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블로그

오레가이루 공간/관련 이야기 2013. 11. 7. 09:02 by 레미0아이시스

6.25, 6.5, 6.75권 및 애니 13화 네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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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tro

 

사실 이번 리뷰는 저번에 쓴 오리무라 이치카 리뷰의 연장선입니다. 다들 오해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전 이치카 좋아합니다. 단지, 인식과 기호는 별개라서요 -_-; 마찬가지입니다. 전 제가 생각했을 때 '내청춘' 팬덤 중에서 '사가미'를 좋아하는 몇 안되는 사람입니다. 사실 본적이 없으니까 '유일'이란 표현을 써도 될 거 같지만요 [....]

 

다른 분들이 토베를 높게 평가하고 사가미를 까는 것처럼, 저는 사가미를 약간 높게 평가하고 토베를 까는 성향이 있습니다. 단지, 리뷰 쓸땐 그런걸 쓸 곳이 별로 없습니다 [...] 거기에 이런 건 논쟁거리이지, 리뷰거리가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사가미가 좋아하는 이유가 정상은 아닙니다. 제가 사가미를 좋아하는 이유는 '쪼잔해서'입니다. 현실이면 싫겠지만, 2D라서 그 쪼잔함이.. '정말로 괴롭혀서 울렸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어쨌거나 유이입니다. (자세한 설명 생략, 그러니까 유이가 사가미를 조교해서... 험)

 

 

2. 사가미 미나미는 가장 솔직하다.

 

제가 보는 한, 작품내에서 자기 감정에 그야말로 '가장 충실'합니다. 물론 이에 따라선 많은 이견이 있을 겁니다. 되는대로 행동하는 걸로 따지면, 유미코도 만만치 않고 말입니다. 단,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감정 그 자체'입니다. 어찌보면 정말 어리숙한 것일수도, 순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좋다는 거 아닙니다.) 유미코가 아무리 멋대로 한다지만, 한계선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봉사부 메일 의뢰'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기의 한계를 알고 자기의 감정을 억제하긴 했다는 겁니다. 유이의 경우 '상당히 감정적으로 그때 그때 움직이는 캐릭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이는 '눈치' '주변상황' 등을 고려해서 행동하기에 그 면모는 사실상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가미는, 좌절했답시고 문화제때 실종되고, 하야마에게 꼬리치고, 체육제때도 울고, 음..정말 괴롭히면 좋겠군..이 아니라 정말로 감정에 솔직합니다.

 

사실 별 거 아닌 거 같은 부분인데, 이게 그래도 나름은 의의가 있습니다. 바로 '사가미 미나미'의 상태를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입니다. 만일 에비나나 하루노라면, 우리는 실질적으로 알기 힘듭니다. 실제로 에비나가는 수학여행전까지는 그냥 흔한 부녀자로 밖에 알지 못했을 겁니다. (기미는 확실히 있었습니다만.. 골수팬이 아니면 느끼기 힘들었으리라 추측합니다.)

 

그리고 이 점은 사가미 미나미가 사실상 '대단하지 않다'라는 것도 알려줍니다. 거물은 자기를 은근히 감춘다..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보다는 사가미는 '정말 있는 그대로 자기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3. 우리는 사가미 미나미를 어떻게 봐야 할까?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볼땐 사가미나 토베나 사실 어디서나 보기 쉬운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리뷰도 쓴 적이 있고 말입니다. 물론, 토베도 나름 장점이 있습니다만 우선, 그점을 먼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정말로 '재대로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가능할지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수치화가 가능하다고 가정한다면, 선한 정도가 100인 A군과 선한정도가 10인 B군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B가 어느정도 선해져서 그 수치가 50이 되었다고 가정합시다. 그 경우 A는 100, B는 50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A의 변화량은 0이고, B는 40입니다. 이경우 대부분 사람들은 절대치보단 변화치만으로 사람을 인식합니다. 무슨 말인가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B가 A보다 착하다 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이건 '심리적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고만고만한 줄 알았는데, 저렇게 대견한 기색이 있었네.. 다시 봤는걸.' 이란 느낌으로 볼 경우 평가가 절대치에 비해 '급상승' 합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로선 토베가 에비나를 좋아하는 이유나 하치만이 고백했을 때 태도만으로 '토베'가 좋은 캐릭터 혹은 대단한 캐릭터라고 보기 힘듭니다. 사가미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토베와 사가미의 경우 현재까지 (국내 7.5권 발매 며칠 남지 않음) 기준으로 볼때 토베는 '새로운 일면'을 봤다는 느낌이고 사가미는 '하나의 사건을 거쳐 변화했다'라는 느낌이기에 대등하게 비교하기는 이릅니다.

 

단지, 우리는 캐릭터를 볼 때 어떤식의 평가를 내려야 할지, 그 오류를 일으키는 장벽은 무엇일지 고민은 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4. 사가미 미나미는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다.

 

사실 이거 체육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문화제에서도 입니다. 말씀드렸듯이 '사가미'는 쪼잔합니다. 다시 말하면 그릇이 작습니다. 이런 캐릭터는 사실 맘만 먹으면 제대로 휘두를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하루노입니다. 하루노는 사가미를 정말 한눈에 간파합니다. (그거 어려운 것도 아닌데다가 하루노 레벨이면 사가미가 지각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전부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루노는 안 그래도 악역인 사가미를 더욱 더 악역으로 만듭니다. 하루노가 만약 등장을 안했다면 어설픈 위치였겠지만, 하루노가 사가미에게 힘을 실어 줌으로서 사가미는 문화제 유치의 걸림돌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

 

물론 그게 사가미의 모든 행동을 절 대 로 정당화 시키지 않습니다. 그녀는 확실히 겸허하지도 않았고, 노력도 하지 않았고, 중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도망가려는 아주 그녀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죠.

 

체육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히는 체육제에선 피해자적 면모가 좀 더 강조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문화제때는 같은 편이던 조연들이, 체육제에선 운영부와 실행부, 이른 바 적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를 괴롭히는 건 하치만도 유키노도 아닌 그 조연들이죠. 쉽게 말해 배신감이 상당했을 겁니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협조는 커녕 '이해'조차 해주지 않으니까요.

 

덕분에 나쁜 혐의가 사가미에게서 조연들에게로 이전됩니다. 역시 조연은 조연 [....]

 

 

5. 사가미 미나미는 성장했습니다.

 

6점권이 사가미 미나미에게  포인트가 맞춰질 것은 6.25권 초반부터 예언되어 있었습니다. 소제목에 대놓고 사가미미나미는 변하지 않았다 라고 써있었습니다. [....] 그럼 당연히 사가미가 변하든 변하지 않든 거기에 초점이 맞춰지겠죠.

 

거기에 문화제때 사가미 의뢰는 형식상으론 종료이지만, 사실상 미완성입니다. 거기서 6점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해당부분은 리뷰로 썼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사가미 미나미가 성장한 이유는 단 하나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사실상 그녀답게 산다고 가정할 경우 그녀가 절대로 마주치지 않을 상황을 직면했으며 그에 어떤 형태로든지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녀가 또래들하고만 대충 모이고 대충 산다면, 그녀는 위원장이 될 이유가 없습니다. 문화제는 몰라도 체육제는 아닙니다. 체육제는 순수하게 그녀의 의지만으로 위원장이 되었다고 보기 힘듭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하치만이 말하기를, 하야마가 안해도 다른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위원장을 시켰을 거라고 말이죠. 거기에 그녀에게 운이 좋게 혹은 나쁘게도 그녀의 주변관계의 본질을 그녀는 마주치게 됩니다.

 

사가미는 정말로 모든 걸 애매하게 받아들였을 겁니다. 말하자면 좋아보이니까 좋고 기분 나빠보이니까 꺼리고.. 그래서 제가 감정에 충실하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체육제에서 위원장이 된 것, 그리고 그녀가 친구라고 믿었던 조연들의 배신은 고사하고 반기는 그녀를 감정적으로 몰아가기 충분했습니다.

 

사실 체육제를 운영부의 의도대로 할 수 없다는 건 사가미의 또 다른 좌절을 암시했기에 어떤 식이든 운영부가 집행부를 이겨야 했습니다. 사가미 혼자서는 무리였을 겁니다. 물론 억지는 가능하지만, '그 나이대'입니다. 반드시 앙금이 남습니다. 그것은 사가미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조연들과 관계회복은 절대 되지 않는 다는 것이죠. 그것은 고립을 뜻합니다. 말하자면 정말로 그녀가 생각하는 하치만과 동급이 되는 상황.

 

하치만의 계략은 루미 사건 때 쓴 계략의 확장판입니다. 단지, 하야마 역할이 이번에는 사가미와 집행부로 역할이 바뀌었죠. 여기서 문제는 '하치만'이 집행부 였기에 그걸 조연들이 공격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사실 그건 부차적인 문제였죠. 하치만을 까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서 사가미를 어떻게든 깍아 내리는 게 조연들의 목적이었습니다. 하치만이 지적하듯 이건 논리의 문제가 아닌 수준인 것이죠. 감정적으로 무엇이든지 이용한다라는 것입니다. 그에 대해 사가미는 그것을 어찌되었든 '정면으로' 대처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피력한 것입니다.

 

별거 아닌 거 같은데, 굉장히 중요한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그렇게 솔직한 사가미였지만 딱 하나 결여된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사가미는 그동안 자기에게 유리한 감정에만 충실했다는 겁니다. 그렇기에 그렇게나 밉보인 거죠. 그러나 사가미는 마지막 회의때 자기의 부정적인 혹은 자기에게 불리한 감정마저 토로했습니다. 이게 의외로 진실성이 보이는 효과를 가져 옵니다. 물론 진실일겁니다. 사가미는 능력상 한계로 흑막이라던가 연출 같은 건 불가능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게 성장입니다. 말하자면, 사가미는 자기에게 불리하기만 했던 상황을 정면으로 맞서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고 통과의례를 한 것입니다.

 

좀 더 소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사가미는 하치만이 그동안 밥먹듯이 겪던 것을, 일순간 겪었다는 겁니다. 단, 그 하치만의 도움으로 그녀는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단지 그녀를 칭찬해야 할 건 조력이 있던 없던 어쨌거나 그 상황을 피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6. 사가미 미나미가 아무리 그래도 멍청하지는 않습니다.

 

사가미 미나미가 아무리 그래도 최악으로 눈치가 없진 않습니다. 말하자면 문화제때 그녀가 잠적한 이유도 사실 그녀가 생각하기 싫어서 필사적으로 저항한 것이지, 어렴풋이 알긴 했을 겁니다. (물론 추측입니다.)

 

거기에 체육제도 그래도 1%라도 하치만이 자신을 도와준 걸 알았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체육제 6.75권 마지막 장면에서 말을 걸리가 없습니다. 단, 역시 미묘합니다. (개인적으로 사가미가 하치마의 반칙을 없었던 일로 처리한 건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난감합니다. 하치만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운영의 잡음을 없애기 위한 것인지)

 

아무튼.. 그녀에게 일어난 변화는 미묘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7. 대부분 사람들은 사가미 미나미처럼 변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가미 미나미가 대각성을 했거나 아주 크게 변모한 건 아닙니다. 아무리 그래도 사가미는 사가미입니다. 쪼잔하고 말이죠 [...]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냐면, 하치만이 한 지적대로 사람은 어지간한 대재앙급의 일이 아닌 이상 변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 본질은. 사가미 자체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가미는 성장했습니다. 그게 변화입니다. 그것도 정말 미약하게 변했습니다. (그러나 작중 가장 변한 게 함정)

그녀는 어려운 고비를 직접적으로 직면해서 어떻게든 넘겼으며, 그 과정에서 자기의 주변의 인간관계를 돌아 봤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무언가를 싫어도 인식하게 되었을 겁니다.

 

사람이 변하는 건 아무튼 사람 자체가 변한다기 보다, 사람이 성장하고 자신의 틀을 변형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겁니다.

물론 본질까지 바뀌는 케이스도 당연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일부 극히 일부입니다.

 

그렇기에 사가미는 성장마저도 '일반적'인 성장입니다. (문제는 그 일반적인 변화도 사실 보기 힘듭니다.)

 

 

 

8. 후기

 

사실 사가미가 이후로 나올 가능성이 그리 크게 보이진 않습니다. 저로선 나와줬으면 합니다. 왜냐면 그게 더 재미있을 거 같아서요. 

 

아무튼 사가미는 하치만을 싫어도 의식하게 된 건 사실일겁니다. 안 그러면 '비켜달라는 말조차 안했을 테니까' 제가 들은 네타로는 끝에 대화가 있다고 해서 봤는데, 그게 대화인지는;;;

 

저로선 어찌되었던 그 쪼잔한 사가미가 하치만에게 울며 달려드는 장면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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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애니, 음악, 게임 등에 대한 글을 쓰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역시 내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됐다. 그리고 사키, 러브라이브, 신데마스, 섬란카구라, 아마가미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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