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발자국
본 팬픽은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의 허가를 받고 번역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大宇宙ベムスターズ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벚꽃 발자국
땅땅, 새겨진, 당신에 대한 마음
나는, 털실만을, 뽑지 않았다
똑똑, 두드린, 등뼈의 뒤편
밤이 죽고, 아침이 오면, 웃을 수 있을까
농농, 울리지 않는, 난로의 푸른 등불이
싱싱, 쌓이고, 녹지 않는 나를, 계속 비춘다
벚꽃이 흩날리며 날아간다
풀어헤친 실을
바람으로 묶어 날렸다
나는, 날 수 없으니까
「무슨 노래야?」
명화는 부르는 것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츠지가이토 저택 툇마루. 어느 일본식 방 안쪽, 사토하가 과자 상자를 들며 서 있었다.
「『벚꽃 발자국』 이라는 노래인 거 같아요. 가수가 누군지는 까먹었어요」
「그것도 누군가가 가르쳐 준 거야?」
「네. 다음에 노래방에서 불러 보고 싶어서……」
「이미 가수잖아」
사토하는 쓴웃음을 지으며 명화 곁에 앉았다. 3월 29일 낮. 아직 삼한사온의 계절이지만, 오늘은 봄이 방문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만큼 따뜻하고 밝았다. 뜰에 하나 있는 벚꽃도 만발하다.
「그래도 이 노래, 저도 좋아해요」
「별 일이네」
「『땅땅』 이라든지 『농농 』 이라든지, 재미있는 onomatopee가 많아서 재미있어요」
유창한 프랑스어가 갑자기 튀어나와 사토하가 웃는다.
「계속해도 되나요?」
「아아」
명화는 심호흡을 한 번 하더니, 노래하기 시작했다.
깡깡, 세면대로, 흐르는 유리구슬
빙글빙글, 돌면서, 떨어진다
반드시 당신은, 웃고 있겠지요
의미도 없이, 순진한 얼굴을, 빛내면서
퐁퐁, 떠오르는, 당신과 새끼양의 그림
살며시, 눈을 감으면, 귀에 남아 있는, 자장가 소리
벚꽃이 흩날리며 날아간다
풀어헤친 실을
바람으로 묶어 날렸다
나는, 날 수 없으니까
「…………」
갑자기 입을 다문 명화의 얼굴을, 사토하는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왜 그래?」
「작년 꽃놀이한 게 생각나서……」
「아아……」
그 무렵을 더듬듯이, 사토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물감을 푼 것 같은 희미하게 파랗고 맑은 하늘. 분행색 벚꽃이 만개한 것이 떠오른다. 주위의 소란이 생생히 들린다. 의식이 마치 멀어지는 듯한 감각…….
작년 이 때쯤, 사토하 일행은 근처 명소에서 꽃놀이를 했다. 명화와 같이 올해부터 특별우대생인 하오와 넬리와 작년부터 계속 있는 메간. 이렇게 다섯이서. 넬리는 몇 일 전이었던 24일이 생일이었으니 그 축하도 겸했다. 그 시점에서도 적당히 사이가 좋아졌던 다섯 명이었지만, 그것을 계기로 더욱 친해진 것 같았다.
「도시락가게면 많이 벌 거 같아」
「자리세을 받으면 득을 볼 것 같은데―」
「장소 잡기 대행업이라도 있는 걸까」
「핫…… 지금이라도 맥주나 과자를 팔아 버리면……」
순수하게 보이는 외모로 뜬금없이 그런 말을 하는 얼굴이 생각난다. 지금은 없다. 그리고 내년도도 없을 그 소녀의 얼굴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넬리짱」
「그렇구나……」
명화도 그리워졌는지 멍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넬리짱……)
그 먼 하늘 저 편으로, 그녀는 날아 올라가 버렸다. ……아니, 그렇지 않다. 날개가 나 버린 것이다. 앞으로는 좀 더 날아 갈 수 있을 텐데.
내년부터 넬리가 특별 우대생으로 있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사토하나 감독이 개인적인 원조를 타진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거절했다. 완고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쩌면 친가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쨌건 그녀는 모국에 돌아가 버렸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특별 우대생이 들어오게 된다.
「내년 인터 하이는 우승해. 명화, 하오」
전송하러 간 공항 로비. 이별의 키스를 주고 받은 후, 넬리는 웃으면서 말했다. 산뜻하고 기분이 좋아 보이는 미소였다. 그녀는 그런 사람이었다. 천진난만하게 보여도 의외로 타산적이었고, 묘하게 시원시원한 곳도 있었다.
「사토하도 메구짱도 넬리도 없어져, 솔직히 불안합니다」
그녀는 미소를 띄우면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다 되어 떠나갈 때, 명화가 마지막으로 물었다.
「마작은 계속할 거지요?」
시종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있던 그녀의 표정이, 단 한 순간만,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곧 1초 전 웃는 얼굴로 돌아오고는,
「물론. 또 어디선가 만나자」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떠났다.
그 말은 정말이었을까. 실은 거짓말이고, 마작에서 멀어져 버려-- 혹은 정식 무대에 나올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마작 밖에 접점이 없는 우리들은,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런 불안이 가득 차, 지금도 가슴이 아련하다.
그녀와 지내던 나날들.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주었을 때, 눈을 빛내면서 그것을 게걸스럽게 먹은 것. 둘이서 피크닉을 가, 초록빛 언덕 위를 뛰놀던 것. 명화가 노래를 부르면 칭찬해 준 것.
「내 나라 노래도 불러 줄래?」
그렇게 말하며 가르쳐 준 노래. 어느 날 밤, 잘 수 없다며 명화의 방에 와, 그 노래를 부르면 좋겠다고 부탁해준 것.
그리고 무엇보다, 마작을 하고 있었을 때. 그녀는 정말로 지금까지 싸워 온 누구보다도 강했다. 이런 상대와 일년내내 칠 수 있다니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전신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국의 땅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으로서 가까운 친구로서 함께 인터하이 우승을 목표로 하는 동료로서 그리고 서로를 높이는 호적수로서.명화는 정말로 넬리를 좋아했다.
(그런데……)
그녀는 이제 없고,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장담 못한다. 작년 인터하이에서 우승했다면 조금은 변했을까. 좀 더 자신이 강했으면, 지금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몇 번이나 명화는, 그런 의미도 없는 자문을 반복했다.
「…………」
명화는 나막신을 신고 뜰로 들어갔다.
「노래해도 괜찮나요?」
뒤돌아 보며 사토하에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점점, 빛이, 생기는 하늘
좀 더, 밤에 손톱을, 세우고 싶지만
쿵쿵, 나는, 잘나 내고
안녕, 이제 나는, 걸어 가야만 하는 것 같다.
명화는 생각한다. 과연 나는 이 노래처럼 걸을 수 있을지. 앞으로도 쭉 「 밤에 손톱을, 세워 아픈 」 마음을 계속 지니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렇지만, 그것을 「잘나 내는」 것은 , 넬리에 대한 배신이란 생각이 든다.
아아, 그러니까 나는…….
벚꽃을 흩날리며 반짝이는 하늘
풀어해친 실을
바람으로 묶어 날렸다
당신을 생각하면서
바람이 살며시 불고는, 벚꽃색 하나를 날렸다.
바람이, 지구를 둘러싼 혈류가, 이 꽃잎에 실은 내 생각을 보내 주었으면 좋을 텐데--
――가슴 한 쪽이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