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사키 팬픽/大宇宙ベムスターズ 2015. 4. 9. 22:05 by 레미0아이시스

본 팬픽은 大宇宙ベムスタズ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大宇宙ベムスタズ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정말 좋아하는 당신과 나



 

 새해가 된 이틀째 오후.

 설날에 이어 오늘도 화창하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빛나고 있었다. 요시코는, 도쿄 거리에 흘러 넘치는 신년 특유의 인파를 뚫으며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어느 고층 맨 앞에 멈추고는, 망설이지 않고 들어간다. 자동 잠금 열쇠구멍에 예비 열쇠를 넣고 문을 열고 들어간다. 누구도 보이지 않는 것이 행운이었지만, 바로 조금 전까지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 탓인지, 깨끗한 대리석 바닥 위에, 군데군데 구두 자취가 남아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간다. 복도로 나와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눈치채자 마자, 재빨리 가장 왼쪽 문으로 이동했다. 마치 닌자나 범죄가 같이.

 인터폰은 누르지 않고, 열쇠로 문을 연다. 작년에 방문 허가는 받아 두었다.

 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문을 닫는다. 현관에는 구두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집에 있는 거 같아 서 있었지만, 마중을 올 기색이 없다. 예상은 했었기에, 요시코는 그다지 동요하지 않고, 구두를 벗고 들어간다. 손님용 슬리퍼를 꺼내 신고, 발소리를 죽여 복도를 걷는다. 우선 왼쪽에 있는 침실 문을 살짝 열어 보았지만, 침대 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문을 닫으면서, 상당하다, 라고 요시코는 생각했다.

 이곳은 미즈하라 하야리의 집이다. 그녀는 마작 프로이자 인기 있는 아이돌로, 그 때문에 연말연시는 정말 바쁜 것 같았다. 연말에는 연말 라이브, 새해에는 정월 특별프로 생방송에 출연, 거기서 해방이 되어도, 그 날 밤에 라디오 프로그램 수록이 있었다. 이튿날인 오늘에서야 겨우 스케줄이 비어, 집에 갈 수 있다……요시코는 그렇게 들었다.

 새해가 되면 제일 먼저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사실은 연말부터 함께 있고 싶었다. 둘이서 텔레비전이라도 보면서 오코시 소바를 먹으며 함께 신년을 축하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하야리가 아이돌인 이상 무리다. 그녀와 해를 넘기는 것은 그녀의 팬이지, 「연인」으로서의 요시코는 아니다. 관계가 깊어졌지만, 그 관계에 걸림돌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포기하고 있어도, 역시 완전히 포기하진 못했다.

 다만, 요시코로서는 그것은 그것대로 좋았다. 그녀가 하야리를 좋아하게 된 것은, 외모나 성격도 그 이유이지만, 그 이상으로, 아이돌로서 모두를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는 한결같은 마음에 반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질투는 났지만, 현 관계에 불만은 없다. 오히려 하야리가 더 걱정될 정도이다

 거실에 들어가자, 아니나 다를까 소파 위에 누워 있는 하야리가 있었다. 요시코 쪽으로 얼굴을 향한 채, 엎드려 자고 있었다. 머리카락에 가려져 표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숨소리는 편한 건 같지만, 갈아입지 않은 것을 보면, 역시 피곤해서 바로 잠든 것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가방을 테이블에 두고, 소파에 다가간다. 하야리는 일어나지 않는다.

 얼굴을 대고 그녀의 앞머리를 살며시 밀어 보았다. 작은 아이 같은 사랑스러운 잠자는 얼굴이 보였다. 키스를 할까, 생각했지만직전에 그만두었다. 새해가 되었는데, 처음이 이런 형태인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시코는 자기 자신이 기념 같은 것에 구애 받지 않는 인간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하야리에 대해선 그렇게 안 된다.

 완전히 할 일이 없어, 이런저런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새해가 되었고, 처음 만날 수 있는 날이 이틀째 라는 걸 들었고, 그 날이 되어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어서 에히메에 있는 친가에서 날아 왔지만, 그 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야리가 피곤한 것은 예상할 수 있었는데, 무엇인가 사가지고 왔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에 와서야 후회를 했다.

 요시코는 벌떡 일어섰다. 아직 늦지 않을 것이다. 사실 요리는 자신이 없지만, 피곤해진 하야리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 정도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우선 냉장고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부엌으로 향하려고 했을 때. 소파에서 소리가 났다. 눈을 돌리자, 하야리가 스멀스멀 움직이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눈매를 문지르면서, 잠에 취한 새끼 고양이 같이 살며시 눈을 떴다.

 

「…………」

 

 유행은 그대로 멍하니 있었지만, 그 커다란 눈을 번쩍, 뜨더니 몸이 튀듯이 일어났다.

 

「하얏?!

 

「해피 뉴 이어입니다, 하야리씨」

 

 잠이 덜 깬 탓일까, 이상해진 목소리에 요시코가 대답했다. 하야리는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미안해! 바로 목욕하고 올게!

 

 그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폭풍이 지나간 듯한 거실에서 이번에는 요시코가 멍하니 있을 차례였다.

 

   ☆

 

 탈의실. 한 순간에 잠이 깬 하야리의 머리 속에서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같은 말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아아…… 부끄러워……)

 

 요시코가 이 날  오는 것은 예상했었다. 아마 일을 마친 하야리가 신경 쓰지 않도록 분명히 「온다」 라고 말하지 않기는 했지만, 예정은 비어 있는지 아니면 집에 들어가도 되는지 물었었다.

 그렇기에, 집에 돌아와도 바로 자버리지 말고, 만약 자 버려도 바로 일어나 단장을 하자고, 그렇게 마음 속으로 경고해 두었는데. 결국 피로에 져 이런 보기 흉한 모습을 요시코에게 보여 주고 말아 버렸다.

 거울을 보고 세안조차 제대로 안 했던 자신에게 더욱 낙담하고 있는데, 탈의실 문이 노크 되었다.

 

「요시코짱?!

 

「예……예스. 무슨 일인가요? 하야리씨」

 

 문이 열리지 않은 채, 요시코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안. 실은 어제 돌아오자 마자 잠들어서, 아직 목욕도 제대로 안 했어……

 

 문 저 편에서 요시코가 침묵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할 게. 미안해, 허둥지둥해 버려서」

 

 옷을 벗어 차례차례 세탁 바구니에 넣고, 목욕탕 문을 열었을 때였다.

 

「하야리씨」

 

큰 소리로 불러 세워졌다.

 

「……일로 피곤했을 텐데, 밀어 닥쳐서…… 쏘리입니다」

 

「요시코짱, 그런 게 아니라--

 

「그래도」

 

 들리고 있는지 아닌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하야리의 말이 끊어졌다. 결의를 담은 것 같은 의연히 한 어조였다.

 

「저는 그런 것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저는, 팬 모두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하야리씨를 좋아하니까요」

 

 한숨을 쉰 다음, 평소 어조로 돌아온다.

 

「그러면, 런치 준비를 핡요」

 

 문 저편에서 요시코의 기색이 멀어진다.

 

「기다려!

 

 아직 요시코에게 말하지 않았던 말을 생각해냈다. 팬 모두에게는 말한 말. 모두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좋아한다고 요시코는 말해 주었지만, 연인으로서 만나러 와준 그녀에게 지금 당장이라도 전하고 싶었다.

 이미 옷을 다 벗은 상태라 목욕 타올을 감았다.

 문을 연다. 그런 상태여서 일까, 요시코가 동요한 기색이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하야리가 생긋 미소를 짓는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요시코짱」

 

 요시코도, 뺨을 은은하게 물들인 채 미소를 지었다.

 

「올해도 잘 부탁 드립니다」

 

 둘이서 같은 타이밍에 말을 해서, 무심코 웃어 버렸다.  서로 웃으면서, 요시코의 「감기 걸려요」라는 한 마디에, 하야리는 목욕탕으로 돌아갔다.

 

(올해도, 좋은 해가 될 것 같아)

 

 웃음의 여운이 남아 있는 뺨을 집게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

 

「잘 먹었어」

 

 런치를 다 먹고 하야리가 손을 맞대었다. 요시코의 요리는, 예술점은 낮았지만 나쁜 맛은 아니었다. 그녀와 식사를 할 때는 언제나 비싼 레스토랑에 가곤 했으니까, 다음에 같이 요리해서 먹어도 즐거울지도 모르겠다.

 식기를 정리하려고 일어서려고 하자, 「스톱」이라며 요시코가 제지했다.

 

「하야리씨는 쉬어 주세요」

 

 그렇게 말하더니 그녀가 치워 버렸다.

 쉬고 있으라고 말을 들어서 앉았지만, 부엌에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갑자기 가슴 언저리가 근질근질 해졌다. 요시코는 일하고 있는데 자기만 쉬는 것이 미안했다.

 

「요시코짱, 내가 다음에 할 테니까……

 

 들리지 않았던 것일까, 부엌에서 대답이 돌아 오지 않는다.

 혼자서 하야리는 소파에 앉아 쓸쓸해져 추욱 쳐졌다.

 요시코는 너무 무엇인가 열중하는 거 같다, 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지금도 하야리를 생각하는 것일 거고, 그것이 오늘 한정도 아니다. 언제나 하야리를 생각하고 있고, 의사도 행동도 모두 존중해 준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불안해질 때가 있다.

 

(조금 정도, 어리광해도, 괜찮은데……)

 

 작게 한숨을 쉬고, 부엌으로 눈을 돌렸다.

 요시코의 얼굴이 보여, 가슴이 무심코 튄다.

 그녀의 표정을 통해 그 심정을 읽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하야리는 이미 잘 알아챈다.

 무표정을 가장하면서도, 진지하게, 열심히, 한결같이--.

 

(……)

 

 그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생각한다.

 그 배려가 무거운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하야리는, 그정도로 자기를 생각해 주는 요시코를 좋아한다.

 꽤 이상한 생각이지만, 사실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까 지금 느끼고 있는 이 안타까움은, 반드시 그녀에게 미안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좀 더 단순하고, 좀 더 제멋대로이고, 좀 더 충동적인 것. 거의 단정적으로, 그렇게 추정한다.

 하야리가 일어서서 부엌으로 향한다. 부엌에 들어가자, 요시코가 깨닫고 말을 걸었지만, 무시하고 그녀의 뒤에 달려들어 안겼다.

 그녀가 긴장하고 있는 것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요시코는 하야리 보다는 키가 크지만, 결코 몸집이 큰 편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한결같이 노력한다 그것이 눈부시고, 귀엽고,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스럽다.

 

「요시코짱……

 

 배에 손을 두르고 껴안은 채로, 등에 뺨을 대고 하야리가 넋을 잃은 듯한 소리를 낸다. 요시코는 굳어져 버렸고, 싱크대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만이 흐르고 있다.

 

「연말에 같이 있지도 못하고, 첫 참배도 같이 못 가서, 미안해……

 

「……하야리씨. 그렇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응. ……그래도, 하야리도 요시코짱하고 같이 있을 수 없어, 외로웠어……

 

 저절로, 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외로웠다. 그리고 지금처럼 함께 있고 싶었다. 좀 더 오래 요시코와 함께 있고 싶었다.

 팔을 풀자, 그녀가 이쪽을 돌아 본다. 고개를 들고, 발끝으로 서고, 등을 뻗는다.

 12. 바깥의 소란과는 반대로, 둘 만의 공간은, 아주 조용하다.

 

 밤의 침실.

 난방은 틀었지만, 맨살에 겨울 밤공기는 역시 차갑다.

 뜻밖에 히메하지메를 한 탓에, 요시코는 지쳤는지, 침대 위에서, 하야리 곁에서 숨소리를 내고 있다. 하야리는 오후까지 잠들어 있었기에 졸리지 않아, 이렇게 요시코의 잠자는 얼굴을 보고 있다.

 그녀의 잠자는 얼굴은 젖먹이 같이 어리다. 잠이라는 것은 대체로 모두 무방비하지만, 그녀의 잠자는 얼굴은 지금까지 본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웠다.

 

『 팬 모두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하야리씨를 좋아하니까요 』

 

 문득, 낮에 대한 것이 생각난다.

 요시코의 이런 얼굴을 보고 있으면, 역시 그렇지만, 유행은 요시코와 쭉 함께 있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것을 방해하는 격이 되어 버린 아이돌의 일이 싫다고 할 수도 없다.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니, 「어쩔 수 없다」라고 해선 안 된다. 그 정도로 아이돌이라는 일은, 미즈하라 하야리 라는 인간과 동화되어 있다.

 하야리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주는 이 일을 좋아한다. 동시에, 그것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좋아한다. 그리고, 요시코도, 그런 하야리가 좋다고 말해주고 있다.

 새근새근 자고 있는 그녀의 머리를 살며시 어루만지며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빗어준다.

 

(그러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자신을 위해. 좋아하는 자신이 되기 위해. 이 일은 계속할 것이다.

 그래도, 외로워질 때도 있다. 그러니까, 이 나날을, 이런 때를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

 앞머리를 쓸고, 드러난 이마에 키스를 하고 나서, 하야리는 한번 더,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로 요시코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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