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렌타인을 들으면서 -Side Coffee-
본 팬픽은 ポチ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했습니다. 허가 해주신 ポチ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터렌타인을 들으면서 -Side Coffee-
「저기, 호무라짱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저녁,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상점가에 둘러 보는데, 오랜간만에 아스카를 만나, 우리들은 서로의 근황을 보고하기로 했다.
수행은 게을리하지 않았는가, 공부는 제대로 했는가, 동료들은 잘 지내는가.
전혀 여자답지 않은 화제들에 대해 길게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가운 강풍이 불어 우리들의 몸을 단번에 얼렸다.
그냥 아스카와 헤어져도 좋았겠지만, 그 이별이 어째서인지 정말 아쉬워서, 우리들은 이야기를 계속하기 위해 근처 작은 카페로 가기로 했다.
문을 열자, 오래된 벨 소리가 크게 울렸다. 가게 안은 따뜻하고, 복고적이면서도 모던한 전통풍. 차분한 분위기에, 조명은 어슴푸레하고, 재즈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말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걸 보니, 아무래도 손님은 우리들만인것 같았다.
우리들은 창가 자리에 앉아, 나는 점원에게 커피와 비스켓을, 아스카는 핫밀크와 시럽 초콜릿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상점가에서 했던 이야기를 계속 하려고 했는데, 흐르고 있던 클래식 재즈가 딱 끝나고, 이번에는 블루스 재즈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곡은……」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곡이었다.
그래, 이 곡은……반 년 전에, 몇 번이나 들었던 적이 있다.
「아는 거야?」
「아아. 제목은……잘 기억이 안나는데, 확실히 연주자가 ……『스탠리·터렌타인』이었을 거야」
스탠리·터렌타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라는 도시 태생으로, 아버지는 색소폰 연주자에, 어버니는 피아노 연주자인,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테너 섹소폰 연주자이다. 그에게는 형제가 있는데, 맏형 토미는 재즈·트럼펫 연주자였다.
헤비죠에 있었을 무렵, 하루카는 휴일이면 홍차를 마시면서 축음기로 클래식이나 재즈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음악을 듣고는 했다. 옆에서는 미레이가 세끼 고양이 같이 응석부리거나, 히카케가 멍하니 들었던 거 같다.
당시, 하루카가 마음에 들어 했던 곡이 몇 개 있었는데, 하루카는 그를 포함한 연주자들의 약력이나, 그들의 음악이 어째서 매력적인지 자주 동료들에게 말해 주었다. 서류를 정리하고 있을 때 가끔 들려서, 그들의 훌륭한 약력에 대해서는, 조금이지만 기억하고 있다.
하루카는 특히 터렌타인의 이 곡을 좋아해서, 자주 틀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아쉽다.
「호무라짱?」
「에?」
아무래도 어느새 너무 감상에 잠겼던 것 같다. 정신을 차렸을 땐, 테이블에는 주문한 음식이 모두 있었다.
「아, 아아. 아니, 미안…… 잠깐 옛날 일이 생각나서」
옛날이라고 해도, 반 년 정도이지만.
이제 와서는, 어쩐지 그립다.
「호무라짱은 재즈도 잘 아네. 멋있어」
「별로 굉장한 게 아니야. 동료의 취미라서, 약간 아는 정도이고」
「그래도 굉장해. 나는 조금 전 곡이나 지금 유행하는 거 밖에 몰라. 비록 약간이라도, 아는 건 멋져」
「……그럴, 까나」
칭찬을 들은 것이 어쩐지 부끄러워져서, 나는 눈앞에 놓여진 커피를 마셨다.
맛있는 커피의 조건, 향기, 맛, 온도.
그 모든 것이 갖춰진 것이, 입 안 가득히 퍼졌다. 이건 맛있다.
접시를 보면, 귀엽게그려진 뱀과 개구리가 있었다. 뱀은 개구리를 휘감고 있고, 개구리는 그런 뱀을 껴 안은 채, 두 마리는 하트 마크를 그리며 응석을 부리고 있다.
살짝, 부러웠다.
「아, 맞아 맞아. 이전에 두꺼비 소환을 좀 더 잘하려는 수행을 했는데, 그 때 카츠 언니가 참……」
「헤에……」
즐거운 듯이 이야기하는 아스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비스킷을 한 입 먹는다. 바싹한 느낌, 적당한 단맛, 너트의 구수한 향기가 비강을 간질인다. 씹을 때마다 맛이 느껴진다, 매우 맛있다.
너트 말고도, 살짝 콩 향기가 난다. 반죽에 콩도 넣은 건가.
커피를 한 입 마시며, 입안을 적신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 진했기에, 단맛이 있는 비스킷하고 궁합이 발군이었다.
……선택은 정답이었다.
문득, 아스카의 시럽 초콜릿에 눈을 돌아갔다. 촉촉한 크림에 가루 설탕이 잔뜩 뿌려져 있고, 초콜릿의 달콤한 향기가 이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운다.
그러고 보니 옛날, 요미가 발렌타인 데이 때, 시럽 초콜릿을 만들어서 모두에게 주었었지.
가라사대, 시럽 초콜릿의 생명은 가낫슈 라는 것으로, 그 날은 요미가 가낫슈 만들기를 위해 부엌을 저녁까지 점령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완성품에 어째서인지 콩나물이 섞여 있었던 것은, 애교라고 해야하는 건가. 잘 모르겠다.
애초에 과자 만들기에 자신이 있던 요미였기에 제과에 대한 지식은 많았다. 나도 요리는 좋아하고, 단 것도 좋아하니까, 제과에 대해 모르는 것은 요미에게 배웠고, 반대로 요미가 모르는 건 내가 가르쳤었다.
최근에는 아르바이트가 바쁘고, 그럴 기회도 별로 없지만.
……이런. 또 감상에 잠겨 버렸다.
이 곡과 커피의 풍미가, 그렇게 만드는 걸까.
「그러고 보니, 최근 하루카가 미라이에게……」
「아하하! 그랬구나. 모두, 변함 없네. ……아, 맞아」
「응?」
「저기, 호무라짱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오랜만에 친구와의 이야기와 기호품을 즐기고 있는데, 아스카 녀석이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꺼내서, 나는 마시고 있었던 커피를 무심코 분출할 뻔했다.
「우와와! 호무라짱, 괜찮아!?」
내 상태에 당황해 하는 아스카를, 나는 기침을 하면서 의아스러운 시선으로 바라 보았다.
「콜럭… 뭐, 뭐야. 뜬금없이」
질문의 의도가 전혀 파악이 되지 않아서, 나는 질문을 질문으로 돌려주었다.
「무엇이라고 해도…… 어쩐지?」
아스카는 평소 미소로 그렇게 대답했다.
좋아하는 사람, 인가.
갑자기 그런 말을 들어도.
그러나,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 된다.
……또 언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이 때다. 말해버려도 괜찮겠지.
「있어」
「헤에, 그렇구나! 저기 저기,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순순히 자백하자, 아스카는 좀 더 반짝이는 미소를 짓는다.
「그렇구나……온화하고 상냥하고, 나에게 빛을 주는 사람이야」
그 사람은, 언제나 나에게 상냥하고 따뜻한 빛을 준다.
어떠한 역경에 처해도, 그 빛을 보면 이겨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빛은 맑고, 따뜻하고, 아름답다. 굳은 표정이 바로 펴질 정도로
지금도, 자칫하면 펴질 거 같다.
「헤에∼. 반드시, 멋진 사람이겠네」
「아아」
매우 따뜻하고, 맑은 마음을 가진 멋진 사람이다.
「그 사람은 어떤 느낌이야?」
「무슨?」
「예를 들어…… 외모 같은 거」
외모,.
「포니테일이 어울리는 귀여운 사람이야」
그 사람은 정말 사랑스럽다.
움직일 때 흔들 흔들 흔들리는 약간은 짧은 듯한 꼬리가, 그렇지 않아도 가련한 그 사람의 귀여움을 보다 한층 두드러지게 한다.
뒤돌아 보면 언제나 눈부신 미소를 짓고 있고, 말은 기운에 넘치고 밝고, 행동거지는 순수하고 귀엽다.
그 상승효과는, 때때로 엄청난 파괴력을 낳는다.
「귀여운 사람이야?」
「아아, 매우」
매우 귀엽고, 무심코 꼭 껴안고 싶어지는 사람이다. 반드시, 아니 절대로, 하루 종일 껴안고 있어도 전혀 질리지 않겠지.
「뭐, 소악마 같기도 하지만」
「소악마?」
「그게 귀찮아……」
그 사람은 소악마 같기도 하다.
귀찮은 건, 본인은 전혀 자각이 없다는 거다. 바로 그 본인은 자기가 소악마 같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다.
우선, 그 사람은 사람 가리지 않고 미소를 너무 보여준다. 사실은, 나에게만 보여주었으면 하지만
그리고, 그 사람은 너무 무방비하다. 그토록 무방비하면 무심코 손을 뻗을 거 같다
누구에게나 애교를 부리고, 거기에 무방비하니까, 천연 소악마를 상대로 나는 쓸데없이 농락 당한다. 이 악마를 퇴치할 방법 따위, 없다.
「그렇지만, 의외네……호무라짱은 멋있는 사람이 취향일 거라 생각했는데」
「확실히 평소에는 바보 같지만, 멋있을 때도 제대로 있어」
그래. 가끔이지만, 멋있을 때도 있다.
나와 싸우고 있을 때, 그 사람은 정말로 좋은 얼굴이다. 싸움이 끝나면, 또 평소 처럼 사랑스럽고 애교가 가득한 미소를 지어준다.
그 표정과 미소가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워서, 만날 수 없는 때는 싸웠을 때를 떠올리고, 만날 때가 기대되고, 빨리 싸우고 싶어진다. 만나는 것이 정해지면, 어떤 공격이라면 이길 수 있을까, 라고 즐겁게 생각하고, 만날 때는 온 몸이 쑤신다.
나에게 있어 그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자 최강의 호적수인 것이다.
「그렇구나……굉장해 그 호무라짱이 그렇게 칭찬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이야?」
「너, 너 말이야……나라도, 칭찬할 때는 칭찬해」
……대체, 이 녀석은 나를 어떤 여자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하하…그래도 정말 어떤 사람인지 나도 한 번이라도 그 사람을 만나 보고 싶어」
아스카는 순진하게 웃으면서 포크를 들고, 시럽 초콜릿을 뜬다. 떠진 곳에서 걸쭉한 가낫슈가 흘러 새하얀 접시를 초콜릿색으로 물들인다.
「호무라짱도 먹을래?」
그렇게 말하고 아스카는 한 입 먹고, 가낫슈를 듬뿍 포크로 뜨고 나에게 내밀었다.
「어째서?」
당돌한 행동에 멍한 나에게, 아스카가 밝게 웃는다.
「그게,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걸. 그러니까, 자. 아~앙」
――아아.
지금도, 너는 나를 농락 한다.
정말이지……사람의 기분도 모르고.
문득, 눈앞에 있는 시럽 초콜릿에서 시선을 돌리고, 접시 흰색 부위를 검게 물들이는 가낫슈를 바라 보았다.
이제 와서는, 아니 지나친 생각일까.
그 모습은, 마치 가낫슈 같이.
「……바보네」
「아, 그거 어떤 의미야!?」
「글쎄」
「정말! 역시 호무라짱에게는 안 줄 거야」
아이 같이 뺨을 부풀린 채 화내면서, 포크에 있는 시럽 초콜릿을 잔뜩 먹는다 아스카를 코로 웃으며 놀리며, 나는 테이블 옆에 놓여져 있던 밀크가 담긴 하얀 도자기를 들고, 컵에 반 정도 남아 있던 커피에 천천히 밀크를 따랐다.
평소에는 커피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블랙으로 마시지만, 지금은 어째서인지 밀크를 넣고 싶었다. 도자기를 든 것도 반은 무의식적이었다.
커피는 원래의 검은색. 밀크의 순수한 흰색이 섞이고, 뭐라 말할 수 없는 희미한 콘트라스트 카페라테가 되었다.
「무우∼……이제 몰라」
아스카는 눈앞에 있던 머그를 들고, 흥, 이라면서 고개를 돌리며, 아직 마시지도 않았던 핫 밀크를 단번에 마시기 시작했다.
「아이냐고, 너는……」
그런 모습에 기가 막히면서도, 내 컵을 다시 보았다. 카페라테가 작게 흔들리고 있다
까다로운 커피에, 상냥한 밀크가 녹아, 귀여운 깨끗한 색을 띄고 있다.
「……아」
겨우 나는, 지금 흐르고 있는 곡의 제목을 떠올렸다.
그래. 어째서 지금까지 떠올리지 못했을까
아니, 어쩌면……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것 뿐일지도 모른다. 떠올리면, 부끄러워서 온 몸이 빨개졌을 테니까
아아, 정말이지 누구냐고, 이 곡을 튼 녀석은?
그 녀석이 밉다. 이래저래 밉다. 하필이면, 왜 그 타이밍에 이 곡을 튼 건데.
……그래도, 재치가 있다고 한다면 재치가 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 상황을 안 것도 아닐 테고
지금이라면,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결심을 하고, 이 곡의 제목을 아스카에 가르치기로 했다.
「아스카」
「……뭐야?」
방금 전과 변함없는 흥흥,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며, 컵을 입에 댄 채, 아스카는 곁눈질로 나를 보았다.
「이 곡 제목 말인데, 겨우 생각났어」
「무우∼……에? 그래? 정말?」
바로 조금 전까지 아이 같이 삐쳤는데, 갑자기 흥미 있다는 표정으로 아스카가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그런 아스카를 보며,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I Want A Little Girl』이라고 해」
지금 나에게, 딱 맞는 곡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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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이번에 허가를 받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이 정말 허가를 반겨 주셔서...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