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오레가이루 팬픽/葵絵梓乃 - 탐정소녀 2015. 4. 2. 13:20 by 레미0아이시스
해당 작품은 葵絵梓乃님의 허가를 받아서 번역했음을 알립니다. 

허가해주신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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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10권 네타가 있습니다.




【등장 인물】



마나츠루 마코토---2년 J반 소속. 타칭:탐정소녀


카나가와 와카나---2년 J반 소속.


하야마 하야토---2년 F반. 하이 스펙 훈남



 다음 페이지부터 본편입니다.







[newpage]



 "유키노시타양" 이 누구를 가리키는 지는 모른다. 그런 핑계를 대게 하지는 않겠다. 그러니까 굳이 애매한 말투로 말했다.

 그것만으로도 지금 그에게는 충분하다.

 그 정도나 되는 인물이니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이다. 만약 여기서 얼버무린다면, 그는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남자다. 그 사랑은 결코 이룰 수 없고, 언젠가 버림 받는다. 내가 본 그 자매라면 볼 것도 없다.


 『히키가야 하치만과 유키노시타양이 사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소문이 예전에--- 일부에선 지금도, J반 여자들 사이에서 흐르고 있었다는 것을 그에게 말을 꺼낸 것은 10월 무렵이었을까. 문화제가 끝나고, 나는 그를 불러 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겸 물어 보았다. 그 때, 그는 그런 이야기가 퍼지면 폐가 되니까 주의해달라고 했다.


 어쩌면 나는 그 때부터 예상했을 것이다.


 그런 연애 뇌에 대해 그는, 그 때 같이 놀란 듯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 보고 있다.


「지금 그거, 관계 있는 거야?」?

「이야기 하다가 다른 여자 이름이 나오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은 아니야」

「……그것 치고는 너무 예민하지 않아?」

「별로 이로하나 유키노시타양에 한해서 하는 말이 아니야. 히키가야의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은 그 밖에도 있어. 유이도 이전하고 비교하면 크게 바뀌었지」


 ―――더 강해졌다.


 라고 말하듯이 하야마 하야토가 말했다.


 어느 시점과 비교해서 바뀌었는지, 거기까지는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유이가하마 유이에 관해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사람을 바꾼다.

 행동과 세계를 변화시킨다. 사랑 때문에, 사람은 강해질 수도 약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외에도 사람을 바꿀 수 있는 바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럼, 특별히 그런 감정이 있는 건 아니네?」

「그렇다고 해도, 그런 것만은 아니야--- 싫어질 리가 없으니까」


 마지막은 매우 싫증나는 기색으로 단언했다.


「부정하지 않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딱히 상관 없다만」

「의심이 많네……」

「여하튼 미숙한 탐정이니까」


 상당히 중요하지만―…….



[newpage]



―――그렇다고는 해도, 바로 연애로 묶어 버리려는 것은 내 나쁜 버릇이다, 라고 절실하게 생각했다. 

유키노시타양에게 탐정 소녀라고 닦달 당한 이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스스로 생각했다.

 제대로 해명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되는 걸까, 라고.


 좋아하지? ,라고 당사자가 품은 해명할 수 없는 감정을 제 3자가 들이 대는 것은 때로는 기분을 자각시키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대체로는 거슬리는 말로 끝난다. 특히 그럴듯한 당연한 이유를 늘어놓으면서까지 감정을 단정 짓는 것은, 그럴 마음이 없는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는 성가신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애초에 자각하고 있다.

 하야마 하야토는 말하자면 전자도 후자도 아니다.


「그가 나와 같은 걸 물어도? 그래도 괜찮아? 너는」

「오히려 웃겨. 그런 것을 히키가야가 물어 볼까?」

「그것은……」

「말하지 마. 즐거움이 줄어드니까」

「아, 악취미……!」

「탐정 지망인 너에게는 듣고 싶지 않은데」

「장래 직업이니까 어쩔 수 없어……」


 여기까지 서로 주고 받고, 나도 하야마 하야토도 얼굴을 마주보고 무심코 뿜어 버렸다. 웃음이 터져 나와, 급기야 웃음 바다가 되었다.

 어째서 웃는 걸까.

 너무 소리장도(笑裏蔵刀)해서, 못해 먹는 걸까.

 그래도, 히키가야 하치만이 나와 같은 걸 물어 본다니, 그것은 즉 『그런』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잖아? 그렇지만 하야마 하야토는 그런 느낌으로 두 사람하고 엮일 생각 만만이고, 그렇게 되면 여기저기 모든 인간 관계가 뒤집어지겠지, 역시 조금도 웃을 수 없다. 나에게도 불똥이…….


「대체로 알았어, 정말 재미있네. 만약 질문 받으면 나에게도 알려줘」

「싫어. 너에게 말할 이유가 없으니까」

「이만큼 말했으니까 말해도 괜찮잖아」

「네가 먼저 물은 것뿐이겠지……」

「그, 그렇지만……. 그래도 겨우 네 얼굴이 밝아졌어」


 나는 아직 맹한 얼굴로 어째서인지 그렇게 말했다. 하야마 하야토는 조금 멍한 표정을 짓다가, 입가를 누르고 웃었다.


「나, 그렇게 음험했어?」

「너무 음험해서 질릴 정도였어」

「그런가. 신경을 쓰게 했네. 미안 마나츠루양」

「정말이지. 그렇다고 할까, 너 제법 유키노시타양하고 인연 있는 거 같은데, 옛날부터 아는 사이야?」


 전에 하루노씨와 만나 이야기했을 때나,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그녀를 잘 알고 있는 듯한 말투이니,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이전부터 알고 있는 사이가 아닐까?


「나와 유키노시타양은 같은 초등학교야. 중학교는 다르지만」

「에?」


 ……에?

 그랬어!? 


「그렇다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라, 예를 들어 가족 전체 교류라든가, 혹시, 그렇……다거나?」

「마나츠루양 잘 아네…….  맞아, 우리 아버지가 유키노시타양 회사의 고문 변호사야」

「에, 에에∼……? 거짓말이지……?」


 진짜로!? 그런 우연이 있을 리가!? 

 하루노씨에 대한 태도를 보면 유키노시타양하고도 어느 정도 알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설마 초등학교부터, 는커녕, 집안 전체가 교류를 했었다니!?


 양가집 미인 자매와 어렸을 적부터 집안 전체로 교류한 적이 있는 문무양도 훈남이 정말로 있었다……전에도 생각했지만 정말로 라노베 주인공 같다……. 리얼하게 생각하면 이 녀석 굉장하다기 보다, 뭐야 이 녀석 이성 관계가 풍족하다가 지옥에나 떨어져라 같은 개인적 원한이 먼저 튀어나올 것 같다……. ―――안 돼, 진짜로 배가 아파.


「그런 환경에 있는데도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너 멍청하지!?」

「뭐야, 마나츠루양. 그것 무슨 의미?」

「말 그대로야! 우왓, 터무니 없는 우스갯소리를 들어 버렸어! 어쩐지 미안!」


 그야, 응, 아무튼, 그렇구나―………위험한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어떻게 할거야 배가 뒤틀리면 어쩌지. 충격적인 사실이잖아!

 당시 그 세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고, 어떤 감정을 품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집안끼리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져 있고, 현재까지 왔다면 이런 저런 일이 있었을 것이다―…….


「마나츠루양. 그 이상 말하면 진심으로 화내」

「미안 미안! 비밀로 할 테니까 용서해줘!」


 박장대소 중인 나를, 하야마 하야토는 곤란한 듯한 미소를 지은 채 바라 보고 있었다.



[newpage]



 조금 전까지 그 답답한 공기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이미 부드러운 분위기로 변해있었다. 적당히 잡담을 하는 동안 코코아와 탄산음료 둘 다 없어졌고 테이블에는 음식을 먹은 자취만이 남아 있었다. 나와 하야마 하야토는 기분 전환도 할 겸 둘이서 드링크 코너로 가 쥬스를 따르고, 그대로 카운터에 피자를 시켰다.


「그런데 조금 전 이야기 말이야, 히키가야 하치만과 연관된 사람은 모두 바뀐다. 그것은 어떤 의미?」


 유키노시타양 이름이 나와서 그쪽으로 화제를 바꾸었지만, 그 전에 나온 이야기도 아직 제대로 듣지 못한 것을 떠올렸다.


「아아…… 말 그대로야. 적어도 내가 봐왔던 유키노시타양은, 이렇게 누군가를 위해 진력하지 않아. J반에서는 어때?」


 아마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혹은 봉사부로서 히키가야 하치만, 유이가하마양 두 사람하고 활동을 시작하기 전일까. 그 때와 비교하면 이겠지.

 그것은 내가 모르는 모습.


「……보통이야? 그렇지만, 1학년 무렵하고 비교하면 조금 부드러워졌다는 느낌. 여기 최근까지는 계속 가라앉고 있지만……」

「그런가」

「역시 연관이 있는 거네」


 학생회 선거 시기는 수학 여행 이후. 유키노시타양이 가라앉아 있었던 시기는 그때부터였다. 그가 유키노시타양의 문제에 연관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봉사부 문제라면 관여하지 않았을까?


「유키노시타양이 아니라 히키가야 쪽이지만 말이지」

「흠, 그쪽 말이네……. ……그래도 정말 보통이야. 아직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이긴 한데, 모두 곤란한 일도 없고. 성실하게 공부도 하고 있으니까 수업에서 모르는 것도 물어볼 수 있고 ……연애 쪽에 대한 이야기도 없어서 그쪽 방면으로 안심하고 있는 아이들도 많고」


 최근에는 듣지 못했다……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다행인 것에 J반에 있는 얼마 안 되는 남학생들은 그녀가 있는 사람들이 반 이상이라, 그 이유로 분위기가 흐려진 적은 없다. 뭐, 적어도 한 명은 없지만…… 그것은 그 녀석의 자업자득이고 별로 상관없다.

 여자끼리에 한 해선, 1학년 무렵에 비해 교류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서는 반에서 봉사부 인지도 올라서 사정을 이해하는 여자도 늘어났고, 방과후 미팅이나 쇼핑에 어울려주지 않는다고 잔소리하는 여자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그런가. ―――아직, 그런 입장인가」


 걱정도 동정도 아닌 그의 말 한 마디가, 그런 유키노시타 유키노라고 하는 여자에 대해 슬퍼하는 것처럼 들렸다.

 ―――아직, 그런가.

 그것은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일까.

 아니면, 2학년 J반, 이라는 1년 반 이상이란 세월을 거쳐 형성된 반 분위기를 말한 걸까.

 그렇지 않으면.


「……별로 그렇게 적은 것도 아니야. 어디에나 그런 사람은 있고, 중3 때 나보다는 사교적이야. 그러니까」


 그녀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이 말하는 것, 이라고 할까 유키노시타양을 업신여기는 것 같은 말을 하는 건 그만두지 않을래?


 절대로 자기에게 문제가 있지 않아도, 날조 당하거나 여론으로 규탄 되어, 문제화되는 것도 있다.

 그 해결이나 해소를 남에게 맡기는 것을 본인의 변화나 성장이라고 부른다면.


「원인을 멋대로 히키가야 하치만로 단정 짓지 말아줘? 그런 말을 들으면 이쪽이 노력한 보람이 없어지니까」


 우리들 J반 존재는, 어떤 변화도 주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에게 있어서, 그녀에 대해, ―――조금은 나도.


「뭐, 이웃 잔디가 더 파랗게 보인다는 이야기야」


 그런 마음을 가볍게 흘리며, 나와 하야마 하야토는 음료수를 들고 방으로 돌아갔다.



[newpage]




 이웃 잔디가 더 푸르다--- 이것은, 우리들 세대가 안는 고민과 대체로 직결된다.

 리얼충이 뭉쳐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끼고 싶어지고, 신경이 쓰이는 이성이 다른 여자아이와 사이 좋게 있으면 다른 곳에서는 시기를 한다. 다른 학교 교복이 굉장히 귀여우면 부럽고---그 밖에도 산만큼 타인이 부럽고, 그 고리 안에 들어가고 싶어질 때가 많다.


 필경, 그가 하고 있는 고민도 굳이 말하자면 이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야마 하야토라는 남자는 풍파가 생기는 것에 너무 민감하다 치더라도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간단하게 손에서 떨어질 수 있는 모조품이 아니었을까?

 그에 비해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남자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결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결코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보물을 가진 것은 아닐까?

 어째서, 그런 생각이 든 걸까.

 자기하고는 다른, 히키가야 하치만은 진정한 호의나 신뢰를 얻고 있고, 그것이 그와 연관된 사람들이 변해가는 이유라고, 그렇게 생각한 걸까.


「그래도 --- 그 말이야, 자기에게는 덕망이 없다거나 그런 생각은 하지마. 정말로 그랬다면 내가 여기 있을 리가 없지 않아?」


 그의 태도가 신경이 쓰여 노래방에 온 것이긴 해도, 하야마 하야토가 아니면 이러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인간성을 알지 못했다면, 노래방이라는 특수한 공간은 고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너를 좋아하게 되고, 바뀌게 될 여자도 어딘가에 있을 테니까」


 사소한 변화라도 상관없다.

 그가 한 번 보고 싶었으면 해서 신경을 쓰거나, 잘 느끼지 못했었으나 다른 사람들하고의 접점이 갑자기 생기는 것도 훌륭한 변화다.

 반대로 잘못된 방향으로 폭주 해서, 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을 밀어내려는 것도 변화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추리 연구부에 있는 탐정 소녀에게 의뢰해. 어떻게든 해줄게」


 어떤 의뢰든, 받은 의뢰는 확실히 조사하고 보고한다.


 그것이 탐정이다.


「……설마 너에게 격려 받을 줄은 몰랐어」

「그런 생각도 있어」


 내 행동은, 하야마 하야토에 대해서 어떤 감정도 없었기에 가능한 행동이다.

 자타 함께 인정하는 연애 뇌이기에 내 연애 감정만큼은 굉장히 냉정하다.


 그러므로 속셈은 없다.


 일부 여자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기회인 둘만 있는 노래방, 그럼에도 나는 그럴 생각 같은 건 조금도 없기에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면접 장소 같이 마이크를 하야마 하야토에게 향하게 하거나.


「노래할래?」

『아아』


 스피커로 맑은 목소리를 퍼트리며, 하야마 하야토가 마이크를 잡았다. 나는 곡을 하나 선택했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다.


 평소보다 혼자 있으면 쓸쓸해서, 평소보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누군가와 비교하게 되어 버리는, 그런 조금 안타까운 밤이 점점 다가온다.



[newpage]



 노도의 범프 메들리에서 크리스마스송까지 부르고, 주문한 음식을 전부 먹고, 나와 하야마 하야토는 노래방에서 나왔다.


「아 노래 실컷 불렀어! 밥도 맛있었어! 여기 딱이네. 기억해야겠어」


 1시간 예정으로 잡았던 방이었는데 눈치 챘을 땐 수십 분은 오버해 버렸다. 꽤 이야기를 오래하긴 했지만, 노래한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다. 그렇지만 크리스마스송보다 애니송을 부르고 싶었다……! 분위기에 휩쓸려 무난한 곡만 골랐는데, 바람이 지나가는 길하고 렛잇고 밖에 애니송을 부르지 못했다……. 칫!


「이미 늦었네. 찍히기 전에 돌아가자」


 옆에서 걷고 있는 하야마 하야토가 말했다.

 시각은 이제 밤 10시. 거리는 『미성년자 거절』이라 말할 듯이, 이미 심야 분위기가 느껴지고 요염한 느낌으로 가득하다.


「그렇네, 돌아가자」


 우리들 모두 전철로 돌아가기 위해, 함께 치바 중앙역으로 향한다. 각자 부담이라고 해도 군자금을 제법 써서 택시를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 음식은 맛있었지만, 역시 노래방 음식은 비싸다. 인생 1권 정도로 싸지면 좋을 텐데.


「오늘은 고마워, 마나츠루양」

「천만에」


 그의 얼굴에서는 이미 어두운 표정은 사라져 있었다. 아니, 그건 단순히 지금만 그렇고 시간이 지나면 또 그런 표정을 지을 것이다. 이 시간에 지은 표정은 단순히 연기나, 속임수에 불과하다. 그의 고뇌는 무엇 하나 해결이 안 되었으니까,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하야마 하야토가 의뢰를 할 때까지는, 평소대로 지내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서로 적당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역으로 걸어갔다.


「마나츠루양」


 치바 중앙 역에 도착해, 각자 도착할 역까지 가는 표를 사 홈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서


「나와 사귀지 않겠어?」


 그, 거기서…………거기서?


 하아?

 지금 뭐라고 그랬어?


「그, 그것은 친구로서 인 거지?」

「아니야. 연인으로서 사귀지 않겠냐고 묻는 거야」


 엣.  


「―――――무, 무, 무슨!?」


 하아? 뭐? 에? 무슨 일?


「나와 마나츠루양, 제법 궁합이 좋다고 생각해. 어때?」


 에,  에,  에,  에∼………?


「어, 어때, 라고 해버려도, 그, 가, 갑자기 말해도 곤란…… 조금 기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주세요」


 조금 기다리란 말이야!

 뭐, 뭐야!? 지금 흐름에서 어째서 내가 고백 받았는지 모르겠어! 설마 하야마 하야토는 실은 나를 좋아한다는 거? 아니 아니 아니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조금 전까지 내가 한 말은 어떻게 되는 건데!?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야!?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도 좋은 거겠지!? 더 이상 의미를 알 수 없는 전개, 참으면 안 돼!


「차, 참고로 어떤 점이 좋다고 생각하는지요……」


 일단 물어 보았다.

 무심코 경어가 되었다.

 왜냐하면, 그게 보는 대로 보시는 바와 같이 나 냉정하지 않으니까 경어를 쓸 수 밖에 없잖아.


「마나츠루양, 나에게 전혀 서슴없으니까」

「그거야 그렇긴 한데……」

「서슴지 않고, 말하고 싶은 것은 말하고, 나에 대해 꾸미겠다거나 그런 생각을 안 해. 나도 마나츠루양에게는 마찬가지이고, 오래 지낼 수 있을 거 같아. 그리고, 충분히 귀엽고」

「잠깐, 다, 다른 사람도 있지 않아? 여자들 대부분이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든가 그럴 리는 없을 테고」

「그렇지만 나에게 이 정도까지 말하는 여자는 너나 히나 정도야」

「유, 유키노시타양이나 하루노씨 있지 않아? 아니면 유이가하마양이라든지, 아니면 더」

「있어」

「그, 그럼 왜?」

「말했잖아, 오래 있을 수 있을 거 같다고」

「에, 에에, 그……기다려!」


 나는 쏜살같이 자동 판매기로 달려가 차가운 주스를 샀다. 뚜껑을 열자 마자 마셨다. 엄청나게 차갑지만, 다시 한번 마신다. 심호흡을 하고 또 다시 힘차게 마신다. 그것을 몇 번인가 반복했더니 이래저래 식어서, 머리도 진정되었다.



[newpage]




 하―……어쩌지.

 이거 고백!? 그런! 인생 첫 고백을 이 남자에게 받을 줄은……. 확실히 거침없이 말한 건 사실이고, 그거 말고는 노래한 거 정도지? 


「확실히 쓰던 마이크 주거나 태연하게 노래방에 같이 가거나 했지만. 그게 아니라, 우우우, 잠깐 기다려. 침착해지자 침착해지자」


 기쁘지 않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만.

 어떻게 생각해도 이상해…….

 내가 이런저런 말을 해서 복수, 라든지. 응, 있을 수 있어. 다른 이유가 없을 정도로 타당하다. 훌륭한 카운터가 될 수 있고.


 그러나, 하야마 하야토라는 남자는 좋은 녀석이다. 나도 비교적 순수하게 대할 수 있는 좋은 녀석이고, 훈남이고, 스펙 높고, 나와 비교할 것도 없다. 성격적으로도 오늘 같은 분위기로 괜찮다면 우선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


 즐거운지 어떤지는 제쳐두고, 오케이 하고 사귀어 버리면 고등학교 생활은 완전하게 변해 버린다. 쭉 그의 곁에 있는 미우라 유미코의 존재가 조금 무섭지만, 그녀라면 입장적으로 내가 강하게 나오는 것이 당연하고. 그녀는 인상은 나쁘지만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철없는 여자가 사교장에서 주고 받는 소문 레벨이라면, 가끔 듣는다. 그럴 기분이 들면 나도 더러운 짓을 할 수 있다.


 연애는 선착순 한정 판매 같은 것이다. 놓치면 사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런 관계가 되면 절대로 화낼 아이가 한 명 있다.

 어째서 말해주지 않은 거야, 어째서 너가? 라고 갈색 머리 사랑스러운 츤데레(와카나)에게 혼나 버린다. 


하아, 하아, 심호흡을 해고, 대답을 정하고, 주스 캔을 버리고 돌아간다.


「……대답, 말인데……노래방에 들어가기 전, 데스티니 랜드에서 첫데이트를 한 커플은 헤어진다 고 말했었지? 실은 반대도 있어」


 데스티니 랜드에서 첫 데이트를 한 커플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로 헌티드 맨션에서 눈치채지 않게 첫 키스를 한 커플은 헤어지지 않는다는 징크스도 존재한다. 어둡고 독실에 가까운 환경에서 겪는 공포 체험, 이라는 시추에이션에 의한 효과가 큰 것 같다.

 그것을 말하고, 이렇게 말했다.


「거기서 키스 한 커플은 오래 간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찍히지도 않고, 할 수 있으면 성공이다. 실제로는 게스트들을 감시 카메라가 항상 보고 있겠지만 아무튼.

 뒤는 아무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나에게 그런 감정을 품은들, 끊고 포기하라고.


「……정말이지, 너도 너 대로 심하네」

「그거야 진심이 아닌 고백을 누가 받겠어?」

「내가 상관없다는 말하면 어쩔 생각이었어?」

「그이 그녀가 되겠지? 너가 더 곤란할 것 같지만」


 왜냐하면 그건 아니니까.


 하야마 하야토가, 자신을 스스럼 없이 대하는 상대를 원한다면, 본래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무의식적인 조건으로 삼고 있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귀찮은 것도, 숨기는 것도, 주위의 기대도, 그 인덕도, 전부 중요하지 않다. 좋아하는 마음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그를 좋아해서 견딜 수 없는 여자가 적당하다. 그가 거부하려고 해도, 말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여자아이다.


 내가 아니다.


 지금 나에게 고백하는 것은, 마지막 수단을 포기 하는 것과 같은, 단순한 도망이다.


「그렇, 구나」


 그도 역시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차인 건 처음이네」

「나도 찬 건 처음이야. ……그렇지만, 역시 네가 느낀 건 잘 모르겠어. 익숙하지 않아」

「나도야. 익숙해져서는 안 되겠네, 이것은」


 그리고 다시 우리들은 서로 마주보며, 이번에는 참듯이 쿡쿡 웃었다.


 전철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newpage]




 온 기차를 타, 치바 중앙역에서 케이세이 치바역으로, 그리고 다른 열차로 갈아 탄다. 이나게 카이간역이 우리 집 근처역이라 케이요선을 탔지만, 하야마 하야토는 신치바에로 간다고 했으니 케이세이 치바역에서 작별이다.


「하나 의뢰해도 될까?」


 흔들리는 차 안에서, 내 옆에 앉아 있는 하야마 하야토가 말했다.


「의뢰라고 말하는 것은, 나에게 ---추리 연구부에게, 란 것으로 괜찮아?」

「아아. 너밖에 부탁할 수 없는 의뢰야」

「들을게」


 이곳저곳에서 여러 종류의 의뢰가 오고 있다. 지금도 진행 중인 것부터,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의뢰까지 다방면으로 받고 있다. ―――대부분이 봉사부하고 연관되긴 했지만


「나와 유키노시타양이 같은 초등학교 출신에, 집끼리 교류도 있다고 말했지?」

「말어」

「우리집하고 유키노시타양가는 제법 연결이 강해서, 필연적으로 같은 장소에 갈 기회가 많아」

「그래. 그래서, 그 마음은?」

「만약 유키노시타양과 내가, 학교 누군가가 그것을 보고 『그런 사이』라고 오해 받거나 하면, J반 에서 소문이 흐르는 것을 막아주지 않겠어?」


 오늘 이야기를 나눈 와중에 가장 진지한 표정으로, 하야마 하야토가 말했다.

 그 의뢰는,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지도 모를 파란에 대한 경고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것은, 너하고 유키노시타양이 사귀고 있다,그런 소문이 퍼지면 J반에서 그녀의 입장을 지켜 주었으면 의미로 들어도 돼? 확실히 너희들이 사적인 장소에서 같이 있는 걸 보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긴 하겠는데……」


 외모, 능력, 집안을 걸고 생각해 보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스타성이 있는 남자와 그림의 떡으로서 알려진 여자, 순정만화라면 최고의 조합이다.


 그게 다가 아니라, 연애와 별 연관이 없는 두 사람이기 때문에, 그 소문은 더욱 큰 센세이션을 야기할 것이다. 일찍이 히키가야 하치만의 존재가 사가미 미나미와 그 측근에 의해 왜곡되어서 소문이 퍼졌을 때 같은 파란이 일어날 것이다..

 두 사람의 원래 지명도를 고려하면 그 때에 비할 바가 아닐 지도 모른다.

 사람의 소문도 75일, 만약 1월 초부터 그런 일이 일어나면 봄방학까지 이어질 것이다. 아니, 지명도와 영향력이 있는 그 두 사람이라면, 봄방학이라는 공백 시기를 거쳐, 그 소문이 상식으로 굳어질 수도 있다.


 하야마 하야토는 그런 것 사태가 일어날 것을 상정하고 있었다. 컨트롤의 효과가 없는 주변에 끼칠 악영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동시에 그것은, 자기들이 몸을 담고 있는 환경과 흥미로 굶주린 무리가 있다. 라고 말하는 걸로 들리기도 했다.


「J반만으로 괜찮아?」

「소문 발신원을 막아도, 한 번 퍼지면 조용해질 때까지 가만히 둘 수 밖에 없는 건 너도 잘 알지?」

「……뭐, 그렇지만……. 그러니까 적어도, J반만 이라도 라는 거지?」

「아아. 나는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이고, 너이기 때문에 더욱 할 수 있는 의뢰야. 나는 애초에, 사람이 사적으로 감추고 있는 것을 호기심으로 조사하는 사람을 싫어하니까」

「……나는, 그 호기심으로 사람의 사적인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인데. 말하자면 너와 가장 반대되는 사람이야?」

「너는 달라. 히키가야에 대해서 조사했던 너라면 그런 무리에게 감쪽같이 휘둘리지는 않을 거야. 나는 그런 마나츠루양을 신뢰하고 있어. 그러니까 부탁는 거야. 그리고, 그런 사태가 일어났을 때, 이 학교에서 가장 귀찮을 것 같은 상대와 교섭할 수 있을 찬스를 놓칠 생각은 없으니까」


 의뢰를 받아줘, 라고 하야마 하야토가 다짐을 받으려는 듯이 말했다.


 ……그, 그렇게까지 말하면 거절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가장 귀찮을 것 같은 상대라니, 우와, 나 엄청 높게 평가 받고 있어……. 그야 너가 말하는 대로 대체로 받은 의뢰는 며칠 내로 해낼 수 있는 자신은 있지만! 이상한 의뢰나 너무 간섭하는 것 같은 스토커 같은 의뢰는 퇴짜 놓거나 하고 있지만! 그렇게 말하지만 의뢰는 제대로 고르고 있어!  위험해, 너무 분위기 탔어…… 진정하자. 진정하자.




[newpage]



하야마 하야토가 경계하는 사태에 대해, 유키노시타양 측면으로 고려해 보자.


 잇시키 이로하처럼 여자에게 미움 받는 여자라는 카테고리는 확실히 존재한다. 그 수는 처음에는 양손으로 끝날 정도라도, 단지 이성 문제가 엮이는 것만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우리 반에 있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도 그 카테고리에 속하는 사람일 것이다.


 유키노시타양은 압도적일 정도로 재색 겸비이고, 이곳 저곳에 속한 존재가 아니기에, 그 대상이 되는 존재이다. 그럼에도 아니 그렇기에, 소문은 절망을 주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인간 관계에 대해 절대적인 힘을 행사하는 사람은, 뒤집어 보면 악의와 호기심도 모으기 쉬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있는 반에서, 여자가 많은 반에서, 내가 소문을 눌러야 한다.


 나의 탐정으로서의 힘이 시험 받고 있다.


 유키노시타양에게 악의를 가진, 혹은 앞으로 가질 인물을 한 사람이라도 찾아내, 호기심 어린 시선에서, 악의에서 그녀를 지켜야 한다. 봉사부로서 관여할 수 없는 영역을,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맡는 것이다.


 정말로 힘든 의뢰다.


「좋아. 받을게」


 그것이 이 마나츠루 마코토에게 하는 의뢰라면 수리하자.

 탐정소녀이지만 가능한 탐정을 목표로 하자.


 그.래.도.


「그럼 선금하고 보수줘」

「……공짜가 아닌 건가?」

「설마―. 나도 리스크가 있는 일이고 보수 받지 않으면 단순한 따까리가 되잖아. 아, 현금은 받지 않으니까 안심해」


 라는 건 거짓말이지만.


 지금까지 추리 연구부에 온 사람들에게서 의뢰료를 받은 적은 거의 없다. 나에게 있어서, 추리 연구부에 온 의뢰를 정리하는 경험이 보수다. 의뢰서도 활동 개시한 지 반년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오고 있다, 일부러 보수를 요구할 이유는 사실 없다.


「그럼 나는 무엇을 보수로 주면 돼?」

「그래…… 너가 품은 진자 기분을, 거짓 없이 들려줘」

 

 의뢰료가 필요 없는 탐정소녀가 요구하는 것은--- 개인적인 흥미를 만족시키는 이야기.


「내 의뢰와 보수가 조금 불공평한 거 아니야?」

「무슨 말이야? 의뢰의 시세는 대체로 이 정도야. 탐정은 의외로 밑지지 않는 장사라구」


 신경이 쓰이면 한 번 조사해라. 제법 비싸다, 탐정이나 흥신소에 내는 의뢰료. 덕분에 나는 무럭무럭 자랐지.


「그래서, 어때?」

「소문이 수습 되자마자는 안 돼. 이래저래 정리가 되고 나서는 안 될까?」

「응. 고마워, 하야마 하야토」


 사실은 보수를 받지 않아도, 유키노시타양이 위기라면 나는 하이 리스크 노우 리턴이라도 움직일 것이다.

 봉사부실에서 히라츠카 선생님이 보여준 그 사진 한 장에 맹세하자. 그 꽃이 피는 듯한 순수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그 화단을 밟아 망가뜨리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내가 미숙한 탐정이라고 지적해준 그녀에게 빚진 것을 돌려줄 기회가 있다면 그 때다.

 할 수 있는 일은 적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탐정소녀로 불리게 계기가 된 사건에 필적할 이야기가 된다면, 리턴매치도 가능하다.

 이번에는 그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교훈을 가슴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동안, 전철이 케이세이 치바역 홈에 왔다.

 눈치챘을 땐 상당히 시간이 지나 있었다. 길기도 짧기도 한 시간도 여기까지다.


 아마도 이제 나와 그가 이렇게 만나는 일도, 함께 놀 일도 없을 것이다. 수사 협력을 신청하는 일은 있어도, 오늘 같은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어쩐지 그런 예감이 들었다.


 전철이 멈추고, 문이 열린다.

 다른 승객들이 좌석에서 일어서는 것과 동시에 나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전철은 그대로 신치바로 가니까, 환승을 해야 하는 나는 여기서 내려야 한다. 하야마 하야토와 간단한 이별 인사를 하고 나서 전철에서 나갔다.


「마나츠루양」


 이름이 불려 돌아보니, 하야마 하야토가 서 있었다.

 이별 인사는 다 끝났다. 뭔가 못한 말이라도 있는 걸까? 


「그때에 되면--- 유키노짱을 부탁할게」


 실로 자연스럽게, 오히려 그쪽이 익숙한 듯한 폭탄이 투하되었다. 그 의미를 이해한 순간, 문이 닫혀졌다. 문 유리 너머 보여야 할 그의 얼굴은 빛이 반사된 덕분에 보이지 않고, 멍하니 있는 나를 매정하게 내팽개치듯이, 전철은 역을 떠났다. 전철의 빛은 어둠으로 빨려 들여가듯이 점점 사라졌고, 이윽고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잠깐,  잠깐 기다려어어어어어!」


 그 호칭은 뭐야아아아아!

 아무리 그래도 허물없이 그런 호칭으로 유키노시타양을 부르다니, 경우에 따라서는 리얼 용사 시스템 형에 처해져도 어쩔 수 없다. 아, 아니,, 잠깐, 하루노씨도 그런 식으로 유키노시타양을 불렀지.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뭐랄까. 어쨌든 전력으로 천무법륜을 정해 버리고 싶은 기분이다. 따지려고 전화를 걸어 보지만 받지 않는다. 받아!


 유키노짱이라니……. 미안,  나 실은 유키농 파야…….


「큭……아- 정말! 그런 말은 왜 한 거야, 거기에 말할 사람이 틀렸어……」


 나에게 의뢰를 한 그 동기도, 그가 말한 정보와 지금 한 발언을 토대로 생각하면 먼저 희미하게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흥, 확실히 그 녀석은 나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진짜 무슨 녀석일까. 이 의뢰가 끝나면 그 녀석의 타이밍을 기다리지 말고 파헤쳐 주마. 역시 그 남자 성격 나빠…….


 그리고, 그 대사는 다른 남자에게 말해야 할 대사이겠지.

 지금, 그녀 근처에 가장 가까이 있는 히키가야 하치만과 유이가하마 유이, 유키노시타양을 부탁하고 싶으면 거기에 말해야 할 거 아니야. 나에게 말해서 어쩌라는 거야? 나는 어디까지나 옵저버!  탐정이지만, 그런 대행자가 될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렇지 않으면, 라이벌시 하고 있는 남자에게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다는 고집일까?


 어쩐지 지금 걸로 엄청 피곤해졌다…….

 이럴 때 와카나가 있어 주었다면. 지쳤을 때는 와카나와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환자에게 푸념해봐야 어쩔 수 없다.

 이제 됐어, 돌아갈래.



[newpage]




 케이요선을 타고 이나게 카이간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무심코 꾸벅꾸벅 자 버려 깨어났을 땐 카이힌 마쿠하리역이었다. 서둘러 이나게 카이간역으로 다시 돌아가 집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벌써 22시 반이었다. 너무 잤다 …….


 집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탕에 뜨거운 물을 받고, 몸을 담근다. 아아^~온천이 보글보글^~.

 bathdream roman 같은 목욕 타임으로 피로를 풀었다, 그러고 보니 갈아 입는 옷을 준비하는 것을 지금 깨달았다. ……오늘은 부모님이 없다. 그런 것으로 완전 알몸으로 깡총깡총 뛰면서 내 방 침대로 뛰어들었다. 재미있으니까 (의미심장) 조금만 더 뛰자! (깡총깡총)


 난방이 잘 된 방에서, 폭신폭신한 침대를 맨살로 느끼면서 오늘 하루에 대해 멍하니 생각해 보았다. 유리짱 데이트에 어울리면서 추리 연구부 의뢰를 완수했고, 집으로 가려다가 하야마 하야토와 만나서 노래방…… 최근 들어 가장 바쁜 하루 일지도 모른다.


 사랑인가……사랑이네―…….


 유리짱, 와카나짱 데려다 준 다음에 어떻게 했을까. 내일은 휴일이고, 전화나 메세지 보내는 것은 실례일까. 지금 정말로 유리짱에게 시노하라에 대해 묻고 싶지만. 만약 두 사람이……응, 좋아. 오늘은 두 사람이 가장 힘들었을 테니까 그만 두자.


 하야마 하야토는 변함 없이 무소식이다. 젠장―……농담으로라도 나에게 고백한 주제에…….


 어떻게 할까, 생각하면서 주소록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와카나의 전화다.


「네네」

『받는 거 빨라……. 아, 마코토? 아직 일어나고 있어?』

「와카나야말로 여태 안 잔 거야? 열 없어? 괜찮아?」

『아직 열은 남아 있지만 괜찮아. 이 상태라면 모레면 기운 차릴 거야. 거기에 샤워 안 하면 땀 때문에 위험해』

「……살았다. 기운 차려서. 이건 내 전화가 효력을 발휘한 거야?」

『유리짱 전화가 더 효과가 있었어. 감기 나으면 미팅 겸해 크리스마스 파티 한대. 마코토 빼고』

「하! 잠깐, 와카나 너 또 감기 걸리는 거 아니야?」

『너 빼고 크리스마스 파티 하는 건 상관 없나 보구나』

「그거 싫어! 나도 불러―!」

『절대로 말할 거라 생각했어……』


 이 녀석은 곤란하다! 어째서 나 빼고 멋대로 기획 진행하는 거야! 거기에 낫자마자 미팅이라니 몸에 나쁘니까 그만두어야 한다. 절대로.


『내 컨디션에 맞추겠지만, 실은 아직 파티 회장 정하지 않았어』

「진짜!? 나 정말 좋은 곳 알고 있으니까 거기로 하자! 치바 중앙역에서 조금 걸으면 있는 노래방인데---」


 기억해 둔 정보가 도움이 되었다. 하야마 하야토와 들어갔었던 독실도 그 나름대로 넓었고, 음원도 꽤 다양했다. 음식 가격도 적당하고 드링크 바도 제법 다양한 게 많았으니 미팅에는 안성맞춤이다. 와카나에게 그렇게 말을 했더니 반응은 양호, 내일이라도 유리짱을 통해 그 쪽 총무에게도 이야기하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괜찮아?」

『무엇이?』

「유리짱 모처럼 그 이 생겼는데 미팅은…」

『아아, 시노하라도 함께 가니까 괜찮지 않을까? 이번 미팅, 그 보고도 겸하고 있고』

「그래?」

『그래. 그래서 몇 명 정도 모으는 거고』

「흐응……」


 점심에는 없었을 것이 확실한 미팅 기획이 갑자기 나온 거라, 내가 없는 동안 빛의 속도로 유리짱하고 시노하라가 파탄날까 걱정했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다, 다행이다……」

『무엇이?』

「와카나와 이야기 하고 있으면 안심이 돼」

『………흐응』


 조금 전까지 긴장 엄청 했었지만, 지금은 알몸이고 해방감과 안도감이 충만하다. 즉 마음이 깡총깡총 뛰고 있다..


「저기, 와카나」

『무, 뭐야?』

「사랑이란 게 뭘까?」


 오늘의 내가 본 것은, 중학생 무렵부터 좋아했던 남자를 보기 좋게 자기를 바라보게 한 여자와,  그럴 기분이 들면 얼마든지 귀엽고 좋은 여자아이를 선택할 수 있는데 꼼짝도 못한 남자.


 두 사람 모두 사랑을 하고 있었다.

 한 사람을 결실을 이루었고, 한 사람은 아직도 어둠 속.


 나는 한 쪽은 응원하고, 다른 한쪽은 격려했다.



[newpage]



 그러나 나는,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모른다.


『뭐야 갑자기?』

「아니―, 그 있잖아. 오늘은 유리짱이 노력한 결실을 본 날이기도 하잖아. 거기에 미팅에서 무슨 일이 생길 지도 모르고…… 조금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성과가 없어서 그만 두겠다고? 애초에 너는 꽃보다 경단이잖아. 연애 할 생각 제로겠지』

「그, 그러지는 않을 지도?」

『아 니 야 절대로 그래. 왜냐하면 너, 미팅에서 주소 교환한 남자와 그 후 연락 한 번도 안 하잖아』

「」

『봐 ……너가 열중해서 좇은 상대는 히키가야 정도 밖에 몰라.』

「부, 부정은 하지 않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야」

『정말? 그렇게나 했는데?』

「응. 왜냐하면 유이가하마양이 히키가야 하치만을 좋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걸,  유키노시타양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도, 실제로 봉사부실에서 이야기를 할 때도-- 가슴이 조금도 두근거리지 않았어」


 내가 알고 있는 사랑은 그런 것은 아니야.

 알고 있다고 단언하기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정말로 신경이 쓰이는 상대라면 질투든 무엇이든, 가슴에서 피어 오르는 감정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히키가야 하치만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래. 그럼 상관 없지만. 너가 진지해질 상대는 난 몰라』

「와카나라면 진지해질 수 있어. 카오―!」

『싫어』


 에―. 그렇지만 나는 포기 안 해? 


「그럼 와카나에게 있어 사랑은 뭐야? 나는 수 많은 감정들이 섞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하아……』

「어째서 한 숨이야?」

『마코토. 너가 인기가 있는데도 사랑을 못하는 이유를 알려줄게』

「네?」

『너 이럴 때면 너무 진지하게 생각해. 좀 더 간단한 거야』


 뭐야 그 어드바이스. 매그버리지 함장이야? 와카나가 순조롭게 나이가 들면 그렇게 될 거 같다. 참고로 그 사람 그렇게 보여도 27살. 거짓말이지……?


「그래? 이래 뵈어도 제법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내가 말하는 것은 그런 도리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 이야기. 알겠어? 마코토, 사랑이라는 것은 자각이 없어. 시간이 지나야 아아- 라고 알게 돼. 그리고, 일단 좋아하게 되면 벌써 걷잡을 수 없게 되어서 몸으로 표현해버려.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리면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다리를 동동 굴리게 되고, 숨이 끊어질 정도고, 심장이 간지러운 느낌이야. ―――나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해』


 이따금 기침을 하면서도 와카나는 열띤 목소리로 단번에 마지막까지 가 결론까지 내었다


 도리로만 생각하면 길어진다.

 그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정말로 자기가 사랑을 하고 있는지 어떨지는 몸이 가르쳐 준다.

 그것은 한 순간.

 그것이 사랑이다.


「……와카나, 대단해」

『누구라도 겪어. 나만 특별한 게 아니야』

「그래도, 대단해. 나는 그렇게 말 못해」


 진심으로 쾌재를 부르고 싶어지는 단순 명쾌한 이론은 충격이다. 와카나가 거리낌없이 말한 그것은, 그녀 자신도 겪은 것이겠지.

 그러나, 지금 그녀 입장에서, 그 불타는 마음은 이미---.

 와카나가 자주 미팅에 참가하거나 기획하고 있는 이유를, 어쩐지 알 것 같다.


『……고마워, 마코토』

「아니야. 가르쳐 주어서 고마워, 와카나」


 그럼 또, 다음에는 학교에서.

 그 말만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왼쪽 가슴에 손을 대자 심장의 율동이 손바닥으로 강하게 전해진다.

 알몸으로 있어서 일까? 어쩌면 와카나의 열이 나에게도 전염된 걸까? 아니면 감기 기운? 설마 난방이 지나친 걸까?  몸이 열을 띠고 있다. 그래도 그것이 좋았다..


 하야마 하야토에게 의뢰를 받은 것을, 와카나에게 제대로 이야기하자.

 가까운 시일 내에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의뢰를 제대로 해내면, 하야마 하야토에게 묻자.

 크리스마스 미팅 장소에서 주역이 될 유리짱에게,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자.


 그리고 와카나의 첫사랑을 들어 보자.

 와카나에게 내 첫사랑도 이야기해 주자.


 유이가하마양하고도, 머지않아.

 유키노시타양하고는, 언젠가는.


 그전에 사람의 비밀을 멋대로 뒤지려는 호기심으로만 뭉친 군중들을, 한 번에 상대해야 한다.


 아아--- 해야 할 일도, 하고 있는 일도, 가득하다.


 우선 지금은 와카나의 감기가 낫기를 빌면서, 역시 오늘은 완전 알몸인 채로 오늘 수사 결과를 노트에 써두었다.



 "잇시키 이로하와 그녀와 협력 관계에 있는 봉사부에서는 의심스러운 행동이 보여지지 않고 있음. 약간 인원이 늘었지만, 합동 이벤트에 관한 『취재』에 영향 없음.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었던 조사 결과, 입장과 업무를 소홀히 한 행적은 발견되지 않았음. 이것으로 본 의뢰 조사는 종료, 의뢰인에게 보고. 이상.



 추가:신규 의뢰 (1건) 


 의뢰주:하야마 하야토

 의뢰:유키노시타 유키노를, 봉사부가 데려다 줄 때까지 악의와 호기심으로 가득찬 눈에서 지켜라.


 수사 계획이나 의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별지를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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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건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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