자, 명화도 점차 질린다. 확실히 사토하에게는 이렇게 느긋하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없겠지만, 명화도 제대로 유념하고 있는데
그런 표정으로 서두르는 와중에, 사토하가 발을 멈췄다.
.
「아니 됐어. 미안하다」
그 한 마디를 꺼내자, 명화는 간신히 기분이 좋아졌다. 기가 막혀 하는 사토하 옆에서 콧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겨우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사토하는 공부는 어때요?」
「순조로운 편이다」
「대학에서도 마작할 건가요?」
「그럴 생각이다」
대체로 예상은 했었지만, 본인 입으로 듣고 안심했다. 동시에,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만날 수 없더라도, 이어질 수 있다.
「대학은……그, 도쿄인가요?」
「희망은」
「어떤 의미인가요?」
「아직 갈 수 있다고 정해진 건 아니다」
「그렇지만 조금 전 순조롭다고 하지 않았나요?」
「현시점에서는, 이라는 거다. 실전에서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사토하의 말을 듣고, 명화는 고개를 숙였다. 사토하는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가 노력한 결과라는 것을 명화는 잘 알고 있었다. 대국 중 미스한 것을 목격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사토하는 그것을 피하지 않고, 바로 수정했다. 그런 시행착오가 그녀를 우수하게 만든 것이고, 미스를 결코 하지 않는다기 보다, 최소한으로 했다는 표현이 그녀에게 어울렸다.
그렇기에 끝까지 미스를 한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 만일 그렇게 되어 버려서, 그 결과 수험에 실패해 버리거나 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지금까지 이상으로 공부를 해야 하니까, 대학교에 진학했을 경우보다 만날 기회가 줄어들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괜찮아요, 사토하라면」
「아아」
교차점에 도착했다. 신호가 빨강이라 멈추자, 사토하가 우산 줄기를 잡았다.
「쭉 들게 해서 미안했다」
「……네」
손을 놓고, 우산을 사토하에게 맡긴다. 그녀가 줄기에서 손잡이로 손을 옮기자. 주변으로 물이 흩날렸다.
「그쪽은 어때?」
「에?」
「부활」
눈 앞에 차가 지나가지 않는다. 신호가 파랑으로 바뀌고, 사토하가 걷는다. 당황해 하면서 명화도 걷는다.
「감독에게 들었다. 최근 집중할 수 없는 것 같던데」
「그, 그것은」
「오늘도 집중 할 수 없어서, 감독이 돌아가라고 한 것이 아닌가?」
핵심을 찔려 움찔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아니에요, 오늘은 컨디션이……」
「거짓말이 서투르다」
「………」
사토하가 한숨을 쉰다.
「말할 때 그러면 누구라도 안다」
「……저 그렇게 반응했나요?」
「했다」
이번에는 명화가 한숨을 쉬었다.
「죄송합니다……」
「뭐, 나는 이제 마작부와는 관계없으니까 추궁할 생각은 없다」
무심코 발을 멈춘다. 우산에서 벗어날 것 같아, 당황해 하면서도 사토하가 몇 걸음 뒤로 걸었다.
「……추궁해 주세요」
사토하가 고개를 비튼다. 침묵으로,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울린다.
「사토하가 없어지고 나서이에요. 제가 집중할 수 없게 된 것은」
「………」
「언제나 부실에는 사토하가 있었는데, 그 일상이 사라지고, 그래서 저……」
「……명화」
연보라 우산 아래, 좁은 공간에서, 사토하와 명화는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우산과 가방을 양손에 든 채로 어떻게 해야할지 궁리하는 차에, 명화가 사토하의 가슴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가방이 젖은 보도 위로 떨어진다.
「어이, 명화」
그 음색은 부드러웠지만, 명화는 어깨를 떨기 시작한다.
「사토하가 없어져서, 쓸쓸해요……」
비에 씻겨 흐를 것 같은 가는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잠시 후 소리가 들렸다. 사토하의 가방도 바닥에 떨어지고 그녀는 빈 손으로 명화를 받쳤다.
「……그렇게 걱정하지 마라」
「……에?」
「졸업해도, 대학에 가도, 제대로 보러 와줄 테니까」
명화가 떨어져, 눈물이 고인 눈으로 사토하를 바라 본다.
「너희들은 소중한 동료다, 그것은 내가 어디를 가도 변함 없다」
「사토하……」
감극해 하면서, 명화는 한번 더 사토하에게 긴다. 그 등을 쓰다듬으며, 곤란한 것처럼 사토하가 중얼거린다.
「……주변 눈도 있으니까, 이제 그만둬라」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들어도 명화는 부끄러워 하지 않고, 하물며 떨어질 기색도 없다. 그 뿐만 아니라, 이런 말까지 한다.
「조금만 더……」
사토하는, 이미 몇 번째일지도 모를 한숨을 쉬었다.
☆
「도착했다」
기숙사 앞에서, 사토하는 우산을 내렸다.
「오늘은 감사합니다」
「이쪽이야말로, 신세를 졌다」
「아, 돌아갈 때까지 그 우산 써도 괜찮아요」
「괜찮은 건가?」
「네. 그러면 내일 사토하를 또 만날 수 있고」
「우산 두는 곳에 두마」
「에∼……」
마음 속으로 낙담하는 명화를 보고 사토하는 웃었다. 명화는 원망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들었지만, 뭔가 생각난 것처럼 갑자기 웃더니, 사토하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어이」
머리를 끌어 당기고 뺨에 키스를 했다. 떨어지자 사토하는 기가 막힌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얼굴은 희미하게 빨개져 있었다.
「화났나요?」
「……글쎄」
뒤를 돌아 사토하가 우산을 펼치려고 하다가, 무언가 깨달았는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쳤구나」
하늘은 어느 새 개어 있었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보이고, 회색 구름을 배경으로 무지개가 선명하다. 아스팔트에 위에 퍼져 있는 웅덩이가 그 빛을 받으며 빛나고 있다.
「역시 우산은 됐다」
「아쉬워요……」
사토하는 우산을 명화에게 주고, 잠시 앞으로 걷다가, 뒤를 돌아 보았다.
「또 내일」
순간 멍했지만, 미소 짓고 있는 사토하의 얼굴을 보고, 명화도 미소로 대답했다.
「네」
서서히 구름이 개이고 밝아진다. 반드시 내일은, 예쁜 아침해가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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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글을 어제 쓰셨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난감했거든요.. 일정 문제로..
흔하지 않은 린카이 여고 팬픽이라 서둘러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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