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코레/赤那

수증기 사안

레미0아이시스 2016. 4. 15. 19:18

본 작품은 赤那님이 번역 허가를 해주셔서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수증기 사안

 

 

풍덩

수증기 속에 미녀 한 사람과 소녀 한 사람, 노천탕.

 

 

 

 

왜 어째서 이렇게 되었냐고 생각하고 싶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우리들에게 실수는 없었다. 우연이란 두 글자로 납득할 수 있다.

 

 

 

우연히, 제독이 아는 사람에게서 여관 숙박권을 받고

 

 

우연히, 예약한 날에 사정이 되지 않아서 진수부 안에서 성대히 제비 뽑기를 하고

 

 

그리고, 우연히, 나와 후소가 당첨되었을 뿐인 이야기.

 

 

우연이란 말 이외에 다른 말이 있다면 가르쳐줘.

 

 

 

 

조건은 모두 평등.

부정도 없다. 다른 방법도 없다.

 

 

물론, 거부권은 있었다.

처음에 후소가 당첨되어 기쁜 듯한 미소를 지은 것을 보았을 때 잘 됐다고 생각했다.

 

 

…아주 조금만, 후소와 가는 거라면 가도 괜찮을지도.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 잘못이었을지는 모른다.

 

 

다음 순간, 내 이름이 불려졌다. 상황 파악이 안 된 나와는 대조적으로 누구보다도 빨리 이해한 후소가 나를 보고 웃었다.

정말로 기쁜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 후소를 본 뒤, 거부란 선택은 날아가 버렸다. 굉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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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탕이네, 미치시오」

 

 

「…응.

 

 

설마 방 마다 노천탕이 설치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평소 사람들이 많이 있는 커다란 목욕탕을 상상했었고, 탕에 잠길 때는 후소 곁에 있는 것이 괜찮을까후소의 머리카락 기니까 내가 먼저 들어가야 할까. …복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머리카락, 씻겨 주어서 고마워. 미치시오」

 

 

「…별로 그런 말 들을 건 아니야」

 

 

 

곁에 앉아 있는 후소의 손가락이 내 젖은 머리카락을 문지르자 물방울이 떨어진다.

 

 

「그럼, 등을 씻겨 주었으면」

 

 

「………」

 

 

「미치시오, 너무 깊이 들어가면 안 돼」

 

 

 

어르듯이 머리를 쓰다듬어 지고, 입가까지 잠기고 있었던 물은 어깨까지 내려갔다.

 

 

 

 

「정말로 좋은 탕이야.

 

 

「그렇네」

 

 

「진수부 모두에게는 어떤 선물이 괜찮을까」

 

 

「그렇네」

 

 

「…미치시오, 오늘 같은 이불에서 잘까?

 

 

「그렇네. ………?

 

 

 

돌리고 있었던 얼굴을 반사적으로 후소에게 돌렸다.

큰일났다.

 

 

「후후, 역시 듣지 않았던 거네. 괜찮아. 함께 자자」

 

 

화사한 미소. 미소라기 보다, 자애, 그런 말이 나올 것 같은 웃는 얼굴.

 

 

아아, 뭘까, 수증기! 좀 더 나와서 후소와 나 사이에 퍼져.

후소의 팔이 내 어깨를 잡았다.

 

 

「……어째서 히죽거리는 거야」

 

 

「미치시오가 도망치지 않고 있었는걸」

 

 

「뭐야, 그거. 도망치는 건 또 무슨

 

 

 

짐작이 수증기처럼 떠올라, 맴돈다.

……이, 있다.

 

 

후소는 평소 같은 눈부신 미소를 지으니까, 바라보기 쑥스러워서, 뒷걸음질쳐 버린다.

 

 

 

「이, …

 

 

「미치시오?

 

 

「그, …후소가 싫어서 도망치는 건, 아니니까.

 

 

 

정작 중요할 때 중요한 소리를 못하는 것을, 얼간이라고 한다.

아아, 정말 부끄럽다.

 

 

 

「응, 알아. 언젠가 제대로 말해줘」

 

 

「…응.

 

 

 

「약속이야, 미치시오」

 

 

「으읍」

 

 

 

물소리가 들리고,

얼굴에 부드러운 것이 닿는다.

괴롭다. 기다려 정말로 괴롭다.

 

 

「으읍!」

 

 

탕 안에 파묻혀 있던 후소의 허리 근처를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항의했다.

 

 

닿았어! 닿았어! 내 얼굴에 후소의 가슴이.

 

 

 

「후훗,

 

 

 

, 전혀 듣지도 않아.

파묻히지 않은 귀로 후소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숨이 괴로워지고 있고

그렇다면…

 

 

 

 

「꺅」

 

 

얼굴에 닿아있던 가슴에 양손을 대어, 주물렀다.

후소가 한 순간, 움찔거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머리를 뒤로 당겼다.

 

 

「후핫! 후소! 나를 가라앉힐 생각이야!?

 

 

「아니, 그게 아니라,

 

 

「정말이지! 온천에서 가슴에 짓눌려 질식 당한다면 웃음거리야」

 

 

 

조금 전 내 손바닥은 나를 누르고 있었던 후소의 가슴을 주물러 버렸었다.

어쩐지 물소리가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미, 미치시오」

 

 

「후소의 가슴 부드러워.

 

 

 가슴이 답답함에서 해방된 것과 동시에 평소 품던 불만도 입에서 나와 버렸다

 

 

「이것이 내 입에 딱 맞다니 보통은 있을 수 없어. 아무리 전함이라지만 어째서 이렇게 다른 거야」

 

 

주무른다. 한 번 내 것을 만지고는, 양손으로 후소의 가슴에 파묻힌다.

그리고 손을 펼친다.

 

 

 

「미치시오, 기다,

 

 

「싫어」

 

 

 

후소의 항의를 묵살했다.

 

 

「우유를 많이 마셔야 할까? 그렇지 않으면 고기? 그보다 후소, 어깨 결림 없어? 굉장히 무거워」

 

 

주무르다가 생각이 나서, 수면에 떠오르는 후소의 양 가슴을 양 손으로 들어 올린다.

 

 

「아,

 

 

 

「후소? 얼굴 붉어?

 

 

아직도 미치시오의 양손은 후소의 휠듯한 가슴을 들어 올려, 무게를 확인하듯이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작은 아이에게 가슴이 살짝 만져지는 건 문제없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후소는 다른 의미로 익을 것 같은 머리로 생각했다.

 

 

 

「후소?

 

 

미치시오의 손이 가슴에서 떨어져 내 뺨에 닿는다.

.

 

 

「괜찮아?

 

 

나에게 괜찮지 않은 일을 한 본인이 그것을 물어 보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

 

 

 

「아, 그게, 가슴 만져지는 거 싫었어……?

 

 

「…아니, , 그렇지 않아」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누구에게도 상담할 수 없는 일이 생겼어.

 

 

「가, 간지러워서 그래, 어지러워서 그런데, 슬슬 나갈래?

 

 

어떻게든 변명한다.

정말 터무니 없는 변명이다.

 

 

 

「그렇네.

 

 

뺨에서 스르르 손이 떨어졌는데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나는 필시 이상해져 버린 것일 것이다.

 

 

 

 

 

「후소, 나 먼저 나갈게, 물 준비해 둘 테니까. 괜찮아지면 나와. 갑자기 일어서면 안돼」

 

 

갑자기 어른스러워진 듯한 행동은, 혹시 나를 흉내내는 것일까.

뭔가 다르지만, 그렇다면 정말 기쁘다.

 

 

 

「그래, 그럴게. 고마워, 미치시오」

 

 

또 물소리가 들리고, 미치시오가 나갔다.

 

 

 

아아, 정말.

정말로 좋은 탕이었는데.

 

 

「오늘밤, , 잘 수 있을까」

 

 

 

화끈해진 몸의 열은 한동안은 식을 것 같지 않다.

 

 

방에 있는 그 아이의 싹트기 시작한 달아오름은 눈치채지도 못했다.

아직은.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