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말로
해당 팬픽은 小春님의 허가를 받고 작업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小春님께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생각을 말로
둘이 같은 공간에 있어도, 말이 없어 어쩐지 어색하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지만, 사키도 그렇게 생각해줄지 몰라 불안해진다. 물으면, 사키 답게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언니와 함께 있어서 기뻐」라고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 줄까.
그렇게 생각하지만, 역시 말을 할 수 없어, 말주변이 없는 자신이 새삼 싫어진다.
같은 방에서 나란히 앉아 책을 읽는다. 지금까지에 대해 생각한다면, 지금 이러는 것만으로 대단히 행복하지만, 역시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눈앞에 있는 책이 전혀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대신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힐끔힐끔 조금 전부터 내가 훔쳐 보고 있는 사키의 얼굴뿐. 책을 읽는 척 하면서, 그 얼굴을 바라볼뿐.
(…뭘 하고 있는 걸까)
하아… 마음 속으로 한숨을 쉬고, 책에 책갈피를 끼고 일어선다. 그러고 보니,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서 아무 것도 마시지 않았다. 나는 괜찮아도, 사키는 목이 마를지도 모른다.
「…목, 마르지 않아? 차가지고 올게」
「엣, 괜찮아 언니. 내가 가지고 올게!」
「아니, 사키는 기다리고 있어」
자기가 가져오겠다는 사키를 두고, 바로 부엌으로 갔다. 어쩐지 사키에게서 도망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다.
방금 한 대화도, 차를 가져온다는 핑계가 없었다면, 꺼낼 수조차 없었다.
사키는
사키는 정말로
이런 나와 있는 것이
기쁜 걸까
「……」
냉장고에서 차를 꺼내, 컵에 따른다. 어쩐지 자기 자신이 한심하다. 이렇게 고민해도 어쩔 수 없다. 걱정하는 것보단 생각 없는 게 낫다고들 하니까. 그렇게라도 자신을 위로하지 않으면 울어 버릴 것 같다.
두 사람 몫의 차를 따르고, 통을 냉장고에 넣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평소처럼 붙임성 없는 표정을 하면, 사키도 내가 쓸쓸하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어쩌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
세수를 가볍게 하고, 기분을 진정시키자, 갑자기 뒤에서 무엇인가가 부딪쳤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내가 정말 좋아하는 향기가 난다.
「…사키?」
「…저기, 언니」
돌아 보자, 책을 읽고 있어야 할 사키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안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라고 말하기도 전에, 사키가 입을 열었다.
「언니, 어째서 그렇게 울 것 같은 표정이야?」
「…에?」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어째서어째서
「어, 어떻게..」
「언니를, 쭉 보고 있었으니까」
――이 아이는, 나를 알아 주는 것일까
기뻐서, 정말로 기뻐서. 평소와는 다른 이유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서 한없이 흘러 넘치는 것은, 짜디 짠 물로, 멈추는 방법은 모른다. 단지, 나를 똑바로 응시하는 그 눈동자만이, 희미해지는 세계 속에서도 제대로 보인다.
「…사키」
「응」
「사키」
「응」
「사키, 사키, 사키」
「언니, 무슨 일이야?」
울 것 같았던 표정 대신, 기쁜 듯한, 어린 아이를 어르는 것 같은 상냥한 얼굴로, 내 여동생이, 제일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었다.
――나는, 여기에 있어--
그 한마디에, 조금 전까지 느꼈던 불안이 모두 사라졌다. 사키가 내 옆에 있어 주는 것이 기쁘다. 아직도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겁쟁이에 말주변이 없는 나에게도, 이렇게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 있다. 그 사실만으로, 가슴이 벅차다.
이 기분을, 어떤 말로 전할 수 있을까?
역시 몰라서,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말 대신, 행동으로 전하자.
힘껏 마음을 담아, 키스를 하자.
「어, 언니!?」
이렇게 하면, 제대로, 말할 수 있다.
「사키, 고마워」
서로 붉어진 얼굴을 바라 보며, 둘 다 미소를 짓는다.
아아, 행복하다.
조금 미지근해진 차를 들고, 한번 더 둘이서 나란히 앉아 책을 읽을까.
이제, 말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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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春작가님은 제가 이전에 번역했던 칸코레 팬픽, '겁쟁이의 사랑 이야기'를 지으신 분입니다.
서술 방식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번역 허가 신청을 했었고, 수락해 주셨습니다.
최근 거절만 당한 터라 더욱 반갑더군요.
참고로 小春작가님은 마이히메를 주로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