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키 「달리 없는, 행복한 나날들」
사키 「달리 없는, 행복한 나날들」
1::2015/11/22(일) 13:56:16. 40 ID:wTpByl7q0
사키노도. 짧습니다
2::2015/11/22(일) 14:01:19. 02 ID:wTpByl7q0
노도카 「손가락 괜찮으세요?」
갑작스러운 지적에 사키가 테이블을 닦다가, 손을 멈추고는 「엣?」이라 말하며 얼굴을 올린다.
노도카가 사키의 손을 잡더니, 군데군데 붉은 균열이 생긴 창백한 손을 참혹한 듯이 바라보았다.
노도카 「사키양의 예쁜 손이…」
사키 「이 정도는 핸드 크림을 바르면 돼」
노도카 「그래도…」
사키 「원래 손이 거칠어지기 쉬운 체질이고, 올해만 그런 것도 아니어서…」
4::2015/11/22(일) 14:05:38. 68 ID:wTpByl7q0
노도카 「핸드 크림만으로는 안 되어서, 악화된 게 아닐까요?」
사키 「윽…」
노도카 「집안이 자주 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으~음, 사키가 자기 손을 바라 보았다.
물론 아프기도 하고, 곤란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소이 거칠어지는 생활에 불만은 없다. 오히려 만족 하고 있다.
5::2015/11/22(일) 14:09:21. 29 ID:wTpByl7q0
사키 「확실히 손을 씻으러 가는 회수는 늘었지만, 이 정도로 우는 소리를 하면 주부라고 할 수 없고」
노도카 「그래도…」
사키 「노도카짱에게 밥을 만들어 주거나 노도카짱의 세탁물을 말리는 거, 행복하다고 나 생각해」
노도카 「사키양…」
사키 「그러니까 이 갈라짐은 말하자면 훈장이라고 할까…」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손가락이 아픈 것도 신경 쓰지 않게 된다.
7::2015/11/22(일) 14:15:31. 99 ID:wTpByl7q0
노도카 「저로서는 고생시키는 거 같아 죄송스러울 뿐이에요」
거친 사키의 손가락이, 예쁜 노도카의 손가락.과 겹쳐졌다.
사키 「노도카짱도 고생하고 있는걸」
노도카 「저 말인가요?」
사키 「매일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고, 휴일에는 집안일도 도와주고」
노도카 「그거야 말로 걱정할 필요 없는 거에요. 많이 벌어서 사키양을 편하게 하는 게 제가 바라는 삶이니까요」
사키 「그럼 나와 같잖아」
손가락을, 사키가 움켜쥔다.
8::2015/11/22(일) 14:19:16. 57 ID:wTpByl7q0
사키 「행복도 고생도 분담하는 것이 부부지?」
노도카 「…그랬네요」
사키가 한 말에, 노도카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노도카 「그래도 사키양의 소중한 손을 이대로 둘 수는 없어요」
사키 「괜찮다니까…」
노도카 「그래요. 매일 자기 전에 크림 발라 드릴게요」
사키 「크림 정도는 내가 바를 수 있어」
그 노도카다.
발라주는 모습을 정말 생생하게 떠오르지만,
다른 의미로 불안해진다.
9::2015/11/22(일) 14:23:32. 82 ID:wTpByl7q0
노도카 「정말인가요? 매일 제대로 잊지 않고 바를 건가요?」
사키 「그건…. 노력할게」
어쩌면 사키는 힘들면 바로 잘지도 모른다.
노도카는 당연히 알고 있다.
무우, 노도카는 입술을 약간 삐죽인다.
노도카 「확실히 자기가 한다고 말하면 제가 할 건 없네요」
사키 「어째서 그렇게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 거야?」
11::2015/11/22(일) 14:28:06. 19 ID:wTpByl7q0
노도카 「무엇인가 해주고 싶은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 건가요?」
사키 「나도 여자인데…」
느슨하게 푼 손가락을 만지작 거리면서, 노도카가 고개를 갸웃 거린다.
노도카 「장갑은 어때요? 적어도 외출할 때라도 손가락을 따뜻하게 하는 게 좋아요」
사키 「장갑이라면 있어」
노도카 「4년 전에 사준 거잖아요. 적당히 새로운 거라도 사요」
사키 「그래도 마음에 드는걸. 아직 쓸 수 있어」
12::2015/11/22(일) 14:32:03. 22 ID:wTpByl7q0
그 장갑은 원래는 노도카의 것으로.
겨울날 한밤중에 머플러도 장갑도 쓰지 않고 갑자기 찾아온 사키에게, 노도카가 빌려 주었던 것이다.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미안해서.
둘이서 한쪽씩 끼고, 끼지 않은 손을 잡으면서 걸었던 추억도 있다.
얇은 것치고는 따뜻해서, 마음에 들었었고, 결국 사키의 것이 되었다.
노도카 「저도 슬슬 장갑을 사려고 했어요. 모처럼이고 같은 걸 사요.」
같은 것, 이라는 말에는 솔깃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도 없었고.
무우, 신음소리를 내는데, 엄지의 갈라진 틈에 입술이 닿았다.
13::2015/11/22(일) 14:35:43. 47 ID:wTpByl7q0
노도카 「알겠지요? 사키양」
응석부리는 듯한 목소리를 내며 바라보면, 사키도 거절할 수 없다.
사키 「…너무 비싼 건 사지 않아도 되니까」
노도카 「가격은 신경 쓰지 말고 마음에 드는 걸 골라야죠」
그 경우 대체로 사키가 생각한 예산을 초과하기 일쑤다.
사키 「나는 좋은 장갑 보다 노도카짱이 손을 잡아주는 게 더 따뜻하지만…」
변호사인 노도카는 바쁘다.
전업주부인 사키와는 좀처럼 같이 외출하기 힘들다.
눈을 반짝이는 노도카의 눈가가 밝다.
15::2015/11/22(일) 14:38:08. 36 ID:wTpByl7q0
노도카 「그런 말을 들으면, 사키양이 나갈 때마다 장갑이 되고 싶어져요」
사키 「그건 곤란하네」
살며시 웃으며, 키스를 받아들인다.
오늘은 함께 쇼핑을 가고, 함께 저녁을 만들어 먹자는 노도카의 제안에 ,
사키가 그러자고 했다.
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