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란카구라/팬픽 - ポチ

터렌타인을 들으면서 -Side Coffee-

레미0아이시스 2015. 3. 20. 22:31

본 팬픽은 ポチ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했습니다. 허가 해주신 ポチ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터렌타인을 들으면서 -Side Coffee-

 

 

「저기호무라짱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저녁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상점가에 둘러 보는데오랜간만에 아스카를 만나우리들은 서로의 근황을 보고하기로 했다.

 수행은 게을리하지 않았는가공부는 제대로 했는가동료들은 잘 지내는가.

 전혀 여자답지 않은 화제들에 대해 길게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갑자기 차가운 강풍이 불어 우리들의 몸을 단번에 얼렸다.

 그냥 아스카와 헤어져도 좋았겠지만그 이별이 어째서인지 정말 아쉬워서우리들은 이야기를 계속하기 위해 근처 작은 카페로 가기로 했다.

 

 문을 열자오래된 벨 소리가 크게 울렸다가게 안은 따뜻하고복고적이면서도 모던한 전통풍차분한 분위기에조명은 어슴푸레하고재즈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말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걸 보니아무래도 손님은 우리들만인것 같았다.

 우리들은 창가 자리에 앉아나는 점원에게 커피와 비스켓을아스카는 핫밀크와 시럽 초콜릿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상점가에서 했던 이야기를 계속 하려고 했는데흐르고 있던 클래식 재즈가 딱 끝나고이번에는 블루스 재즈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곡은……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곡이었다.

 그래이 곡은……반 년 전에몇 번이나 들었던 적이 있다.

 

「아는 거야?

 

「아아제목은……잘 기억이 안나는데확실히 연주자가 ……『스탠리·터렌타인』이었을 거야」

 

 스탠리·터렌타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라는 도시 태생으로아버지는 색소폰 연주자에어버니는 피아노 연주자인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테너 섹소폰 연주자이다그에게는 형제가 있는데맏형 토미는 재즈·트럼펫 연주자였다.

 헤비죠에 있었을 무렵하루카는 휴일이면 홍차를 마시면서 축음기로 클래식이나 재즈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음악을 듣고는 했다옆에서는 미레이가 세끼 고양이 같이 응석부리거나히카케가 멍하니 들었던 거 같다.

 당시하루카가 마음에 들어 했던 곡이 몇 개 있었는데하루카는 그를 포함한 연주자들의 약력이나그들의 음악이 어째서 매력적인지 자주 동료들에게 말해 주었다서류를 정리하고 있을 때 가끔 들려서그들의 훌륭한 약력에 대해서는조금이지만 기억하고 있다.

 하루카는 특히 터렌타인의 이 곡을 좋아해서자주 틀었던 기억이 있다그러나현시점에서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아쉽다.

 

「호무라짱?

「에?

 아무래도 어느새 너무 감상에 잠겼던 것 같다정신을 차렸을 땐테이블에는 주문한 음식이 모두 있었다.

 

「아아아아니미안…… 잠깐 옛날 일이 생각나서」

 

 옛날이라고 해도반 년 정도이지만.

 이제 와서는어쩐지 그립다.

 

 

「호무라짱은 재즈도 잘 아네멋있어」

 

「별로 굉장한 게 아니야동료의 취미라서약간 아는 정도이고」

 

「그래도 굉장해나는 조금 전 곡이나 지금 유행하는 거 밖에 몰라비록 약간이라도아는 건 멋져」

 

「……그럴까나」

 

 칭찬을 들은 것이 어쩐지 부끄러워져서나는 눈앞에 놓여진 커피를 마셨다.

 맛있는 커피의 조건향기온도.

 그 모든 것이 갖춰진 것이입 안 가득히 퍼졌다이건 맛있다.

 접시를 보면귀엽게그려진 뱀과 개구리가 있었다뱀은 개구리를 휘감고 있고개구리는 그런 뱀을 껴 안은 채두 마리는 하트 마크를 그리며 응석을 부리고 있다.

살짝부러웠다.

 

「아맞아 맞아이전에 두꺼비 소환을 좀 더 잘하려는 수행을 했는데그 때 카츠 언니가 참……

 

「헤에……」

 

 즐거운 듯이 이야기하는 아스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비스킷을 한 입 먹는다바싹한 느낌적당한 단맛너트의 구수한 향기가 비강을 간질인다씹을 때마다 맛이 느껴진다매우 맛있다.

 너트 말고도살짝 콩 향기가 난다반죽에 콩도 넣은 건가.

 커피를 한 입 마시며입안을 적신다커피는 에스프레소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 진했기에단맛이 있는 비스킷하고 궁합이 발군이었다.

 ……선택은 정답이었다.

 

 문득아스카의 시럽 초콜릿에 눈을 돌아갔다촉촉한 크림에 가루 설탕이 잔뜩 뿌려져 있고초콜릿의 달콤한 향기가 이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운다.

 그러고 보니 옛날요미가 발렌타인 데이 때시럽 초콜릿을 만들어서 모두에게 주었었지.

 가라사대시럽 초콜릿의 생명은 가낫슈 라는 것으로그 날은 요미가 가낫슈 만들기를 위해 부엌을 저녁까지 점령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완성품에 어째서인지 콩나물이 섞여 있었던 것은애교라고 해야하는 건가잘 모르겠다.

 애초에 과자 만들기에 자신이 있던 요미였기에 제과에 대한 지식은 많았다나도 요리는 좋아하고단 것도 좋아하니까제과에 대해 모르는 것은 요미에게 배웠고반대로 요미가 모르는 건 내가 가르쳤었다.

 최근에는 아르바이트가 바쁘고그럴 기회도 별로 없지만.

 ……이런또 감상에 잠겨 버렸다.

 이 곡과 커피의 풍미가그렇게  만드는 걸까.

 

 

「그러고 보니최근 하루카가 미라이에게……

 

「아하하그랬구나모두변함 없네. ……맞아」

 

「응?

 

「저기호무라짱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오랜만에 친구와의 이야기와 기호품을 즐기고 있는데아스카 녀석이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꺼내서나는 마시고 있었던 커피를 무심코 분출할 뻔했다.

 

「우와와호무라짱괜찮아!?

 

내 상태에 당황해 하는 아스카를나는 기침을 하면서 의아스러운 시선으로 바라 보았다.

 

「콜럭… 뭐뭐야뜬금없이」

 

 질문의 의도가 전혀 파악이 되지 않아서나는 질문을 질문으로 돌려주었다.

 

「무엇이라고 해도…… 어쩐지?

 

 아스카는 평소 미소로 그렇게 대답했다.

 

 좋아하는 사람인가.

 갑자기 그런 말을 들어도.

 그러나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 된다.

 ……또 언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이 때다말해버려도 괜찮겠지.

 

「있어」

 

「헤에그렇구나저기 저기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순순히 자백하자아스카는 좀 더 반짝이는 미소를 짓는다.

 

「그렇구나……온화하고 상냥하고나에게 빛을 주는 사람이야」

 

 그 사람은언제나 나에게 상냥하고 따뜻한 빛을 준다.

 어떠한 역경에 처해도그 빛을 보면 이겨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그 빛은 맑고따뜻하고아름답다굳은 표정이 바로 펴질 정도로

 지금도자칫하면 펴질 거 같다.

 

「헤에∼반드시멋진 사람이겠네」

 

「아아」

 

 매우 따뜻하고맑은 마음을 가진 멋진 사람이다.

 

「그 사람은 어떤 느낌이야?

 

「무슨?

「예를 들어…… 외모 같은 거」

 

 

 외모,.

 

「포니테일이 어울리는 귀여운 사람이야」

 

 그 사람은 정말 사랑스럽다.

 움직일 때 흔들 흔들 흔들리는 약간은 짧은 듯한 꼬리가그렇지 않아도 가련한 그 사람의 귀여움을 보다 한층 두드러지게 한다.

 뒤돌아 보면 언제나 눈부신 미소를 짓고 있고말은 기운에 넘치고 밝고행동거지는 순수하고 귀엽다.

 그 상승효과는때때로 엄청난 파괴력을 낳는다.

 

「귀여운 사람이야?

 

「아아매우」

 

 매우 귀엽고무심코 꼭 껴안고 싶어지는 사람이다반드시아니 절대로하루 종일  껴안고 있어도 전혀 질리지 않겠지.

 

 

「뭐소악마 같기도 하지만」

 

「소악마?

 

「그게 귀찮아……

 

 그 사람은 소악마 같기도 하다.

귀찮은 건본인은 전혀 자각이 없다는 거다바로 그 본인은 자기가 소악마 같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다.

 우선그 사람은 사람 가리지 않고 미소를 너무 보여준다사실은나에게만 보여주었으면 하지만

 그리고그 사람은 너무 무방비하다그토록 무방비하면 무심코 손을 뻗을 거 같다

 누구에게나 애교를 부리고거기에 무방비하니까천연 소악마를 상대로 나는 쓸데없이 농락 당한다이 악마를 퇴치할 방법 따위없다.

 

「그렇지만의외네……호무라짱은 멋있는 사람이 취향일 거라 생각했는데」

 

「확실히 평소에는 바보 같지만멋있을 때도 제대로 있어」

 

 그래가끔이지만멋있을 때도 있다.

 나와 싸우고 있을 때그 사람은 정말로 좋은 얼굴이다싸움이 끝나면또 평소 처럼 사랑스럽고 애교가 가득한 미소를 지어준다.

 그 표정과 미소가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워서만날 수 없는 때는 싸웠을 때를 떠올리고만날 때가 기대되고빨리 싸우고 싶어진다만나는 것이 정해지면어떤 공격이라면 이길 수 있을까라고 즐겁게 생각하고만날 때는 온 몸이 쑤신다.

 나에게 있어 그 사람은사랑하는 사람이자 최강의 호적수인 것이다.

 

「그렇구나……굉장해 그 호무라짱이 그렇게 칭찬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이야?

 

「너너 말이야……나라도칭찬할 때는 칭찬해」

 

 ……대체이 녀석은 나를 어떤 여자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하하…그래도 정말 어떤 사람인지 나도 한 번이라도 그 사람을 만나 보고 싶어」

 

아스카는 순진하게 웃으면서 포크를 들고시럽 초콜릿을 뜬다떠진 곳에서 걸쭉한 가낫슈가 흘러 새하얀 접시를 초콜릿색으로 물들인다.

 

「호무라짱도 먹을래?

 

 그렇게 말하고 아스카는 한 입 먹고가낫슈를 듬뿍 포크로 뜨고 나에게 내밀었다.

 

「어째서?

 

 당돌한 행동에 멍한 나에게아스카가 밝게 웃는다.

 

「그게아까부터 보고 있었는걸그러니까~앙」

 

 ――아아.

 지금도너는 나를 농락 한다.

 정말이지……사람의 기분도 모르고.

 

 문득눈앞에 있는 시럽 초콜릿에서 시선을 돌리고접시 흰색 부위를 검게 물들이는 가낫슈를 바라 보았다.

 이제 와서는아니 지나친 생각일까.

 그 모습은마치 가낫슈 같이.

 

 

「……바보네」

 

「아그거 어떤 의미야!?

 

「글쎄」

 

「정말!  역시 호무라짱에게는 안 줄 거야」

 

 

 아이 같이 뺨을 부풀린 채 화내면서포크에 있는 시럽 초콜릿을 잔뜩 먹는다 아스카를 코로 웃으며 놀리며나는 테이블 옆에 놓여져 있던 밀크가 담긴 하얀 도자기를 들고컵에 반 정도 남아 있던 커피에 천천히 밀크를 따랐다.

 평소에는 커피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블랙으로 마시지만지금은 어째서인지 밀크를 넣고 싶었다도자기를 든 것도 반은 무의식적이었다.

 커피는 원래의 검은색밀크의 순수한 흰색이 섞이고뭐라 말할 수 없는 희미한 콘트라스트 카페라테가 되었다.

 

「무우∼……이제 몰라」

 

 아스카는 눈앞에 있던 머그를 들고이라면서 고개를 돌리며아직 마시지도 않았던 핫 밀크를 단번에 마시기 시작했다.

 

「아이냐고너는……

 

 그런 모습에 기가 막히면서도내 컵을 다시 보았다카페라테가 작게 흔들리고 있다

 까다로운 커피에상냥한 밀크가 녹아귀여운 깨끗한 색을 띄고 있다.

 

「……아」

 

 겨우 나는지금 흐르고 있는 곡의 제목을 떠올렸다.

 그래어째서 지금까지 떠올리지 못했을까

 아니어쩌면……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것 뿐일지도 모른다떠올리면부끄러워서 온 몸이 빨개졌을 테니까

 아아정말이지 누구냐고이 곡을 튼 녀석은?

 그 녀석이 밉다이래저래 밉다하필이면왜 그 타이밍에 이 곡을 튼 건데.

 ……그래도재치가 있다고 한다면 재치가 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지금 상황을 안 것도 아닐 테고

 지금이라면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결심을 하고이 곡의 제목을 아스카에 가르치기로 했다.

 

「아스카」

 

「……뭐야?

 

 방금 전과 변함없는 흥흥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며컵을 입에 댄 채아스카는 곁눈질로 나를 보았다.

 

「이 곡 제목 말인데겨우 생각났어」

 

「무우∼……에그래정말?

 

 바로 조금 전까지 아이 같이 삐쳤는데갑자기 흥미 있다는 표정으로 아스카가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그런 아스카를 보며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I Want A Little Girl』이라고 해」

 

 지금 나에게딱 맞는 곡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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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시스입니다.

이번에 허가를 받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이 정말 허가를 반겨 주셔서...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