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생애에 단 하나 【사키노도 단편집】
반드시 생애에 단 하나 【사키노도 단편집】
창 밖의 풍경
방과후에 창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은 없다. 일기예보라도 체크할 걸.
이대로는 집에 돌아갈 수가 없기에,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운동부 반 애들의 한 숨이 들리는 것 같다.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 하면, 비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쩐지 기분도 우울해지고, 빨래도 잘 마르지 않는다
가끔은, 이 세계에서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착각에도 빠진다.
그렇지만 독서를 하기에는 좋지 않을까, 집중할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해봐야 비는 그칠 거 같지 않다. …어쩌지.
뭐, 이제 부활도 있고, 어쩌면 끝났을 때 그칠지도 모른다.
흐린 하늘에 지지 않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한 나는, 허겁지겁 책상 정리를 시작했다.
반에는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별로 이야기를 했던 적은 없는 사람들이다.
조금 쓸쓸한 이 기분. 하라무라양이라면, 반드시 모르는 사람하고도 바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상대가 말을 거는 걸지 않을까?
「미야나가양」
무려.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에?」
돌아보니, 거기에는 반에서 몇 번 정도 이야기했었던 사람이 서 있었다.
「…저기 말이야, 하라무라양에게… 이거, 거, 건네주어 줄 수 있어?」
편지였다.
「…이것은…?」
「…돼, 됐으니까… 거, 건네줘… 부탁해. 답례는 할게!」
뺨을 새빨갛게 물들인 그 사람을 보고, 나는 깨달았다.
……러브 레터, 야….
「…응, 확실히 받았어. 제대로 전해 줄게. 답례는 괜찮아」
「고, 고마워!」
그 사람은 나에게 악수를 하고는, 잠깐 나와 이야기를 하고 돌아갔다.
하라무라양을, 쭉 동경하고 있었다. 점점 사랑을 하게 되었다. 가까워지고 싶었다…….
편지를 쓴 건 좋았지만, 건네줄 기회가 없었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우연히 같은 부활을 하고 있는
내가 교실에 남아있던 것을 보고, 나에게 말을 건 것 같다.
…역시 하라무라양, 인기가 많다.
어쩐지 초조하다.
어쩐지… 추월 당했다, 그런 느낌이다.
「……부실에 가야…」
받은 그것을 살짝 억지로 가방에 넣었다. 비는 그쳐 있었다.
그 날, 내 상태는 좋은 편은 아니었다. 부원 모두가 『답지 않네』 라고 말할 정도로.
그렇지만 지금 여기서 본인에게 줄 수도 없었고, 그것 때문에 심란한 것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웃으며, 살짝 얼버무렸다. …그것뿐.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다.
「오! 그쳤다제!」
유우키짱의 말에 얼굴을 들어 올려 창 밖을 바라보자 비가 갠 뒤 구름의 흐름이.
대국도 마침 딱 끝났고, 그 날 부활은 여기서 종료.
각자 생각 대로 돌아가게 되었다.
나와 하라무라양도 돌아가기로 했다. 평소처럼, 둘이서.
유일하게 다른 점은, 그 편지.
가방을 손에 넣은 순간, 조금 전 느꼈던 초조함이 다시 소생했다.
…싫다, 이 느낌. 어째서 초조해 하는 거야, 나는 정말!
마음 속으로 외쳐 보았지만, 초조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쳐서 다행이에요, 비」
「응……」
「…미야나가양. 저기, 무슨 일 있나요? 오늘 아침에 함께 등교했을 때보다 기운이…」
「아, 아니. 그렇지 않아」
거짓말이다. 미안. 사실은 괜찮아, 하라무라양.
하라무라양의 그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미소가… 혹시, 다른 사람에게 향하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편지를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었다. 내 멋대로 「납득할 수 없어」 라고 말하면서 본인에게 돌려주고 싶을 정도였다.
어째서 이렇게… 심한 생각을 해 버리는 걸까.
…나, 최악이다…. 그렇지만… 그래도--…….
「…하라무라양. 있잖아…」
「ㄴ, 네!」
「…이거… 하라무라양에게」
결국, 나는 하라무라양에 그것을 건네주었다. 사실은, 건네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건네주었다. 나, 정말 노력했어
그래도.
희미하게는 알고 있었다. 어째서 내가 이렇게 초조한 것인지….
혹시, 하라무라양… 사귀는 것이 아닐까….
혹시, 하라무라양… 헤어지게 되는 걸까….
희미하게 느끼고 있었다. 어째서 그런 식으로 생각해 버렸는지.
희미하게 알고 있었다… 나 자신의 마음을.
「……편지?」
「…러브 레터, 라고 생…」
「러브 레터―!?」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내 말을 자른 하라무라양의 목소리와 크게 떠진 눈동자. 떨리는, 내 손.
「미 …! 이, 이건 미야나가양이……!?」
「에, 아니야, 우리 반 아이」
「아…… 그, 그렇네요, ………」
붉게 물든 피부가 순식간에 평소로 돌아갔다.
…응, 나도 쓸 걸 그랬다. 새삼 그렇게 생각했다.
바보네… 쓰더라도 그것을 줄 용기가 나에게는… 그래도 그렇다는 건 조금 전 그 아이와 마찬가지일까…?
받은 편지를 기분 탓일까, 괴로운 듯이 바라보고 있는 하라무라양.
내 손에는, 상실감만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대, 대답은 어떻게 할 거야…?」
결국 물었다. 목소리가 뒤집혀 버릴 것 같다.
「…그것은……」
「그것은…?」
「……. 미야나가양은 어떻게 하고 싶나요?」
「――에?」
나는, 하라무라양이 무엇을 말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무, 무슨 말이야… 이것은 하라무라양에게 하는 고백이니까…」
「그러니까… 미야나가양에게 묻고 싶어요. ……당신은, 제가, 어떻게 했으면 하나요?」
…어째서 나에게 그렇게 묻는 거야? 어째서… 모르겠어…….
「……미야나가양이, 정해 주세요…」
……깨달았다.
…하라무라양, 설마 나를… 내 마음을…… 아니, 설마 그런, 그런…… 건 아니지?
「……그…게……」
시선을 마주쳤다.
희미한 눈으로, 불안과 기대가 섞여 흘러 넘칠 것 같은, 믿음직스럽지 못한 이 눈으로.
그리고 왠지 목 안이 아플 정도로 다 마른 듯한 이 입으로.
「……거절……」
약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그렇게 대답했다.
「……알겠어요」
잠시 후… 하라무라양은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
「…, 정말로 거절하는 거야?」
「네. 저에게는 이미--……별일 아니에요」
조금 초조한 기색으로, 하라무라양이 앞을 향해 나를 보지 않고 걷기 시작한다.
나는 당황해 하면서 따라 갔다.
「…마음은 고맙지만…」
……그런가.
「……으, 응」
그렇다.
많은 말이 필요 없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내 초조함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지금이라면 까다로운 한자나 숙어도 술술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
비구름도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다음날. 조례가 시작되기 전. 아직 학생들이 많이 오지 않은 시간에.
하라무라양은, 편지를 본인에게 돌려주었다. 나는 무심코… 실례라는 것은 알았지만, 몰래 보러 갔다.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기뻤어요」
「……응……」
편지를 나에게 건네 달라고 부탁한 그녀의 눈에는, 당장 비가 내릴 것 같았다.
가슴이 아프다. 그렇지만, 그것도 어쩔 수 없다.
「…하라무라양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에?」
…에?
그 질문은… 나까지,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두근두근, 두근두근--…심장 뛰는 소리가 빨라진다.
…하라무라양, 대답할 거야…?
「…있어요.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
「……그것은… 역시, 알려줄 수 없는 거야…?」
「……죄송합니다… 이런 것은 본인에게 처음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요…」
「……그런가… 알았어. 미안」
……마, 말하지 않는 걸까….
나는 반은 안심했고, 반은 실망했다. 어째서일까
내가 교실에 들어가자, 드물게도 쿄짱이 벌써 교실에 와있었다.
「안녕, 쿄짱」
「여어! …응? 어쩐지 기쁜 거 같네?」
「에… 그래?」
「아아,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어?」
…좋은 일, 이라.
「…응 그러니까, 쭉 읽을 수 없는 한자가 있었는데, 읽을 수 있게 되었어 일까?」
「뭐야 그건」
「에헤… 아, 종 울렸어」
나는 내 자리에 앉았다. 편지를 건네준 그 아이의 눈은, 눈물 자국이 있었다.
불쌍하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지만… 그래도, 실연은 괴롭다.
―――하지만… 있지, 창 밖은, 이렇게나 맑아.
오늘, 장난스런 날씨♪
--따뜻한 햇볕이 흘러 넘치는 초목이 무성한 키요스미 고교 뒤에 있는 작은 길가.
휴일이어서 일까, 살짝 낡은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사키 말고는, 다른 사람이 올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때때로 시원스러운 바람이 뺨을 쓰다듬는 것 말고는, 아무도.
기다리고 있다, 라는 것은 머지않아 누군가 오는 것이 전제라는 것이지만, 올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해 버릴 수 있는 이유가 하나 있기는 하다.
그것은 아주 단순한 이야기.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30분 정도나 남았기 때문이다.
(노도카짱…아직이네)
약속한 시간을 착각 한 건 아니지만.
기다리게 해버리는 것보다는 기다리는 것이 더 좋고, 혹시 잊어버린 물건을 가지러 다시 집에 갈지도 모르고 (결과적으로 그러지 않았지만).
거기에, 무의식 중에 안절부절 할 수 없는 마음을 참을 수 없어서.
지나치게 준비를 빨리 했고, 지나치게 이곳을 향해 빨리 출발하다 보니, 생각보다도 이른 시간에 도착해 버렸다.
그런 자신이 기가 막히면서도, 역시, 안절부절 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왼쪽 손목에 있는 손목시계를 확인한다.
…뭐야, 조금 전 봤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참고로 이것은, 벤치에 앉고 나서 두 번째 하는 행동이다.
남은 시간, 26분.
기다릴 수 없다는 마음이 다 드러난 것을 자각하고, 의미도 없이 발돋움을 했다, 그 때--- 뒤에서 소리 없이 다가오는 그림자가 하나.
그것은, 발소리도 작고, 호흡도 얕고, 천천히 천천히 다가온다.
확실히 뭔가 좋지 못한 의도를 품고 사키를 향해 향하는데도, 심심해서 하늘에 있는 저 구름이 무엇을 닮았는지 생각하고 있는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이제, 곧 다가왔다는 것으로.
그렇다고 할까, 이미 바로 뒤.
눈치 채이지 않게 접근한 것을 성공한 “그림자”는, 입 고리를 조용히 올리며 『한 번 해 보고 싶었던 것』을 시행했다.
「누구게~♪」
「꺄아! 에, 노, 노… 노도카짱!?」
심장이 뛰는 줄 알았다. 아니, 이미 날아갔다.
몹시 놀라고 있는 나를 보고, 쿡쿡 웃으면서 눈을 풀어 준 그 사람-- 노도카짱은,
「정답이에요」 라고 말하며 정말 즐거운 듯이, 그리고 실로 만족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고, 내 옆에 앉았다.
「…놀라게 하지 말아줘―!」
나도 웃으며 대답했다. 여러 가지 의미로 두근두근 하고 멈추지 않는 심장을 양손으로 누르면서.
「미안해요, 설마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어요」
사죄를 의미하는 그 말하고는 정 반대로, 그 미소에는 반성이란 게 요만큼도 보이지 않았지만, 어쩐지 기뻐 보여서 넘어 가기로 했다.
응. 노도카짱이 기뻐하면, 아무래도 괜찮아.
「빨리 왔네요?」
「응, 뭐랄까…기다릴 수가 없어서」
「에…」
「헤헤… 노도카짱도 빨리 왔네! 아직 24분이나 남았는데」
「그건, 그게. 저도 기다릴 수 없어서…」
「…그래?」
고개를 끄덕인 그녀의 뺨이, …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평소처럼 눈을 비키진 않고, 수줍어하면서도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드물다…. 먼저 생각한 것은 이것.
평소 노도카짱이라면, 뭔가 말하면 바로 얼굴을 딴 데로 돌리는데, 오늘은 다르다.
너무 사랑스러운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오늘은 기분이 좋은 걸까?)
생각해 보면 방금 했던 『누구게~』 도, 노도카짱이 했다는 게 놀라운 일이다!
뭐랄까, 새로운 노도카짱을 알게된 거 같아, 굉장히 기쁘다.
이런 노도카짱, 나 말고 아는 사람은 없겠지? …반드시.
「…에헤헤……」
「사키양?」
가슴이 간지러운 듯한 느낌을 거부하지 않고, 노도카짱과의 거리를 채우고, 그대로 팔에 달아 붙어 보았다.
지금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용서해줄 거 같아서, 마음껏 응석부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어떨까…?
살짝 엿본 그 표정은 아니나 다를까 동요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순간 웃더니, 노도카짱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마치 엄마 같이 후훗, 미소를 지으며,= 「오늘은 어리광이 많네요」 라고 속삭이면서.
(그것은 내가 할 말이지만…)
……, 상관없는걸♪
*
비밀의 관계, 라는 건 좋은 단어다.
언젠가 사키양이 해준 말을 생각하면서, 나는 약속 장소를 향하고 있다.
사키양과 사귀기 시작한 이후로, 매일이 즐거워서 어쩔 수 없다.
마음이 들떠서, 하늘도, 길가에 있는 나무들도, 새도, 꽃도, 지금까지 익숙했던 경치 모든 것이 , 생생해 보인다.
만나지 않았을 땐 만나고 싶고, 하지만 만나면 시간은 바로 지나가 버린다.
그런데도 만나지 못할 때 시간은 끝없게 길게 느껴지다니, 이 세상은 어떻게 된 걸까
(어쩐지 복잡……)
노도카가 무심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런 기분, 살면서 처음이다.
즐겁고 행복한 만큼, 한숨도 늘었다.
그래도 좋다. 왜냐하면, 비밀의 관계—연인이 있으니까.
「후후」
노도카는 자기의 느슨해진 입가를 숨기지 않고 계속 걸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의 뒷모습.
우선 놀랐다. 아직 약속 시간이 되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기다려 주고 있는 것에
그리고 그 놀라움이 천천히, 터무니없이 커다란 기쁨으로 바뀌고… 들떠 버렸다.
나이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렇지만 이런 나 자신조차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정도이니, 사랑은 정말로 이상한 것이다.
잠시 후, 아무 예고도 없고 달라 붙은 사키양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어리광이 많네요」.
우리들 말고 아무도 없어서 인가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은 기분이 좋은 건가요?
어느 쪽이든, 귀여워요.
저는 외동이라 형제 자매는 잘 모르지만, 「만약 여동생이 있다면 반드시 이런 느낌일까…」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니, 사키양은 동갑입니다. 동갑」라고 마음 속으로 목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사키양의 머리카락에서 감도는 감귤계 샴푸의 잔향에 이끌려 넋을 잃고 있는데, 그녀가, 제 팔을 잡았던 손을 천천히 풀었다.
지금의 저는 그에 지지 않을 정도로 느슨한 표정이었기에, 당황해 하면서 자세를 고쳤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아니요, 아무 것도」
「그래? …아, 응 저기!」
「에?」
가리켜진 쪽을 보았다. 아니, 뒤돌아 보려고 했다.
하려고 해도 하지 못한 것은 이유가 있다.
눈이, 가려졌다.
바로 방금 전 제가 사키양에게 장난한 것처럼, 양손으로, 저의 두 눈을.
「꺄아…!」
돌아 보려고 한 틈을 노려 보기 좋게 성공했지만,
(엣… 바로 정면에 있었는데!? )
나아가, 「정체를 전부 들켰는데 눈 가림!」 이라는 생각--딴죽에, 무심코 눈썹이 살짝 삐뚤어졌다
지금은 손바닥 전체로 덮여 있으니 보이지 않지만, 움직임만은 전해져 버렸을까…?
라고 걱정하는 나의 초조함을 『갑자기 눈이 가려져서 놀람』 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 와중에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눈이 가려진 저는 당황할 수 밖에.
이 이상한 상황을 참지 못해서 뭔가 말하려는, 그 때---.
쪽
라고.
무엇인가, 부드러운 것이.
내 입술에, 한 순간.
닿은 것을 이해한 것은, 두 눈이 풀린 후에
「……」
눈부신 시야에 비쳐진 것은, 양손을 무릎 위에 두고,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키양.
그리고 어안이 벙벙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거, 뭐게……?」
우선, 『눈을 치켜 뜨면서 보는 건 반칙이다』 라는 것은 다음에 확실히 가르쳐 주자……
「――…대답해도, 괜찮을까요?」
어리광쟁이 출제자는, 수줍어하면서도 저의 손에 자신의 그것을, …대었다.
반드시 생애에 단 하나
아니, 이런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라고 머리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데, 뭐랄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같은 상황은 제대로 있다.
평소처럼, 침착하게,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시행한 결과를 냉정하게 말로 하면.
반드시 자기가 전달하고 싶은 것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했을 것이다. 알고 있었을 텐데.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이런 의문을 떠올리는 것이 이것으로 몇 번째일까? 어쩌면 수십 번은 될지도.
안다. 알고는… 있다. 그래도 납득이 안 된다. 왜냐하면, 처음이었으니까, 이런 기분. 저기, 당신은, 아시겠나요?
「잠깐, 사키양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에, 뭐야?」
전국 도쿄로 무대를 옮겨.
키요스미 고등학교 대기실. 그 소파에서, 독서를 즐기고 있는 사키에게, 노도카가 말했다.
노도카는 사키 대각선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사키는 얼굴을 돌리게 된다. 그리고 시선이 마주친다. 하지만, 노도카는 바로 얼굴을 돌리고, 이렇게 말했다.
「…저기, 최근 사키양은, 어쩐지 이전과 달라 보여서」
「그, 그래?」
「네. 뭐랄까, 이렇게……말로 하는 것은 어렵지만요, 긴장을 하고 있다고 할까」
「……」
「묘하게 너무 얌전하다, 라고 해야 할까」
「에…」
「그리고, 도쿄에 도착한 뒤로 별로 말이 없지 않나요…?」
「…그, 미안. 그럴 생각이 아니었어. 거북했어?」
「아, 아니요! 그, 그런 것이 아니라」
「아니야, 괜찮아. 조심할게, 무의식 중에 그런 걸까… 모두가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지」
「네…」
「가르쳐 줘서 고마워, 노도카짱」
「…네. 가 아니라, 그런 게 아니에요!」
「에?」
참지 못하고 노도카는 사키 옆에 앉아, 그녀와 시선을 마주쳤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
「우우……」
안 된다. 3초 이상, 눈을 마주칠 수 없다.
아아, 애초에 어째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걸까. 노도카는, 오늘 아침 일어났을 때를 돌아 보았다.
그래, 오늘은 키요스미 시합이 없어, 말하자면 각자 자유시간을.
다른 멤버도 카제코시 모두도, 각자 어딘가로 가 버렸다. 그래서, 사키양은 독서를 하기로 했고, 「노도짱도 함께 가다제!」 라고 유우키가 말한 것을, 제가 거절을 했다고요?
어쨌든, 저도 여기에 남기로 정하고,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 둘이 있기로 한 다음에, 당분간은 홍차를 마시거나 하면서 온화한 시간을 지냈다. 그래도 둘이서 있는 것도 오랜만이라, 스스로 정한 주제에 긴장해 버려서.
그래서…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조, 조금 전까지는, 좀 더 저를, 신경 써주지 않았나요?」
「에, 지금도 그래!?」
「아, 그, 그것은 그……, 기뻐요…, 가 아니라, 좀 더이에요!」
「좀 더?」
「그래요! 만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당신은 바로 눈물을 지으며, 언제나 저를 의지하지 않았나요?」
「으, 응, 그래…?」
「그런데, 최근엔 제법 그런 일도 줄었고, 제가 아무 말하지 않아도 자기가 해결하거나」
「응…」
「길을 헤맬까 걱정했지만, 결국 회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뿐이고, 그 뒤로는 헤매지도 않았고요」
「?」
「그 밖에도 많지만… 어, 어쨌든 지금의 사키양은 굉장히………!」
「…굉장히?」
「………」
「……?」
「……?」
어라? 이상하다.
좋다
어떻게 생각해도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게……」
어쩐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게 된 노도카는, 우선 솔직한 자기 감상을 말하기로 했다.
「좋다고 생각해요」
「아, 지금 방향에서 칭찬은 예상외였어…」
「…그렇네요」
「아, 아니, 그렇네요, 라니」
사키가 살짝 웃는다. 읽고 있던 책에 책갈피를 낀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키가 노도카를 마주보았다.
「저기, 노도카짱이야말로 무슨 일이야? 조금 전부터 노도카짱 답지 않은데…」
「미, 미안해요」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아. 괜찮아. 말하기 어려운 일이야?」
「……아니요」
「그래? 있잖아, 노도카짱이 말하고 싶을 때 말해줘. 나, 노도카짱이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말한다.
노도카는 생각한다. 얼마나 답답한 마음을 알고는 있을까, 반드시 모르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일 것이다.
못마땅한 눈이 보이지 않는걸까. 그래도, 그와는 반대로 멋대로 올라 가는 입아귀를 눈치채지 못했으니, 괜찮은 걸까, 오히려 다행일까. 그러나, 이런 때에 갑작스럽게 바로 정면에서 그 극상 미소를 보고 있는 상대 입장도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알겠나요? 저는 어질어질해요. 저기, 알고 있지 않지요?
「……조금… 정리를…」
「응」
그렇게 말하면서 노도카는 입가에 손을 대고 눈을 감으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시 생각하는 것은 물론, 방금 전 전하려고 해도 정리하지 못했던 불평들을.
「긴장을 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심하면 몸에 안 좋고……」
아니다
「…그래요, 숨돌리기를 위해 이전처럼 …좀 더… 저와… 우리들과, 함께… 가 아니라」
이것도 아니다.
「아무리 여기가 전국이라고 해도, 그……그렇게 언니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릴렉스…」
그, 그렇다, 아마도 이것! 가장 가깝다.
그렇게 생각한 노도카가 다시 얼굴을 올리는 것과 사키가 생각하지도 못한 말을 한 것은, 정확히 동시였다.
「왠지 나, 알아 버린 걸지도. 노도카짱이 말하고 싶은 거」
「……에」
노도카가 더 놀랐다.
그럴 리가 없다. 왜냐하면, 아직 말하려는 사람이 정리를 못했으니까. 그렇다고 할까 아직 말도 안했느데요?
확실히 지금 중얼거리긴 했지만, 겨우 그 정보로 진심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 아니 그런 것은 있을 수 없어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노도카가 사키의 대답을 기다렸다.
「내가, 응석부리기를 원하는 거야?」
―――……하?
…에?
무엇?
아니?
별로?
가, 아니지만!?
「……!」
기다리세요!
거짓말이지요!?
그런!
설마, 있을 수 없어요!
질문을 듣고, 반대로 납득해 버리다니!
처음으로 마음에 바로!
「조금 생각해 봤는데」
「ㄴ, 네!!」
「조금 전 말한 건, 전부, 노도카짱이 도와줄 때였지?」
「그, 그, 그렇네요…?」
「응. 그래서, 그런 것이 최근에는 별로 없지 않아? 그러니까」
「……」
「노도카짱이 서운하지 않았나 해서」
「………!」
벌린 입이 다물어 지지 않고, 몇 초가 지났는데도 눈도 돌리지 못하고, 노도카는 단지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다.
(부, 부끄러워---…! )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린다』라니, 옛날 사람들은 잘도 이런 이상한 표현을 생각했구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지만, 이미 이것은 불이라는 단계가 아니다. 얼굴에 냄비를 데면 물이 끓을 것 같은 기세
그런 마음으로 지금 노도카는 사키와 대치하고 있다. 반인분 만한 스페이스를 비웠을 뿐인, 좁은 소파에서
적중이다. 어느 것도.
노도카는, 지금까지 순조롭게 쌓은 “의지가 된다” 나 “착실한 사람” 같은, 말하자면 프라이드가, 이래저래 자기의 열에 의해 녹아 흘러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을 느꼈다.
그랬다.
서운했다, 전보다도 도와주는 게 줄어들고, 스킨십도 비례해서 준 요즘.
그래도. 그런 마음이 눈치 채이고. 하필이면 그게 바로 당신!
「맞지?」
노도카의 어깨가 움찔했다. 한번 더 본 사키는 어쩐지 이상한 미소를 짓고 있다.
어쨌든 다양한 감정이 울컥거리고, 목소리가, 숨이 막힌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지만, 아무 리엑션이 없다는 것은 말하자면 예스인 거고, 무엇보다 이런 얼굴을 계속 드러내고 있으니까, 이제 와서 변명해도 무의미할 것이다.
잠시 후에 그녀는 자신을 돌아보긴 했지만, 이 때 노도카는 사키에게서 도망치기 바빴다.
그, 상냥한 눈동자에서.
「아. 정말, 이제 다른 곳 보지 않아도 괜찮지 않아?」
「……우우」
「저기- 노도카짱~ , 여기 봐줘―」
「미안해요…, 무, 무리에요!」
「어째서?」
「어째서라고 해도……」
노도카는 다시 생각한다. …아니 아니, 어째서도 뭐도 아니다!
즉, 말하자면, 『전같이 사키양이 좀 더 의지해 주었으면 좋겠고, 손을 잡아주었으면 좋겠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싶다』 를 전해 버린 것이고. 전해져 버린 것이다.아아…
「…사키양은」
「응?」
「가끔 날카롭고, 치사해요」
어떻게든 말대답하고 싶어서, 입을 삐죽였다.
정말로, 언제나 그렇게 둔감하면서 이럴 때만, 저보다 저를 더 잘 이해하다니 이렇게 치사한 일도 있나요?
아아, 그래도, 그래서 저는, 그런 당신을---.
전혀 고개를 들 생각이 없는 노도카의 어깨에, 갑자기 뭔가 닿았다. 아니, 어깨가 잡히고, 끌려갔다.
「엣」 놀랄 틈도 없이 소파에 쓰러진 노도카가 처음 인식한 것은, 로우 앵글로 보이는 사키의 얼굴
「헤헤, 이제 보네」
「……하」
히죽 웃는 그 거리가 어쩐지 너무 가깝다
생각보다는 세게 쓰러졌는데 조금도 아프지 않은 것은, 이, 머리에 닿은, 롱 스커트에 싸인 부드러운 허벅지 때문?
이상, 두 가지 사실로 미루어.
결론, 무릎 베개.
「~~~!」
「기다려! 도망치지 말아줘」
「아, 아아, 아아아아니요, 그, 저기, 상황을 따라 잡을 수 없습니다만…!」
문자 그대로 일어나려고 했는데, 사키에게 제지 당하자, 노도카는 몹시 당황했다.
움직인 탓에 더욱 거리가 좁혀져, 시야 대부분이 사키로 가득. 머리속도 사키로 가득, 어째서 갑자기 무릎베개를 했는지 알 수 없을뿐이다
「부끄러워?」
「부끄러워요! 무, 물론!」
「그럼, 싫어?」
「그 ………, 그건……」
그렇지 않지만요……. 말로 할 수 없는 목소리가 사라져 간다.
다행이네, 라고 말하며 또 미소를 띄우는 그녀를 보고, 노도카는 일어나는 것을 그만두었다.
사키도 그것을 알았는지, 제지한 팔을 풀었다. 그리고 그대로 한 손으로, 노도카의 머리카락을, 머리를 뺨을, 상냥하게
당연히, 처음에는 노도카의 심박수가 튀어 버렸다.
「……?」
연인은 결국 아무 말도 해주지 않고, 쭉 머리를 계속 쓰다듬어 줄뿐.
그렇지만, 잠시 후, 이것이 기분이 좋고, 좋아서, 견딜 수 없다. 그 증거로 어느 온 몸에서 완전히 힘이 빠졌다.
덤으로 눈까지 풀려, 겨우 노도카는 자신을 유혹하는 수마를 눈치챘다.
자 버릴까, 이대로.
그래도, 이 상황은 무엇 일까. 그녀는 어째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걸까.
그렇지만, 어쩐지 이미 그것조차 어떻게든 상관이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노도카짱」
「…네……?」
「괜찮아, 모두 돌아올 거 같으면 깨워줄게」
「……」
「그렇네요」
따뜻한 손바닥.
역시 이 사람은, 알아준다. 이런 모습, 다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
사키양, 당신이니까. 당신뿐이에요, 응, 알고 있었네요, 이렇게 제 마음을 흔드는 것은 것은…
―――반드시, 생애에, 단, 하나.
(…라는 거…알고 있었, 네요)
노도카는 눈을 감았다. 태어나고 처음으로 “받는 측”인 무릎 베개에 몸을 맡기고.
「…잘자, 노도카짱. 가끔은 나에게도, 응석부려줘」
조용히 이마에 키스를 받은, 소녀의 대답은, 꿈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