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뼈 -전편-
본 팬픽은 ポチ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했습니다. 허가 해주신 ポチ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해파리의 뼈 -전편-
먼 옛날, 그것도 헤이안 시대부터, 해파리 라는 생물은 “뼈가 없는 생물”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으며, 그 세이쇼 나곤은 『해파리의 뼈』라는 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있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비유로서.
「아아 유미, 딱 좋을 때에!」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겨울 하늘 아래에서, 학교 바깥을 빗자루로 청소하고 있는데, 저녁 재료를 사러 갔었던 요자쿠라씨가 돌아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요자쿠라씨. 무슨 일 있으신지요?」
「다녀왔습니다. 실은 조금 전, 상점가에서 제비 뽑기를 했는데 당첨이 되어서」
그렇게 말하며, 요자쿠라씨는 대량의 식재가 들어간 쇼핑봉투를 발 밑에 두고, 오른손 장갑을벗더니, 코트 오른쪽 주머니에서 무슨 종이를 꺼냈습니다.
「그것은……?」
「수족관 티켓이에요. 여기서 네 정거장쯤 되는 곳에 큰 수족관이 있지요? 거기 1일 입장권이 당첨되었어요!」
「그거 굉장하네요」
확실히 그 수족관은 10년 전쯤에 지어진, 규모가 꽤 큰 곳으로, 거기 동물들의 쇼가 매우 훌륭하다고 뉴스로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곳의 입장권을 제비 뽑기로 얻었다니, 요자쿠라씨는 운이 강하네요.
「저는 이 날, 카츠라기씨하고 수행을 하기로 해서……그러니까, 모처럼이고, 유미에게 줄까 해서요.」
「에……괜찮겠습니까? 이런 멋진 것을 받아 버려도」
「물론!」
그렇게 말하고 요자쿠라씨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티켓을 건네줍니다. 티켓을 보면, 사랑스러운 돌고래나 범고래 같은 인기 있는 바다짐승이나 물고기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유미는 이 날, 예정 있나요?」
「예정……내일하고 모레는 일은 없지만요, 그런데 “이 날”은 언제 인지요?」
「내일이에요」
「내, 내일?」
잘 살펴 보면, 티켓 유효기간은 정말로 내일까지였습니다. 무심코 소리가 새어버린 저를 보고, 요자쿠라씨가 눈을 한 번 깜빡이더니 소리 내서 웃었습니다.
「죄, 죄송해요. 그 유미가 그런 소리를 낼 때도 있구나 생각해서…… 무심코……후훗……」
「저, 정말…… 너무 웃고 있어요」
……부주의 했네요. 일정이 제대로 쓰여 있었는데.
「저기, 정말로 받아 버려도 괜찮겠습니까?」
「후후후……네, 여자는 두 말하지 않아요. 두 장 있으니까, 누구 불러서 가는 게 어떨까요?」
만약을 위해, 아직도 쿡쿡 웃고 있는 요자쿠라씨에게 물어 보니, 요자쿠라씨가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으며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를 부르라고 해도 그렇게 간단히 생각나는 것도 아니어서, 저는 턱에 손을 대면서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도대체 어떤 분을 불러야……」
「아스카씨, 라든지?」
「아스카씨, 입니까…」
저는 요자쿠라씨가 말한 이름을 앵무새처럼 중얼거렸습니다. 아스카씨, 그렇네요, 아스카씨.
마음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자, 심장 소리가 커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선닌 필두끼리, 가끔은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놀다 오는 게 어때요? 반드시 아스카씨도 기뻐해 줄 거에요」
「……그렇네요」
아주 잠깐 생각하고, 저는 요자쿠라씨에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밤이 되고 저녁을 다 먹은 뒤, 저는 전화기를 들고, 아스카씨에게 사실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아스카씨는 수화기 너머로 기뻐하는 소녀 같은 귀여운 목소리로 기분 좋게 승낙해 주었습니다.
「네, 내일 뵐게요」
무사히 용건을 전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내일 준비를 마치고, 저는 모두들보다 조금 빠른 시간에 자기 방으로 돌아가, 이불 위에 누웠습니다.
……그래도 내일을 생각하면, 마치 소풍 전날에 잠을 못 자는 아이처럼 들떠서,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 두 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제 생각하고는 반대로 눈이 또렷해져, 저는 어째서인지 아스카씨에 대한 기억을 순서대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스카씨를 처음 만난 것은 학염제 때, 저는 아스카씨를 “선닌이면서 악과 이어진 사람” 이라는 인식 때문에, 단적으로 말해 그녀에게 처음에는 증오와 비슷한 확고한 적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동료들도 저와 비슷해서, 우리들 월섬과 한조는 각기 자기 학교의 운명과 자기가 믿는 정의를 걸고 싸웠습니다.
그러나 수 차례 칼을 부딪치며, 저는 그녀……아스카씨에게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고, 최종적으로는 닌자로서, 인간으로서 순수하게 존경하는 커다란 존재로 바뀌어 갔습니다.
――그 생각이 사랑으로 바뀌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
기억을 되새기다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아스카씨와 수족관에 가는 것은, 혹시, 어쩌면 이것은.
「……밀회?」
중얼거린 순간, 체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경솔한 생각이라는 것은 제자신도 알고 있는데도, 한 번 생각해 버리면, 점점 심장 소리가 커져가는 것 같아, 눈이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지금 제 모습을 시키씨에게 들키면, 반드시 놀림 당할 거라 생각하면서, 저는 생각을 감추려듯이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습니다.
다음날, 결국 한 숨도 못 잔 저는 약속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빨리 약속 장소에 와버렸습니다. 확실히 너무 일찍 온 것 같지만, 부른 본인이 늦는 것 보다는 나을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 있었네! 유미짱~!」
10분 정도 지나자, 멀리서 들린 목소리가 들려, 그 쪽을 살펴 보니, 거기에는 멋진 머플러와 더플 코트를 입은 아스카씨가 있었습니다. 그 목소리는, 평소와 변함없는, 생기발랄, 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아스카씨, 안녕하세요」
「안녕! 유미짱 빨리 왔네. ……혹시, 기다리게 했어?」
아스카씨는 이미 도착해 있던 저를 보더니, 방금 전까지 밝음은 어디로 가고, 마치 꾸중을 들은 강아지처럼 추욱 늘어져 버렸습니다.
「그런 게 아니에요! 아스카씨와 만난다고 생각하니 참지 못해서……예정보다 빨리 와버렸어요」
「그래? 기뻐. 나도, 유미짱하고 데이트할 거 생각하니 참을 수 없어서, 조금 빨리 왔어. 에헤헤……」
미소를 짓고 있는 아스카씨를 보고, 제 마음이 당장 어떻게든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걷잡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그 말이 매우 기뻐서, 제 마음은 감격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이유가 같다니, 어쩐지 재미있네」
「그렇, 네요」
아스카씨,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나 매력적 인가요.
「……그럼, 갈까요?」
「응」
저는 어떻게든 고양된 마음을 진정시키고, 붉게 물들어 버렸을 지도 모르는 얼굴을 아스카씨에게 들키지 않게 주의하면서, 함께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목적지인 수족관으로 가기 위해, 우리들은 표를 사고 전철에 탑승했습니다. 휴일이어서 일까,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우우…… 유미짱, 괜찮아?」
「ㄴ, 네!. 어떻게든……」
사람이 많은 걸 보고 눈치는 챘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꽉 채운다는 건 확실히 이런 것이지요. 기분 탓인지, 공기가 얇아진 거 같습니다.
「대단하네……모두 어디에 가는 걸까?」
아스카씨의 말이 신경 쓰여, 저는 주위를 둘러 보았습니다. 그러자, 연인 같아 보이는 남녀들이 많이 보였고, 저는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장소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그, 그럴까나. 확실히 커플이 많은 거 같지만, 우리들도……」
순간, 반대 방향에서 오는 전철과 교차하고, 그 때 들린 소리 때문에 아스카씨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저는 아스카씨의 대답을 끝까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스카씨?」
한번 더 다시 한번 더 묻자, 그 때.
「꺄아!?」
「와왓!?」
갑자기 차량이 크게 흔들리고, 저는 무심코 비틀거려 버렸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휘청거리고, 차 안은 단번에 시끄러워졌습니다.
「……응?」
어떻게든 자세를 고치려고 했는데, 제 몸을 누군가 정면에서 강하게 꼭 껴안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몸이 굳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상대를 냉정하게 분석하면, 악력이나 체형이나 피부 감촉을 보면, 동성임이 틀림없다고 확신했습니다. 저는 눈앞에 있는 여성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천천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에!?」
「……」
여성의 정체는……아스카씨였습니다.
저는 놀라서, 무심코 눈을 크게 떴습니다. 아무래도 아스카씨도 자세가 흐트러졌는지, 아스카씨는 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제 허리에 손을 두르고……바둥거리고 있었습니다.
「…………하아!」
잠시 후, 아스카씨가 제 가슴에서 힘차게 얼굴을 올렸습니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스카씨는 한번 더 제 가슴에 천천히 얼굴을 묻고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하 ……하……」
잘 살펴 보면, 아스카씨의 얼굴은 가슴에 묻고 있어도 알 수 있을 만큼 새빨갛게 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정상적으로 숨을 쉴 수 없어, 눈은 비어 있고, 의식은 몽롱해진 것 같았습니다.
「아, 저기, 아스카씨……?」
「하후우……에? 유, 유미짱!?」
무심코 내뱉은 저의 당황스러운 한 마디에 반응했는지, 아스카씨가 천천히 얼굴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저와 시선이 마주치자 눈을 크게 뜨고, 제 몸에서 얼굴과 손을 재빨리 떼어 놓았습니다.
「에? 어라? 에에!? 미미, 미안해! 괜찮아!/」
「ㄴ, 네!. 괜찮아요! 아스카씨야말로 괜찮습니까!?」
아스카씨는 방금 전까지 몽롱했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 곤혹스러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설마 달려들어 안은 상대가 저라는 생각을 못했는지, 상당히 초조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으, 응. 그……정말 미안해. 순간 무언가 잡으려고 생각해서…, 그리고 전혀 숨을 쉴 수 없다 보니, 유미짱인지 몰랐어, 저기……깜짝 놀라게 했지?」
「그런, 아스카씨가 무사하시다면 저는……」
우리들은 서로 부끄러워져, 점점 시선을 아래에 돌리더니,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차 안에서는 방금 전 큰 흔들림에 대한 사과 공지가 울리고 있었습니다
「……저기, 유미짱」
「ㄴ, 네!……무슨 일인가요?」
주위 커플들도 자세를 고치고, 차 안도 조용해졌을 때, 아스카씨가 말을 걸었습니다.
「이, 있잖아? 이런 말하는 건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 좀 더 가까이서…… 꼬옥 해도 될까?」
「……네?」
아스카씨의 생각하지도 못했던 한 마디에, 저는 무심코 한번 더 되물어 버렸습니다.
「저기, 지금 건……」
「갑자기 미안!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만, 마, 만약 이렇게 혼잡한 곳에서 유미짱을 놓칠까봐, 그 그게, 그, 부, 불안해졌다고 할까…… 정말로, 안 되면…… 괜찮지만……」
아스카씨가 허둥지둥 저에게 말을 하면서 서서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잘 살펴 보면, 그 얼굴은 정말 빨갛게 되어 있었고,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가득한 표정이었습니다.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아스카씨가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그 불안해 하는 그 표정을 보고, 저는 미소를 지으면서 아스카씨에게 말했습니다. 저로서도, 어쩐지 고백 같은 말을 해 버렸다고, 조금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에? ……괜찮아? 정말?」
아스카씨는 순간 목소리가 새었지만, 무서워하고 있는 새끼양 같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저엑 물었습니다.
「네, 물론이에요」
저는 좁은 차 안에서 살짝 손을 뻗었습니다. 그것을 본 아스카씨가 조심조심 제 눈 앞에 다가 옵니다.
「미, 미안해. 역에 도착하자마자 떨어질 테니까……」
아스카씨가 미안하다는 듯이 말하며, 제 손을 꼬옥 쥐었습니다.
「괜찮아요」
「아, 유, 유미짱……?」
나는 그런 아스카씨를 위로하듯이, 그녀를 상냥하게 꼭 껴안았습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아스카씨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긴장으로 굳어진 몸을 풀어주려고 했습니다.
「이, 이러면 말하고 다른데」
「후후, 그렇네요」
이 때 아스카씨는 마치 강아지 같아, 귀와 꼬리가 있으면 반드시 움직일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신장 차이도 있어서 일까, 제 가슴에 얼굴을 묻는 듯한 형태가 되어, 방금 전하고 똑같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유미짱」
「네?」
「……고마워」
「……네」
서서히 기운을 되찾고 미소를 지은 아스카씨를 보며, 저도 상냥하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어라?
냉정해지자, 저는 꽤나 곤란한 사실을 눈치채 버렸습니다.
생각해 보면 전철이 크게 흔들리고 나서, 반 사고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아스카씨와, 문자 그대로 밀착한 상태라는 것을 저는 간신히 깨달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방금 전 사고와 똑같은 데도, 이번에는 완전히 합의한 후에.
순간, 저는 자신의 혼란스러웠습니다. 큰 일 났습니다.
아스카씨가 제 가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 두근두근한 것이 멈추지 않게 되어, 이대로는 가슴이 부풀어 터져 버릴 것 같습니다.
――제발, 부탁해요.
부디 그대로 눈치채지 말아 주세요.
「……아! 유미짱, 봐봐!」
「네? ……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아스카씨가 갑자기 약간 큰 소리로 창문을 가리키면서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작은 환성이 질렀기에, 들은 대로 창문을 보자, 멀리서 “○×마린 파크”라는 간판을 내건 대형 시설이 보였습니다.
전철이 역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대부분 사람들이 일제히 내렸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무래도 모두 우리들하고 가는 곳이 대부분 같았는지, 쇼의 예정 시간 확인이나 선물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수족관에 가는 사람들이었네」
「그런 것 같네요」
「……그럼, 유미짱?」
「네?」
「저기, 슬슬……?」
아래를 바라 보니, 아스카씨가 제 가슴 안에서 쓴웃음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지금 저는 아스카씨를 꼭 껴안고 있었습니다.
「아……죄, 죄송합니다. 저도 참」
「아니야! 나야말로 미안해」
저는 당황해 하면서 아스카씨를 떼어 놓았습니다. ……행복한 시간 만큼 짧게 느껴지는 것은 없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유미짱, 부드러웠어」
「……? 아스카씨?」
아스카씨가 작은 소리로 뭔가 말한 것 같아, 저는 아스카씨의 얼굴을 바라 보았습니다.
「하!? 아아, 그…… 그래! 모두에게 선물 사야지, 라고 생각 했어……인데, 모두 벌써 가버렸어! 유미짱, 우리들도 가자!」
「ㄴ, 네!!」
제 얼굴을 보더니 놀라워하는 표정을 짓던 아스카씨가, 생각 났다는 듯이 갑자기 제 손을 잡고 수족관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놀라면서도, 저도 아스카씨의 속도에 맞추어 목적지를 향해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