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코레/ 小春

돌아올 장소는 여기이니까

레미0아이시스 2016. 7. 10. 14:39

해당 팬픽은 小春님의 허가를 받고 작업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小春님께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돌아올 장소는 여기이니까



 

「아오바후루타카산의 이름이 뭐에서 유래되었는지 알아?

 

 

갑작스런 그 질문에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머리카락에 살며시 닿는 바닷바람이바다 향기 뿐만이 아니라 근처에 있는 서로의 향기를 전한다.

같은 항구 출신에누구보다도 후루타카와 깊은 관계가 있는 그 이야기를아오바가 모를 거라 생각한 걸까.

 

 

「물론이에요『옛날 작은 잎 배가 폭풍우 때문에 난파 하고 있을 때에 커다란 매 한 마리가 에타지마만으로 이끌고 그대로 날아가 버린 산』이잖아요」

 

 

일단 의문은 제쳐두고질문에 답한다.

아무리 아오바라도 모를 리가 없다.

후루타카에게 헌신하여 목숨을 구해주고 그 후도 홀로 살아남은 아오바의 최후를 바라본 것은그 후루타카산이나 다름없으니까.

함선 소녀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회를 했지만그 무렵의 기억이 퇴색될 리는 없다.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 아오바를 보며후루타카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아오바대발견그 이야기를 떠올릴 때마다 굉장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 후루타카를 보면서아오바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한다.

 

 

「그렇네요그 커다란 매는 정말로 굉장하지요」

 

 

마치 후루타카씨 그 자체다라는 말을 도저히 할 수 없지만.

언제나 아오바 곁에 있고행선지를 비추며 용기를 준다.

아오바를 감싸어둡고 깊은 물 속으로 가라앉아 버렸을 때조차 말이다.

『반드시 아오바의 곁으로 돌아갈게」라고 약속하며곁에 있지 않았을 때조차 지지해주었다.

그녀는 확실히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커다란 매 그 자체다.

하지만그럼 아오바는 도대체 뭘까.

 

 

(후루타카씨가 작은 배를 구하는 커다란 매라면아오바는 작은 잎 배 같네요)

 

 

무심코 자학하게 되었지만착각은 아닐 거다.

 

 

(아오바는 언제나 도움만 받고 있을 뿐이고후루타카씨에게 아무 것도 하지 못했네요)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얼마나 자신이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폐만을 끼친 것만 생각하게 되었다.

점점 바다와 같은 파랑과 군청을 섞은 진한 푸른 눈동자에그림자가 진다.

희미하게 어두워지고눈동자 색이 어쩐지 우울한 심해를 연상시킨다.

 

 

앞 날의 창창했던후루타카의 둘도 없는 일생을 도중에 끝내버리기에 적합한 존재였던 것일까.

그 커다란 매도 사실은배를 살리기 위해서 폭풍우에 삼켜져 버리고영혼만이 후루타카산으로 날아가 버린 게 아닐까.

 

 

그런 생각 밖에 나지 않게 되어 버렸다.

그러나 다음 순간사고가 완전히 어두워져 버린 아오바의 귀에예상하지도 못한 말이 들렸다.

 

 

「으응―그것도 그렇지만작은 배도 굉장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무심코 얼빠진 대답을 버렸다.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아오바를 두고후루타카는 그렇지 않아라고 말하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 뒤를 이어서 말했다.

 

 

「아무리 폭풍우 속에서 난파당해서 의지할 곳이 없다고 해도갑자기 나온 매를 믿을 수 있을까?

「…그것은.. 보통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매가 어떤 건지 모를 수도 있으니까요」

 

 

곰곰이 생각하면서조금씩 조심스레 말했다.

옛날 이야기에 이런 촌스런 지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지만후루타카가 먼저 말을 꺼냈으니까 괜찮겠지.

 

 

 

만약 작은 배가 매를 믿지 않고 그 폭풍우 속에서 키를 계속 잡고 있었다면.

 

 

만약 작은 배가 매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폭풍우 속에서 방황했다면.

 

 

 

그것은아오바에게는 터무니없는 무서운 일이다.

 

 

그 광경을 상상하자갑자기 어두운 밤에 바다에서 홀로 표류하는 듯한 공포와 불안함이 엄습했다.

 

 

어둡고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차가운 바닷물이 찌를 듯이 아프다..

도움을 요청하려고 해도산소가 부족한 입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공포와 불안함이 아니라안심시켜주는 목소리가 아오바의 몸을 감싸 주었다.

 

 

「그래서 생각했어작은 배를 이끈 매만이 아니라매를 믿은 작은 배도 굉장하다고 말이야」

 

 

후루타카의 그 말은조금 전 상상하고 있던 것과는 정반대인 촉촉한 온기가 되어 온 몸을 감싼다

 

 

「그런… 가요?

「응!

 

 

그럼에도 불안한 듯한 아오바가 한 말에후루타카가 단언한다.

 

 

「하지만 아무리 매가 배를 구하고 싶어도알아채주지 않으면 무리고믿어 주지 않았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어」

 

 

그리고라며 말을 계속 하는 후루타카의 눈동자는 어쩐지 태양과 같이 눈부시다.

그 빛을 바라 볼 수 없어 무심코 숙여 버린다.

실례라고는 생각하지만고개를 들어 눈을 맞출 수가 없었다.

후루타카의 빛나는 왼쪽 눈을 바라보면아직도 약한 아오바의 전부가 들킬 것 같다.

그럼에도그런 아오바를 알면서도후루타카는 결코 아오바에게 실망하지도 않고아오바를 포기하지 않는다

너무 상냥해서

언제든지손을 뻗어 준다.

 

 

「아오바이니까후루타카산 이야기를 듣고 『아오바는 작은 배처럼 매에게 도움만 받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해서

그런…!

 

 

생각했던 것을 정확히 읽혀 버려무심코 고개를 들어 버렸다.

그리고아오바의 눈동자에 비친 것은상냥한 태양 색.

지금까지 느끼고 있었던 불안이나 공포가 단번에 녹아 버렸다.

 

 

 

 

「매는 반드시작은 배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야

 

 

 

          『믿어 주어서 고마워요』

 

 

 

                      라고」

 

 

 

태양이 보여주는밝은 미소.

바닷바람에 펄럭이는 머리카락은마치 매의 깃털 같았고.

매의 눈동자는 그저 아름다웠다.

 

 

자애로운 눈매에서 흘러 넘치는 빛은마치 봄 햇살 같이 따뜻해서무심코 눈물이 흘러 넘칠 것 같다.

아니이미 흘러 넘쳤을 것이다.

떨리고 있는 뺨에차갑고도 뜨거운 것이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 눈물을 닦지도 않고단지그 따뜻한 눈동자에 매료되어 있을 뿐이다.

 

 

「아오바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아오바의 눈물을 닦는 손에서온기가 느껴진다.

 

 

아아이 사람의 손은 이렇게나 부드럽고 따뜻했던 걸까.

아아이 사람의 눈동자는 이렇게나 예뻤던 걸까.

 

 

그것을 알아차리는데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내가 돌아오기를 쭉 기다리고 있어 주어서 고마워」

 

 

너무 눈부셔 볼 수 없었던 빛이바로 눈앞에 있다.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곳에

 

 

언젠가 아오바가 잃어 버린 그 빛이.

눈물로 번지는 세계에서도 놓칠 수 없는그 빛이.

 

 

「나를 믿어 주어서고마워」

 

 

그 순간.

 

 

아오바는 처음으로그 빛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후루타카씨」

「응」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생각한 적도 없는데.

멋대로 입이 움직였다.

 

 

 

「어서 오세요」

 

 

 

쭉 말하지 못 했던그 말.

『정말로 아오바 따위가 후루타카씨의 돌아올 곳이 되는 건지』 차마 그 말은 할 수 없었지만.

 

 

놀라서 눈을 크게 뜬 건아오바도 후루타카도 같았다.

서로 생각하지도 못했던 그 말에놀라움을 숨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놀란 건 한순간이고후루타카는 우는 듯한 표정으로 웃었다.

 

 

 

 

 

「다녀왔어」

 

 

 

 

 

 

 

 

   * * * * * *

 

 

 

 

 

 

 

폭풍우가 지나간 파도 소리가 들리는 바다.

작은 잎 배는한번 더 그 바다로 나아간다.

 

 

자신을 도와준 매에게 또 바다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하고 싶어서.

그 무사한 모습이 산에서 잘 보이도록.

당신이 도운 생명이결코 쓸데없지 않았다고 자랑하려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슴 속에 품으며.

오늘도 작은 배는산에서 바람을 받아.

끝없는 수평선으로나아간다.