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마 마유 「결혼 축하합니다, 프로듀서씨」
사쿠마 마유 「결혼 축하합니다, 프로듀서씨」
1 :[saga]:2015/03/01(일) 23:10:34. 92 ID:OA5hrQ14o
신데마스
주요 등장 캐릭터
※사쿠마 마유
※오카자키 야스하
2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12:05. 96 ID:OA5hrQ14o
●01
마유씨-- 사쿠마 마유-- 가, 예전 담당 P의 결혼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하자,
아이돌들이 찬성을 했고, 사무소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축하 파티를 열게 되었다.
마유씨의 전 담당 P는, 결혼과 동시에 퇴직을 하기로 했으니, 송별회도 겸한 셈이다.
회장은, 사무소 근처에 있는 멋진 레스토랑.
콘서트도 열 정도로 맴버들이 모였기에, 전세로 했다.
그 대부분이, 마유씨처럼 담당으로서 신세를 진 아이돌들이었다.
한편, 업무 때문일까,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멤버들도 하나 둘씩 보인다.
나는 마유씨와 달리, 후자다.
「프로듀서씨나 타케우치씨라면 몰라도, 마유는……이 가게의 문턱을 넘으려면,
조금 발돋움을 해야겠네요」
내가 회장에서 멍하니 있었는데, 마유씨가 말을 걸었다.
마유씨가 힐끔, 시선을 돌린 곳에는, 슈트가 잘 어울리는 커다란 남성이 서 있었다.
여성이 상당히 많은 곳이라, 눈에 띈다.
「회장 문턱은, 송별회 주역에 맞추었으니까요. 타케우치 P도 우리들만큼이나 안절부절하는 거 같고」
「타케우치씨는, 사전 준비를 할 때는 척척해주셔서, 정말로 의지가 되었습니다만,
남은 건 주역을 기다릴 뿐인 지금 단계에서는 할 일이 없으니까요.
어쩔 수 없지 않을까요?」
타케우치 P는, 송별회의 주역에게서 마유씨의 프로듀스를 계승한 후임 프로듀서다.
이 회장에 있는 아이돌이 모일 수 있는 이유가, 그의 스케줄 조정 능력 덕분이라고 들었다.
「아. 지금, 타케우치씨에게 말을 건넨 사람, 야스하씨의 모바 P씨가 아닌가요?」
「내가 나가겠다고 했더니, 동료를 보내는 자리이기도 하고, 나가고 싶다고 따라왔어요」
나의 프로듀서씨도, 타케우치 P와 비슷한 상황인지,
어느 새 손에 펜과 수첩을 들고, 둘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회장은, 아이돌들의 작은 소리로 웅성거린다.
「마유씨는 침착하네요.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타인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오히려 자기 자신은 침착해지지 않나요?」
내가 시선을 돌리자, 마유씨의 손가락은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 리본을 만지작 거리며 돌리고 있었다.
「마유는, 솔직히 아직 자신이 없어요. 축하 인사,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붉은 리본이, 마유씨의 하얀 손을 조이고 있다.
「그렇지만, 야스하씨가 지켜봐 주신다면, 마유도 노력해야겠네요」
마유씨가 오늘까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그것을 제일 알고 있는 사람은,
마유씨를 이 사무소로 끌여 들인 오늘의 주역—도 아니고,
마유씨의 담당을 이은 타케우치 P--도 아니고, 나라고 생각한다.
4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13:30. 67 ID:OA5hrQ14o
●02
――
――――
――――――
마유씨가 같은 사무소에 왔을 때, 나는 『동기 중에서 가장 큰 라이벌이 될지도』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많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가, 마유씨의 아이돌에 대한 자세였다.
마유씨는, 내가 지금까지 봤던 다른 누구보다도 열심히 레슨에 임했다.
그래서 나는 마유씨를 주목하고 있었다.
말을 걸었을 때, 정말로 상냥하게 말해서, 나는 마유씨의 성공을 확신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인상이 줄 수 있다면, 마유씨에게 사각은 없을 거라 생각해서다
그러나, 마유씨의 아이돌 활동은, 내가 예상했었던 것 이상으로 순조롭지 않았다. .
나는 마유씨가 마음에 걸려, 담당자가 다른데도,
사무소에서 만나면, 적극적으로 말을 걸었다.
나의 프로듀서씨도 『참견이 많은 선배네』 라는 말을 했다.
마유씨가, 아이돌로서 피지 못한 이유.
그에 대해 감을 잡은 건, 할로윈 무렵이었을까.
마유씨의 드림 라이브 페스티벌은 기대 이하였다고 들었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공연한 참견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유씨와 차를 마시자고 했다.
따뜻한 것이라도 마시고 쉬는 것이 좋다-- 그 정도 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였다.
『야스하씨는, 실패해 버리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서 무서워한 적 없으시나요……? 』
마유씨는, 처음으로 나에게 약한 소리를 했다.
『저는…… 한 번 그런 생각을 해버리면, 무서워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우리들은 아이돌이지만, 완벽하고는 거리가 먼 인간이다. 20년도 살지 않은 여자아이다.
실패도 한다. 밤에 잘 수 없거나 아침에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상처 받을 때도 있다.
『지면…… 칭찬해 주지 않아요……지면……』
마유씨가 실패를 무서워하는 것은, 너무나도 깊은 것 같았다.
『프로듀서씨가 칭찬해 주지 않으면, 마유는』
실패를 할 때마다 이런 다면,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아이돌, 힘드시나요?』
마유씨에게 물었다. 물어 버렸다. 쓸데없는 참견이다.
일이 괴롭다고 생각했었던 시기는 나에게도 있었다. 그러니까 마유씨를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정말로 쓸데없는 참견이다.
5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14:01. 47 ID:OA5hrQ14o
●03
『힘들지도 몰라요… 그만 두는 건, 절대로 싫어요』
마유씨는 울먹거리면서도, 그럼에도 『그만두는 것은 싫어요』 라고 잘랐습니다.
『마유는, 프로듀서씨에게 프로듀스받기 위해, 여기에 왔어요』
정말로, 무엇이 마유씨를 움직이는 것일까.
『마유를 선택해 준 프로듀서씨를 위해, 더욱 더 멋진 아이돌이 되어서,
프로듀서씨를 기쁘게 하는 것이, 마유의 행복이에요. 그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행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라고나는 마유씨의 열정적인 눈동자를 보면서 자문 자답했다.
마유씨는, 그녀의 담당 프로듀서가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행복-- 그렇다면, 마유씨에게는 아이돌을 계속하는 것이 행복일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마유씨는, 웃고 있지 않아요.
마유씨의 모습이, 아이돌로 전향하기 전, 프로듀서씨와 만나기 전의 나와 겹쳐 보여 버린다.
그것이 나로서는 참을 수 없다. 답답하고 답답해서, 내 가슴까지 도려내진 것 같았다.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나는, 마유씨가 멋진 아이돌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당신이 나를 따라잡는 날은 그렇게 멀지 않을 거에요』
마유씨는, 나의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움을 숨기지 못하는 듯했다.
한 번 침묵을 깨면, 이제는 내 목과 내 혀를 내 자신이 말릴 수 없다.
『마유씨는, 당신의 프로듀서를 기쁘게 할 수 있을 거에요.
비록 한 번, 두 번, 세 번 지더라도』
프로듀서가 웃어 준다면, 노력할 수 있다—그 마음은 나도 잘 안다.
프로듀서를 믿고 있기 때문에 매일 꿈을 간직하게 된다. 그 꿈이 있는 동안만은 아이돌로 있을 수 있다.
『내가 믿는 것하고 같은 정도로, 마유씨도 자신을 믿을 수 있으면,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더욱 멋지게 될 거에요』
여기까지 말을 했을 때, 갈증이 나서, 차를 마셨고, 나는 원래대로 돌아갔다.
나의 열변은 중단되었고, 마유씨는 가만히 있었다.
솔직히, 부끄러웠다.
지금 생각해도, 꽤 터무니 없는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마유씨에게 감화된 것이 아닐까?
반드시 그럴 거야
『정말로, 될 수 있을까요? 아이돌이 되기 전의 마유는, 단지 남들에게 보여지기만 하는 아이였는데』
그 후, 나는 마유씨와 더욱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나는 마유씨의 프로듀서와는 나이나 입장이 다르니까,
나에게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나약한 소리라든지.
프로듀서와의 관계를 운명이라고 단언할 정도인 마유씨는,
아이돌로서 프로듀서에게 약한 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짓은, 자기 꿈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어 버리는 것이니까
그리고, 나와 마유씨는 둘이서 아이돌로서는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말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 관계는, 공연한 참견을 하는 선배와 약한 소리를 할 수 없는 후배 정도였지만.
마유씨의 활동이 궤도에 오르게 되자, 서로 바빠져서, 말할 시간도 줄어 버렸다.
그리고, 마유씨가 CD데뷔를 했다.
나는 그 곡을 듣고, 아이돌이라는 꿈에서 깰 틈도 없어졌겠네, 라고 생각했다.
이미 마유씨는 훌륭한 라이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항심도 있었지만 만족감과 적막감이 떠올라, 어느덧 사라지게 되었다.
6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14:34. 77 ID:OA5hrQ14o
●04
『마유에게 있어 당신은 중요한 파트너예요.
당신에게 있어 마유도 중요한 존재인가요? ……그런 가요?』
나는, 마유씨와 이전 정도로 말할 기회는 없었지만,
그녀가 담당 프로듀서에 대해 꾸고 있는 꿈은, 가끔 듣게 되었다.
『앞으로도 쭉 마유의 활약을 봐주세요.
마유의 제일 곁에서, 지켜봐 주세요……♪』
그런 것까지 말해도 되는 걸까, 같은 말도 들렸다.
이 꿈은, 나라도 질릴 지도.
그럼에도 일은 잘 풀렸다.
내가 봐도, 마유씨는 멋진 아이돌이 되었다.
마유씨는 그런 방식으로 사는 걸까, 그에 대해 나는 별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내 프로듀서씨가,
『그러고 보니……야스하는 사쿠마짱하고 사이 좋으니까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사쿠마짱 말고도 담당하는 아이돌이 많긴 한데, 조만간 사무소 그만둘 거야.
어지간한 건 타케우치군이 담당을 이어받겠지만, 뭣하면, 나도 도울지도--』
라는 말을 하자, 나는 프로듀서씨를 닥달할 기세로 다가섰다.
『――왜 그만두냐고? 결혼 하니까.
프로듀서 최전선 일은, 급료는 좋지만 죽을 만큼 바쁘잖아. 가정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계속 하는 건 무리지.
그렇다고 최전선에서 물러나 관리직으로 가기엔, 그 사람은 나이도 젊고 커리어도 적어.
저축한 건 있을 테니, 좀 여유가 있는 곳으로 가겠지』
나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마유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7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15:01. 61 ID:OA5hrQ14o
●05
『이렇게 마유씨와 차를 마시는 거, 오랜만이네요. 이제 다들 바빠서』
『확실히 그랬네요, 이전에 이 카페에 온 지도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어쨌든 마유씨를 만나자, 라고만 생각해서 휴대폰을 만졌지만,
연락이 닿았을 때는 『어떤 명목으로 만나야 하나』 라는 생각하게 되었고,
『그게, 최근 쓸쓸해서요. 폐가 되지 않는다면,』
순간적으로 이런 억지를 말하며, 마유씨와 만날 약속을 정했다.
『야스하씨, 외로움을 잘 타시나요? 어머, 귀엽다고 생각해 버렸어요♪』
전에 여기서 차를 마셨을 때, 마유씨는 『단지 보여지기만 하는 아이』 같은 느낌이 남았지만,
지금의 마유씨는 아이돌의 얼굴이다.
오히려 내 쪽이 이상할지도 모른다.
『그것도 있지만, 그 ……그게, 마유씨의, 프로듀서 이제 바뀌죠?
후임이 타케우치씨? 그 분은 내 프로듀서의 후배라고 해요.
그래서, 상황을 보고 싶다고』
프로듀서가 바뀐다는 말을 꺼내도,
마유씨의 얼굴은 제대로 아이돌을 연기하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마유씨는,
『우후후, 야스하씨는 외로움을 잘 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수줍음도 잘 타시네요』
내가 한 말을, 그렇게 시원스레 되돌렸다.
『마유의 착각이라면, 웃으면서 넘겨주셨으면 하지만……야스하씨는,
마유가 프로듀서씨와 떨어져서 낙담하지 않았는지, 걱정해 주신 건가요?』
그 말을 듣고, 내 뺨이 느슨해져 버렸다.
이렇게 들으니, 내 행동은 정말로 공연한 참견이라는 실감이 든다.
『그것도 신경이 쓰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유씨가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 차를 마시며 들어주는 것 정도이에요.
이전처럼 선배인양 설교를 하면 그야 말로 폐이고』
그래도, 이번에는 그 때 같은 답답함은 없었다.
지금, 내가 마유씨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그 정도 자각은 있다.
같은 꿈을 꾼 프로듀서와 떨어지는 경험 같은 건, 나는 한 적이 없다.
8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15:51. 30 ID:OA5hrQ14o
●06
『그래도 말이에요. 야스하씨라면,
조금은 의지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마유는 생각해 버리는 걸요? 』
아이돌로서의 미소를 지은 채로, 마유씨가 한 말은,
마유씨보다 내가 더 어울릴 거 같은, 머뭇머뭇 거리는 대사.
『……마유도 부끄러우니까, 혼잣말이라고 생각하면서 들은 채 만 채 해주세요』
반대로 말하자면 그것은 적어도 알아주었으면 한다는 말.
『한번도, 앞에서 “좋아해요” 라고 말할 수 없었던 것이, 안타까운 걸까요?
그래도 마유가 프로듀서씨에게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걸요』
마유씨의 표정은, 아이돌로서 완벽 그 자체였다.
그렇게, 오히려 나는 마유씨에게서 불안을 느꼈다.
아무리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해도, 그 마유씨가, 자기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다.
『마유와 프로듀서씨는, 아이돌과 프로듀서이니까요.
일에 방해가 되면, 폐가 되요. 그것은, 본의가 아니에요』
속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말.
이론이란 막을 벗기고 싶은 충동을, 나는 어금니를 깨물며 억눌렀다.
마유씨는, 이미 그만두기로 한 프로듀서에게 프로듀스를 받고 싶어,
독자 모델을 그만두고, 아이돌로 데뷔를 했다.
그런 사람이 이제 와서 『아이돌과 프로듀서 이니까요』 같은 말로,
자기의 마음을 감추는 거야? 이상하잖아.
『괜찮아요…… 마음을 숨기는 것이라면 마유 자신 있어요♪』
애교를 부리는 표정을 지은 채, 실에 매달려 있는 것
그런 것--인간이 인형 흉내를 내는 것이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그런 표정을, 그 마유씨가 나에게 보여주고 있다.
착실한 사람인데다가 말씨도 부드러운 마유씨가,
나를 속이는 것도, 내 신경을 거스르는 것도.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돌 가면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필사적이었다.
그럼에도, 마유씨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마유씨는,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도 중증이었다.
9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16:20. 88 ID:OA5hrQ14o
●08
『――프로듀서가 바뀌어서 마유씨도 경황이 없겠지만,
가끔은 나와 어울려 주었으면 해요. 나, 외로움 잘 타잖아요』
마유씨의 듣기 어려운 그 말을 흘려 버린 후,
나는 한심한 대사를 읊으며, 계산서를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 야스하. 타케우치군에 대해 걱정이라도 한 거야?』
『……오랜만에, 마유씨와 차 마시고 왔어요』
내가 사무소에 돌아가자, 내 프로듀서가 말을 걸어주었다.
『에, 어땠어? 안색을 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괜찮다. 그런 건가. 으응~.
처음 만난 사람에게 영업을 했다면 모를까, 익숙한 사람에게도 그러는 거야?』
멋대로 말하기에…… 내가 눈살을 찌푸리자,
프로듀서씨는 입을 다물고는 내 앞에 손바닥을 쑥 내밀었다.
『뭐에요? 그 손은』
『영수증, 내놔』
『영수증?』
『뭐야, 영수증 안 가지고 왔어?』
프로듀서씨가, 맥이 빠진 얼굴로 손을 뺐다.
『어차피, 나나 타케우치군을 핑계로 사쿠마짱을 만나러 간 거 아니야?
그렇다면 영수증이라도 끊었으면 좋았을 텐데.
나도 신경이 쓰이니까 말이지, 차삯 정도라도 주고 싶었단 말이야』
아아, 그랬네.
내 의도 같은 건, 그 상태인 마유씨조차 눈치 챘으니,
프로듀서씨가 눈치채도 이상하지 않아.
나도, 남에게 뭐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었어.
10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18:17. 79 ID:OA5hrQ14o
●09
마유씨와 오랜만에 차를 마시고, 며칠 지났을 무렵.
나는 기숙사에 마유씨를 불렀다.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사람에게는, 간절히 빌어서 방을 비울 수 있었다.
방에는 나와 마유씨 단 둘 뿐이다.
거기서, 마유씨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돌 하우스, 만들어 보지 않겠어요?』
내가 마유씨에게 그 제안을 하자, 마유씨는 눈이 점이 되어 버렸다.
『마유씨가 프로듀서씨가 결혼 퇴직하니까, 송별회를 제안했다고 들었어요.
그 자리에서 손수 만든 선물이 있다면 분위기가 더해지지 않을까 해서요』
내가 말을 하자, 마유씨의 눈이 헤엄쳤다.
『……소식이 빠르시네요, 야스하씨. 송별회는, 하자는 말만 나왔을 뿐이에요』
『 그 분 사내 인맥이 넓어서, 바로 바로 들려요』
송별회 이야기는 사실 들은 적이 없다.
나와 마유씨는 담당 프로듀서가 다르니까, 그 이야기는 들을 수도 없다
그래도, 그 정도 생각은 당연히 할 수 있다.
만약 결혼식이나 피로연을 토일요일에 연다면, 우리들 아이돌은 일과 겹쳐 버리게 된다.
거기서 무리하게 스케줄을 조정해도 더 어려울 뿐이다.
그렇다면, 사무소 관계자만 초대하고 별도로 축하 자리를……
그런 생각, 당연히 할 수 있어.
『마유는……과자를 만들 생각이었어요』
『마유씨, 요리 잘 했지요』
『회장 상황을 보고, 마유가 도와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요』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반드시 다들 도와줄 거에요—라고 말하며 마유씨가 미소를 지었다.
『뜨개질은 선물 하지 않나요? 마유씨, 그것도 잘하잖아요.
그게 더 나을 거 같은데요』
『……부정하지는 않지만, 결혼 축하 선물인 걸요』
확실히, 그이에게 줄 선물도 아니고,
결혼 축하 선물로 머플러이나 장갑은, 확실히 어울리지 않다.
『그러니까, 돌 하우스를 만들자고 한 거에요. 밝고 사랑스러운 가정을 만들어 주세요,
그런 메시지를 담는다면, 딱 좋지 않나요?
나로서는, 이걸로 돌 하우스 동료가 늘었으면 좋겠다, 그런 속셈도 있지만요……
실은 이 기숙사에도 반입을 하고 있어서, 혹시 괜찮다면』
『에―, 그게…… 우우』
『그……? 』
마유씨가 노골적으로 당황하고 있다.
주로 듣기만 했었던 내가, 지금 이 순간만은 몰아붙여서, 당황한 걸까.
돌 하우스를 권한 건, 사실 오늘이 처음이다..
11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19:10. 74 ID:OA5hrQ14o
●10
『나는, 별로 과자를 부정하는 게 아니에요.
단지, 과자는 먹으면 없어지니까요』
정말로, 마유씨가 주고 싶은 측으로서 과자가 좋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억지로 돌 하우스를 권할 생각은 없다.
결국은 나의 취미이고, 다른 것도 좋다.
그렇지만 과자는, 먹으면 사라진다.
『발렌타인 데이 같이, 선물을 주고 마음을 전하는데 의미가 있다,
그런 이벤트라면, 나도 과자가 좋다고 생각하지만요--』
『――야스하씨』
마유씨가 드물게 소리를 지르며 내 말을 제지했다.
과연 아이돌. 귀에 울린다.
보통 여자아이는,이 정도는 아니다.
『마유씨…… 나, 건들면 안 되는 곳을 건든 건가요?』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마유씨의 반응을 보고 나는 확신했다.
마유씨는, 프로듀서씨에 대한 마음을 계속 혼자 품을 생각이야.
『마유가, 마유의 프로듀서씨에게 무엇을 주든지, 마유의 마음이에요……』
『그렇네요. 비위에 거슬렸다면, 미안해요. 마유씨의 말대로이에요.
선물을 무엇으로 할지 정하는 건 나중에 해도 괜찮고요』
과자로 할까, 돌 하우스로 할까, 뜨개질로 할까.
그런 것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있어.
『마유씨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않은 채, 프로듀서를 보낼 생각인가요?』
12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20:39. 30 ID:OA5hrQ14o
●11
나는 이 말을 했을 때, 뺨을 맞을 각오도 했다.
아이돌 실격인 생각이네.
그럼에도 내 공연한 참견쟁이가 말했다.
비록 얼굴에 상처가 생겨도, 이것만은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후회한다, 라고.
마유씨는 고개를 숙였다.
아래를 보자, 마유씨는 정좌한 무릎을 가리고 있는 스커트 위로, 양손가락이 파여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그대로, 정좌해서 다리에서 감각이 마비될 것 같을 무렵, 마유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스하씨……오늘 마유는, 솔직히, 이런 이야기가 나올 거라 생각했어요』
『……나, 그렇게 알기 쉽나요?』
마유씨는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손가락에 힘이 빠진 것처럼 보였다.
『야스하씨, 항상 이야기는 카페에서 했는데, 오늘만은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기숙사에서 보자고 했어요.
거기에 돌 하우스는 같은 방을 쓰는 아이가 있어도 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일부러 내보냈어요』
이런 이야기는 만일에라도 다른 사람이 들으면 안 된다, 라고 생각한 내 나름의 배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정도로 의도가 쉽게 읽히면, 내가 바보가 아닌지 불안해진다.
『야스하씨에게는, 정말로 감사 하고 있어요.
마유가, 아이돌의 얼굴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때 야스하씨가 말을 걸어 주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프로듀서씨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는 것들을, 야스하씨에게는 말해 버렸어요』
『마유는……마유를 선택해 준 프로듀서씨를 위해, 더욱 멋진 아이돌이 되어서,
프로듀서씨를 기쁘게 하는 것이, 마유의 행복이에요…… 이 말, 야스하씨에게 말한 기억이 있네요」
『나도, 기억하고 있어요』
마유씨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젖은 눈동자는 구름 하나 없는 밤하늘처럼 맑아, 바라보면, 빨려 들여가 버릴 것 같다.
『마유는 프로듀서씨의 아이돌로서 매일 반짝반짝 빛나는 꿈을 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 운명이라고 믿었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거에요.
노래 가사처럼, 정말 좋아해요 라고 외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마유씨가 매일 꾸었던 꿈은, 이미 끝나 버렸다.
『야스하씨……전할 수 없어요. 전하면, 프로듀서씨가 곤란해 할 거에요』
『그게, 마유의 프로듀서씨는 여자이니까요……』
13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21:05. 74 ID:OA5hrQ14o
●12
마유씨는, 나와 동갑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사람이다.
자신의 소망보다 마음에 둔 사람의 행복을 바랄 수 있는 사람이다.
나 같은 것이 쓸데없이 마음에 비집고 들어가도,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혼자서 이렇게 너덜너덜하게 되어 버리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 거지?
『……역시, 돌 하우스 만들어 보지 않을래요?』
『그렇게 좋은 건가요, 돌 하우스……』
내가 아는 한, 연예계는 화가 날 정도로 제멋대로인 곳이다.
꿈하고 다르게, 우리들의 마음 같은 건 신경도 써주지 않는다.
그래도, 타협은 필요하다.
사랑 같은 동경 같은 그런 것을 품어봤자, 괴로워하는 것은 마유씨 뿐이다.
『마음을 전하지 않은 채 프로듀서를 보내기로 정했다면 말리지 않을 게요.
그래도, 적어도 그 생각을 뭔가 형태로 남겼으면 해요.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과자에 마음을 담아도, 순간만 혀를 즐겁게 할뿐, 바로 사라져 버린다.
특별한 사람에게 주는 선물로는 쓸쓸하지 않을까?
『그리고…… 돌 하우스라면, 나와 마유씨 둘이서 같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마유씨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
지금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한 없이 괴로울 뿐이라는 것,
그것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면, 그 괴로움이 줄어들지 않을까, 그 뿐.
그리고, 함께 돌 하우스를 만들다 보면, 마유씨의 마음을,
나도 조금은 알게 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있다.
『그러니, 같이 돌 하우스 만들어 봐요』
14 : ◆Freege5emM [saga]:2015/03/01(일) 23:23:48. 93 ID:OA5hrQ14o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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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를 낸 레스토랑에서, 기다리다 지친 주역의 등장에,
들뜬 축복이 감도는 파티가 시작되었다.
개막 분위기가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을 무렵. 선물을 전달하게 되었다.
많은 선물이 준비 되었지만, 가장 먼저 전하는 것은- 마유씨다.
「결혼 축하합니다, 프로듀서씨…… 이 말 조금 이상하네요.
우후후, 신세를 졌던 무렵의 버릇이, 무심코……」
마유씨가 송별회의 주역으로서 개봉한 그 상자 속에는,
나와 마유씨가 시행 착오를 겪으며 만든 돌 하우스가 있었다.
「이 돌 하우스는, 마유와 야스하씨가, 여러분의 가정의 행복에 대한 기원을 담으며 만들었어요……
야스하씨, 어째서 그렇게 뒤에 있나요? 미유 옆에 와주세요」
「……알았어요」
나는 박수를 받으며, 마유씨의 곁으로 갔다.
「제발 받아 주세요. 그리고……한번 더, 결혼 축하합니다」
말할 수 없는 그 마음을, 마유씨는 돌 하우스로 포장해 전했다.
송별회의 주역은, 감동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생긋 웃으며 그것을 받았다.
그 모습은, 아이돌들에게 지지 않을 정도 빛나고 있었다.
마유씨가 돌 하우스를 전할 때, 그 표정을,
나는 봐도 좋을지 망설였지만, 결국 보지 않았다.
나는, 마유씨가 후임인 타케우치 P 밑에서 이전 이상으로 빛나는 아이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유씨와 함께 또 돌 하우스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라고 바라면서 내 자리로 돌아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