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오레가이루 공간/관련 이야기 2013. 10. 1. 10:22 by 레미0아이시스
네타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1. Intro

저는 리뷰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리뷰에서 알려야할 것은 줄거리도 아니고 감상도 아니여야 한다는 건데 사실 그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를테면 독후감쓰기를 생각하면 가장 쓰기 쉬운 방법이라면 줄거리 쓰고 느낀 점 쓰는 겁니다.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겁니다. 그럼 어떻게 써야할까하면 작품을 보고 자신만의 유의미한 점을 찾는 것이 정답이겠지요. 문제는 어떻게 입니다.

제 나름대로 생각해봤습니다. 그 결과 작품을 자신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고 결론 내렸습니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인데, 저같은 경우는 작품을 요소별로 파악하기로 했습니다. 정확히는 스타일상 분석, 분류하는 게 취미이자 특기라서 [....]

2. 시점

문학에서 소설을 볼때 요소별로 본다면, 문체, 주제라던가 인물, 사건, 배경이라던가 내재적 외재적 관점이라던가 그런 말들이 있긴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시점이란 것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건 얼마든지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텐데 학교 교육은 지루해서 말입니다 [.....]

아무튼 시점입니다. 1인칭 주인공, 1인칭 관찰자, 3인칭 관찰자, 3인칭 전지적

각기 서술 방식은 나름의 장단점이 있고, 이 시점을 100% 지킨다 라고 하는 것은 아마 힘들겁니다. 

3. '내 청춘' 1인칭 주인공 시점 혹은 관찰자 시점 - 당신은 하치만입니까?

어지간한 라노벨을 보면 주인공 기준으로 서술하고 있는 듯 합니다. 거의 주인공 시점으로요. 이건 어찌되었건 해당 주인공이 사건에서 동떨어진 존재는 아니기 때문이겠죠. 어쨌거나 남의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시점을 이리저리 바꾸면 보다 많은 것을 표현할 수도 있고, 정보도 더 많아집니다만 이상하리만치 극적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그것도 상당히 많이.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관성이 떨어져서라고 생각합니다. 대화하다가 갑자기 엉뚱한 주제가 나오거나 엉뚱한 사람이 끼어들면 김이 팍 새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문제는 어디까지 시점을 일관성있게 유지하냐가 되는 것이겠지요. 예로 금서목록을 생각해보면 이걸 1인칭 시점 서술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주인공이 없는 곳에서도 사건이 터져야 하고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니까요. 그러니 1인칭 시점을 유지할 수 있는 작품은 사실 굉장히 한정적일 겁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은 오상원의 '유예'입니다. 상당히 흥미있기도 하고 어쨌거나 잘 본 작품입니다만... 그 자동서술기법이란게 어쨌거나 극한까지 내몰린 상황을 잘 연출해줍니다.그런데 만약에 말입니다 그 작품에서 뜬금없이 다른 사람과 대화한다던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 주인공을 본 것을 서술한다고 하면 [.....] 

'1인칭' 시점은 우선 독자와 서술자가 일체감을 가져오는 효과가 있습니다. 가장 큰 강점입니다. 그렇기에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작품속의 주인공 = 독자 정도로 생각하니까요. 하치만은 '주인공시점'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관찰자시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태반은 독백입니다. 어떤 현상이나 자기 상황 등등을 서술할시에 말입니다 그러나 대체로 다른 사람들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그 장면 또한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즉 주인공시점과 관찰자 시점이 꽤나 섞인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독자 = 하치만이란 일체감을 느끼게 합니다. 거기에 더 대단한 것이 작가가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하치만이 없을 때의 상황을 연출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하치만이 있을때만을 서술합니다. 따라서 독자는 하치만 이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없으며 하치만의 생각을 거스를 수 없게됩니다.

정리하자면 당연히 하치만을 주인공으로 해서 하치만을 기준으로 보고 느끼고 말하는 것을 서술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하치만은 아웃사이더이기에 완전히 제 3자로서 다른 사람들을 관찰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예로 체인 메일때 토베들을 본다라던가 말입니다. 

그리고 이 시점의 연출은 어쨌던간에 하치만이 외톨이란 걸 강조하게 됩니다. 하치만이 사건에 휘말려서 해결하고 한다고 해도 태반은 하치만의 독백입니다. 그리고 하치만 스스로도 남들과 어울리는 것을 극도로 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술은 철저하게 자기만 있으며 남을 어떻게든 배제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기에 더욱 강조됩니다.  그냥 혼자 있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서글프죠.

4. 내 청춘' 1인칭 주인공 시점 혹은 관찰자 시점 - 당신은 하치만이 아닙니다?

1인칭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하치만은 독자에게도 숨기는 면이 많습니다. 대체로 1인칭 주인공시점이면 자기에 대해서 남김없이 까발린다라던가 혹은 숨기는 구색이 없어 보인다 입니다만.. 하치만은 보면서도 뭔가 숨기고 있는 느낌이다. 혹은 아직 밝히지 않는게 많아 보인다라는 인상을 받기도 합니다.

소설이야기를 잠시 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나'라는 존재가 정보를 얻는다고 하고 또 그 정보를 밝힌다고 하면, 그것은 순수한 정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쨌거나 사람은 어떤 한 사실에 대해 적절하게 무언가를 숨기고, 왜곡하고, 과장합니다. 그것은 의식적일수도 있고 무의식적일수도 있습니다. 예로 체인메일건을 보면 토베들을 바라보는 유키노의 잔학한 서술과 하야마의 온건한 서술을 맛볼 수 있습니다. 둘다 옳은 소리인데 정보의 취사선택에 따라 하나의 사실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해서 무슨 소리를 하고 싶냐 하면 하치만은 독자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정말 사소한 예시를 들겠습니다. 유이의 생일을 고를때 하치만은 자기가 어떤 선물을 골랐다라는 것을 숨기고 나중에나 독자에게 알립니다. 만약 독자=하치만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는 하치만이 모든 것을 서술하는 존재는 아니란 뜻도 됩니다. 하치만은 독자에게 조차 자신에 대해 왜곡 등의 공정이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거기에 하치만 자신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도 있습니다. 7권 끝에 진짜 거짓말 쟁이는 나였다 라던가 등의 서술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6권에서 이야기했습니다. 나 자신을 엄청 좋아한다고 말입니다. 이 사실도 독자조차도 하치만의 진위를 아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됩니다.

5. 소설 - 독자와 작가와 주인공

 '내 청춘'같은 경우 그 긴장감이 어지간한 작품을 능가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과 관계에서 일체감을 느끼면서도 하치만이 어떤 존재인가를 제3자의 관점으로서도 봐야합니다. 문제는 작가가 하치만의 시점 이상의 서술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 작가도 숨기는게 많게 느껴집니다. 어쨌거나 이런 긴장감이 작품을 읽을 때 여러모로 소소하게 느껴집니다.

6.추가로

애니메이션이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요인도 여기에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어찌되었건 3인칭이니까요. 극적 긴장감이 소설에 비해서 엄청 떨어집니다. 거기에 하치만 너프도 있고 말입니다. 

7. 후기

쓸려는 내용과 실제 내용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_-; (대체 내가 뭘 쓸려고 했더라..)

다음번엔 '사회심리학'적 지식을 동원해서 '내 청춘'을 본다라는 것을 리뷰하려고 합니다. (아니 이름이 너무 쓸데없이 멋지군요.. 전혀 어렵거나 거창한거 아닙니다.)

 

BLOG main image
재미없는 블로그
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by 레미0아이시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806)
관심있는 이야기 (1)
재미없는 이야기 (28)
상관없는 이야기 (18)
귀중한 이야기 (22)
오레가이루 공간 (344)
오레가이루 팬픽 (883)
사키 (132)
사키 웹코믹 (428)
사키 팬픽 (414)
러브라이브 (1104)
아이돌마스터 (464)
아마가미 (107)
섬란카구라 (179)
DOA (64)
마마마 (35)
칸코레 (418)
백합 (102)
기타 번역 (42)
쓸데없는 잡담 (21)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