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날
당신은 깨닫지 못할 거에요. 내가 이렇게도, 당신에게 끌리고 있는 것을.
…당신은, 눈치채지 못할 거에요. 내가, 이렇게도 당신에게 끌리고 있는 것을, 당신에게 계속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약간은 치사한 당신과 약간 비겁한 나. 당신의 치사함은 무의식이지만, 내 것은 의식적인 것이지요. 만약에라도, 이 마음을 알아차렸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어차피 그렇다면 이대로 앞으로도, 내의 마음을 눈치 채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음을 계속 커지고 있는데, 그것을 드러낼 수는 없어서. 그렇게 계속 누르며 참고 있었는데, 그 감정은 어느 새인가, 스스로도 점점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눈의 날■□
바삭바삭 일정한 리듬으로 새겨지는 기분 좋은 소리가 귀에까지 닿는다. 당신의 대각선 뒤로, 나보다 약간만 큰 그 등을 바라보면서, 그 발소리를 듣는 것이 좋다.
봄은 늠름하게 걸음을 진행하면서도 때때로 춤추며 지는 꽃잎에 손가락 끝을 펴고, 여름은 그 찌는듯한 더위에 어쩐지 조금 나른해지고, 가을은 붉게 물든 잎을 바라보기 위해 평소보다 걸음이 늦어지고. 그리고, 겨울은 이렇게 쌓인 눈을 밟으며 「춥네요」 라면서, 하얀 숨을 쉬고.
나란히 걷는 것은, 정말로 셀 수 있는 정도다.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있지 않다. 그런데도, 그때마다. 마치, 당신의 칼처럼 잘 갈아진 늠름한 목소리에 조금은 누그러지고, 상냥하게 나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좋다.
탈주닌자로 살아 있는 이상, 일정한 장소에 머물 수는 없다. 그 날을 살아남는 것도 힘겹고, 언제 죽을지도 모를 것 같은 나날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다음은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몸도, 마음도, 작은 구멍이 생겨 커져 버려서, 전부를 당신에게 말해 버리고 싶어질 때도,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이카루가 상」
「네?」
「감사, 합니다」
「에…?」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띄우는 당신은, 반드시 모를 겁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쫓기고, 도망치고, 싸우고,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웃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을, 좋아하기에)
그 이상 내가 아무 말도 할 생각이 없는 것을 깨달았는지, 잠깐 동안 이쪽으로 향하던 시선을 돌리고 또 그 등이 보인다. 그리고 또 다시 새겨지는 발소리. 뺨에 무엇인가가 떨어지고, 처음으로 눈이 내리는 것을 알았다.
이것으로 좋다,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도 좋다.
말에 숨긴 마음은, 평소 같이. 마치 하늘에서 지면으로 떨어지는 눈 같이, 또 마음속으로 가라앉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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